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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75131
    작성자 : CarpeDiem!
    추천 : 5
    조회수 : 662
    IP : 216.164.***.134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4/12/06 15:44:15
    http://todayhumor.com/?panic_75131 모바일
    잿빛 길을 걷다 - 01
    외롭단 생각을 애써 떨치며 노란색 선을 밟으며 걸은 지 두 시간 반째였다.

     

    하염없이 국도변을 걷고 있던 도중, 버려진 원두막을 하나 발견했다.

     

    주변을 스윽 둘러보니, 아무런 인기척도, 아무런 시체도 없다.

     

    시체 썩는 냄새도 나지 않았다. 그 흔한 날파리 하나조차 보이지 않았다.

     

    난 한쪽 손에 들고 있던 크로우바를 살짝 지면에 내리 찍었다.

     

    혹시나 무엇인가가 있다면, 쇠막대와 바닥이 부딪혀 내는 소리에 반응해서 가래끓는 그르렁 소리를 낼 것이다.

     

    혹시 모른다.

     

    그 쇠소리를 듣고 생전에 대장장이계통 일이나 제철소 계통 일을 하던 놈들이라면, 아마 생전의 그리움 때문에 이 소리를 듣고 찾아올지도 모른다.

     

    난 크로우바를 들어 바닥을 대여섯번 정도 내리찍었다.

     

    잿빛 길의 적막을 깰 것만 같은 쇳소리가 주변으로 울려 퍼졌다.

     

    고요한 적막을 찢으며 퍼져나간 소리는, 주변의 산세에 다시 튕겨 나와 나에게로 다시 돌아왔다.

     

    ... .... ....

     

    내 귀로 다시 돌아온 소리는 많이 옅어져 있었지만, 혹시나 주변에 놈들이 있다면 그 놈들을 깨우기 충분할 정도였다.

     

    난 내심 걱정되어 크로우바를 손에 꽉 쥐었다.

     

    하지만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 것을 보니, 아마도 이 주변은 안전한 모양이다.

     

    난 혹시 모를 불청객에 발소리를 죽이며 조용히 원두막으로 걸어갔다.

     

    원두막에 놓여있던 평상의 바닥은, 말라 비틀어진 핏자국에 검게 물들어 있었다.

     

    이 주변에 아직도 무언가가 남아있는 걸까?

     

    난 크로우바를 더욱 꽉 틀어쥐며 주변을 경계했다.

     

    혹시나 주변에 남은 시체들이 있으면 어떡할까, 그 놈들이 나를 덮쳐버리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에 걱정이 되어, 손에 잡은 크로우바의 끝이 가늘게 떨려왔다.

     

    하지만, 아까 쇳소리에 반응이 없던 것을 생각하며, 이내 내가 했던 걱정은 기우에 불과하다는 사실에 피식 웃으며 가방을 평상 위에 내려놓았다.

     

     

    아까부터 오른쪽 발이 굉장히 쓰라렸다.

     

    난 잠시 신발을 벗어 안쪽을 살펴봤다.

     

    신발 안쪽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혹시나 발바닥인가 싶어 양말을 살펴보니 양말의 엄지발가락쪽이 샛노랗게 변해있었다.

     

    당황해서 양말을 벗어보니 엄지발가락 밑에 있던 물집이 터져 진물이 약간 흐르고 있었다.

     

    살이 살짝 벗겨져서는 맨 살에 그대로 양말이 닿았던 건지, 약간 쓰라렸다.

     

    아마 가까운 시내나 도시에 도착하면, 약국을 먼저 찾아봐야 할 것 같다.

     

    이렇게 멀리까지 걸어왔고 이렇게 오래 살아 남았는데, 그것도 나 혼자 이렇게 살아남았는데

     

    고깟 세균감염 때문에 죽을 수는 없다.

     

    난 까졌던 살을 다시 밀어 올려 상처를 대충 덮고 다시 양말을 신었다.

