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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차단 상태
    Avalanche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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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닉네임변경 이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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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75285
    작성자 : Avalanche
    추천 : 2
    조회수 : 522
    IP : 216.164.***.134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4/12/12 16:16:17
    http://todayhumor.com/?panic_75285 모바일
    잿빛 길을 걷다 - 11
    상훈이와 난 심연의 입구에 서있었다.

     

    불 하나 조차 보이지 않았다.

     

    원래 터널이라고 불리는 것이라면, 그 특유의 주황색 불이 중간중간마다 켜져있어야 했지만, 한 줄기의 불빛조차 보이지 않았다.

     

    거기다가 침매터널의 구조 자체가, 밑으로 내려갔다가 위로 올라가는 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침매터널이라는 이름의 심연이 우리를 빨아들이는 듯 했다.

     

    상훈이는 가방을 내려놓고는, 앞쪽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어 손전등을 찾았다.

     

     ".... 대체 뭔 일이...... 생긴거지... 왜 불이.... ..... 꺼져있냐..."

     

    난 떨리는 목소리를 도저히 감출수가 없었다.

     

    상훈이는 손전등을 손으로 몇번 껐다 키며, 작동을 하는지 안하는지 확인하고 있었다.

     

    난 가방 옆주머니쪽으로 손을 뻗어서는, 검은색 할로겐 랜턴을 꺼냈다.

     

    예전 생일때 아빠가 예쁘게 포장해서 줬던 랜턴이었다.

     

    한손에 딱 들어가는 작은 크기의 검은색의 랜턴은, 그 크기와는 다르게 아주 밝은 빛을 내주었다.

     

    난 랜턴 꽁지쪽의 버튼을 몇번 눌러, 확실히 랜턴이 켜지는지를 확인했다.

     

     "정말 상황 재미지게 돌아가네.. 염병할..."

     

    상훈이는 가방 지퍼를 굳게 잠그곤 다시 일어서며 말했다.

     

    상훈이조차도, 이 짙은 어둠속으로 들어가는건 힘든지,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나와 상훈이는 랜턴을 켜서 앞쪽 터널을 비춰보았다.

     

    빛은 끝에 닿을 생각 없이 끝까지 뻗어 나가고 있었다.

     

    저 먼 어둠속의 어느곳을 향해 비추고 있었던것 같지만, 어찌나 깊었던지 그 빛이 닿는곳을 볼수도 없었다.

     

    상훈이는 가방 어깨쪽에 나와있던 스트랩쪽에 손전등을 매달곤 도끼를 양손으로 붙잡았다.

     

    살짝 상훈이를 봤을때, 그의 모습은 마치 광산이 나오는 공포영화에 나오는 한명의 광부 같았다.

     

    검은색 야구모자를 푹 눌러쓰고, 도끼를 몇번 돌리며 고쳐잡는 모습은, 어떠한것도 두려워 하지 않을듯한 자태를 보여주고 있었다.

     

    난 오른손에 든 크로우바를 고쳐잡고는 앞쪽을 다시 쳐다보았다.

     

    지옥 한 가운데로 들어간다는 느낌이 내 머리속을 헤집어놓고 있었다.

     

    다리가 떨려오고 있었다.

     

    아니, 힘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았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저곳에 들어가서, 어떤 일을 당할지 도저히 상상조차 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 미지의 공포는 나란 존재를 점점 앗아가고 있었다.

     

    머리속에선 점점 무섭다는 생각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었다.

     

    마치 맑은 물속에 검은색 잉크 한방울을 떨어트린듯, 공포라는 존재는 나를 점점 좀먹어 가고 있었다.

     

    그 검은빛 물질에 반응하듯, 손전등을 든 왼손이 잘게 떨리기 시작했다.

     

    난 조금이라도 긴장을 덜어보려 침을 살짝 삼켜봤다.

     

    목구멍을 타고 넘어가는 느낌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무언가가 내 어깨를 건드리는 느낌이 났다.

     

    난 너무나 놀라 옆을 돌아보았다.

