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오유 바로가기
http://m.todayhumor.co.kr
분류 게시판
베스트
  • 베스트오브베스트
  • 베스트
  • 오늘의베스트
  • 유머
  • 유머자료
  • 유머글
  • 이야기
  • 자유
  • 고민
  • 연애
  • 결혼생활
  • 좋은글
  • 자랑
  • 공포
  • 멘붕
  • 사이다
  • 군대
  • 밀리터리
  • 미스터리
  • 술한잔
  • 오늘있잖아요
  • 투표인증
  • 새해
  • 이슈
  • 시사
  • 시사아카이브
  • 사회면
  • 사건사고
  • 생활
  • 패션
  • 패션착샷
  • 아동패션착샷
  • 뷰티
  • 인테리어
  • DIY
  • 요리
  • 커피&차
  • 육아
  • 법률
  • 동물
  • 지식
  • 취업정보
  • 식물
  • 다이어트
  • 의료
  • 영어
  • 맛집
  • 추천사이트
  • 해외직구
  • 취미
  • 사진
  • 사진강좌
  • 카메라
  • 만화
  • 애니메이션
  • 포니
  • 자전거
  • 자동차
  • 여행
  • 바이크
  • 민물낚시
  • 바다낚시
  • 장난감
  • 그림판
  • 학술
  • 경제
  • 역사
  • 예술
  • 과학
  • 철학
  • 심리학
  • 방송연예
  • 연예
  • 음악
  • 음악찾기
  • 악기
  • 음향기기
  • 영화
  • 다큐멘터리
  • 국내드라마
  • 해외드라마
  • 예능
  • 팟케스트
  • 방송프로그램
  • 무한도전
  • 더지니어스
  • 개그콘서트
  • 런닝맨
  • 나가수
  • 디지털
  • 컴퓨터
  • 프로그래머
  • IT
  • 안티바이러스
  • 애플
  • 안드로이드
  • 스마트폰
  • 윈도우폰
  • 심비안
  • 스포츠
  • 스포츠
  • 축구
  • 야구
  • 농구
  • 바둑
  • 야구팀
  • 삼성
  • 두산
  • NC
  • 넥센
  • 한화
  • SK
  • 기아
  • 롯데
  • LG
  • KT
  • 메이저리그
  • 일본프로야구리그
  • 게임1
  • 플래시게임
  • 게임토론방
  • 엑스박스
  • 플레이스테이션
  • 닌텐도
  • 모바일게임
  • 게임2
  • 던전앤파이터
  • 마비노기
  • 마비노기영웅전
  • 하스스톤
  • 히어로즈오브더스톰
  • gta5
  • 디아블로
  • 디아블로2
  • 피파온라인2
  • 피파온라인3
  • 워크래프트
  • 월드오브워크래프트
  • 밀리언아서
  • 월드오브탱크
  • 블레이드앤소울
  • 검은사막
  • 스타크래프트
  • 스타크래프트2
  • 베틀필드3
  • 마인크래프트
  • 데이즈
  • 문명
  • 서든어택
  • 테라
  • 아이온
  • 심시티5
  • 프리스타일풋볼
  • 스페셜포스
  • 사이퍼즈
  • 도타2
  • 메이플스토리1
  • 메이플스토리2
  • 오버워치
  • 오버워치그룹모집
  • 포켓몬고
  • 파이널판타지14
  • 배틀그라운드
  • 기타
  • 종교
  • 단어장
  • 자료창고
  • 운영
  • 공지사항
  • 오유운영
  • 게시판신청
  • 보류
  • 임시게시판
  • 메르스
  • 세월호
  • 원전사고
  • 2016리오올림픽
  • 2018평창올림픽
  • 코로나19
  • 2020도쿄올림픽
  • 게시판찾기
  • 오유인페이지
    개인차단 상태
    Avalanche님의
    개인페이지입니다
    가입 : 11-03-17
    방문 : 2193회
    닉네임변경 이력
    회원차단
    회원차단해제
    게시물ID : panic_75459
    작성자 : Avalanche
    추천 : 0
    조회수 : 339
    IP : 216.164.***.134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4/12/18 16:17:52
    http://todayhumor.com/?panic_75459 모바일
    잿빛 길을 걷다 - 18
    우린 대피소안의 참상을 보곤 바깥으로 발길을 돌려야했다.

     

     "이런 씨발....."

     

    상훈이는 대피소 입구에 쓰러져있는 놈들중 하나를 발로 걷어차며 말했다.

     

    나 조차도 안타까운 마음을 감출수가 없었다.

