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유머 - 잿빛 길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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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panic_75199

작성자 : Avalanche★

추천 : 8

IP : 216.164.***.134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4/12/09 15:3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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잿빛 길을 걷다 - 07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마지막으로 티셔츠 한 장을 넣으며 가방 지퍼를 잠궜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지이익 하는 소리를 내며 두 개의 입을 닫은 가방은, 제법 빵빵해보였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속옷, 수건 두 장, 긴팔티랑 츄리닝 싹 챙겨 넣었고... 먹을 거도 남아있는 거 싹 챙겨 넣었고... 또 뭐가 필요하려나......"</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가방에 넣은 물품들의 목록들을 쭉 점검해보았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속옷, 수건 두장, 서랍에 들어가있던 모든 라운드넥 티, 츄리닝 바지, 그리고 혹시 모를 추위에 대비한 내복, 반팔티셔츠 한 장, 부모님이 보내주신 참치통조림 캔, 봉지라면, 손전등, 배터리, 핸드폰 예비 배터리. 충분히 챙긴 것 같았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야, 건전지 확실히 넣었나 확인해."</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내가 가방을 싸는 동안 옆에서 자기 짐을 다시 정리하던 상훈이는, 어느덧 짐정리를 마쳤는지 내 어깨를 넘어 내 가방을 쳐다보며 말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혹시나 밤에 이동할 때라던가, 그럴 때 배터리 없으면 진짜 큰일난다. 물려 뒤질지도 몰라."</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나를 걱정해주는 듯 말하고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약간 궁금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만약 정말 도망갈 거였으면, 나를 버리고 갈 수 있었을 건데.... 왜 나까지 데려 왔을까?</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가방을 톡톡 두드리며 안에 공기를 빼며 상훈이에게 넌지시 물어봤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근데 너 혼자 안 도망가고 왜 나까지 구했냐?"</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그 말을 하자마자, 상훈이는 내 등에 스파이크를 꽂아버렸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무언가가 찢어지는 소리가 나면서, 내 등에서는 극심한 고통이 느껴졌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에라이 미친놈아. 넌 무슨 나를 아주 개 이기적인 놈으로 만드냐. 나 그렇게 퍽퍽한 놈 아냐!"</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내 등을 탈탈 털어주며 말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아 참, 그리고 내 가방이 니 사실에 있었고, 니 사실 키는 니가 가지고 있잖아. 그리고 10년지기 친구잖아. 니가 나 도와준 때도 엄청 많았는데 그거 갚았다고 생각해라."</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눈에 눈물이 고이려고 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정말 내 주변에 아무도 없을 때, 정말 외로움을 느끼고 있을 때, 먼저 손 내밀어준 친구가 상훈이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그런데 그런 상훈이가....</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그때 굳게 다짐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절대로 상훈이를 배신하던지, 뒤에서 칼을 꽂지 않을 거라고 말이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설령 상훈이가 나에게 칼을 꽂는다고 하더라도, 끝까지 믿을 거라고 다짐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손목시계를 들어 시간을 확인해보니 오후 두시정도 됐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우리는 참치캔 한 캔씩을 따서는 가볍게 배를 채웠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얼마나 길게 갈지 몰라 최대한 식량을 아끼기 위해, 오늘은 이거 하나로 만족을 해야만 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그냥 눈에 쉽게 치일 때는 몰랐지만, 지금은 이 하찮은 참치 살덩어리 조차도 너무나 고소하고 맛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반 캔 정도를 해치우고는, 책상 위에 캔을 놔두며 말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야, 그러고 보니까 니 방에 무기로 쓸만한 거 없냐?"</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곰곰히 생각해봤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워낙에 조용히 지내고 있던 터라, 내 방에서 무기가 될만한 건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잠시 머리 속을 정리하며, 내 방에 무슨 물건들이 있는지를 쭉 돌아보았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음.... 일단 내 방에...... 빨래판 있고... 화장실 청소 솔 있고... 수학의 정석... 옷 담는 망...."</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에라이.... 그거로 잘도 좀비들이 뒤지겠다. 또 뭐 없냐?"</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더 머리를 굴려보았다. 도무지 생각을 해 보아도, 좋은 무기거리가 없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침대 밑에 있는 옷 서랍 있고..... 빨래 건조대 있고...."</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그때 상훈이가 손가락을 탁 튕기며 말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오케이, 빨래건조대. 