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유머 - 잿빛 길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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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panic_75389

작성자 : Avalanc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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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216.164.***.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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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시간 : 2014/12/16 14:4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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잿빛 길을 걷다 - 14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우리는 상훈이 집 안쪽을 향해 더 깊게 들어갔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거실쪽까지 들어가자, 우리는 현관에서 부터 이어진 피의 길이, 가장 안쪽 방까지 이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그 뒤쪽으로 보이는 부엌과 거실은, 난장판이나 다름 없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물 한통이 엎어져서 바닥은 물바다가 되어있었고, 거실에서는 누군가가 심하게 몸싸움을 했는지, 소파의 중간이 크게 찢어져 있었고 쿠션들 조차도 널부러져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무언가에 홀린듯, 피의 길을 따라서 집 안쪽을 향해 걸어들어가고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영혼이 빠진 시체처럼, 아니, 놈들처럼 멍하니 집안쪽으로 걸어 들어가고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걸어들어가고 있는 상훈이를 붙잡았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야, 박상훈, 정신챙겨 임마."</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상훈이의 뒤쪽에서 상훈이의 어깨를 붙잡았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이런식으로 무방비상태로 들어간다면, 만약 안쪽에 무언가가 있을때 제대로된 대비를 하지 못할게 뻔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내가 자신을 잡자, 마치 무언가에 얻어 맞아 정신이 돌아온듯, 머리를 한번 세차게 흔들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하... 제발... 아니어야하는데.. 제발.. 제발..."</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가지고 있던 도끼를 양손에 들며, 피의 길이 이어진 안쪽 방을 향해 걸어갔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내 기억이 맞다면, 저 방 너머는 상훈이 부모님 방이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굳게닫힌 나무 문 앞에 서서는 문고리를 잡았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그리곤 아주 천천히, 마치 움직이지 않는 것 처럼 천천히 문고리를 돌려서는 문을 열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문은 아주 천천히, 그리고 조심스레 열리고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문은 바닥을 따라 서서히 미끄러지며, 그 안쪽 방의 모습을 점점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엄.........마........?"</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누군가를 조심스레 부르고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내가 상훈이 어깨 너머로 방 안쪽을 보았을때, 거기에는 머리를 반쯤 풀어헤친채 산발이 된 여자 한명이 침대 뒤쪽에서 웅크리고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그리곤 무언가에 열중을 하고 있는지, 상훈이의 말에는 반응을 보이지도 않고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엄마...?"</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안쪽으로 몇걸음 더 들어갔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침대를 사이에 두고 몇걸음 떨어지지 않은 거리에 왔음에도 불구하고, 그 여자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가 엄마라고 부르는걸 봐서는, 상훈이의 엄마인것 같았지만, 산발이 된 머리를 보자하니 이젠 엄마라고 부르기도 힘들 것 같았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거리를 좀 두고 멈춰섰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그리곤 조심스레 다시, 그 여성을 향해 말을 걸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 엄마?"</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두사람의 인기척을 느낀 그 여성, 상훈이의 엄마는 몸을 일으켰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산발이 된 머리에, 천천히 몸을 일으키던 여성은, 점점 그 모습을 확연하게 드러내고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여성의 손에는, 길게 늘어진 빨간색 물체가 들려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생물학시간에 많이 본 모양인걸로 봐서는, 아마도 소장이나 대장중 하나인것 같았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얼어붙어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어... 엄마....?"</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가 나지막히 부른 소리에, 그 산발의 여성은 우리쪽으로 고개를 돌렸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얼굴은 낯익은 얼굴이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얼굴 자체는, 학교를 오가며 봤던 아주 낯익은 얼굴이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하지만, 촛점을 잃어버린채로 우리를 노려보는 회색 눈동자와, 질겅대며 무언가를 씹고 있는 입, 그리고 창백해진 얼굴과 검게 물들어버린 블라우스의 앞섭은, 더이상 그 여자는 우리가 알던 그 여자가 아니라는걸 보여주고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의 엄마, 아니 이제는 놈들중 하나로 변해버린 그 사람은, 우리를 보자마자 질겅대던 입을 벌렸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입에서는 씹고있던 살점들이 후두둑 떨어지고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입안을 가득 메우고 있던 것이 떨어지자 마자, 그 입속에서는 괴랄한 소리가 울려퍼지기 시작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갸우우우.... 