     

    가장 물자를 구하기 쉬운곳이 대피소인데, 그런 대피소가 놈들로 가득 차버렸으니, 다른곳을 또 찾아봐야할게 뻔했다.

     

    더군다나 안식처가 되어야할 그 대피소가, 이제는 죽음의 장으로 변해버렸으니, 더이상 이 주변에 안전한 곳은 없다는 생각을 버릴수 없었다.

     

     "... 이제 어떡하냐?"

     

    나는 벽에 기대어 서서는 상훈이를 보며 말했다.

     

    상훈이는 자기가 죽인 놈중 하나를 발로 쿡쿡 밟아대며 고민을 하는 듯 했다.

     

     ".... 이제 어딜 가야하나...."

     

    상훈이는 머리가 목쪽까지 쪼개진 채로 피를 철철 흘리고 있는 놈 위로 발을 얹고는 꾹꾹 눌러댔다.

     

    상훈이의 발을 통해 힘이 전해질때마다, 놈의 머리 틈 사이로는 피가 조금 더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난 그로테스크한 광경에 고개를 돌리곤 머리를 굴려보기 시작했다.

     

    주변에 있는 편의점...?

     

    아니, 이미 털렸을게 뻔하다.

     

    수협이나 GS 마트?

     

    아니... 문이 굳게 닫혔던지, 이미 큰 폭탄을 맞은 후일것이다.

     

    그래도 희망을 한번 가져볼까...?

     

    한번 그쪽으로 가볼까....?

     

    난 깊게 고민을 해보았다.

     

    그래도 안가보는것 보다는 나을 것이다.

     

    난 상훈이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 GS 한번만 가보자."

     

    상훈이는 내 말을 듣고는, 발길질을 뚝 멈췄다.

     

    그리곤,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 모자를 푹 눌러썼다.

     

     "그래, 한번 가보긴 해보자. 뭐든지 남아는 있겠지...."

     

    상훈이는 꾹꾹 눌러대던 놈을 세게 한대 걷어 차버리곤, 발걸음을 재촉했다.

     

    난 그런 상훈이의 뒤를 따라 시체들을 밟고 넘으며 자리를 떴다.

     

    이미 이 대피소는 죽어버린거나 다름 없다.

     

    대피소가 아닌, 피로 가득찬 도살장으로 변해버렸다.

     

     

     

     

    GS 마트는 우리 집에서 그닥 멀지 않은곳에 위치해 있었다.

     

    우리가 온길을 그대로 따라가서는, 골목을 따라 쭉 걸어가면 GS마트가 있었다.

     

    골목을 따라 오면서 두세마리 정도 더 머리를 쳐야 했지만, 이젠 그리 거부감이 든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우리는 그냥 손쉽게 손을 후려쳐서는 놈들의 몸과 머리를 분리시켜 줬다.

     

    5분정도 걷자, 우리는 주차장이 텅 비어버리고, 여기저기 카트가 버려져 있는 GS 마트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미 한바탕 하고 간듯, 뒷문 주차장은 난장판이 되어 있었다.

     

    한쪽에 차곡차곡 정리되어 있어야 할 카트는, 주차장 이곳저곳에 널려있었고, 쓰러진채로 버려진 카트도 제법 되보였다.

     

    자동문은 유리가 깨진채로 반쯤 열려있었다.

     

    조금 불안했다.

     

    만약 안쪽에 놈들이 남아 있다면 하는 생각도 들었다.

     

    혹은 다른 사람들이 거기 남아서 약탈을 하고 있다면, 그리고 그 사람들이 우리를 공격한다면, 그게 더 큰일날 상황이 아닌가 싶었다.

     

    우린 쓰러져있는 카트들을 뒤로하고, 깨진채로 반쯤 열린 자동문을 지나 안쪽으로 들어갔다.

     

    온 매장 안쪽의 불은 전부 꺼져있었다.

     

    누군가가 전기를 끊었는지, 아니면 전기가 끊긴건지는 모르겠지만, 온 매장 안쪽은 어둑어둑한 상태였다.

     

    한바탕 태풍이 휘몰아치고 갔는지, 온갖 매대는 어질러져있고, 바닥으로 떨어진 물건도 제법 많았다.

     

    과일코너쪽에서는 파리가 제법 날리는 듯 했고, 무언가 썩어가는 냄새도 코를 찌르고 있었다.

     

    상훈이는 내 뒤쪽에 널부러져있던 카트를 다시 바로 세우곤, 카트를 밀며 안쪽을 향해 몸을 옮겼다.

     

    마치 쇼핑을 나온 아줌마처럼, 카트를 조용히 밀고가던 상훈이는, 과일코너 앞쪽에 멈춰섰다.

