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유머 - 잿빛 길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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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panic_75390

작성자 : Avalanche★

추천 : 4

IP : 216.164.***.134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4/12/16 14:46:33

http://todayhumor.com/?panic_75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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잿빛 길을 걷다 - 15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가 부모님을 잃은 후, 또 나도 부모님의 행방을 알지 못하게 된후, 우리는 침울한 감정을 놓을 수가 없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그래도 난 상훈이보단 나았던것 같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적어도 난, 내 가족을 내손으로 죽인다던지 한게 아니니까.....</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그리고 어디있는지 모를 뿐이지, 아직은 살아있다고 믿고 있으니까....</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너무나도 지쳐버린 상훈이를 데리고 어딘가로 가는건 무리라고 생각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우리가 집에 도착했을때의 시간은 오후 네시를 가리키고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곧 해가 질게 뻔했고, 놈들이 가득찬 세상에서 밤에 움직인다는건 자살행위나 다를것 없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오늘은 우리 집에서 쉬다가, 내일 다른데로 또 움직여 보자."</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베란다에서 집안으로 들어오며 상훈이에게 한마디를 건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아니, 대답을 할수 없다고 말하는 편이 더 나을것 같았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눈물자국이 짙게 남은 채로 잠들어버린 상훈이는, 마치 죽어버린것 처럼 고요하게 잠을 청하고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그런 상훈이를 쳐다보곤 부엌쪽으로 발길을 돌렸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뭐라도 좀 먹는다면, 기분이 좀 좋아진다든지 안정된다든지 할수 있을 것이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물건들이 반쯤 빠져버린 부엌으로 들어갔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아마 부모님이 여길 떠나면서 먹을것도 바리바리 싸들고 간 모양이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항상 라면이나 즉석식품을 넣어놨던 찬장도 반정도는 비어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햇반 하나쯤은 남겨놓고 갔을줄 알았는데, 정말 말그대로 싸그리 쓸어갔다고 말을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부모님이 꼼꼼한건 알았지만, 정말 이정도까지 꼼꼼하고 완벽하게 짐을 싸서 나가셨을거라곤 상상도 못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혹시나 뭐가 남아있을까 싶어 냉장고를 열어봤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만든지 제법 된것 처럼 보이는 나물들과 밑반찬들이 군데군데 보였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혹시나 다른 무언가가 있을까 싶어 냉동고까지 열어봤지만, 역시나 부모님이 깔끔하게 다 털어가신 상태여서, 우리 배를 채울 수 있는건 없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아마도 오늘 저녁은, 기숙사에서 가지고 온 라면으로 배를 채워야 할것 같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이왕 먹는거면 좀 따듯하게 끓여서 국물있게 먹는게 나으니까 말이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냉장고를 닫고는 가스레인지 불을 켜보았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아직 가스는 공급되고 있는지, 짱짱하게 잘 나오고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옆 싱크대의 물을 틀어보니, 아직은 물탱크에 남은 물이 조금은 있는지 물이 잘 나오고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오늘은 이걸로 라면을 끓여 먹으면 될것 같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저녁을 해먹을 수 있다는걸 확인하곤, 부엌에서 조심스레 나왔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여전히 소파위에 웅크리고 누워 자고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깊은 절망감속에 빠져버린 상훈이는, 다시는 일어나지 못할 것 같은 모습을 풍기며 곤히 잠들어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힘들것이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머리속에선 심한 갈등을 하고 있을것이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자기 가족을 자기가 직접 죽였다는 죄책감, 또 자기 가족이 놈들중 하나로 변해버렸다는 것에 대한 상실감이 너무나 클것이 분명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상훈이의 몸에서 반쯤 흘러내린 이불을 끌어올려 덮어주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내가 상훈이 근처로 갔을땐, 상훈이는 잠꼬대를 하는듯 무언가를 중얼거리고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아.....빠..... 엄....마..........."