     

    상훈이었다.

     

    내가 들고있던 손전등에서 나오는 불빛이 잘게 흔들리는걸 본건지, 내가 괜찮은지를 확인하려 내 어깨를 쳐본것 같았다.

     

    내가 옆을 돌아봤을때, 난 상훈이와 눈이 마주쳤다.

     

    분명히 봤을것이다.

     

    공포감에 가득찬 눈동자를 분명히 뚫어지게 쳐다봤을것이다.

     

    너무나 부끄러웠다.

     

    난 고개를 돌리고, 다시 터널 안쪽을 바라보았다.

     

    싫어도 해야만 했다.

     

    내키지 않아도 해야만 했다.

     

    난 입술을 살짝 깨물곤 입을 열었다.

     

     "가자."

     

    우린 그렇게, 아주 깊은 심연속으로 몸을 옮겼다.

     

     

     

    한치앞도 보이지 않았다.

     

    우리가 랜턴을 비춘 쪽만 밝았을 뿐이지, 그 이외의 장소는 칠흑같은 어둠의 베일에 둘러쌓여 있었다.

     

    만약 이 어둠속에서 놈들중 하나가 우리를 잡는다면....

     

    끔찍한 생각이 슬슬 일어나기 시작했다.

     

    귓속에서 윙윙대는 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그리곤 그 윙윙대는 소리 속에서, 아주 작은 소리로 짐승이 숨을 몰아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르렁대는 소리는 내 귓속에서 점점 더 커져오고 있었다.

     

    눈앞이 약간 흐릿해지기 시작했다.

     

    내가 보고있는 것들의 가장자리가 아주 미세하게 일그러지고 있었다.

     

    갑자기 명치가 아려오고 있었다.

     

    무언가가 내 명치위에 올라가 나를 꽉 누르고 있었다.

     

    점점 숨을 쉬기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난 조금 더 공기를 들이 마셔보려 했다.

     

    숨이 턱턱 막히고 있었다.

     

    조금 더 불안해지고 있었다.

     

    난 오른손에 쥔 크로우바를 더욱 세게 쥐었다.

     

    어찌나 힘을 줬는지, 손이 아주 잘게 떨리고 있었다.

     

    아니, 공포때문에 떨리는 것이다.

     

    공포때문에 떨리고 있는것이 분명하다.

     

    한발 한발 내딛을때 마다, 심연속으로 더욱 깊게 들어가고 있었다.

     

    앞쪽으로 불을 다시 비춰봤다.

     

    예닐곱대의 차가 나란히 서서는, 그 사이로 좁은 길을 만들고 있었다.

     

    난 또다시 희미한 그르렁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정말 놈들이 내는 소리인지, 아니면 빌어먹을 내 귀가 스스로 만들어내는 소리인지 도저히 분간할 수 없었다.

     

    난 두대의 그랜저쪽으로 불빛을 비춰봤다.

     

    한쪽 그랜저는 창문이 열려있었다.

     

    만약 저쪽으로 한놈이 나와서 나를 붙잡는다면, 난 꼼짝없이 죽어버리고 마는걸까.

     

    난 고개를 몇번 저어 애써 생각을 떨쳐내보려 했다.

     

    난 혹시 모를 상황이 생길까 두려워, 가방이 창문쪽으로 가게 그랜져 사이를 지나갔다.

     

    그때였다

     

    무언가가 날 급작스럽게 끌어당기는 느낌이 느껴졌다.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아니, 애써 힘을 줘보려 했지만, 아무리 힘을 써도 내 몸은 차쪽으로 끌려가고 있었다.

     

    난 바닥에 발이 닿는걸 느껴지자마자 힘껏 몸을 빼내려고 앞쪽으로 몸을 기울였다.

     

    하지만 뒤쪽에서 날 잡아당기고 있는 그 무언가는 점점 내 뒤쪽을 기어올라오려 하는것 같았다.

     

    그때 난 들을 수 있었다.

     

    짐승이 내는 그 특유의 그라울링을 들을수 있었다.