     

     "너 무슨 쇼핑하냐?"

     

    난 견과류쪽에서 이것저것 살펴보던 상훈이를 향해 한마디를 던졌다.

     

    상훈이는 대답을 미루곤, 나를 향해 가운데 손가락을 곧게 펴며 회답을 해주었다.

     

    상훈이는 견과류쪽에서 입맛을 슥슥 다시곤, 안쪽을 향해 카트를 밀고 들어갔다.

     

    내가 예상했다시피, 안쪽은 난장판이었다.

     

    제대로 남아있는 물건은 몇 되지 않는 듯 했다.

     

    우린 마트 중간을 가로질러, 양쪽에 선반들을 위치한곳으로 발길을 옮겼다.

     

    바닥에는 통조림캔들이 떨어져 있었고, 과자봉지들은 밟히고 터져 온 바닥에 잔해들을 흘려놓고 있었다.

     

     "폭탄을 맞았네 폭탄을 맞았어..... 뭐 챙겨갈것도 없겠다."

     

    상훈이는 앞쪽에 떨어져있는 캔을 주워 카트에 담으며 말했다.

     

    난 옆쪽 복도를 향해 랜턴을 비춰봤다.

     

    위쪽 안내판에는 라면, 즉석식품이라고 쓰여 있었지만, 그곳은 마치 블랙프라이데이 폭풍세일 후의 참상처럼 남아있는 물건들이 없었다.

     

    여기가 이렇다면, 물건을 쌓아놓은 물류 창고 안쪽도 크게 다를건 없어 보였다.

     

    우린 '통조림' 이라고 쓰여진 곳으로 발길을 옮겼다.

     

    아마 우리와 비슷한 생각을 한 사람이 굉장히 많은 듯 했다.

     

    이미 그쪽은 싹 털려, 몇개의 통조림밖에 남지 않았다.

     

    선반 안쪽에서 굴러 떨어진것도 제법 보였고, 선반 안쪽에서 구르고 있는것들도 제법 보였다.

     

    콘 통조림, 후르츠계열이 대다수였지만, 아쉬운대로 이거라도 담아 가야했다.

     

    우리는 그 복도를 돌며, 안쪽으로 통조림을 하나둘씩 담았다.

     

    카트의 바닥면이 캔들로 조금씩 차오르고 있었다.

     

    딱 볼때는 몇개 안될줄 알았는데, 막상 바닥에 떨어진것들과 선반 깊은곳에서 뒹굴고 있는놈들까지 긁어모아보니, 바닥에 깔릴정도로는 모을 수 있었다.

     

    그때였다.

     

     "그르륵.. .. 구으윽...."

     

    우리 바로 뒤쪽에서, 무언가가 그르렁대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아마 놈들중 한마리가 이 마트 안쪽을 배회하고 있다, 우리가 카트를 끌고 다니는 소리를 듣곤 그 소리에 이끌려 친히 우리 앞에 행차해준 것 같았다.

     

    상훈이는 밀고다니던 카트를 놓곤, 바로 소리의 진원지로 발길을 옮겼다.

     

    복도 바깥쪽으로 나간 상훈이는, 그대로 도끼를 위로 들고는, 놈을 향해 내리찍었다.

     

    무언가가 부서지는 소리가 나며, 짐승의 울부짖음이 뚝 그치게 되었다.

     

    상훈이는 도끼를 탈탈 털며 내게 돌아오고 있었다.

     

     "에라이.. 귀찮게 시리...."

     

    아무런 고민도 없이 그대로 놈을 내리찍어버린 상훈이의 마스크 위쪽의 눈 너머로, 무언가를 깊게 혐오하고 있다는 눈길을 볼 수 있었다.

     

    슬슬 불안해 지고 있었다.

     

    어두운곳에 오래 있자니, 정말 미칠것만 같았다.

     

    또다시 침매터널에서 난동을 부렸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바깥의 햇빛이 이 안쪽으로 들어오고 있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마트 안쪽을 쭉 둘러봤지만, 이미 한바탕 털릴대로 털린지라, 많은 물자를 구하진 못했다.

     

    기껏 찾은거라고 해봤자 콩통조림 세개, 스위트콘 통조림 중간정도 크기 두개, 후르츠 칵테일 네통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우리는 통조림을 대충 가방에 쑤셔박고는, GS마트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약간 가방이 묵직해진게 느껴졌다.

     

    없는거보단 낫다 라고 생각은 하지만, 그래도 아직 많이 부족했다.

     

    얼마나 이곳에서 살아남을지 모르고, 어디까지 갈지도 모르니, 우리는 물자를 더욱 비축해야만 했다.