우구우........"</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오랜만에 본 아들을 반기기라도 하는듯, 그 놈은 아주 반갑게 인사를 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하지만 사랑이 담긴 인사라기 보단, 새로운 먹잇감이 제발로 찾아왔다는 기쁨의 인사에 가까웠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그놈은 침대뒤쪽에서 한걸음 한걸음씩 우리를 향해 걸어오기 시작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어.. 엄마... 엄마........."</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의 목소리는 심하게 떨리고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으그윽... 우그으....."</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의 부름에 대답이라도 하듯, 그놈은 천천히 목을 긁어대며 소리를 내고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우린 천천히 뒷걸음질을 치며 방 밖으로 나가기 시작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그놈은, 엄마의 마음으로 우리를 끌어안고 환영하고 싶은듯, 한걸음 한걸음씩 방 밖으로 나오기 시작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엄마... 엄마....."</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울부짖다 시피 엄마를 불렀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하지만, 그 부름에 답하는 것은, 상훈이의 엄마가 아닌 괴물이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사람의 목소리로 '그래, 우리아들' 이라고 대답해주어야할 그 사람은 이미 괴물이 되어 그르렁거리는 소리만 내고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훌쩍이고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자신의 가족의 목을 자신이 쳐야한다는 생각에 크게 갈등하고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거기에 무슨 말을 할 수 없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자기 자신의 인생을 건 최대의 선택이기에, 그리고 이미 그 선택은 정해져 있고 마음이 정해졌어야 했기에, 난 그의 마음을 더 복잡하게 만들 수는 없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울먹이고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자신의 가족이었던 사람을 죽여야 한다는 사실에 상훈이는 손을 떨고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그리곤, 도끼를 부여잡고는 머리 위로 치켜 들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엄마.... 미안해요.... 그리고... 사랑해요...."</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머리위에서 멈춰있던 도끼머리는, 허공을 가르며 상훈이 엄마의 머리로 떨어졌고, 두개골을 부수며 상훈이 엄마의 뇌를 갈라버렸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그렇게 머리가 우그러진채로 상훈이 엄마의 몸은 천천히 바닥을 향해 무너져 내려갔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30분째 소파에 앉아 멍하니 앉아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그의 시선은, 도끼가 꽂힌채로 쓰러진 자신의 엄마였던 괴물의 시체에 고정되어 있었고, 촛점없이, 아무런 생각없이 멍하니 앉아만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그런 상훈이를 건드릴 수 없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모든 것을 잃은 표정을 짓고 있었기에, 차마 말을 붙여 상훈이를 일으켜줄 수 없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그리고 난 차마 말을 할 수 없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 엄마가 있던 방안에서, 내장이 다 파헤쳐진 상훈이 아빠가 있다는걸 차마 말해줄수는 없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그렇게 상훈이가 마음을 정리할 수 있게 혼자 두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상훈이 집을 나와, 내 집 문앞으로 향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만약 상훈이와 같은 일이 벌어진다면, 난 과감하게 머리를 찍어버릴 각오를 하고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이미 그들중 하나가 되어버렸다면, 이미 이세상 사람은 아닌것이기에, 또 다신 돌아올수 없다는걸 알기에, 난 과감하게 그들을 묻을 각오를 하고 집 문을 열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내가 문 손잡이를 잡고 돌리고 있을때, 누군가가 내 등 뒤에 서서는 어깨를 두드리고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이미 모든것을 잃은 표정으로, 멍하니 서있는 상훈이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내가 밖으로 나가곤, 문열리는 소리가 들리자 따라 나온것이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그런 상훈이에게 눈길을 돌렸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완전히 메말라 허옇게 일어난 입술을 떼며 말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 들어가자......"</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아무런 대꾸를 하지 않고, 살짝 고개를 끄덕이곤 문을 활짝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혹시나 싶어 현관 바닥을 보았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 집처럼 긴 피의 길이 이어져있다면, 나도 내 무기를 휘둘러야 하기 때문에, 반 걱정을 하며 바닥으로 눈을 돌렸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깨끗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피의 길은 커녕 먼지 하나 조차도 남아있지 않았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집 안 문을 열며 들어갔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집안 조차도, 아무런 피의 길도 없이, 그 어떤 먼지 한톨도 없이 아주 고요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혹시나 싶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아직 여기 두분이 남아계신가면 하는 생각에, 그런 희망에 가득차 부모님을 불러봤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엄마? 