     

    가래가 잔뜩 끼인채로 목을 자극하며 내는 그 소리는, 아까부터 내가 들었던 그 소리다.

     

    놈들이었다.

     

    놈들이 내 가방을 잡아버렸다.

     

    이제 내 가방을 쥐고는 날 더 가까이 끌어 당겨 내 목을 물것이다

     

    목에서 피를 칠칠 흘려대며 난 여기서 죽어갈것이다

     

    죽기 싫다

     

    여기서 죽을수 없다.

     

    난 무조건 빠져나가야한다

     

    난 앞으로 몸을 기울였다.

     

    그때, 콰직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갑자기 나를 잡아채던 힘이 풀리곤, 가방이 내 어깨를 누르는 힘이 약해지는걸 느꼈다.

     

    난 바로 뒤돌았다.

     

    놈이었다.

     

    얼굴이 반쯤은 내려 앉아서는, 차속에 갖혀 있던 놈이었다.

     

    난 부서져버린 머리통을 향해 내 크로우바를 내려 찍었다.

     

    놈의 피가 내 얼굴로 튀는게 느껴졌다.

     

    난 그놈의 머리통을 수도없이 내려쳤다.

     

    그놈의 뇌수가 내 크로우바에 찍혀 튀어오르는게 느껴졌다.

     

    날 잡으려 했던 놈이었다.

     

    난 내려찍었다.

     

    놈의 머리의 벌어진 틈 사이로 내 크로우바를 찍어 넣었다.

     

    살아 남고 싶었다.

     

    이놈을 지금 죽이지 않으면 난 놈들이 되고만다.

     

    난 찍었다.

     

    그때였다.

     

    무언가가 날 다시 잡아당기는 느낌이 들었다.

     

    죽기싫었다.

     

    내 팔 밑으로 손을 넣은 그놈은 내 목을 물려고 할것이다.

     

    난 발버둥쳤다.

     

    하지만 날 잡아당기는 그 힘은 점점 더 거세졌다.

     

    내 목 뒤로 손을 단단히 고정시킨 그놈은 날 뒤로 더 거세게 끌어댔다.

     

    죽기 싫다.

     

    여기서 죽을순 없다.

     

    여기선...

     

    귓속이 점점 멍해졌다.

     

    이명증이 생긴마냥, 귓속은 아주 고음으로 가득차고 있었다.

     

    아주 큰 버저가 내 귀 바로 옆에서 울리듯, 귓속이 시끄러웠다.

     

    놈이 끌어당기는 힘은 더 거세지고 있었다.

     

    난 이제 목을 물어뜯긴 사슴처럼 온몸이 축 늘어질것이다.

     

    내 배는 갈려, 모든 장기가 놈들의 뱃속으로 들어갈것이다.

     

    내 살점은 갈기갈기 찢겨 놈들의 뱃속에서 썩어갈것이다.

     

    죽을수 없다

     

    죽기 싫다

     

    죽기 싫다

     

    죽을순 없다

     

    여기까지 왔는데

     

    죽을순 없다

     

     

     

     

     

     

     "........ ..신 ㅊ.......!"

     

    귓속을 울려대던 버저소리가 점점 멎어가곤 다른 소리가 들려왔다.

     

    그르렁대는 소리가 아닌, 사람의 성대를 통해 나오는 소리 같았다.

     

     "...........!"

     

    현이란게 들렸다.

     

    .. 이름을 부르는건가?

     

     "......경현! ..신차... ....끼야!"

     

    내 이름을 부른것이다.

     

    경현이라는 글자를 분명히 들었다.

     

    그때였다.

     

    내 머리 뒤쪽을 강하게 찍는 느낌이 들었다.

     

    내 귀를 울려대던 버저소리는, 거짓말같이 뚝 끊기게 되었다.

     

     "김경현! 정신차리라고 이 개새끼야!"

     

    아주 익숙한 목소리였다.

     

    버저소리가 멎고 나서 들린 이 목소리는 내가 여기까지 오면서 들어왔던 목소리였다.