     

    더군다나 우리가 GS에서 물을 못찾았기 때문에, 물을 찾을 다른곳을 하나 찾아보긴 해야했다.

     

    우린 GS의 정문으로 나오며 바깥을 둘러봤다.

     

    이젠 어디로 가야할까, 또다시 고민을 해보아야 했다.

     

    난 팔짱을 끼고 주변을 둘러봤다.

     

    GS에 들어간김에 수협까지 들어가볼까? 하는 생각을 가져보기도 했다.

     

    그때, 상훈이가 나를 부르곤, 어딘가를 가리켰다.

     

     "야야, 저기저기. 저기 뭐 좀 남아있지 않을까?"

     

    상훈이는 파란 간판을 가진 건물쪽으로 손가락을 쭉 펴곤 가리키고 있었다.

     

    바이더웨이였다.

     

    주변에 있는 편의점치고는 제법 큰 편의점이었던지라, 그 안에 적어도 물 한두병은 남아있을것 같았다.

     

    우리는 큰 길을 건너서 바이더웨이쪽으로 몸을 옮겼다.

     

     

     

     

    문은 잠겨있지도 않았다.

     

    우리가 힘껏 문을 열었을때, 유리문은 아무런 저항도 없이 안쪽을 향해 열렸다.

     

    안쪽은 GS나 다를것 없었다.

     

    모든 제품 매대는 다 넘어져 있었고, 바닥으로 물건이 쏟아져있었다.

     

    대부분 털린듯, 정말 깔끔하게 비워져 있었다.

     

    우리는 허탈한 감정을 감출수 없었다.

     

    한숨을 푹 쉬고는, 혹시나 무엇이 또 있지 않을까 안쪽을 살펴봤다.

     

    냉장고 조차도 텅텅 빈 상태로, 안쪽은 마치 점포정리를 갓 끝낸 가게마냥 아무것도 없이 비어있었다.

     

    난 혹시나 뭐가 있을지 몰라 냉장고를 이리저리 뒤져봤다.

     

    가장 안쪽에 있는 냉장고쪽에서, 물 세병 정도를 찾을 수 있었다.

     

    난 대충 가방속에 물병을 우겨넣으며, 바깥으로 나가 집으로 돌아가려 했다.

     

    그때였다.

     

    밖에서 마스크를 쓰고 못을 박아넣은 방망이를 든 두놈이 안쪽으로 들어왔다.

     

    상훈이와 난 깜짝놀라, 무너진 매대 뒤쪽으로 몸을 숨겼다.

     

     ".......성철 그새끼 진짜 죽이던지 해야지.."

     

    두사람은 무언가 얘기를 하며 편의점 안쪽으로 걸어들어오고 있었다.

     

    우리는 매대 뒤쪽에서 몸을 낮게 깔고는, 놈들이 하는 대화를 조용히 듣고만 있었다.

     

     "그새끼 아직도 무슨 지가 졸라 잘나가는줄 아나봐, 지가."

     

     "그러게말이다. 자꾸 저렇게 적만 만들어대면 우리한테 한방 까이지 않을까 싶다 그새끼."

     

     ", 김대현, 넌 성철이새끼 그러는거 참을수나 있냐?"

     

    저벅거리는 소리가 점점 가까이 들려왔다.

     

    난 침을 꿀꺽 삼키고는, 크로우바를 움켜쥐었다.

     

     "낸들 참을수 있겠냐... 그냥 무시하는거지 무시...."

     

     "난 인내심이 너만큼 좋은게 아니라고 시발!"

     

     "좀만 참아라 건호야, 조금만. 조금만 있으면 우리 말고 다른애들이 그새끼 찢어 발겨버릴테니까."

     

     "아오 미친!"

     

    건호라고 불린 사람이 아주 크게 방망이를 휘둘렀다.

     

    그 방망이는 아주 큰소리를 내며 매대를 쳐버리곤, 그 흔들림에, 밑에 아슬하게 깔려있던 과자봉지들을 무너뜨려 버렸다.

     

    그에 매대는, 완전히 밀려 넘어져버리고, 우리와 그들 사이를 가려주던 가림막은 사라지고 말았다.

     

     "니네 뭐야 이 개새끼들아!"

     

    우리는 재빨리 일어서서는 손에 들고있던 무기를 고쳐잡았다.

     

    방망이를 들고있던 그놈은, 우리를 향해 다가오려고 했다.

     

    상훈이는 도끼를 앞으로 뻗으며 그놈에게 맞췄다.