     

    아직도 약간 쓰라린 감이 남아 있지만, 한 시간이나 한 시간 반 정도는 더 걸을 수 있을 것이다.

     

    난 다시 트래킹화를 신고 신발끈을 고쳐 멨다.

     

     

    신발끈을 고쳐 메고는 평상에 힘을 풀고 앉으니, 졸음이 쏟아질 것만 같았다.

     

    괜히 앉았나 싶다.

     

    지금 같은 상황에 졸음이 온다는 것은, '긴장이 풀렸다'는 소리와 다를 것이 없다.

     

    당장 무엇이 나올지도 모른 상황에서 긴장을 푼다는 것은 '나 여기서 그냥 뼈를 묻어버리고 싶다.' 는 소리와 다를 것 없다.

     

    지금 상황에 맞게 바꾸자면 '아 여기서 걸어다니는 미끼와 걸어다니는 밥이 되고싶다.' 로 바꿀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에 또다시 웃음이 슬쩍 터져 나왔다.

     

    삭막해진줄로만 알았는데, 이렇게나마 간단한 생각에 터져버린걸 보니 아직 내가 완전히 죽어버린 것은 아닌 듯 했다.

     

    혹시나 여기 더 남아있다간 내가 완전히 죽어버릴 것만 같아 바지를 탁탁 털고 일어서려 했다.

     

    하지만, 마음과 정 반대인 내 몸은 내가 생각하는 것을 개의치 않는 듯 나를 향해 피곤하다는 신호를 보내왔다.

     

    종아리부근이 꽉 조이듯 뻐근했고, 누군가가 발목부근을 바늘로 찔러대는 듯 시큰거리는 느낌이 다리를 타고 올라왔다.

     

    두 시간을 내리 걸었으니 이런 피로감을 느끼지 않는 것이 이상하다.

     

    잠깐 동안은 괜찮겠다 싶어, 난 손목시계의 타이머를 10분 정도로 맞춰놨다.

     

    시계의 타이머가 돌아가는 동안은 쉴 수 있을 것이다.

     

    난 잠시 몸의 힘을 빼고, 하늘을 올려다 봤다.

     

    약간 흐린 날씨에, 먹구름이 낀 하늘에는 한 점의 빛 조차 찾아 볼 수 없었다.

     

    혹시나 구름 사이로 빛 한줄기라도 찾을 수 있을까 싶어, 하늘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그 어떤 빛 하나조차 찾을 수 없었다.

     

    그저 먹구름만 잔뜩 낀 채, 반쯤 흐릿하고 어두컴컴한 하늘만 내 눈앞을 메웠다.

     

    난 문득 저 어두운 하늘을 보면서 생각했다.

     

    '저렇게 어두워진 건 언제부터일까.'

     

    아니, '이렇게 내 주변이 어두워진 건 언제부터일까' 라고 되뇌이며 다시 기억을 되짚어보았다.

     

     

     

     

     

     

     

     

    난 기숙학교에 다니고 있던 고등학생이었다.

     

    와 이제 고3이다, 지옥 같은 일년이 시작되겠다 하는 생각에 침울했었다.

     

    더군다나 애들 사이에선 내가 아웃사이더였기에, 기댈 사람 하나 없이 외롭게 기숙사 방에서 지내고 있었다.

     

    죽을 것같이 힘들고, 괴로워도 난 그저 속으로만 그 고난들과 역겨움을 삼켰다.

     

    삼켜왔고, 삼켰고, 3내내 삼킬 것 같았다.

     

    그나마 손을 내밀어준 아이들도, 호의라기 보단 필요에 의해서 손을 내밀었던 거 같다.

     

    처음에는 굉장한 호의를 가지고 '나 이거 좀 가르쳐줘.' 라는 말을 하며 내게 다가왔다.

     

    그리곤 내가 그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도와주거나 해준 후에는 아주 냉정하게 한마디만 내뱉었다.

     

     '엉 땡큐.'