어디 있냐?"</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바로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며 나에게 빨래건조대의 행방을 물어보고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밖에 있지. 베란다에... 두 개나..."</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양팔을 딱 걷어붙이고는 커튼을 젖혔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그리곤 재빨리 베란다 문을 열고는, 두 개의 빨래건조대를 접어 방안으로 가지고 들어왔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좀 잘 휘고 충격 많이 못 주긴 해도 가벼우니까 일단 임시로 써야겠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빨래건조대 중간과 밑을 잡고는, 창을 찌르듯 세게 찌르는 시늉을 몇 번 해보았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이걸로 접근하는 애들을 밀치던지, 거리를 둘 수 있게 만들면 되겠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뭐가 그리 신나는지, 싱글벙글 웃으며 건조대를 붙이기 시작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아마 치려다가 건조대가 분리가 되면 안되니까, 테이프로 칭칭 묶으려 하는 모양이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상훈이가 건조대를 만지고 있는 동안, 다른 쓸게 있나 사실을 뒤져보았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딱히 쓸만한 게 보이지 않았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정말 아무것도 없는 고요한 사실이라는걸 이제서야 깨달을 수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지금 내 방은 무기하나 없는 무장해제구역이나 다를 바 없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다른 말로 하자면, 우리는 저 부실한 빨래건조대 두 개에 의존해서 학교 밖으로 탈출해야 한다는 것이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곰곰히 생각해보았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저딴 비실한 걸로 달려나가면, 우리도 똑같은 시체가 될게 뻔하니까 말이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학교에 무기가 있을 만한 곳, 무기로 쓰일법한 것들이 있을만한 곳을 생각해보았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그때 문득 생각나는 게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겨울 보충때 일이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그때 어찌나 눈이 많이 왔던지, 무릎 정도까지 잠길 정도로 눈이 소복하게 쌓였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그런데 그 눈이 그대로 녹아 얼어버려, 기숙사와 학교건물을 이어주는 계단과 복도가 전부 얼어버렸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그때 온 남자들이 동원되서, 눈을 퍼내고, 얼음을 깨부수려 했던 일이 기억났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너무나도 장비가 부족했던 터라, 난 장쌤을 도와 공구를 더 찾아보려고 기숙사를 돌아다녔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그때 갔던 곳이 기계실이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기숙사 지하에는 항상 굳게 잠겨있던 문이 있었는데, 그 얼음을 깨던 날 만큼은, 장비를 위해 잠긴 문을 열어야만 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내가 장쌤과 들어가면서 봤던 건, 축축한 콘크리트 방 안에 있는 커다란 녹색 보일러와, 그 뒤편에 있던 초록색 캐비넷이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그 속에 들어있던 온갖 공구들이 기억나기 시작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야, 상훈아. 너 혹시 어디로 나갈 건지 생각 했냐?"</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건조대에 테이프를 칭칭 감고 있는 상훈이를 보며 물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일단은 사감실로는 무조건 가야지. 차키를 찾아야 하니까."</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그 다음에는?"</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아마 정문으로 뛰어 나가는 게 제일 빠를 거 같다. 괜히 다시 돌아오다가 발목 잡힐 수도 있으니까."</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야, 그러면 지하로 가자."</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내 말에 깜짝 놀라며, 테이프 감던걸 멈추고 날 쳐다봤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미친.. 무슨소리야? 거기 갇혀서 그냥 물어 뜯겨 뒤지자고?"</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아니 그게 아니라, 그... 지하에 기계실이 있단 말야?"</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근데?"</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너 혹시 그때 삽질하던 날 기억나냐? 눈 많이 와가지고 눈 다 퍼내려고 하던 그때?"</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내 쪽으로 몸을 좀 더 기울였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뭔가 더 다른 정보를 얻을게 있는지, 내 쪽으로 몸을 기울이고, 내 얘기를 더 자세히 들으려 하는 것 같았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내가 그때 막 삽이랑 곡괭이랑 가져왔었잖아. 그거 장쌤이랑 기계실 들어가서 가져온 거거든."</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뭔가 골똘히 생각하는 눈치였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아마도 들어갔다가 다시 나올 생각에 머리가 복잡해지는 눈치였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거기에 막 삽이랑, 곡괭이랑, 몽키스패너 이런 것도 많던 거로 기억난다. 그리고 나오는 것도 쉽고. 거기에 문이 하나 있거든, 그거 열고 나오면 바로 1층 주차장 쪽으로 나오거든."</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내가 기억하고 있는 것이 맞았으면 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아니, 맞았다. 