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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valanche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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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75249
    작성자 : Avalanche
    추천 : 7
    조회수 : 482
    IP : 216.164.***.134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4/12/11 13:52:39
    http://todayhumor.com/?panic_75249 모바일
    잿빛 길을 걷다 - 09
    난 사감실의 입구에 우두커니 서있었다.

     

    밖에선 누군가의 살을 찢어대고 쳐대는 쇠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고,

     

    그 소리와 함께, 내 귀는 심장박동소리로 꽉 채워졌다.

     

    책상은 네 개였다.

     

    그리고 모든 서랍을 보면 20.

     

    난 빨리 장쌤의 책상을 찾아야 했다.

     

    만약 평소의 장쌤이라면, 자기 것을 표시해 놨을 것이다.

     

    난 네 개의 책상을 빠르게 둘러봤다.

     

    베이지색으로 코팅을 한 철로 된 몸체에, 녹색 부직포를 깔고 그 위에 유리를 얹은 책상.

     

    전형적인 학교 선생님들의 책상이었다.

     

    난 내 바로 앞에 있는 책상을 둘러봤다.

     

    책상에는 학생들의 일과표가 붙어있었고, 그 위에 서류철을 꽂아놓은 책장이 하나 있었다.

     

    난 서류를 하나 뽑아 뒤져보았다.

     

    만약 선생님들이 직접 작성한 서류라면, 혹은 선생님에게 보낸 서류라면, 아마 그 작성자나 수취인이 분명히 적혀있을게 분명했다.

     

    난 황급히 검은색 서류철을 하나 뽑아 들고는 펼쳐보았다.

     

    빼곡하게 적혀있는 글씨를 쭉 읽어 내려가며, 이름을 찾아보았다.

     

    맨 밑에 받는 사람의 이름은 송영철.

     

    다른 기숙사 동의 사감선생님이었다.

     

    다른 기숙사를 관리하면서, 사무실은 여기에 놓고 있었나보다.

     

    난 서류를 내 등뒤로 던지고, 내 옆쪽의 책상으로 몸을 옮겼다.

     

    책상의 유리 밑으로는, 누군가의 딸로 보이는 사진이 자리하고 있었다.

     

    난 그 자리의 주인을 보기 위해, 내 바로 앞에 있는 옆 표지가 뜯어진 책을 집어 들었다.

     

    수학의 정석 정도의 두께를 가진 책이었다.

     

    난 이 책의 주인이 누군지를 알기 위해 책을 놓고 펴보았다.

     

    검도에서의 한 품새의 동작을 보여주는 사진이 찍혀있는걸 보니, 구쌤 자리였다.

     

    항상 아침 운동 때마다 검도를 가르쳐주시던 구쌤은, 언제나 폰을 보며 히히 웃고 계셨다.

     

    내가 구쌤 어깨너머로 폰을 슬쩍 보았을 때, 그 메인 화면에는 구쌤의 딸 사진이 커다랗게 자리하고 있었다.

     

    정말 딸바보라고 해도 모자를 정도였던 쌤이다.

     

    하지만 지금은 놈들과 같이, 아무런 목적 없이 이곳을 배회하고 있는 하나의 지박령일 뿐이었다.

     

    난 또다시 책을 등 뒤로 던지곤 반대편에 있는 책상으로 이동했다.

     

    둘 중 하나는 분명히 장쌤이 책상일 것이다.

     

    난 내 오른쪽에 있는 책상으로 몸을 옮겼다.

     

    그때 밖에서 누군가가 내 이름을 외치고 있었다.

     

    잔뜩 힘이 들어간 목소리는, 정말 상황이 위급하다는 것을 내게 알려주고 있었다.

     

     "아직 멀었냐 김경현!"

     

    상훈이는 다급하게 나에게 소리치고 있었다.

     

     "금방 찾는다! 금방! 조금만 버텨줘 제발!"

     

     "이러다 나 뒤지겠다 망할 놈아! 으으.. 저리 꺼져 이 새끼야!"

     

    또다시 쇠가 부딪히는 철그렁 소리가 났다.