</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꿈속에서 조차도, 같은것이 반복되고 있었던것 같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그렇게 사경을 헤메고 있는 상훈이가 안쓰러웠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저녁정도였을것이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시계가 6시를 가리키고 있을때, 내가 상훈이 옆쪽에서 가방을 풀고는 안에 있는 식량을 확인하고 있을때였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으... 흐으.. 안돼!"</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무슨 꿈을 꾸었는지, 아주 다급하게 몸을 일으켰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가방을 정리하고 있던 중, 상훈이의 급박한 비명소리에 놀라 상훈이쪽으로 눈을 돌렸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반쯤 어둑어둑해진 주변에도 불구하고, 난 볼 수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고, 얼굴 주변으론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얼굴을 몇번 문지르곤, 나에게 말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 화장실.... 어디냐....?"</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내 방 앞쪽에 있는 방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비틀대며 일어서서는, 한걸음 한걸음 힘겹게 발을 떼며 화장실쪽으로 몸을 옮겼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화장실 불을 켜곤, 문을 닫고 잠궈버렸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그리곤 안쪽에서 물소리가 들려왔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물에 손을 대고 있지 않은지, 아무런 방해물 없이 흘러나오는 물소리가 들려왔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상훈이가 누웠던 자리로 가서 살짝 손을 대보았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축축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심하게 땀을 흘려댔는지, 덮고있던 이불 조차도 조금 젖어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도대체 무슨 꿈을 꾼건지, 많이 걱정됐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볼수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그렇게 굳건하던 상훈이가 조금씩 무너져 내려가고 있는것을, 너무나도 잘 볼수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그런 상훈이를 조금이라도 진정시켜 주기 위해, 뭐든 요리를 해주고 싶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제대로 남아있는 건 없지만, 그나마 기숙사에서 가져온 봉지라면이 있으니, 이걸로 라면이라도 끓여 줄 수 있을 것이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상훈이가 화장실로 들어가 있는 동안, 부엌으로 몸을 옮겼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찬장을 열며 냄비를 찾았지만, 정말 말그대로 다 긁어갔는지, 아주 작은 냄비 하나만이 덩그러니 남아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두개를 끓인다면, 넘쳐버릴수도 있을 것 같았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그래도 없는거 보단 나으니까....</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상훈이가 화장실에 있는 동안, 조용히 가스불을 켜 라면을 끓였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가 내게 힘이 되준것 처럼, 나도 상훈이에게 한번쯤은 도움을 줄 수 있으니까...</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라면을 끓여서는 거실로 가져갈때 쯤, 상훈이는 화장실의 불을 끄고 거실로 나와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소파위에 멍하니 앉아있다가, 내가 무언가를 들고오는 것을 보고는 내쪽으로 눈길을 옮겼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먹어. 집에 라면은 몇봉 남아있더라."</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상훈이 앞쪽에 상을 놓으며 말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멍하니 소파에 앉아있다가, 매콤한 국물 냄새가 났는지 소파에서 몸을 옮겨 상 앞에 앉았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조그마한 냄비 위로는, 하얀 김이 올라오고 있었고, 갓 만들어진 라면은 매콤한 냄새를 풍기며 상훈이를 유혹하고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상훈이 앞쪽과 내 앞에 그릇과 젓가락을 뒀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멍하니 라면이 들어있는 냄비만 쳐다보고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내가 먹지 않으면 상훈이도 먹지 않을까 싶어, 난 한젓가락정도를 크게 퍼서 상훈이 그릇에 덜어줬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먹어 임마. 먹어야 정신차리지."</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아무런 말 없이 내가 퍼주는 라면을 바라보고만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영혼을 잃은듯한 상훈이의 모습에 한숨을 내쉬곤, 내 그릇에 라면을 조금 덜어서 입으로 밀어넣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고소한 면과 얼큰한 안성탕면 특유의 국물 맛이, 굳어있던 몸을 풀어주고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멍하니 그릇만 바라보다, 젓가락을 들고는 그릇 안쪽을 몇번 찔러댔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그리곤 두세가닥씩 집어서는 입으로 밀어넣으며 깨작깨작 라면을 먹어댔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그렇게 상훈이는, 시나브로 라면을 먹어댔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나중에는 불어터진것도 그대로 입으로 집어 넣고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그렇게 조용히, 아무런 말도 없이 먹고있던 상훈이는 아주 조심스레 나에게 입을 열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우리.... 