그때 내가 그 문으로 대여섯번은 왔다갔다 하며 공구들을 날랐으니까....</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 진짜냐?"</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거짓말 하나 안보태고 진짜."</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턱을 괴고는 골똘히 생각을 하고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그리곤 옆에 건조대를 던져놓고는, 탈출루트를 적어놓은 노트를 다시 꺼내 펴보았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그래. 확실히 이런 알루미늄 쪼가리 가지고는 죽을게 분명해.... 더 확실한 무기가 필요해."</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노트를 이리저리 넘기며, 또다른 계획을 짜고 있는 것 같았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분명히 그 기계실 열쇠는 사감실에 있을 거란 말이지..."</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혼잣말을 하듯 중얼거리며 말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그렇지. 근데 좀 위험성이 있지...."</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상훈이가 고민하고 있는 플랜에 덧붙이듯 한마디를 던졌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거기에 덧붙일 것이 있었다. 상훈이가 짜놓은 계획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면서도, 제일 큰 걸림돌이 될 수도 있는 것이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그래. 거기서 얼마나 열쇠를 빨리 찾느냐가 문제지...... 만약 열쇠도 제대로 못 찾는다면 우린 사감실 안에 그대로 갇혀버릴 거니까. 사실에서 나왔는데 사감실에 갇혀서 이도저도 못하면 안되잖아..."</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사감실에 열쇠는 확실히 있어. 그건 내가 보장할 수 있어."</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확신에 찬 목소리로 상훈이에게 말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열쇠는 분명히 있을 것이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아니, 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분명 장쌤 자리에 있을 것이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그때도 장쌤 서랍에서 열쇠뭉치를 꺼내는걸 봤으니까....</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그때 장쌤 서랍에서 열쇠 뭉치를 꺼내더라고. 만약 안 옮겼으면 거기 그대로 있을 거야. 그리고 장쌤이 보통 게으른 쌤이냐..."</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팔짱을 끼곤 베란다 문에 기대어 서며 말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듯 하더니, 이내 확신이 섰는지 노트를 덮고는 다시 가방에 넣으며 말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그래. 가보자. 사감실로 갔다가 기계실로 가보자 한번..."</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얼기설기 감긴 빨래건조대를 들고는 연거푸 허공을 찌르며 말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이걸로 오는 좀비들 목 쪽을 확 쳐버리는 거지. 그러면 넘어지던지 밀리던지 하겠지. 적어도 이거 건조대만큼 거리는 둘 수 있을 거야."</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정말 믿음직스러웠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살아나갈 수 있겠다는 믿음을 가질 수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만약 진짜 내가 상훈이의 도움을 못 받은 채로 정독실에 버려져서는 그 지옥 같았던 정독실에 그대로 누워있었다면, 똑같이 시체놈들이 됐던지, 아니면 놈들에게 내 내장을 기부하던지 했겠지...</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입구 쪽에 건조대를 세우곤 말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일단은 최대한 잘 쉬어놓자. 내일 얼마나 움직일지도 모르고... 얼마나 힘 쓸지도 모르니까..."</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침대 위를 대충 털어내곤 그 위에 몸을 누였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약간은 태평해 보이기도 했지만, 왠지 모르게 불안하지가 않았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박상훈.</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10년 지기 친구 놈...</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얘랑 함께 있으면 정말 아무런 피해도 없이, 아무런 고통도 없이 거제까지 무사히 도착할 수 있을 것이다 라고 믿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안도감을 느끼며 상훈이와 똑같이 침대 위에 몸을 뉘였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부드러운 극세사 침대 커버가 내 몸을 감쌌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따듯한 온기가 내 몸을 살짝 데우며, 긴장했던 몸을 다시 풀어지게 만들어 주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우린 그렇게 조용히 누워, 밖이 점점 어두워지는걸 지켜보았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시간이 지나감에, 우리는 점점 마음이 무거워지기 시작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밖이 어두워지는 것 만큼, 시간이 지나 밤이 오는 것 만큼, 우리 마음도 어두워졌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정말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머리 속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옆에 누워있는 상훈이에게 넌지시 한마디를 던졌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야, 상훈아. 내일 해낼 수 있을까?"