     

    철그렁 하는 소리와 함께, 또 한 놈이 바닥에 쓰러졌는지 쿠당탕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사감실 창문 밖으로 살짝 눈길을 돌렸을 때, 내가 볼 수 있었던 건 빨래건조대 하나를 길게 잡아 그 복도 쪽을 힘겹게 막고 있는 상훈이었다.

     

    빨래건조대 아래로 발길질을 하며 놈들을 멀리 밀어내거나 넘어뜨리고, 빨래건조대를 힘껏 밀며 놈들의 접근을 저지하고 있었다.

     

    빨래건조대가 이미 반쯤 휘어있는걸 보니, 저것도 오래 버티지 못할게 분명했다.

     

    내가 여기서 조금이라도 더 지체한다면, 상훈이는 놈들에게 잡혀버릴 것이다.

     

    난 다시 책상으로 눈을 돌렸다.

     

    오른쪽 책상은 빈 책상이었다.

     

    서랍을 열어보니, 구급상자와 학생들의 비품이 들어있었다.

     

    핸드폰, 고데기, 커피포트 등등, 아이들에게서 뺏은 물품이 여럿 보였다.

     

    난 혹시 쓸 일이 생길지도 몰라, 핸드폰 대여섯 개를 주머니에 쑤셔 박았다.

     

    그리곤 책상 서랍을 닫곤 바로 옆 책상으로 눈길을 돌렸다.

     

    Avenged Sevenfold의 앨범 자켓이 붙어있는 걸로 봐서는, 장쌤 책상인 게 분명했다.

     

    워낙에 Avenged Sevenfold를 좋아하던 장쌤은, 한번 기상음악으로 그 밴드 노래를 틀었다가, 아이들에게 평생까임권을 얻었던 적이 있었다.

     

    더 볼 것도 없었다.

     

    난 중간에 있던 긴 서랍을 열었다.

     

    온갖 필기구들이 그 속에 자리하고 있었다.

     

    난 손을 뻗어 그 안쪽을 뒤적거렸다.

     

    혹시나 이쪽 안에 열쇠가 있을까 싶어 안쪽으로 손을 뻗어 안의 필기구들을 마구 헤집기 시작했다.

     

    그때, 내 손에 엄습하는 서늘한 고통이 느껴졌다.

     

     "으읏..."

     

    난 황급히 손을 빼냈다. 검지손가락에서 욱신거리는 고통이 느껴졌다.

     

    안에 커터칼이나 무언가가 있었던지, 검지손가락의 중간이 길게 베여있었다.

     

    난 옆에 놓여있는 티슈를 대충 뽑아 손가락에 감고는, 다른 서랍을 열어보았다.

     

    안쪽에는 헤드셋, 충전기 등이 들어있었다.

     

    난 볼 것도 없이 서랍을 닫고 왼쪽 아래의 서랍을 열어보았다.

     

    서류철들이 잔뜩 들어가 있는걸 보아선 이곳도 아니었다.

     

    장쌤이 원망스러워지기 시작했다.

     

    난 발로 열려있던 서랍을 차서 닫아버렸다.

     

    열려있던 철제 서랍은 내 발길질 한방을 맞고는 쾅 소리를 내며 닫혔다.

     

    찾지 못한다면 여기서 죽는걸 뻔히 아는데, 그깟 열쇠 하나를 찾지 못하는 내가 너무나 답답했다.

     

    난 오른쪽 아래의 서랍을 다시 열어보았다.

     

    그곳에는 선생님의 가방과, 운동화가 들어있었다.

     

    언제나 갈색 크로스백을 메고 학교에 왔던 장쌤이었다.

     

    난 혹시나 싶어 크로스백을 들고 몇 번 흔들어 보았다.

     

    안쪽에서 철그럭 거리며, 쇠들이 부딪히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난 그 가방을 귀에 가져가 다시 흔들어 보았다.

     

    철그럭거리는 소리가 분명하게 들렸다.

     

    분명히 쇠끼리 부딪히며 내고 있는 소리였다.