     

    라는 말을 한마디를 하고는 또다시 나를 멀리하고, 없는 사람인척 무시하기 시작했다.

     

    물론 고맙다는 말을 해주긴 했지만, 그들이 내 도움을 받은 후에 나를 대하는 것은 마치 교실 바닥에서 이리저리 쓸려 다니는 먼지 한 톨을 보는 듯 했다.

     

    소위 말하는 먹고 튀는 먹튀에 가까웠다.

     

    내가 바란 것은 대가가 아니었다.

     

    그저 필요할 때만 와서 자기들이 원하는 것을 받아가는 것이 아닌, '괜찮아?' 라는 한마디를 해줄 수 있는 그런 사람, '니 잘못 아니야.' 라는 말을 해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 필요하기도 했다.

     

    하지만 내가 다른 아이들에게 받았던 눈길은, 괴리감과 어색함으로 가득 찬 두 눈이었다.

     

    마치 교실 한구석에 덕지덕지 붙어있는 타르덩어리들을 보는 듯, 내 주변 사람들, 주변 아이들은 날 성가신 존재처럼 여기고 있었다.

     

    자연스레 난 그런 취급에 반발하듯 아이들과 조금씩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난 그렇게 아이들과 점점 멀어졌었다.

     

    툭 까놓고 말하면 초등학교 때부터, 선생님들이랑 가까워져서 선생님들의 총애를 받다 보니 자연스레 아이들은 나에게 질투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 질투심이 원인이 되어 아이들이랑 점점 멀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거리감이 점점 쌓이니, 나중에 나 자신을 다시 돌아봤을 때 애들과 나완 아주 길고 큰, 그리고 두꺼운 벽이 생겨버리고 말았다.

     

    언제 한번 부숴보려고 노력을 했었다.

     

    이깟 벽이 뭐라고 나를 가로막느냐는 생각에 한번만 그 벽을 뛰어넘어보려 했다.

     

    하지만 내가 그 벽을 뛰어넘자마자 받았던 눈길은, 벽을 넘어온 불법 이민자를 바라보던 국경관리국 감시인들의 눈길이었다.

     

    마치 존재해선 안될 그 사람을 본 듯 나를 이리저리 밀어냈다.

     

    너무나 오랜 시간동안 그런 취급을 받아와서 그런지 난 익숙했다.

     

    난 그렇게 벽을 넘거나 깨는 시도를 그만두고, 나 혼자에게 얽매여 살기 시작했다.

     

    아이들에게 상처를 받거나, 괴리감을 느낄 때마다 난 나를 그들에게서 멀찍이 떨어져서는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곤 했다.

     

    이렇게 혼자서 방에 누워 음악을 듣던지, 생각에 잠기던지 하는 일이 말이다.

     

    일요일 날마다, 난 혼자 방에 틀어박혀 음악을 틀어 놓곤 침대 위에서 잠을 청하곤 했다.

     

    조금이라도 불안감이나 우울감을 떨쳐보려고 시작해본 일이 언젠가부터 익숙해지고 있었다.

     

    특히나 그 일요일은, 모든 게 시작된 그 일요일은 왠지 모르게 그런 느낌이 더 들었다.

     

    마음속 한켠에서 피어오른 이유모를 불안감이 나를 둘러싸고 있었다.

     

    또 심장이 두근거리고 숨이 잘 쉬어지지 않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난 아이팟을 켜 MOT Ghost를 재생시켜 책상 위에 던져뒀다.

     

    MOT의 보컬, 이이언의 목소리가 방을 채우고, 난 그의 우울한 목소리와 우울한 음악을 귀에 채우며 침대로 몸을 던졌다.

     

    그 가사 하나하나가 나에게 꽂히는 것만 같았다.

     

    그렇게 난 조용히 눈을 감으며 잠을 청하려 했다.

     

    잠깐이라도 그 먹먹함을 잊어보고 싶었다.

     

    그때였다.