     

     "씨발 한발짝만 더오면 대가리 갈라버릴테니까 거기서 멈춰"

     

    상훈이의 목소리에서 살기를 느낀 그 사람은, 걸어오던 중간에 우두커니 멈춰섰다.

     

     "... .. 이 꼬맹이 새끼들이 우리걸 훔쳐가려고 기어들어왔네...."

     

    방망이를 들고있던 그 건호라는 인간은, 방망이를 양손으로 쥐고는 곧 휘두를 듯 우리와 대면하고 있었다.

     

    그때, 뒤에있던 대현이란 사람이 다가와서는, 방망이를 잡아 내리며 말했다.

     

     "니들 어떻게 들어왔는지는 모르겠는데, 여기서 뼈묻기 싫으면 조용히 나가라."

     

    그는 타이르는듯 했다.

     

    마치 자기는 얼마든지 우리를 죽일 수 있고, 단지 자기들이 우리를 위해 마지막 은혜를 베풀고 있다는 듯이 말을 하고 있었다.

     

    상훈이는 도끼를 양손으로 굳게 잡으며 말했다.

     

     "피차 도둑놈끼리 지랄하지 말고 나가지 그래. 우리가 먼저 들어왔으니까 우리가 챙길수도 있는거아냐."

     

    상훈이는 놈들을 도발하듯, 이를 악물고 말했다.

     

    그리곤 내쪽으로 살짝 눈길을 주고는, 신호를 주는 듯 했다.

     

    난 문득, 내 안쪽 주머니에 박혀있는 리볼버가 생각났다.

     

    이놈들이 더 가까이 오려고 하면, 가차없이 뽑아내야만 했다.

     

    난 크로우바를 잡고있는 한쪽손을 그놈들쪽으로 겨누곤, 왼손으로 아주 조금씩 옷 지퍼를 내렸다.

     

     "아 어린새끼들이 시발 못하는 말이 없네... 니들 그거로 우리 찍을 자신은 있냐?"

     

    방망이를 잡고있던 놈이 우리쪽으로 한발을 내딛으며 다가오려 했다.

     

    상훈이는 도끼를 크게 휘둘러서는, 앞에있던 매대를 강하게 후려쳤다.

     

     "대가리 쪼개지고 싶으면 오라고, 이 쓰레기새끼야!"

     

    다가오던 그놈은 움찔하더니, 그자리에서 그대로 얼어버렸다.

     

    상훈이의 목소리에서는, 당장이라도 니놈들 머리를 까부술수 있으니 얼마든지 와보라는 식의 뉘앙스를 풍기고 있었다.

     

    둘 사이에서는 알수없는 긴장감, 알수없는 고요함이 흐르고 있었다.

     

    만약 정말 저놈들이 다가온다면 어쩌지 하는 불안감이 나를 엄습했다.

     

    내가 이때까지 죽였던게 놈들이라면, 이번엔 진짜 사람 머리를 향해서 무기를 휘둘러야 할지도 몰랐다.

     

    코 끝으로 땀 한방울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나의 불안감을 증명이라도 해주듯, 코끝을 타고 흐르는 땀은 온 얼굴을 적셔가며 흘러 떨어지고 있었다.

     

    난 아주 조심스레 바람막이 지퍼를 열었다.

     

     "새끼 스트립쇼 할라고 옷벗냐, 미친새꺄?"

     

    저쪽편에 있는 놈이 나를 위협하듯 외쳤다.

     

     "신경 쓰지말고 꺼지라고 개새꺄!"

     

    상훈이는 그놈이 소리치는것을 보곤, 그에 응대하듯 더 큰 목소리로 소리쳤다.

     

    지퍼가 명치부근까지 내려왔다.

     

    여기서 바로 오른손만 뻗어 넣으면, 총손잡이를 잡을수 있었다.

     

    서로가 서로에게 무기를 겨누고, 서로를 당장이라도 죽일수 있다는듯 노려보고 있었다.

     

    누군가가 이 사이로 돌을 하나 던지면, 바로 무기를 휘둘러 한쪽이 남을때까지 무기를 찍어 내릴 기세였다.

     

    저쪽편에 있는 놈들이 입으로 뭔가를 중얼거렸다.

     

    그리곤 무기를 몇번 돌리더니, 한발짝씩 한발짝씩 우리쪽으로 걸음을 옮겨왔다.

     

     "오지 말라고 개새끼들아!"

     

    상훈이는 다시 한번 도끼를 크게 휘둘렀다.

     

    하지만 그들은 아랑곳하지않고, 우리를 향해 발걸음을 한걸음씩 옮겨왔다.

     

    당장이라도 우리 머리를 내려 찍을수 있다는듯, 조금씩, 아주 조금씩 우리를 향해 걸어왔다.