     

    난 황급히 가방의 지퍼를 열어 안쪽으로 손을 뻗어보았다.

     

    서늘한 쇠의 느낌이 내 손끝으로 전해졌다.

     

    손을 뻗어 더듬거리며 만져보니 여러가지 열쇠들이 한 고리에 묶여 있었다.

     

    난 그것을 움켜쥐곤 가방 밖으로 빼내었다.

     

    열쇠뭉치였다.

     

    그리고 그 은색 물결들 사이에는, 검은색으로 된 차 리모트 키가 걸려있었다.

     

    됐다.

     

    탈출이 반은 성공한 셈이다.

     

    밖을 살짝 보았을 때, 상훈이는 정말 온 힘을 다해 거길 막고 있었다.

     

    오래 버티지 못할 것 같았다.

     

    그곳으로 점점 더 많은 놈들이 모이고 있었기에, 장판파의 장비 같았던 그 상훈이도, 한 발짝씩 뒤로 밀리고 있었다.

     

    난 이제 기계실 열쇠를 찾아야 했다.

     

    난 장쌤 책상을 보던 눈을 바로 앞쪽으로 옮겼다.

     

    배전반 옆쪽에 있는 은빛을 내는 나무판이 보였다.

     

    기숙사의 모든 열쇠는 다 그쪽에 모여있었다.

     

    특히나 선생님들은, 나무판 하나에 구멍을 내서 모든 열쇠를 거기에 걸고 다녔다.

     

    난 바로 그쪽을 향해서는 몸을 돌렸다.

     

    수십 개의 열쇠가 달려있고, 열쇠마다 라벨이 달려있는걸 보니 기숙사 마스터키였다.

     

    이중 하나는 분명히 기계실 열쇠일 것이다.

     

    난 찾은 차 열쇠를 주머니에 넣곤, 마스터키를 들고 밖으로 나갔다.

     

     

     

     

     

     

     "! 찾았다!"

     

    난 황급하게 소리치며 상훈이를 불렀다.

     

    이미 네 마리 정도가 건조대라는 바리케이트를 뚫으려 전진하고 있었고, 그 뒤에 있던 다른 놈들도 몇 걸음이면 바리케이트를 밀수 있을 거리에 다달았다.

     

     "왤케 오래 걸려 미친놈아!"

     

    상훈이는 이를 악물고 힘겹게 대답했다.

     

     ", 다 찾았어! 빨리 내려가자 빨리!"

     

    난 계단 쪽으로 달려나가며 말했다.

     

    난 계단을 반쯤 내려와서 뒤를 돌아봤다.

     

    상훈이는 내가 반쯤을 내려갔는데도 힘겹게 막고 있었다.

     

     "얘네들 막으면서 내려갈 거니까, 먼저 내려가서 빨리 문 열어!"

     

    상훈이는 천천히 뒷걸음질을 치면서 계단 쪽을 향했다.

     

    1초라는 시간도 지체할 수가 없었다.

     

    난 날다시피 해서 계단을 뛰어내려갔다.

     

    다행히도 아래쪽에는 놈들이 하나도 없었다.

     

    난 바로 몸을 오른쪽으로 돌려, 굳게 잠겨있는 두 쪽짜리 녹색 철문을 바라보았다.

     

    관계자외 출입 금지라고 써진 팻말이, 나를 경계하고 있는 듯 쳐다보았다.

     

    난 마스터 키를 집어 들고는, 그 은빛 열쇠들의 밭을 뒤지기 시작했다.

     

    라벨들이 반쯤 벗겨져 있어서, 알아보기 너무나 힘들었다.

     

    '....'쯤에서 벗겨진 라벨들도 대여섯 개가 보였다.

     

    난 첫 번째 열쇠를 집어 들고 구멍으로 집어넣었다.

     

    구멍에도 제대로 들어가지도 않는 열쇠였다.

     

    난 또다시 열쇠꾸러미를 찾아보았다.

     

     "으아아아.... ... 바아알!!!!"

     

    위쪽에서는 상훈이의 포효가 들려오고 있었다.