아빠?"</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온 집안에 울릴 정도로 크게 부모님을 불러봤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하지만, 내가 들을수 있던건, 상훈이와 내가 만들고있는 발자국 소리와 숨소리 뿐이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모든 방문을 열어봤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내 방도 텅 비어있었고, 부엌, 서재도 모두 비어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혹시나 부모님이 부모님방 안쪽에 숨어계실까 하는 생각에 부모님 방 문을 열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내가 문을 열자마자 볼 수 있었던건, 커버가 벗겨진 침대 뿐이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옷장들의 문은 활짝 열린채로, 내장을 드러내고 있었고, 그 안은 반쯤 비어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설마 모든것을 챙겨서 도망가신걸까?</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만약 그러셨다면, 주차장에 부모님의 차가 없을것이 분명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베란다 문을 열고는 고개를 내밀어 주차장을 쳐다봤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우리집에서 베란다 밖으로 고개를 내밀면 주차장이 바로 보였는데, 우리 차가 딱 보이는 그런 위치였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두리번 거리며 아빠 차를 찾아보았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아까 들어오면서 제대로 봐둘걸 그랬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들고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아무리 눈을 씻고 찾아봐도 아빠 차는 없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특히나 1204라고 쓰여진 주차장 자리가 비어있는걸로 봐서는, 이미 짐을 다 싸서는 도망치신 것 같았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안심이 되기도 하지만, 걱정되기도 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굉장히 빠른 상황판단을 하고 피하신거지만, 이렇게 되버리면 생사도 모르는 거니까....</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애써 불안감을 떨치려 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부모님은 분명히 살아남으실 것이다 라는 생각으로 머리속을 가득 채웠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그리고 살아남으실 게 분명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아빠도 특전사 출신이시고, 또 워낙에 생명력이 강하신분이어서, 어떻게든 이 상황을 헤쳐나가려고 노력하고 계실것이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만약 살아계신다면.... 이 사태가 진정되고 나서 다시 만날수 있을것이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아니, 다시 만날수 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그렇게 믿고 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집에서 생긴 소동 이후에 우리집으로 건너왔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우리 집으로 와서도, 상훈이는 넋을 놓은채로 앉아만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갈색 소파에 기대어 멍하니 앉아있다가, 조용히 소파위로 몸을 누이곤, 몸을 웅크렸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의 눈에서는 멈추지 않는 눈물이 계속 흐르고 있었고, 입은 바싹 말라버려 하얀색 살껍질이 일어나고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그리곤 멍하니, 아주 멍하니 천장과 자신의 앞만 응시하고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내가 그런 상훈이에게 해줄수 있었던건, 그나마 남아있던 이불 한두장을 꺼내주는것, 그리고 물을 건네주는것, 집에 남아있던 라면 한봉을 건네주는것 뿐이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물론 상훈이는 아무것도 손대지 않고, 멍하니 누워만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양다리를 감싼채로 몸을 웅크린 상훈이는, 그렇게 울고만 있다 지쳐선 잠들어버렸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그런 상훈이 위로 이불을 덮어주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눈가 주변에 짙은 눈물자국이 남아있는 상훈이를 뒤로하곤, 베란다에 가 밖을 보았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주변에서 피어오르는 연기에, 옥포라는 마을은 점점 회색빛으로 변해가고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이미 회색으로 변해버린 도시에, 우리 마저도 점점, 우리만의 색깔을 잃고는 회색으로 변해가고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희망을 잃고, 목적을 잃고, 꿈을 잃어버린채로...</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우리도 점점 그 회색빛에 물들어가고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회색빛에 점점 물들어, 우리의 정신은 점점 더 짙어져가고만 있었다.</div>

Avalanche의 꼬릿말입니다

내 길을 걸어감에 있어
나의 지식은 나의 창이 되고
나의 경험은 나의 방패가 되고
나의 손을 잡아준 사람은 나의 버팀목이 되어
나의 창과 방패, 그리고 버팀목과 함께 끝까지 걸어가리라.
그리고 그 길의 끝에서
환하게 웃게 되리라.
마지막에 웃는 사람이 되리라.

필명 Avalanche, 소설쓰고 있슴다.
관심있으신 분은 보러 오세요.
보기만 해주셔도 감사합니당.
'잿빛길을걷다'
http://novel.bookpal.co.kr/view?bid=4185
http://novel.naver.com/challenge/list.nhn?novelId=213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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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14/12/17 08:49:44 14.56.***.137 코알리 195446
[2] 2014/12/20 16:31:37 182.215.***.78 안나프로이드 5315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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