     

    바깥에서 누군가가 문을 세차게 두드렸다.

     

    쾅쾅거리는 소리와 함께 문이 살짝 흔들렸다.

     

     ", 경현아. 문 좀 열어봐 문 좀. 대박 특종, 대박특종!"

     

    고요함을 깨는 소리가 들려왔다.

     

    난 나의 시간을 방해한 방해꾼에 기분이 상해, 반쯤 찌푸린 얼굴로 문을 열었다.

     

     ".. ... 또 얼굴 썩어있네. , 들어가봐. 얼른 얼른."

     

    문 앞에 서있던 사람은 그나마 나와 죽이 잘 맞는 놈, 상훈이었다.

     

    상훈이는 내가 뭐라 말하기 전에 문을 힘차게 밀며 내 방안으로 들어왔다.

     

    마침 난 2 1실이었던 기숙사 방을 남학생 인원이 홀수인 문제로 나 혼자 쓰고 있던 터라, 상훈이가 들어오자마자 방은 '2 1' 이라는 원래 의미를 되찾은 듯 했다.

     

     "아 또 왜...."

     

    난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어휴 히키코모리같은놈... 야 이거 읽어봐라."

     

    상훈이는 한숨을 쉬며 말하곤, 겨드랑이에 끼고 있던 파일을 나에게 건네주었다.

     

    반투명한 파일 너머로 보이는 것은 신문 스크랩들이었다.

     

    귀퉁이가 너저분하게 잘려나간 회색 종이들과 검은 글자들은 파일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상훈이는 그 파일 외에 자기 손에 들고있던 회색 종이를 펴서 내 눈앞에 보여주며 말했다.

     

     "'영안실에서 사라진 환자. 행방은?' 신기하지 않냐? 이건 뭔가가 있는거라니깐..."

     

    상훈이는 오컬트한것, 미스테리한것에 엄청난 흥미를 가지고 있었다. 내가 상훈이를 알아왔던 때부터 나에게 자신이 좋아하고 관심있게 지켜보는 그런걸 많이 보여줬었다.

     

    잠깐 상훈이에 대해 말해보자면, 나와 상훈이는 같은 동네에 살아왔다. 같은 아파트 인데다가, 바로 앞쪽 집에서 살고 있던 우리는 하루가 멀다하고 시간을 보냈다.

     

    서로 놀이터에서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오락실도 자주 들렀다.

     

    피씨방을 가는 건 일상이었다.

     

    그렇게 많은 시간을 함께하며 서로 마음을 열게 되고, 서로의 개인적인 이야기도 많이 알게 됐다.

     

    상훈이가 차마 남들에게 이야기 하지 못하던 취미는, 바로 미스테리 한걸 찾아 다니는 것이었다.

     

    UFO에 관련된 이야기, 귀신, 좀비 등등등 상훈이는 미스테리한 이야기만 싹싹 골라 자기 블로그에 스크랩하고, 글을 뽑아 읽곤 했었다.

     

    다른 사람들은 상훈이보고 괴짜라고 부르곤 했었다.

     

    남들과는 다른 독특한 취미를 가지고 있어서 그런 것 같았다.

     

    난 그런 상훈이를 또라이라고 자주 불렀다.

     

    그런걸 찾아 뭘 하겠냐, 그런 거 증명 가능하냐며 상훈이를 마구 놀려대곤 했었다.

     

    그럴 때마다 상훈이는 '온 세상 증오는 다 빨아먹게 생긴 놈이, 사돈남말 하시네.' 라며 받아치곤 했었다.

     

    우리는 그렇게 같은 초등학교, 같은 중학교를 나왔고

     

    똑같이 입학시험을 치곤, 같은 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되었다.

     

    우린 서로 너무 많은걸 알고 있었다.

     

    너무도 많은걸.....

     

    소위 말해서 상대방 집에 팬티 개수가 몇 개인지, 몸 어디에 점이 박혀있는지 까지 알 정도로 많은 걸 알고 있었고, 그만큼 절친이기도 했다.