     

    마치 놈들이 인간을 발견하고 점점 발길을 옮기듯, 아주 천천히 우리를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여기서 놈들을 막지 못한다면, 여기서 놈들이 물러나지 않는다면 우린 저 방망이에 머리를 찍힐지도 몰랐다.

     

    여기서 결정을 해야했다.

     

    정말 사람을 죽일지도 모른다.

     

    정말 '인간' 이라는 종을 향해 총을 쏴야할지도 모른다.

     

    같은 종족끼리 살육을 해야할수도 있다.

     

    아니, 필요하다면 해야한다.

     

    과연 여기서 죄책감을 느낄수 있을까?

     

    아니, 아닐수도 있다. 못느낄수도 있다.

     

    저놈들이 우릴 향해서 걸어오고 있다.

     

    저놈들이 우릴 당장이라도 죽일것처럼 한걸음씩 걸어오고 있다.

     

    그래.

     

    저놈들이나 밖에있는 놈들이나

     

    전혀 다를것 없다.

     

    그냥 자기들 눈에 거슬리면 없애버리는거고, 자기들 입맛에 맞으니 공격하려는 것이다.

     

    놈들이 점점 다가온다.

     

    난 오른손에 들고있던 크로우바를 떨어트리곤, 옷 안주머니속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차가운 쇠의 감촉이 느껴졌다.

     

    난 손가락을 바로 방아쇠에 걸고는 옷밖으로 리볼버를 빼냈다.

     

    우리를 향해 한걸음씩 다가오던 놈은, 내가 바람막이 안쪽 주머니로 손을 넣는걸 보곤, 방망이를 위로 치켜들고는 내려 찍으려 손을 올렸다.

     

    하지만, 그의 방망이는 허공에서만 멈춰있었다.

     

    내 총은 이미 안주머니를 빠져나와, 놈들을 겨누고 있었다.

     

    방망이를 들고있는 놈의 머리와, 리볼버의 총구는 일직선을 이루고 있었다.

     

    내가 총을 꺼내들자, 상훈이는 놀란 눈으로 날 바라봤다.

     

     "뒤로 가 이새끼들아."

     

    난 낮게 목을 깔곤 조용히 그들에게 말했다.

     

     "... .... ...... 이 꼬맹이 새끼가... .. 돌았나...."

     

    머리위로 방망이를 치켜든 그놈은 많이 당황한듯 나를 쳐다봤다.

     

     "뒤로 가라고 이 씨발새꺄."

     

    난 양손으로 총을 쥐었다.

     

    양손으로 차가운 쇠의 느낌이 그대로 전해졌다.

     

    차가웠다. 시렸다.

     

    하지만 이 시림이 나를 여기서 살려줄거라 믿었다.

     

     "빈총 가지고 지랄하나본데, 그냥 내려놓고 나가지 그러냐, 우리도 피보기 싫은데..."

     

    방망이를 든 놈 뒤쪽에 있던 사람이 우리에게 나지막히 말했다.

     

    지랄하네... 개같은 자식....

     

     "빈총인지 아닌지는 니들 대가리에 바람구멍 하나씩 뚫어주면 알겠지. 그치?"

     

    난 한걸음을 앞으로 내딛었다.

     

    내가 앞쪽으로 전진하는걸 본 방망이를 든 놈은, 당황하며 방망이를 내리곤 뒷걸음질 치기 시작했다.

     

    놈의 눈에서는 당황스러움과 공포감이 그대로 느껴졌다. 눈동자가 흔들리고 있었다.

     

     ".. 씨발..."

     

    놈은 점점 뒷걸음질 치며, 뒤쪽에 서있던 다른 놈의 가까이로 접근했다.

     

     "방아쇠 당길 용기도 없잖아 새꺄!"

     

    뒷쪽에 있던 놈은 허세라도 부리듯 아주 큰 소리로 우리를 위협했다.

     

     "용기가 있는지 없는지는 니들이 우리한테 다가오면 알거 같은데?"

     

    난 발을 떼서는 한걸음 더 그들을 향해 다가갔다.

     

    난 방아쇠에 걸려있던 손가락을 살짝 뺐다가 다시 굳게 집어넣었다.

     

     ".. 씨발... 대현아?"

     

    방망이를 든놈은 뒤를 돌아보곤 도움을 청하듯 나지막히 그를 불렀다.

     

     "길게 말 안해. 대갈통에 구멍나기 싫으면 나가."

     

    난 놈들 머리에 총을 조준했다.

     

    당장이라도 쏠수있게 방아쇠를 지그시 눌렀다.

