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나는 두달 전, 바이오스타 780 보드에 데네브945를 끼고 있었다.</div> <div> </div> <div>그러다가 갑자기 cpu를 업글하고 싶어졌다.</div> <div> </div> <div>보드의 최고 상한선이 데네브945라 명시되어 있었지만.</div> <div> </div> <div>어떤 한 블로그에선 동종의 보드에서 95w 모델의 데네브955가 정상 작동한다라는 이야기를 들었다.</div> <div> </div> <div>호기심이 일었다. 만약 같은 95w라면 투반도 작동하지 않을까?</div> <div> </div> <div>중고나라에서 투반 1055T를 샀다. 쿨러 없이 8만 오천에 착불이다.</div> <div> </div> <div>설렌 마음으로 보드를 뜯었다.(사제 쿨러라서, 교체하려면 보드를 드러내야 함)</div> <div> </div> <div>투반을 장착하고, 전원을 켰다. 포스팅 화면 조차 안 나온다. (당시 내가 무지해서, 지원 안되는 시퓨를 박아도, 적어도 도스 화면은 뜬다는 것을 몰랐음)</div> <div> </div> <div>절망했다.</div> <div> </div> <div>1년 전, 업자에게 구매한 데네브가 스테핑 2라는 것을 알아버려서, 데네브에 정이 떨어졌다. </div> <div> </div> <div>다시 달기는... 싫었다...</div> <div> </div> <div>955를 구해야 한다. </div> <div> </div> <div>중고나라에 글을 올렸다. 투반에 2만원 추가해서 데네브 955 구해요~~~</div> <div> </div> <div>몇 십 분 뒤에 연락이 왔다.</div> <div> </div> <div>그것도 같은 지역에, 그리 멀지도 않다.</div> <div> </div> <div>그때 마침 토요일 저녁이었던 걸로 기억한다.</div> <div> </div> <div>가족들 몰래(컴퓨터 만지는거 보면, 잔소리+등짝 스매싱 이므로, 항상 작업은 새벽에 몰래 해야 했음) 바람 쐬러 나간다 하고</div> <div> </div> <div>차에 시동을 걸었다.</div> <div> </div> <div>시퓨를 교환했다. 그치만 이 양반이 자기가 돈을 받는 줄 알고 잘못 알고 있었다.</div> <div> </div> <div>만원만 받기로 합의했다. 뭐 괜찮다. 955니깐, 내 똥컴퓨터가 더 좋아진다는 생각에 입꼬리가 올라간다.</div> <div> </div> <div>그날 새벽, 나는 기쁜 마음으로 작동되는 컴퓨터를 보며. 뿌듯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었던거 같다.</div> <div> </div> <div>그리고 일주가 지났다.</div> <div> </div> <div>그동안 나는 945를 처분했고, 955를 장착하여 한층(?) 업그레이드 된(개뿔) 마이 피씨로...</div> <div> </div> <div>스타2를 즐겼다. 예전보다 한층 더 부드러워진 프레임이 나의 마음을 안정시키며, 괜히 모를 뿌듯함을 느낀다.</div> <div> </div> <div>하지만... 튕긴다. 블루스크린이 뜬다.</div> <div> </div> <div>gta4를 하는데, 십분마다 튕기고, 다운되고, 블스 떠서 돌아버릴거 같았다.</div> <div> </div> <div>나는 오버가 문제니 싶어서, 오버를 모두 풀었지만, 여전히 같은 증상...</div> <div> </div> <div>그러다가 한번은 대용량 파일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div> <div> </div> <div>압축을 풀면, crc 에러가 뜨길래 같은 파일로 다시 받아봐도 여전히 결과는 같다.</div> <div> </div> <div>대수롭지 않게 여겼다.</div> <div> </div> <div>하지만 머지 않아 알게 되었다. 내가 받는 모든 압축 파일은 모두, crc에러가 뜬다는 것을...</div> <div> </div> <div>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나는 약 삼주 동안, 상상도 할 수 없는 짓을 했다.