     

     

     

     "근데 이게 이번만 있던 게 아니란 말이지. 갑자기 환자가 사라지는 일은 다반사였고, 과한 폭력성을 보이던 사람도 있었고 말이야... 그것도 여기 주변에서 말야!"
     
    상훈이는 입에 침을 튀겨가며 내게 말했다.

     

    비슷한 패턴의 사건들이 많았는지, 상훈이는 또 같은 패턴에 흥분해있는 듯 했다.

     

    마치 자기가 조사해오던 것이 증명되기 직전인양, 눈은 '호기심의 충족' 으로 가득 차있었다.

     

     "그때 그 뭐라 했더라... 배스 솔트?"

     

    난 문득 상훈이가 저번에 말해줬던 인간 좀비 사태랑 관련된 마약이 문득 기억나 읊어보았다.

     

    상훈이는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는 말했다.

     

     "에이, 그건 루머가 좀 있었잖아. 이건 그거랑은 조금 다르다니깐."

     

    상훈이는 내 품에 있던 파일을 집고는, 그 안을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이런 게 한두 번이 아니야. 한 두달정도는 계속 그런 비슷한 일이 생겨왔다니깐. 갑자기 멀쩡하던 사람이 두통을 호소하고 나서 갑자기 난폭하게 변해버렸다든가... 또 취객인줄 알아서 도와주려 했더니 갑자기 행인 목을 조르려 했다든가... 또 뭐가 있었지...? 아 그래 이거. 이거 한번 읽어봐."

     

    파일의 중간쯤에서, 한 기사를 꺼낸 상훈이는, 나에게 쥐어주곤 다시 파일을 뒤적거렸다.

     

    상훈이가 쥐어준 기사에는, 짙게 모자이크 처리 된 길바닥과 함께 헤드라인이 크게 적혀있었다.

     

    저번 달에 있던 일이었다.

     

    한 남성이 과한 폭력성을 보이길래, 지구대 순경이 투입돼서 진압을 하려고 했지만, 그 남성이 그대로 순경 목을 물어버렸다고 했다. 길바닥이 피투성이가 되고, 주변은 아수라장이 되었다고 한다. 다른 순경이 그 남성에게 수 차례 경고를 했지만, 그를 무시하고 접근했다. 위협 차원으로 발사한 공포탄의 총성에도 아랑곳 하지 않는 그 남성에게 당황한 경찰은 결국 실탄을 발포를 해버렸고, 그 자리에서 그 난동을 부리던 남성은 바로 사살당했다. 목을 물린 순경은 병원으로 후송됐다고 한다. 아이러니한 것은, 그 순경의 시체마저도 사라져버린 것이다.

     

     "에이.. 못 찾겠다. 그니까 뭐가 이상해. 이거 자꾸 시체도 사라지고.. 막 그런 다니깐? 야 이거 혹시...."

     

     "좀비라고 말할 거면 그만 해라. 야 그런 게 어디 있냐?"

     

    난 상훈이의 말에 피식 웃고는 스크랩을 다시 돌려줬다.

     

     ", 김경현, 진짜라니깐! 이거 봐 이거. 지금 이게 한두 번이 아니잖아. 여러 번이야 여러 번!"

     

    상훈이는 어이가 없다는 듯 나를 쳐다보며 신문 스크랩을 흔들었다.

     

    내가 읽었던 기사들이 내 눈 바로 앞에서 팔랑대며 내 얼굴을 때려댔다.

     

    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곤 침대에서 일어났다.

     

     ", 한발 양보해서 좀비가 있다고 치자. 근데 뭐 어떡하라고? 지금 당장 우리 눈앞에 나타난거도 아니잖아. 우리한테 영향 제대로 주지도 못할거 같구만 뭘그래..."

     

    난 베란다로 나가는 창문 앞에 서서 잠금을 풀었다.