     

    트리거가 약간 뒤쪽으로 밀려나오면서, 곧 총알을 칠것처럼 멀어지기 시작했다.

     

    고요했다.

     

    그 한순간은 너무나 고요했다.

     

    마치 모든것이 얼어붙은마냥, 아주 조용했다.

     

    난 당장이라도 놈들에게 방아쇠를 당길 준비가 되있었다.

     

    트리거는 반쯤 뒤로 재껴져서는, 다음 총알을 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내가 여기서 조금만 더 힘을 준다면, 바로 트리거가 총알을 치곤, 안쪽의 화약에 불이 붙고는, 아주 작은 철구가 놈들의 머리를 뚫고 지나갈것이다.

     

    마음의 준비는 충분했다.

     

    그저 놈들이 더 오기를 기다리고만 있었다.

     

    난 고개를 오른쪽팔에 기대며, 그놈들 머리를 조준했다.

     

    가늠쇠의 끝에, 방망이를 든놈 머리가 위치했다.

     

    그놈 미간 사이와 가늠쇠를 일치시켰다.

     

    오기만해봐... 개자식아....

     

     

     

     "이건호, 방망이 내려."

     

    뒤에있던 놈이, 방망이를 든놈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

     

     "내리라고 새끼야, 나가자. 빨리"

     

    옳은 선택을 한거다.

     

    정말 머리에 바람 숭숭 들이기 싫으면 지금 나가는게 맞을테지.

     

     "그치만..."

     

     "나가자고 새끼야!"

     

    그리곤 천천히 뒷걸음질을 치며 문으로 나가고 있었다.

     

    방망이를 들고있던 놈도 우리에게 방망이를 겨누곤 뒷걸음질을 하며 한걸음씩 나가고 있었다.

     

    난 그놈들이 확실히 나갈때까지, 한걸음씩 그놈들을 따라갔다.

     

    총구는 그놈들을 향하고 있었다.

     

    그놈들의 미간 사이를 말이다.

     

    놈들의 몸이 바이더웨이의 바깥으로 나가곤, 방망이를 든놈이 소리쳤다.

     

     "... 운좋은줄 알아 개새끼들아!"

     

    그리곤 두놈은 부리나케 뛰어서는, 꽁지 빠지게 도망가고 있었다.

     

    난 긴장감을 놓을수 없었다.

     

    그놈들이 삼거리 너머로 사라질때까지 난 그놈들을 향해 총을 겨누고 있었다.

     

    놈들이 완전히 사라진걸 확인하자, 난 온몸이 풀려왔다.

     

    너무나 긴장을 하고 있었던지, 총을 들고있던 팔이 저려왔다.

     

    난 리볼버를 주머니 속에 넣으며, 벽에 몸을 기댔다.

     

     "... 시발... 죽을뻔했네 진짜......"

     

    머리에서 땀이 비오듯 쏟아졌다.

     

    난 모자를 벗고는, 땀을 한번 훔쳤다.

     

     "잘했다 경현아."

     

    상훈이는 내가 물을 넣으려 내려놨던 가방을 집어들고는 나에게 다가왔다.

     

     "... 저 미친놈들은 뭐하는놈들이야 진짜?"

     

    난 모자를 다시 고쳐쓰며 가방을 받아들며 말했다.

     

     ", 안되겠다. 옥포에서 저놈들이 설쳐대는거 같으니까, 우린 고현쪽으로 가자."

     

    고현이라...

     

    고현이면 옥포보단 규모가 크니, 아마도 더 찾을게 많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도 많지 않을까 싶었다.

     

    저놈들과 비슷한 놈들이 또 있지 않을까 싶었다.

     

    하지만, 이런 좁은동네에서 얼굴을 다시 마주치는거보다는, 좀 더 넓은곳에서 이리저리 숨어다니는것이 훨씬 낫다고 생각했다.

     

     "그래, 내일 이동하자. 아이고.... 다리야..."

     

    긴장이 훅 풀렸는지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다행이도 몇분정도만 걸으면 집이 있었기에, 조금은 안심을 할 수 있었다.

     

    우리는 이 잿빛 세계에서 또다른 사람, 아니 사람임을 포기한 놈들을 대면한곳을 뒤로하고, 우리의 안식처로 몸을 옮겼다.

     

    믿을수 없다.

     

    모든게 사라진 잿빛 세계에서,

     

    자신들을 스스로 잿빛으로 물들이는 사람들이 있다는게 믿겨지지 않았다.

     

    당장 손을 잡고 뭉쳐도 모자랄판에, 모든 브레이크를 해제시키고 날뛰는 놈들이 있다는것이 놀라웠다.

