식당하시는 어머니가 일 끝나고(11시 정도) 심심하다고 하셔서.

요즘 한창 인기가 있는 워킹데드를 추천해드렸습니다.

가게에 있는 티비가 스마트티비라서 유에스비에 동영상 담으면 티비에서 볼 수 있으니.

시즌 1을 블루레이 파일로 유에스비에 담아서, 꽂아드리고 왔어요...

제가 독서실에서 공부를 하고, 평균 1시 정도에 오는데.

오늘은 왠지 일찍 가서 맥주 한잔하고 일찍 자고 싶어서

12시 정도의 이른(?) 시간에 돌아왔습니다.

2층에 올라가기 전에 가게를 흘끗보니, 어머니가 한창 워킹데드에 집중을 하시고 계셨죠.

심심하던 차에 워킹데드나 다시 볼까하면서, 가게 안으로 들어갔고.

어머니는 계란 삶은거 있다면서, 주방에서 계란을 한 움큼 가지고 오셨습니다.

마침 티비에서는 보안관 옷을 멋지게 차려입은 릭이 멋진 말을 타고

멋지게 희망찬 애틀랜타(?)시로 진입하고 좀비들의 습격으로 미국의 주력 전차인 M1전차에 갖혀서

절망에 빠질뻔 하다가, 스티븐 연의 무전 소리에 다시 희망으로 들어오면서...

한마디로 1화가 끝나는 부분이었습니다.

어머니는 워킹데드가 정말 재밌었는지, 계란을 까 드시면서 집중을 하셨고.

연대 제목으로 인해서인지 바로 2화가 자동 재생되었습니다.

2화 첫 시작의 배경은 셰인과 로리가 속한 도시 근방의 캠프...

그 장면을 보니 문득 머릿속에 1년 전의 기억이 새록새록 생겨났습니다.

"그래 이 다음 장면은..."

로리가 혼자서 숲 속에 나물인지 뭔지를 캐러 가고.

거기서 무슨 일이 있었는데?

대체 무슨 일이 있었지?

좀비를 만났나?

좀비에게 습격 당했었나?

아닌데...

아 맞다! 셰인을 만났지...

그리고...

그리고......

그 다음은? 뭐였더라....................ㅅㅂ!!!!!

정신을 차렸을 땐. 이미 로리가 소쿠리를 옆구리 차고, 마치 빨간두건을 두른 소녀마냥

룰루랄라 하며, 숲속으로 들어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맞습니다. 매미없는 로리가 남편 죽자마자 그 절친인 셰인과 바람나서 숲속에서 어른들이 둘이서 하는

쎄쎄쎄 장면이... 

안돼!!!

컴컴한 식당에서 어머니랑 단둘이서 사이좋게 계란 까먹으면서 보기엔 너무 민망한 장면이

이 앞에 있다는 것을 깨달은 저는, '화장실에 갈까?' 아니면 '리모컨으로 그 장면을 어머니 

몰래 스킵해버려?' 라는 갈등을 .1 초만에 해야했습니다.

하지만 무심한 로리는 벌써 나물을 캐기 시작했고.

저는 '이미 늦었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갈등의 끝에 이미 짖궂은 셰인이 로리를 놀래키려는 참에 

저는 도저히 그 민망한 상황을 감당하기 무서워서.

가방을 움켜지고 '아! 맞다!' 라면서 무언가 급한 일이 생긴 것 처럼

가게를 뛰쳐나와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뛰어 올라와 이 글을 적습니다... ㅅㅂ 10분만 늦게 올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