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유머 - 잿빛 길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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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panic_75304

작성자 : Avalanc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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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216.164.***.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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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시간 : 2014/12/13 16: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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잿빛 길을 걷다 - 13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우린 다급한 발소리를 내며 아파트 주차장에 달려 들어갔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1층 주차장을 보니, 이미 빠져버린 차들도 많았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눈에 띄는 대여섯대의 차 빼고는, 대부분이 빈자리로 남아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주변을 두리번 거렸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아마도 자기 부모님의 차가 있는지 없는지를 확인하는 듯 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주변을 두리번 거리고, 까치발을 들어 안쪽 주차장까지 확인한 상훈이는, 더욱 더 커진 불안감에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우리가 아파트와 주차장 사이에 있는 디지털 도어락쪽으로 몸을 돌렸을때, 우리는 아주 처참한 광경에, 올라오는 토악질을 삼켜야만 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온 패널은 피칠갑이 되어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반쯤은 말라 붙은채로, 또 반은 패널 아래쪽에 맺혀 툭툭 떨어지고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그리고 누군가가 손에 피칠갑을 하고 그 주변을 만졌는지, 시뻘건 손자국은 숫자 패널들을 뒤덮고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밑에 시체가 보이지 않는걸로 봐서는, 안쪽으로 들어가려고 힘겹게 버튼을 누르다 여기서 그대로 쓰러지고, 그 다음은 뻔하게 놈들중 한놈이 됀것 같았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우린 도어락의 신호를 받는 유리문쪽으로 눈을 돌렸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안쪽에선 누가 거나하게 피를 토해댔는지, 안쪽이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피칠갑이 되어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위쪽 유리에 짙게 칠해진 피는, 아래쪽으로 철철 흘러 기나긴 피의 선들을 남겨놓고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피에 절어있는 패널 위로 비밀번호를 누르기 시작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아마 안쪽에서 피가 굳어버렸는지, 제대로 버튼이 안눌리는 모양이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비밀번호를 누른다면, 삑삑하는 전자음이 들려왔어야하는데, 전혀 들리고 있지 않았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같은 비밀번호를 연거푸 때려넣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대여섯번 정도 시도를 했지만, 굳게닫힌 피의 문은 열릴 생각을 하지 않았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아... 미치겠네 진짜..."</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다짜고짜 주먹으로 숫자패널을 냅다 후려갈겼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콰직하는 소리와 함께 버튼들 몇개가 떨어져 나왔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의 손도, 정체를 알 수 없는 핏줄기가 묻어나와, 마치 상훈이의 손은 큰 상처가 난것 처럼 보였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김경현 비켜봐."</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비밀번호 패널 옆쪽에 세워놓은 도끼를 다시 집어들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그리곤 피칠갑이 된 유리문 안쪽을 핏줄기 넘어로 살펴보았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오케이.. 안에는 아무것도 없지?"</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도끼를 바루 잡더니, 그대로 아래쪽 유리를 강하게 후려대기 시작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온 문이 흔들릴 정도로 강하게 유리를 내려 치고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온 주차장 안은, 쾅쾅대는 소리로 가득차고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주변에 놈들이 아무도 없었기 때문에, 조금은 안심하고 상훈이를 기다리고 있었지만, 보통 큰소리가 아니라 조금 거리가 있는 곳에 있는 놈들도 끌어올 가능성이 없는건 아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야, 박상....."</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내가 그를 부르려 할때, 상훈이는 유리를 향한 마지막 한방을 내리꽂고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그의 도끼가 반쯤은 깨부숴진 유리틈 사이를 찍었을때, 유리는 안쪽 이곳저곳으로 흩날리며 부서졌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온 주차장은, 유리 한장이 부서지는 소리로 크게 울려퍼졌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야, 이거 소리때문에 몰려 드는거 아니...."</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내심 걱정되어 상훈이에게 말을 붙였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하지만 상훈이는, 아주 쌀쌀하게도, 아니 아주 불안한 목소리로 나에게 버럭 화를 내곤 깨진 유리 주변을 정리하고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닥치고 좀 있어!"