기숙사 나오기 전에... 자던 그 마지막밤에...."</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가 입을 열자, 난 상훈이쪽으로 눈길을 고정시켰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내가... 카톡을 하나 받았거든...."</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젓가락으로 퉁퉁 불어터져 우동수준의 면발이 된 라면을 뒤적거리며 말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아빠였어..... 아빠가... 그러시더라고...."</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터져나오려는 울음을 참으려 입술을 한번 꾹 깨물고는, 떨리는 목소리로 다음 말을 이어갔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상훈아... 엄마가... 이상하다... 엄마가... 밖에 나갔다가... 상처를 입고 들어오셨는데.... 갑자기 의식을 잃으셨다..... 갑... 자기..."</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입술을 꾹 깨물고는 울음을 참고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바로 앞에 있는 나에게 보일정도로, 몸을 덜덜 떨고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난... 여기 오기 전에도 느낌이 왔었어.... 분명히... 변했을 거라고.. 분... 명히... 흐윽... 변했을게 분명하다고...."</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젓가락을 내려놓고는 몸을 뒤로 기댔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근데... 막상 보니까... 모든게 무너지는 기분이더라... 아니길 바랬는데... 제발 아니길 바랬는데... 막상 보니까... 억장이 무너지더라고....."</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고개를 뒤로 젖히곤, 멍하니 천장을 바라봤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그런 상훈이에게 아무런 말을 꺼낼수 없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또다시 상훈이의 눈에선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아까... 자는데... 꿈에서도...... 부모님이 나왔어.... 부모님이... 좀비로 변해서... 나를 막 뜯어먹고..... 그러는 꿈이였다고...."</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눈가로 흐르는 눈물을 슥 닦고는 목이 메이는지 한박자 쉬고 말을 마쳤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꿈에서... 좀비 된 부모님 머리 깨부수고.. 목을 치는 걸 수도없이 반복해서 봤어..... 내가 부모님을 죽였다고.. 내가..."</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얼굴로 손을 가져가서는, 너무나 괴롭다는듯 얼굴을 가렸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울음을 참으려곤 하지만, 터져나오는 울음은 이미 멈추기 힘든듯 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흑.. 크흑... 흐극.... 엄마... 아빠.... 미안해요..."</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그런 상훈이를 조용히 보고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차마 무슨 말을 꺼내줄수가 없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위로의 말을 한마디 하려 했지만, 오히려 그게 독이 될거 같아 차마 말을 꺼내질 못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하지만, 해야만 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언제까지나 거기에 묶여서, 언제까지나 거기 파묻혀서 지낼수는 없는거니까....</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가 기숙사방에서 처음 갈등할때 내게 보여줬던 그 확고함.. 그걸 보여줘야만 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여기서 무너지면, 정말 둘다 죽는거라고 말이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상훈아.... 니가 힘든거.. 다 이해해. 니 부모님을 니 손으로 직접 죽였다는거, 너무나 힘들다는거 나도 느껴져... 근데.... 너도 이미 알고 있잖아. 놈들중 하나가 됐다는거는... 이미 죽은거나 다름 없는거. 너도 다 알고 있잖아... 그리고 다시 돌아오지 못하는거... 뻔히 알고 있잖아... 아마 부모님은 원했을거야. 그 고통을 니가 끝내줬으면 하는걸 말야."</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내말이 끝나자 마자, 또다시 통곡을 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온 집안이 상훈이가 우는 소리로 가득 찰 정도로, 상훈이는 큰소리로 울음을 터트렸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의 어깨를 짓누르던 죄책감이, 상훈이를 더 강하게 눌러대고 있는것만 같았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그런 상훈이를 가만히 두고 싶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조금만 더, 마음을 정리할 시간을 주고 싶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조용히 상훈이 앞에서 밥상을 치우곤 부엌에 조용히 앉아서는 밤을 보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밤을 새면서 들을 수 있었던건, 숨이 턱까지 차오를정도로 고통스럽게 몰아쉬며 울음을 터트리던 상훈이었다.</div>

Avalanche의 꼬릿말입니다

내 길을 걸어감에 있어
나의 지식은 나의 창이 되고
나의 경험은 나의 방패가 되고
나의 손을 잡아준 사람은 나의 버팀목이 되어
나의 창과 방패, 그리고 버팀목과 함께 끝까지 걸어가리라.
그리고 그 길의 끝에서
환하게 웃게 되리라.
마지막에 웃는 사람이 되리라.

필명 Avalanche, 소설쓰고 있슴다.
관심있으신 분은 보러 오세요.
보기만 해주셔도 감사합니당.
'잿빛길을걷다'
http://novel.bookpal.co.kr/view?bid=4185
http://novel.naver.com/challenge/list.nhn?novelId=213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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