</div> <div> </div> <div>고작 압축 파일을 푼다는 간단한 문제고, 또 당연시 되는 것으로 여기던 문제가</div> <div> </div> <div>어느 날 부터, '나는 되지 않는다'라고 여기는 순간.</div> <div> </div> <div>그 엄청난 폐쇄성과 고립감은 상상을 초월한다. </div> <div> </div> <div>마치 콧구멍 두쪽으로 숨을 쉬는 인간이, 어떤 불가해한 살덩이로 콧구멍 한쪽이 완전히 매립되어 </div> <div> </div> <div>한쪽 콧구멍으로만 숨을 셔야만 하는 것 같은 답답함.</div> <div> </div> <div>물론 압축 파일을 안 풀면 된다는 간단한 해결책이 있지만, 나는 일단 이 문제를 타파하기 위하여</div> <div> </div> <div>인터넷에서 얻는 정보를 바탕으로 여러 시도를 해보았다.</div> <div> </div> <div>그리고 내가 내린 결론은 '이것은 해결될 수 없는 문제이다'라는 것이다.</div> <div> </div> <div>마치 뫼비우스의 띠처럼, 나의 시도는 계속해서 원점으로 되돌아왔고, 그 동안에 내가 한 포맷의 횟수는 두자리 수를 넘어갔다.</div> <div> </div> <div>램 교환, 하드 교환, 케이블 교환 등으로 지출된 나의 금전적 노력이 소용없다는 것을 안 순간 다는 걷잡을 수 없는 분노를 느꼈고.</div> <div> </div> <div>나는 결국 컴퓨터를 바꿔야 한다는 결론으로 넘어갔다.</div> <div> </div> <div>중고나라 어플을 뒤지면서, 적당한 매물이 없어서 한숨을 쉴 때. 딱 좋은 매물이 올라왔다. 린필드 i7-780,램8기가,보드.</div> <div> </div> <div>괜찮은 가격 대에, 괜찮은 물건이다.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ddr2 메모리들 때문에, ddr3를 써야하는 인텔 시리즈가 꺼려진 것을 사실이었다.</div> <div> </div> <div>하지만 저렇게 일괄 판매라면, 내 귀찮음은 한 순간에 날아간다. 뭐 남은 물품이라면 팔면 되지...</div> <div> </div> <div>바로 문자를 날렸지만, 늦었다. 대기번호 2번.</div> <div> </div> <div>절망했고, 하지만 나는 다른 매물을 뒤지던 중에 저녁 즘에, 그 사람에게서. 앞 사람이 약속 장소에서 나타나지 않아서, 불발이 됐다고 했다.</div> <div> </div> <div>나에게 차례가 돌아왔다. 환호를 질렀다. </div> <div> </div> <div>신이시여 감사합니다. 이제 컴퓨터 문제로, 스트레스 받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하하하</div> <div> </div> <div>홀가분 했다.</div> <div> </div> <div>그날은 기분 좋게 잠이 들었다. 몰래 새벽에 작업을 하지 않아도 됐으므로...</div> <div> </div> <div>그 다음날... 문자가 하나 와 있었는게, 잠수 탔던, 1번 녀석이 다시 연락을 해서, 그 사람과 거래 하기로 했단다.</div> <div> </div> <div>씨팔놈. 사람을 가지고 노나?</div> <div> </div> <div>순간 짜증이나서, 험한 말을 할 뻔 했지만, 나는 참았다...</div> <div> </div> <div>퇴근 후...</div> <div> </div> <div>컴퓨터를 철거했다. 쿨러를 뜯다가 문득 무슨 생각이었는지, 예전에 쓰다가 구석에 짱박아 놓은 애슬론 시퓨를 꺼내들었다.</div> <div> </div> <div>장착을 해봤다.</div> <div> </div> <div>압축 파일을 클릭하여, 압축을 푼다...</div> <div> </div> <div>.</div> <div>.</div> <div>엥?</div> <div> </div> <div>에러가 안 나네?</div> <div> </div> <div>나는 망치로 한대 텅 맞은 듯. 멍하니 그 자리에 서서 생각을 정리해 보았다.