</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나를 돌아보고 소리치곤, 뚫린 유리문 아래로 몸을 숙여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주변을 두리번 대며 놈들이 없는걸 확인하곤 상훈이를 따라 우리 집으로 들어갔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안쪽에선, 놈들중 한명이 있었던건지, 검은색 액체가 바닥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한발한발 내딛을때마다, 찰박거리는 소리가 들려올 정도였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우리 집은 12층에 있었기에, 계단으로 걸어가기엔 거리가 제법 됐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우리는 혹시나 전기가 끊기지 않았을까 걱정을 하며, 엘리베이터쪽으로 발걸음을 뗐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6이라는 숫자에 불이 들어와있는것을 봐서는, 전기는 아직도 들어오고 있는 것 같았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내가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려 손을 뻗었을때, 난 또 덕지덕지 피를 붙이고 있는 엘리베이터 버튼을 볼수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이 버튼조차도 누군가가 피를 잔뜩 묻히며 문질러댔는지, 뭉개진 손자국이 남아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엘리베이터의 버튼을 눌렀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삐걱대는 느낌이 들며 버튼은 안쪽의 회로를 이어주며, 온 엘리베이터에 전기를 공급하는듯 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버튼에는 주황색 불이 들어왔고, 우리는 6층에 멈춰있던 엘리베이터가 우리에게 내려와 문을 열어주길 기대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하지만, 당연히 버튼을 누르고 몇초정도 있다 5층으로 바뀌었어야 할 엘리베이터의 디스플레이는, 6층에 멈춰선 채로 남아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누군가가 엘리베이터를 못쓰게 장난을 치고 있는 듯 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상훈이를 돌아보며 말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어떤 미친놈이 엘리베이터가지고 장난치나본데... 계단으로 걸어올라가야겠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말이 없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모자를 푹 눌러쓰곤, 입만 굳게 다문채로 내 뒤에 서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내 말을 듣자마자, 상훈이는 바로 몸을 돌려 계단쪽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아무런 말도 없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그냥 굳게 다문 입과, 피가 날정도로 세게 깨물고 입술만을 내게 보여준채, 상훈이는 비상계단쪽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그런 상훈이의 뒤를 따라 계단을 올라가기 시작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한층한층 층수가 올라가기 시작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계단 한켠에 붙어있는 안내판의 숫자는 하나씩 올라가기 시작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1층에서 2층, 2층에서 3층, 3층에서 4층, 4층에서 5층.....</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우린 5층정도에서부터 풍겨오는 짙은 피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우린 계단을 따라 올라가려 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계단쪽으로 몸을 돌리자마자 우리가 봤던건, 계단을 따라 흘러있는 한줄기의 피였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검은색이 아닌것을 보아서는 놈들의 피는 아닌것 같았지만, 흘러있는 양이 제법 되는걸 보니 한사람의 피는 아닌 듯 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우리는 굽이쳐져있는 계단을 따라 걸으며 6층으로 걸어 올라갔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우리가 6층에 도착하자마자 깨달았던것은, 엘리베이터가 안내려오는 것이 아니라 못내려오고 있었다는 것이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목이 잘려버린 시체가 엘리베이터 문쪽에서 반쯤 걸친채로 문이 닫히는걸 막고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엘리베이터는, 자신의 열려진 입을 닫으려고 했지만, 그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살덩어리때문에, 닫고있던 입을 다시 열고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엘리베이터 사이에 껴있던 시체는, 목이 날라가버린 상태로 쓰러져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잘려진 목쪽 단면에서는 피가 철철 흘러 넘쳤는지 6층 바닥의 반정도가 피로 물들어 있었고, 그 피의 호수는 계단의 아래쪽으로 수십칸의 작은 한줄기의 폭포를 만들고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너무나 역겨웠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목쪽에서 무언가가 올라오고 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목을 강렬하게 자극하며 올라오는것은, 토악질이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그 쓰러진 시체 위로, 먹은것을 게워내기 시작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그런 나를 살짝 쳐다보곤 등을 몇번 두드려 주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너무나 참혹한 광경이었기에, 또 내 비위가 그렇게 좋진 않기 때문에, 난 장속에 쌓여있던 모든것을 뺄 기세로 토악질을 해댔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목이 잘린채로 죽은 시체위로 떨어진 내 구토는, 불쾌한 장면을 더욱 극대화시키고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한쪽 팔로 입을 슥 닦고는, 다시 위를 향해 발걸음을 향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계단 벽에 붙은 패널의 숫자는 하나씩 올라가고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6에서 7, 7에서 8, 8에서 9....