     

     "김경현! 나 박상훈이라고! !"

     

    ...상훈....

     

    상훈이.. 상훈이...

     

    난 여기서 상훈이랑 같이 걷고 있었지...

     

     "김경현! 정신챙겨!"

     

    그래.

     

    상훈이였다.

     

    내 절친이었던 상훈이었다.

     

    초중고를 같이나온 상훈이다.

     

    같은 고등학교에서 기숙사를...

     

    그래.. 기숙사.

     

    기숙사를 나왔었지.

     

    기숙사를 탈출했었다.

     

    그리고.... 거가대교쪽으로 오고...

     

    그리고 지금 난...

     

     "김경현!"

     

    다시 무언가가 내 머리 뒤쪽을 후려치는 느낌이 들었다.

     

     

     

     

    어물거리던 내 눈앞이 다시 제자리를 찾아가기 시작했다.

     

    물체들의 윤곽선이 점점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었다.

     

    난 내 앞에서 날 흔들고있는 사람을 보았다.

     

    흐릿하고 푸르던 눈앞이 점점 제자리를 되찾아가기 시작했다.

     

    상훈이였다.

     

     "김경현! 내말 들리냐고! !"

     

    정신이 없었다.

     

     "이새끼 미쳤나 진짜... !"

     

    난 눈앞이 갑자기 햇빛을 본듯 심하게 부셨다.

     

    상훈이가 자기 손전등으로 날 비추고 있는 모양이었다.

     

     ", 김경현. 김경현. 정신드냐?"

     

    불빛이 치워지자마자 내가 본건 상훈이의 얼굴이었다.

     

     "..... ?"

     

    입술이 바짝 말라 잘 떨어지지 않았다.

     

     "정신 드냐고. 나 누군지 알겠냐?"

     

    상훈이는 다시 내 어깨를 잡곤 몇번 더 흔들어주었다.

     

    정신이 제대로 돌아오는듯 했다.

     

    상훈이는 가방 옆에 꽂아둔 물병을 나에게 건네줬다.

     

     "얼굴에 좀 뿌리고 정신좀 차려라."

     

    난 물병을 받아들었다.

     

    손이 덜덜 떨려 뚜껑을 제대로 열기 힘들었다.

     

    난 힘겹게 병 뚜껑을 잡아 돌리곤, 얼굴에 물을 좀 흩뿌리곤, 입안 가득 물을 채웠다.

     

    시원한 액체가 내 목을 적시고, 난 다시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이 미친새끼.... 정신 똑바로 차려 임마."

     

    상훈이는 내 뺨을 톡톡 건드리곤 바지를 털고 일어났다.

     

    아직도 어리둥절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던건지....

     

     "뭐였냐......?"

     

    난 떨리는 손으로 병뚜껑을 닫으며 말했다.

     

     "니 오른쪽봐라 새끼야, 니가 뭔짓을 했는지 눈깔로 직접 보라고."

     

    난 기대 앉은 상태로 오른쪽으로 눈을 돌렸다.

     

    열린 그랜저의 조수석 창문 너머로, 시체 하나가 팔을 힘없이 밖으로 떨구곤 죽어있었다.

     

    반쯤 쪼개진 머리는, 수도없이 찍혀 벌어지다 못해 덜렁거리고 있었다.

     

    머리는 아주 뾰족한 무엇인가에 찍혀서는 난도질되어 있었고, 완전히 우그러져있었다.

     

    눈알 한쪽은 이미 빠져버렸는지 텅 비어있었고, 나머지 한쪽 마저도 덜렁대고 있었다.

     

     "누가보면 곰한테 쳐맞은줄 알겠다."

     

    상훈이는 도끼를 닦으며 내게 말했다.

     

     "새끼, 완전 눈뒤집혀가지고 머리통 뜯어버릴 기세로 쳐대더만. 간신히 뒤쪽에서 너 잡아가지고 끌어냈다. 무슨 새끼 힘이 장사야..."