</div> <div> </div> <div>보드의 시퓨 지원 리스트에 데네브945까지...</div> <div> </div> <div>하지만 난 955를... 그런데 작동이 돼...</div> <div> </div> <div>그래... 나는 945까지만 지원되는 보드에 955를 끼워서 일어난 에러들을 엉뚱한 이유에서 찾고 있었다.</div> <div> </div> <div>쉽게 생각해서, 그 전에는 일어나지 않았던 에러들이 시퓨 교체 후에 일어난다. 인과관계로 쉽게 유추 가능한</div> <div> </div> <div>원인을 나는 다른 쪽으로 돌리고 있었다...</div> <div> </div> <div>그리고 나는 병신 처럼, 분한 마음을 억누르며 다시 중고나라에 글을 올렸다.</div> <div> </div> <div>데네브 955로 945 구합니다....</div> <div> </div> <div>피눈물이 났다.</div> <div> </div> <div>돈이 문제가 아니라, 지난 한달 간 내가 한 병신짓에 나 스스로에게 화가나서 도저히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div> <div> </div> <div>나를 팰 수도 없고...</div> <div> </div> <div>그러다가 누군가에게 연락이 왔다.</div> <div> </div> <div>바꾸자고 한다. 나는 마지막 발악으로 c3냐고 물어봤다.</div> <div> </div> <div>945를 쓸 때, c2를 썼다. 그러니깐 c3로 가면... 내가 했던 행동들은 헛된게 아니다!</div> <div> </div> <div>그 마지막 긍지를 지키기 위해서, 나는 반드시 945를 c3로 구하겠다는 일념으로...</div> <div> </div> <div>옳지! c3란다.</div> <div> </div> <div>좋았어! 양쪽 택배 가격을 저쪽에서 부담하는 조건으로 한 맞교환이다.</div> <div> </div> <div>그리고 그 날 저녁 나는 잠에 들기 전에, 여러 생각을 했다.</div> <div> </div> <div>그러다가... 갑자기 번뜻 어떠한 발상이 떠 오른다.</div> <div> </div> <div>바이오스타는 사후관리가 미약한 회사.</div> <div> </div> <div>945와 955의 차이는 그 배수의 차이지. 실질적으로 동일한 시퓨.</div> <div> </div> <div>내가 쓴 955는 95w. 즉 c3...</div> <div> </div> <div>마지막 바이오스 업데이트는 바로 그 c3가 출시 되기 전...</div> <div> </div> <div>에러는 c3 시피유를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한게 아닐까? 955라서가 아니라...</div> <div> </div> <div>c3라서 일 수도...</div> <div> </div> <div>그 다음날, 디앤디컴에 전활 걸어 지원 시퓨가 스테핑 몇 까지 지원하는지 물어보았지만.</div> <div> </div> <div>직원은 잘 알지 못했다.</div> <div> </div> <div>할 수 없이, 직접 해외 홈피를 열람했다. 스테핑은 직접적으로 명시되지 않았지만</div> <div> </div> <div>시퓨 코드가 나와있다. 그 코드를 검색해 보니... </div> <div> </div> <div>젠장! c2까지다... 내 구닥다리 보드에서 쓸 수 있는 것은 데네브 945 c2까지 였다....</div> <div> </div> <div>만약 내가 c3를 구했다면, 같은 결과를 얻었을 것이다....</div> <div> </div> <div>1년 전 업자에게 속아서 산 뿔딱 데네브 c2 시퓨가 오히려 나에겐 적당한 시퓨였던 것이다...</div> <div> </div> <div>나는 허탈함을 느꼈다...</div> <div> </div> <div>여지껏 내가 요 한달 동안 했던 모든 노력들이, 의미가 없는 일이었음을 알았기에...</div> <div> </div> <div>꼐속</div> <div> </div> <div>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