     

    점점 더 많은 놈들이 붙고 있는 것 같았다.

     

    난 열쇠꾸러미를 뒤지다 또 다른 '...' 열쇠를 찾아냈다.

     

    난 구멍으로 또다시 열쇠를 집어넣었다.

     

    구멍으로 열쇠가 쑥 들어가는 게 느껴졌다.

     

    난 힘을 줘 열쇠를 돌려보았다.

     

    하지만, 안쪽에서는 제대로 된 공이를 치지 못했는지, 돌아가기는 커녕 덜컥거리고만 있었다.

     

     "김경현! 빨리 열어!"

     

    빨래건조대가 철렁거리는 소리가 계단을 넘어 들려왔다.

     

    난 집어넣었던 열쇠를 다시 빼곤 또 다른 열쇠를 찾아보았다.

     

    범람하고 있는 은색 열쇠 속에서, 하나의 황금열쇠를 찾아야 했다.

     

    난 열쇠를 다시 뒤적거렸다.

     

    또 다른 기 열쇠를 하나 더 찾을 수 있었다.

     

    난 다시 열쇠구멍에 열쇠를 집어넣어보았다.

     

    또다시 들어가지도 않는 열쇠였다.

     

    난 뒤쪽을 돌아보았다.

     

    경현이가 굳게 놈들을 막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경현이 모습이 보이는걸 보니, 벌써 중간쯤까지 밀려버린 모양이었다.

     

    빨리 찾지 않는다면, 우리 둘 다 이곳에서 죽어버릴 것이다.

     

    난 또 다른 기열쇠를 하나 더 찾았다.

     

    난 제발 이번 열쇠가 맞는 것이길 빌며 구멍으로 다시 집어 넣었다.

     

     "김경현! 시발 문 안 열고 열쇠 씹어 쳐먹냐!"

     

     "지금 열고 있다고! 망할 라벨이 다 쳐 벗겨져서 안보인...."

     

     "열어! 개새끼야!"

     

    난 집어넣은 열쇠를 돌려보았다.

     

    철컥철컥 하는 소리만 나지, 돌아가지도 않았다.

     

    제발....

     

    난 이런 축축한 지하에서 몸을 누이기 싫었다.

     

    죽을 만큼 노력해서, 이 망할 건물이라도 나가보고 죽고 싶었다.

     

    난 마지막 희망을 다해 열쇠를 찾았다.

     

    내가 간절히 찾는 그 황금열쇠가 나오길 간절히 빌었다.

     

    수많은 열쇠들의 틈에서, 마지막 '...' 열쇠를 찾을 수 있었다.

     

    난 그 열쇠를 구멍으로 꽂아 넣었다.

     

    제발 이 열쇠가 맞기를 바랬다.

     

    난 슬쩍 뒤를 돌아봤다.

     

    내가 그 열쇠를 찾는 그 짧은 사이에, 경현이는 이미 지하로 내려오는 계단의 중간까지 밀려있었다.

     

    한 놈씩 추가가 될 때마다, 경현이가 계단 아래로 다리를 내딛는 속도가 빨라졌다.

     

    눈을 한번 깜빡일 때마다, 경현이는 힘겹게 힘겹게 계단의 아래로 내려오고 있었다.

     

    지금 열지 않는다면, 저 많은 놈들이 우릴 덮칠 것이다.

     

    난 꽂아 넣은 열쇠를 굳게 부여잡았다.

     

    여기서 못 연다면, 우린 죽는 것이다.

     

    난 눈을 꾹 감고, 열쇠를 돌렸다.

     

    열쇠가, 안쪽의 원형 통을 따라 스르르 돌아가는 게 느껴졌다.

     

    열쇠가 왼쪽으로 완전히 돌아가자, 안쪽 걸쇠가 풀리며, 안쪽 쇠를 치는 느낌이 전해졌다.

     

     ".. 열었다!"

     

    난 열쇠를 황급히 뽑고는 문고리를 돌렸다.

     

    아주 큰 쇠소리를 내며, 굳게 닫혔던 녹색 문이 열리고 있었다.