     

    그놈들은, 인간이 아니었다.

     

    아니, 인간이길 포기했다.
    Avalanche의 꼬릿말입니다
    내 길을 걸어감에 있어
    나의 지식은 나의 창이 되고
    나의 경험은 나의 방패가 되고
    나의 손을 잡아준 사람은 나의 버팀목이 되어
    나의 창과 방패, 그리고 버팀목과 함께 끝까지 걸어가리라.
    그리고 그 길의 끝에서
    환하게 웃게 되리라.
    마지막에 웃는 사람이 되리라.

    필명 Avalanche, 소설쓰고 있슴다.
    관심있으신 분은 보러 오세요.
    보기만 해주셔도 감사합니당.
    '잿빛길을걷다'
    http://novel.bookpal.co.kr/view?bid=4185
    http://novel.naver.com/challenge/list.nhn?novelId=213409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푸르딩딩:추천수 3이상 댓글은 배경색이 바뀝니다.
    (단,비공감수가 추천수의 1/3 초과시 해당없음)

    죄송합니다. 댓글 작성은 회원만 가능합니다.

    번호 제 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80
    서피스2프로 뮤직앱 반복재생은 안되는건가요? [2] Avalanche 15/05/01 15:49 37 0
    179
    저는 스팀에 저장해놨던 제 신용카드 그냥 삭제했습니다. [2] Avalanche 15/04/26 10:38 280 1
    178
    잿빛 길을 걷다 - 23 [1] Avalanche 15/03/08 16:34 34 0
    177
    잿빛 길을 걷다 - EE Avalanche 15/03/08 16:33 26 0
    176
    잿빛 길을 걷다 - 21 Avalanche 15/03/08 16:33 32 0
    175
    플래닛사이드2 하시는분 계신가요 [6] Avalanche 15/02/05 11:12 47 0
    174
    잿빛 길을 걷다 - 20 [3] Avalanche 14/12/18 16:18 23 1
    173
    잿빛 길을 걷다 - 19 Avalanche 14/12/18 16:18 13 1
    잿빛 길을 걷다 - 18 Avalanche 14/12/18 16:17 17 0
    171
    잿빛 길을 걷다 - 17 Avalanche 14/12/17 16:27 19 1
    170
    잿빛 길을 걷다 - 16 Avalanche 14/12/17 16:27 21 1
    169
    잿빛 길을 걷다 - 15 [2] Avalanche 14/12/16 14:46 26 4
    168
    잿빛 길을 걷다 - 14 Avalanche 14/12/16 14:46 16 2
    167
    잿빛 길을 걷다 - 13 Avalanche 14/12/13 16:23 17 1
    166
    잿빛 길을 걷다 - 12 Avalanche 14/12/13 16:23 18 1
    165
    잿빛 길을 걷다 - 11 [1] Avalanche 14/12/12 16:16 18 2
    164
    잿빛 길을 걷다 - 10 Avalanche 14/12/12 16:15 20 3
    163
    잿빛 길을 걷다 - 09 [2] Avalanche 14/12/11 13:52 27 7
    162
    잿빛 길을 걷다 - 08 Avalanche 14/12/11 13:51 15 2
    161
    [본삭금] Support Force 랑 Normal Force 차이... [1] Avalanche 14/12/11 13:41 44 0
    160
    잿빛 길을 걷다 - 07 [2] Avalanche 14/12/09 15:35 16 8
    159
    잿빛 길을 걷다 - 06 Avalanche 14/12/09 15:35 20 3
    158
    잿빛 길을 걷다 - 05 [4] Avalanche 14/12/08 15:23 28 7
    157
    잿빛 길을 걷다 - 04 Avalanche 14/12/08 15:22 25 3
    156
    잿빛 길을 걷다 - 03 [1] Avalanche 14/12/07 17:02 16 8
    155
    잿빛 길을 걷다 - 02 Avalanche 14/12/07 17:02 13 3
    154
    잿빛 길을 걷다 - 01 CarpeDiem! 14/12/06 15:44 27 5
    153
    잿빛 길을 걷다 - Prologue [2] CarpeDiem! 14/12/06 15:43 35 6
    152
    감사인사 & Panic Room 해석 [4] CarpeDiem! 14/12/01 18:27 96 12
    151
    [븅신사바]공포소설 - Panic Room (스으으으압) [5] CarpeDiem! 14/11/14 16:46 84 12
    [1] [2] [3] [4] [5] [6] [7]
    단축키 운영진에게 바란다(삭제요청/제안) 운영게 게시판신청 자료창고 보류 개인정보취급방침 청소년보호정책 모바일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