</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그 숫자가 하나씩 올라갈때 마다, 상훈이의 발걸음은 조금씩 빨라지기 시작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는데도, 멈추지 않았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가족이 어떻게 됐을까, 가족이 아직도 살아 있을까 하는 불안감이, 층수를 더해갈때마다, 더 커지고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층수가 더해짐에 따라, 그 불안감과 긴장감은 더욱 커져가고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1층에서 가졌던 불안감은, 3층에서 더 배가 됐고, 6층에서는 더더욱 커졌고, 10층정도에 다다랐을때는, 심장이 두근거려 손이 떨려오기 시작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 조차도 그랬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거의 전력질주하다 시피 계단을 올라갔던 상훈이는, 10층정도에 다다랐을때는 가쁘게 숨을 몰아쉬면서 벽을 짚어댔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조금만 쉬었다 가자.', 또는 '괜찮을거야.' 이러한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철벽과도 같았던 상훈이에게서 보이던 그 작은 갈라진 틈은, 내가 자칫 잘못 건드리면 그 큰 벽이 무너져버릴수도 있겠다는 인상을 강렬하게 내뿜고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계단 벽의 숫자가 어느새 11을 가리키고, 우리는 몸을 날리다 시피 하며 계단을 뛰어올라갔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계단 벽의 패널은, '12↑ 11↓' 을 가리키고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딱 한칸만 더 올라간다면, 바로 우리 둘의 집으로 갈 수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헉헉대는 소리를 내며 나머지 계단을 성큼성큼 걸어올라갔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우린 그렇게 12층에 도달할 수 있었고, 12층이라는 큰 표식을 보자마자, 우린 바닥에 엎어져서는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우리의 양옆으로는, 갈색의 철문이 자리하고 있었고, 두 문에는 1203이라는 숫자와1204라는 숫자가 붙어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우리집이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어느정도 호흡이 진정이 됐는지, 바닥에서 몸을 일으켜서는 1203이라는 숫자가 적힌 문 앞에 섰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 집이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디지털 도어락의 버튼을 눌러선, 숫자 패널을 열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아무런 빨간색 물질도 묻어 있지 않았던 숫자패널을 본 상훈이는, 안도의 미소를 날리게 만들어 주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비밀번호를 입력하는 삑소리가 8번 들린 후, 잠금이 풀리는 소리가 났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엄마!" 라고 크게 외치며 문을 열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하지만, 상훈이의 희망은 그곳에서 산산히 깨어진것 같았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긴 빨간색 피의 길에, 상훈이는 얼어 붙고 말았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또, 그 피의 길 위로 떨어져 섞이고 있는 검은색의 물질은, 상훈이가 가졌던 모든 꿈과 희망을 산산히 깨어부수기에 충분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완전히 창백해진 얼굴로, 안쪽으로 한걸음씩 발을 뗐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모든것을 잃어버린것 같은 표정이, 거울에 비쳐 나에게로 전해졌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문을 놓고 들어가려는 상훈이의 뒤를 따라 들어가려, 문을 잡았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문에 손을 댔을때 내가 느낄수 있었던건, 축축함이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깜짝 놀라 손을 뗐을땐, 내 손은 빨갛게 물들어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손금을 가로지르며 네줄기의 빨간색 줄들이 그어져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문의 스토퍼를 내려 닫히지 못하게 막아두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현관 문을 열고 조심스레 들어가고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그런 상훈이 밑으로는, 무언가가 끌려들어간듯한 흔적이 보였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빨간색 핏자국은, 얇고 넓게 퍼진채로 집 안쪽을 향해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엄....마....? 아빠......?"</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안쪽으로 걸어들어가며 조심스레 가족을 부르고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안쪽에선 아무런 대답도 들리지 않았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우린 조금더 안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Avalanche의 꼬릿말입니다

내 길을 걸어감에 있어
나의 지식은 나의 창이 되고
나의 경험은 나의 방패가 되고
나의 손을 잡아준 사람은 나의 버팀목이 되어
나의 창과 방패, 그리고 버팀목과 함께 끝까지 걸어가리라.
그리고 그 길의 끝에서
환하게 웃게 되리라.
마지막에 웃는 사람이 되리라.

필명 Avalanche, 소설쓰고 있슴다.
관심있으신 분은 보러 오세요.
보기만 해주셔도 감사합니당.
'잿빛길을걷다'
http://novel.bookpal.co.kr/view?bid=4185
http://novel.naver.com/challenge/list.nhn?novelId=213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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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14/12/13 22:55:36 182.215.***.78 안나프로이드 5315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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