     

     "박상훈! 열렸다!"

     

    난 문을 힘껏 밀어 열며 말했다.

     

    상훈이는 이를 악물고 막아내고 있던, 반쯤 접혀진 빨래건조대의 손을 놔버렸다.

     

    상훈이가 계단을 따라 뛰어 내려오자 마자, 빨래건조대에 몸을 기대고 있다시피 하던 놈들은 계단을 따라 굴러 떨어져 내렸다.

     

    상훈이는 기계실 안으로 몸을 던져 넣었다.

     

    난 열쇠구멍에서 열쇠를 빼내고는, 문을 밀어 닫아 잠궈버렸다.

     

    해냈다.

     

    여기까지 해냈다.

     

    기계실까지 도착해냈다는 사실에 난 다리가 풀려, 문 옆 벽에 기대어 주저앉아버렸다.

     

    너무나 숨이 막혔다.

     

    방금까지 돋았던 소름들이 풀리며, 온 몸에 힘이 풀리기 시작했다.

     

    난 가쁘게 숨을 몰아 쉬었다.

     

     "허억... 허억.... 미친....."

     

    상훈이는 던져넣다시피 기계실을 들어와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

     

    불룩 튀어나온 가방 위에 몸을 누인 듯, 상훈이는 바닥에 누워 숨을 몰아 쉬고 있었다.

     

     "... 아으.. 시발.... 미친놈아... 빨리 안 열고 뭐했어...."

     

    상훈이는 모자를 벗으며 땀을 훔치고 있었다.

     

    너무나 미안했다.

     

    나는 고작 열쇠를 찾는 것밖에 하지 않았는데, 상훈이는 정말 목숨까지 버릴 각오를 하며 그 놈들을 막아냈다.

     

    너무나 미안했다. 얼굴을 들 수도 없었다.

     

     "미안하다... 너무 미안하다...."

     

    상훈이는 숨을 몇 번 더 몰아 쉬고는 나를 쳐다보았다.

     

     ", 시발.. 그래도 살았다 큭큭큭...."

     

    상훈이는 한쪽 손을 힘겹게 들었다.

     

    하이파이브를 하자는 듯 했다.

     

    난 몸을 앞으로 굽혀 가볍게 손을 맞춰주었다.

     

     "미안하다. 조금 더 빨리 찾았어야 하는데.... 라벨들이 반쯤 벗겨졌는데, '' 로 시작하는 열쇠가 여섯 개는 되더라고...."

     

    난 모자를 벗고는, 흐르는 땀 때문에 가쁘게 부채질을 해댔다.

     

     "아 거 진짜 일하는 게 무슨 헌터바이헌터 작가 토가시 수준이네.... 그래도 다행이네. 찾고 열어서."

     

    상훈이는 피식 웃고는 선생님들이 초래한 일에 힐난을 해대는 듯 했다.

     

    상훈이는 몸을 일으키곤 말했다.

     

     ", 빨리 무기로 쓸만한 거 있나 찾아보자."

     

    나도 몸을 다시 일으켜 기계실 안쪽으로 들어갔다.

     

    우리의 양 옆으로는, 커다란 청록색 기계가 보였다.

     

    아마 보일러일 것이다.

     

    우리는 대여섯 개의 커다란 원통형 기계와, 바닥을 가로지르고 있는 검은색 호스를 넘고, 기계실의 중간쯤에 다달았다.

     

    우리의 왼쪽에는 또 다른 철문이 하나 더 있었고, 오른쪽에는 공구들이 세워진 캐비넷이 있었다.

     

    예전 제설할 때 봤던 그 캐비넷인 것 같았다.

     

    우리 키보다 조금 더 큰, 녹색 캐비넷이었다.

     

    상훈이는 그 앞에 놓여있는 삽자루들을 걷어 치우곤 닫혀있던 문을 열었다.

     

    안에 얼기설기 누여놨던 공구들이 우수수 쏟아져 내렸다.

     

    우리 둘만 있던 고요한 기계실은, 공구들이 떨어지며 내는 쇳소리로 가득찼다.