     

    난 내 옆에 떨어진 크로우바를 집어들었다.

     

    노루발 한쪽 끝에서는, 뭔지 모를 살점과, 뇌수가 덕지덕지 붙어있었고, 온 노루발 한쪽이 검은색으로 물들어있었다.

     

     "일어나 임마. 살아있으니까 걱정하지 말고."

     

    난 옆에 굴러 떨어진 손전등을 다시 집어들고는 일어섰다.

     

    뒤쪽으로 돌아, 우리가 온길을 바라보니, 햇빛은 이미 자취를 감춘 상태였다.

     

    아마도 제일 아래쪽까지 내려온 모양이다.

     

     "빨리 가자. 여기 조금만 더 있다가는 둘다 미칠거 같다."

     

    상훈이는 가방의 어깨끈쪽에 손전등을 꽂으며 말했다.

     

    난 상훈이에게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정말 미칠지도 모른다.

     

    아니, 난 살짝 미쳐있었다.

     

    난 다시 걷던길을 따라, 발걸음을 재촉했다.

     

    너무나 미안했다.

     

    그렇게 반쯤 정신을 놓고 후려대는 나를, 목숨까지 걸며 잡아줬던 상훈이에게, 너무나 미안했다.

     

     "상훈아 미안하다.... 괜히 또 나때문에...."

     

    상훈이는 앞쪽을 두리번거리며 나에게 말했다.

     

     "아니, 미안해할필요 없다. 나도 솔직히 지금 졸라 무섭거든."

     

     "아니, 진짜 미안하다고... 내가 짐짝 되는거 아니..."

     

     "개소리 지껄이지마 새꺄. 너 없으면 나도 없는거야. 살아도 같이 살아야지."

     

    상훈이는 나를 살짝 돌아보며 말을 했다.

     

     ", 니가 짐짝이라고 생각했으면, 내가 도끼 잡자마자 니놈 새끼 대가리를 찍어버렸겠지."

     

    순간적으로 오싹해졌다.

     

    거리낌없이 저런 말을 해대는 상훈이였긴 하지만, 지금만큼은 살짝 오싹해졌다.

     

     "괜찮아 임마. 11년지기 친구 버리는새끼가 개새끼지. 그리고 너 임마, 되게 좋은놈이야. 난 그걸 뼈저리게 알아. 절대로 남 뒷통수 치고 그럴 놈이 아니라고."

     

    상훈이는 날 믿고 있었다.

     

    뼛속 깊은곳까지 나에대한 믿음으로 채워넣고 있었다.

     

    난 그때야 비로소 상훈이를 알수 있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날 사람답게 대해주고 있었다고....

     

     

     

    우리는 양쪽으로 손전등 불을 비추며 오르막길을 오르고 있었다.

     

    길이 오르막으로 바뀐걸 보니, 수심이 가장 낮은곳까지 도달한 후, 이젠 다시 올라가는 것으로 보였다.

     

    양쪽에 있는 차량 대수가 줄어드는걸 보니, 점점 출구에 가까워지는 것 같았다.

     

    또다시 귓속이 멍멍해지고 있었다.

     

    이명증이 생긴 사람마냥, 귀속에서는 또다시 버저음이 길게 울리고 있었다.

     

    또다시 귀속에서 그르렁대는 소리가 잘게 울리고 있었다.

     

    난 크로우바를 다시 고쳐잡았다.

     

    또다시 무언가가 날 잡게 할수 없었다.

     

    그때, 앞에가던 상훈이가 무언가를 본듯, 내쪽으로 몸을 돌리며 말했다.

     

     "거의 다와가는거 같다. 앞쪽에서 불빛이 보여."

     

    출구가 근처에 있는것 같았다.

     

    불빛이 보인다는건, 곧 밖으로 나갈 수 있다는것.

     

    우리는 걸음을 재촉했다.

     

    이 미친곳에서 빨리 탈출하고 싶었다.

     

    우리는 심연의 끝에 보이는 불빛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바닥에 닿는 발바닥은, 점점 더 잰걸음이 됐고, 우리는 그 빛을 향해 뛰기 시작했다.