</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조용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아무런 말이 없이, 숨만 쉬는 소리만 고요히 들리고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아마도 자고 있는 것 같았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내일을 위해서 힘을 모으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상훈이를 살짝 쳐다보곤, 다시 몸을 돌려 누웠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내가 지금 상훈이를 믿지 않는다면, 그리고 서로 믿지 않는다면 여기서 탈출하지 못할게 뻔하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살아 나간다는 믿음을 굳게 가지고 있어야지... 해낼 수 있을 것만 같았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살포시 눈을 감았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그때, 상훈이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해내야지....."</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의 목소리가 고요한 방안을 울리고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해내야지... 해낼 수 있도록 만들어야지..."</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다시 몸을 돌려 상훈이 쪽을 쳐다보았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어떻게든 해내야지..... 그래야 살아남으니까....."</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내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비록 어둑어둑 했지만, 난 상훈이의 눈동자를 마주볼 수 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어둠 속에서 보이는 상훈이의 눈은, 자신감에 가득 차있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열의에 가득 차, 희망에 가득 차, 어둠 속에서 조차도 빛나는 것처럼 보였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살아 남아야지. 어떻게든....."</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그 말을 내뱉곤, 다시 얼굴을 돌려 눈을 감았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잘 자라. 내일 어찌될지 모르니까, 최대한 깊게 자게 빌어."</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그래. 잘 자라 박상훈."</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다시 몸을 돌렸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문득 상훈이가 고마워지기 시작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그 믿음에 가득 찬 눈을 내게 보여주지 않았다면, 아마 난 여기에서 조용히 몸만 숨기고 있었을 것이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야, 상훈아."</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상훈이를 조용히 불렀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왜."</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아무런 감정이 없는 것처럼 대답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영혼이 빠져버린 듯 한 목소리로 툭 던지듯 말을 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고맙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뭐가."</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아니.. 그냥 고맙다고..."</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상훈이는 피식 웃고는 대답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풋... 뭐하냐 김경현.. 빨리 잠이나 자."</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알았어 임마..."</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다시 몸을 누였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그때 상훈이가 내 뒤에서 조용히 다시 입을 열었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야, 김경현... 우리는 꼭 살아남자. 어떻게든 살아남자고..."</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 그래. 살아남자.."</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그래.......</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살아남자....</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살아남아야 한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살아남을 수 밖에 없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여기서 죽기 싫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단순히 그것뿐이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여기서 죽기 싫을 뿐이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무조건.. 어떻게든 이를 악물고 살아남을 것이다.</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어떻게든......</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 </div> <div class="MsoNormal" style="margin:0cm 0cm 0pt;">난 살아남으려는 열망을 머리에 박아 넣고는 조용히 잠을 청했다.</div>

Avalanche의 꼬릿말입니다

내 길을 걸어감에 있어
나의 지식은 나의 창이 되고
나의 경험은 나의 방패가 되고
나의 손을 잡아준 사람은 나의 버팀목이 되어
나의 창과 방패, 그리고 버팀목과 함께 끝까지 걸어가리라.
그리고 그 길의 끝에서
환하게 웃게 되리라.
마지막에 웃는 사람이 되리라.

필명 Avalanche, 소설쓰고 있슴다.
관심있으신 분은 보러 오세요.
보기만 해주셔도 감사합니당.
'잿빛길을걷다'
http://novel.bookpal.co.kr/view?bid=4185
http://novel.naver.com/challenge/list.nhn?novelId=213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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