     

    상훈이는 캐비넷 안쪽을 열심히 뒤지고 있었다.

     

    안쪽으로 손을 몇 번 휘적거리던 상훈이는, 끝이 약간 녹이 슬어있는 도끼 하나를 꺼내 들었다.

     

     "이거면 신명나게 쪼갤 수 있겠네. 좀 무겁긴 한데, 퇴로쪽에만 있는 놈들 찍고 튀면 되겠다."

     

    상훈이는 정말 신나보였다.

     

    무엇때문인지는 아직도 모르겠지만... 정말 그 순간은 신나 보였다.

     

    난 상훈이가 도끼를 휘두르며 몸에 익히는 동안, 공구상자 안쪽을 찾아보았다.

     

    망치, , 낡은 곡괭이 등등.. 아주 많은 것들이 있었다.

     

    난 안쪽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나무자루들 사이로, 군데군데 벗겨진 붉은색의 물체를 보았다.

     

    난 손을 뻗어 그 붉은색의 막대를 집었다.

     

    크로우바였다.

     

    군데군데 벌건색이 벗겨진 크로우바는, 양쪽으로 달린 노루발을 뽐내며 나를 기다리고 있는 듯 했었다.

     

    도끼를 손에 익히던 상훈이는, 크로우바를 집은 나를 보고 피식 웃으며 한마디 던졌다.

     

     "고든 프리맨이세요 무슨? 너도 막 하프라이프처럼 크로우바 하나로 온 행성을 털겠네."

     

    난 상훈이의 말에 피식 웃으며 크로우바를 빙빙 돌리며 말했다.

     

     "미친 공돌이란거네 그거, 큭큭...."

     

    우린 새로 얻은 무기를 다시 손에 쥐었다.

     

    크로우바에서 느껴지는 차가운 쇠의 느낌이, 지금은 싫지가 않았다.

     

    여기까지 해낸 것 때문일까, 난 너무나 큰 희망감에 또다시 심장이 두근거렸다.

     

    난 주머니에서 차키를 상훈이에게 던져주었다.

     

    상훈이는 차키를 받아서는, 주머니에 쑤셔박았다.

     

     "장쌤이 차에 기름은 빵빵하게 넣어놨음 좋겠다..."

     

    상훈이는 캐비넷의 맞은편에 있던 문고리의 잠금을 풀며 말했다.

     

     "아마 기름은 빵빵할거다. 자기 차에다가 이름까지 붙이던 장쌤인데, 자기 애인이 굶으면 안되잖아."

     

    난 크로우바를 몇 번 휘둘러 보며 말했다.

     

    상훈이는 큭큭 웃고는, 도끼를 굳게 잡았다.

     

     "큭큭.... 장쌤답다... , 이제 다 왔어. 조금만 더 가면, 우리 다시 집에 돌아갈 수 있어."

     

    우리는 희망에 가득 차있었다.

     

    우리는 해낼 수 있을 것이다.

     

    아니, 그리고 해냈다.

     

    여기까지 오는 것 조차로도 너무나 가슴이 벅찼다.

     

    곧 이 미친 지옥에서 빠져나갈 수 있다는 것에 너무나 기쁜 웃음을 지었다.

     

     "그래, 꼭 가자. 꼭 가자고."

     

    상훈이는 문고리를 돌려 잡고는 말했다.

     

     "가자!"

     

    우리는 어깨로 문을 박차며 뛰어나갔다.

     

     

     

     

    우린 달리고 또 달렸다.

     

    내리막길을 뛰어 내려가며 봤던 주변은, 지옥이었다.

     

    놈들은 우리가 뛰어오는 것을 보며 절룩대며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다행히도 그리 많지 않아서 그런지, 우리와는 다들 제법 거리가 멀었다.

     

    우리는 살아남을 수 있다는 열망에 가득 차 발을 계속 움직여댔다.

     

    뒤를 살짝 돌아 봤을 땐, 베란다에 나와 우리를 지켜보던 아이들을 몇 볼 수 있었다.