     

    숨이 턱끝까지 차오르고 있었다.

     

    한발이라도 더 내딛는다면, 폐가 터져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우리 눈앞에 보이는 그 하얀 불빛은, 우리를 이 심연속에서 빼줄 동아줄이었다.

     

    우리는 한걸음에 그 하얀 불빛을 향해 달려갔고, 우리는 불과 몇걸음을 앞두고 있었다.

     

    그때, 눈이 환하게 밝아지기 시작했다.

     

    너무나 밝아, 눈을 제대로 뜰수 없었다.

     

    난 시리는 눈때문에, 손전등을 들고있던 팔로 양쪽 눈앞을 가렸다.

     

    욱신거리는 눈의 고통이 점점 잦아들어갔다.

     

    난 시리는 눈을 잠시 감았다.

     

    그리곤 그 고통이 잦아들때까지, 지긋이 눈을 감고 있었다.

     

    난 살며시 눈을 떴다.

     

    환하게 비추는 태양빛을 넘어, 난 볼수 있었다.

     

    파란 파도가 이는 바다 위로, 커다란 사장교 하나를 볼 수 있었다.

     

    나온것이다.

     

    그 심연속에서 빠져 나온것이다.

     

    그리고 우린, 그 심연에서 빠져나와, 푸른 희망을 다시 마주할 수 있었다.

     

    상훈이는 환호성을 질러댔다.

     

     "이야!! 빠져나왔다!!!!"

     

    상훈이는 들고있던 도끼를 위쪽으로 높이 치켜들었다.

     

    길고 긴 여정이 끝난 여행자처럼, 마침내 광맥을 찾아낸 광부처럼

     

    상훈이는 승리의 포효를 내지르고 있었다.

     

    속이 뻥 뚫리는 느낌이었다.

     

    길고 긴 터널 하나를 빠져 나오고 나서 보는 탁 트인 바다는

     

    회색빛 세계에서 볼수 있는, 아주 짧은 휴식이었다.

     

    상훈이는 목놓아 소리를 지르다, 이내 만족을 했는지 날 돌아보며 말했다.

     

     "우리 해냈다. 해냈다고. 한번 더 해낸거야."

     

    난 상훈이를 보고, 마침내 활짝 웃을 수 있었다.

     

    해냈다는 안도감, 빠져나왔다는 안도감, 또다시 살아남았다는 안도감이 공포감을 대신에 나를 채워나갔다.

     

    우린 또다시 살아남았다.

     

    그리곤, 불과 500미터 앞에 우리 고향을 두게 되었다.

     

     "혹시나 탈수 있는 차가 있나 찾아보자. 아마 이중에 하나는 열쇠를 꽂아놓든 뭐든 해서 버려놓고 갔겠지."

     

    상훈이는 어깨위로 도끼를 걸치곤 앞쪽으로 성큼대며 걸어가고 있었다.

     

    난 피식 웃고는 가방쪽에 크로우바를 꽂아 넣고 걸어나갔다.

     

    무서울것이 없었다.

     

    절망의 심연, 공포의 심연을 빠져나온 우리에겐, 더이상 무서울것이 없었다.

     

    Avalanche의 꼬릿말입니다
    내 길을 걸어감에 있어
    나의 지식은 나의 창이 되고
    나의 경험은 나의 방패가 되고
    나의 손을 잡아준 사람은 나의 버팀목이 되어
    나의 창과 방패, 그리고 버팀목과 함께 끝까지 걸어가리라.
    그리고 그 길의 끝에서
    환하게 웃게 되리라.
    마지막에 웃는 사람이 되리라.

    필명 Avalanche, 소설쓰고 있슴다.
    관심있으신 분은 보러 오세요.
    보기만 해주셔도 감사합니당.
    '잿빛길을걷다'
    http://novel.bookpal.co.kr/view?bid=4185
    http://novel.naver.com/challenge/list.nhn?novelId=213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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