     

    너흰 멍청하게 거기 남아서 버틸 수 있을 만큼 버텨봐라...

     

    우린 여기서 자유를 찾아 나갈 거니까.

     

    우린 탈출구를 향해 뛰었다.

     

    학교 입구에 거의 다다르자, 우리는 왼쪽으로 틀어 주차장으로 몸을 향했다.

     

    주차장에 들어선걸 확인하자, 상훈이는 주머니에서 차키를 꺼내 연거푸 버튼을 누르기 시작했다.

     

    중간쯤에서, 장쌤의 차는 우리를 열심히 부르고 있었다.

     

    삑삑거리며, 노란색 불을 반짝 거리며, 우리가 자신을 찾아주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차를 찾은 상훈이는, 나를 보며 씩 웃고는 차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장쌤의 차는 회색 산타페였다.

     

    상훈이는 앞 좌석 문으로 가 힘차게 문을 열어보았다.

     

    확실히 열쇠가 맞았는지, 문은 활짝 열리며 우리를 반겨주었다.

     

    우리는 서로를 마주보며 회심의 웃음을 지었다.

     

    난 가방을 벗어서는 뒷좌석에 던져넣고, 조수석에 올라탔다.

     

    상훈이는, 가방과 도끼를 뒷좌석에 던져놓고는, 뛰어 오르듯 운전석에 몸을 실었다.

     

    상훈이는 핸들과 핸드브레이크에 손을 얹고는, 계기판 쪽을 살펴보는 듯 했다.

     

     "기름은 충분하다, 기름은 충분해. 갈수 있겠다 우리."

     

    마침내, 우리 얼굴에 환한 웃음꽃이 피었다.

     

    한 발짝만 더 가면 나갈 수 있다는 희망, 그리고 우리 바로 앞으로 다가온 탈출이라는 현실이, 우리의 심장을 자극했다.

     

    상훈이는 열쇠를 꽂곤 시동을 켰다.

     

    차가 진동을 내며, 굳게 잠들어 있던 엔진에 연료를 공급하고 있었다.

     

    부르릉 하는 소리를 내며, 시원하게 배기음을 뿜어냈다.

     

     "벨트매라! 이제 나가자!"

     

    상훈이는 벨트를 매곤 사이드 브레이크를 내렸다.

     

     "해냈어 시발... 해냈다고!"

     

    난 마침내 안도감을 느끼며, 감격의 눈물을 흘릴 수 있었다.

     

    상훈이는 기어를 D에 놓고는, 액셀을 밟으며 소리쳤다.

     

     "탈출이다!!"

     

    차는 땅을 박차며 나아갔다.

     

    상훈이는 왠지 모르게 능숙하게 운전을 하며 주차장을 빠져 나가고 있었다.

     

    우리는 교문을 막다시피 가로막은 수많은 차들을 지나쳐, 도로를 향해 나아갔다.

     

    사이드미러에 보이는 학교는, 회색 하늘과 어우러져 그로테스크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우리는 빠져나왔다.

     

    잿빛의 감옥 속에서 빠져나와, 새로운 잿빛 세계로 몸을 던졌다.

     

    우리는 환호성을 지으며 도로를 따라 나아갔다.

     

    또 다른, 혹은 더 넓은 잿빛 세계의 깊은 곳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Avalanche의 꼬릿말입니다
    내 길을 걸어감에 있어
    나의 지식은 나의 창이 되고
    나의 경험은 나의 방패가 되고
    나의 손을 잡아준 사람은 나의 버팀목이 되어
    나의 창과 방패, 그리고 버팀목과 함께 끝까지 걸어가리라.
    그리고 그 길의 끝에서
    환하게 웃게 되리라.
    마지막에 웃는 사람이 되리라.

    필명 Avalanche, 소설쓰고 있슴다.
    관심있으신 분은 보러 오세요.
    보기만 해주셔도 감사합니당.
    '잿빛길을걷다'
    http://novel.bookpal.co.kr/view?bid=4185
    http://novel.naver.com/challenge/list.nhn?novelId=213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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