     

    하도 오래 문을 닫아놔서 그런지, 공기가 탁한 거 같아 문을 열었다.

     

    기숙사 바로 뒤쪽은 산이라, 아주 상쾌한 공기가 방을 향해 밀려들어왔다.

     

    상훈이는 쩝 하는 소리를 내곤 말했다.

     

     "나도 모르지. 다 죽이던지, 아니면 도망가던지."

     

    상훈이는 파일을 침대 위에 던져놓곤 나를 따라 베란다로 나왔다.

     

    바깥의 산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내 옆에 선 상훈이는 신선한 공기를 폐에 밀어 넣으려는 듯 숨을 크게 들이쉬곤 말했다.

     

     "만약이지만, 진짜 그 좀비 뭔가 하는 그게 맞으면, 또 우리 바로 앞에 나타나면 넌 어떡할 거냐?"

     

    난 곰곰히 생각했다.

     

    만약 그런 일이, 영화에서나 보던 일이 정말로 일어난다면....?

     

    난 무엇부터 해야 할까?

     

    바로 학교를 탈출해서 가족에게 가야 할까?

     

    아니면 일단 여기서 살아남는 게 먼저일까...?

     

    난 자조적인 웃음을 살짝 지었다.

     

     "글쎄 말이다. 너라면 내가 어떻게 할거 같냐?"

     

    상훈이는 내 말을 듣고는 피식 웃고 대답했다.

     

     "넌 그냥 그래도 방에 틀어 박힐 거 같은데?"

     

    나를 너무나도 잘 아는 상훈이었기에, 한치의 고민도 없이 나를 까대는 상훈이었다.

     

    부정하고 싶었지만,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걸 봐서는 히키코모리처럼 방에 틀어박혀버릴 수도 있다는 가능성에 난 아무 말 없이 바깥을 바라봤다.

     

    이때까지 본적도, 듣지도 못한 것에 공포를 느껴 또 나 스스로를 가두어버릴것이다.

     

     

     

    난 문득 궁금해졌다.

     

     ", 그 니가 좀비소설 이런 거 엄청 읽어봤잖아. 궁금해서 그런데, 좀비들은 어떻게 움직일까?"

     

    난 문득 든 생각에 상훈이에게 넌지시 질문을 던졌다.

     

     "글쎄 말이다. 내가 본 게 한두 개여야 말이지. 막 절뚝절뚝대면서 올 수도 있는 거고. 아니면 그 영화 28일 후, 28주 후처럼 막 뛰어올 수도 있고. 모르지."

     

     ".. 만약인데... 절뚝절뚝대면서 온다면 다리 부러진 사람 같겠다. 그치?"

     

    난 그렇게 말하고 상훈이를 쳐다봤다.

     

    상훈이의 눈은 산자락에 꽂혀있었다.

     

    마치 생전 보지 못했던 거장의 작품을 본 것처럼, 혹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물체를 본 것처럼 얼어붙은 얼굴로 산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곤 무언가를 가리키려는 듯 손을 천천히 들어올리며 말했다.

     

     "저기 있는 저 사람처럼.....?"

     

    상훈이의 손 끝은 기숙사 뒤쪽에 있던 산자락 중간쯤에 멈춰있었다.

     

    난 상훈이의 손 끝을 따라 가보았다.

     

    손끝을 떠나 산 쪽으로 점점 눈길을 옮겼다.

     

    그리고 난 볼 수 있었다.

     

    수풀 사이에서는, 파란색 물체가 계단 쪽을 향해 서서히 걸어 나오고 있었다.

     

    잘 움직이지 않는 다리를 억지로 움직이고 있는 듯, 그 파란색 물체는 힘겹게 절뚝거리며 오솔길 계단을 향해 걸어 나오고 있었다.
    CarpeDiem!의 꼬릿말입니다
    내 길을 걸어감에 있어
    나의 지식은 나의 창이 되고
    나의 경험은 나의 방패가 되고
    나의 손을 잡아준 사람은 나의 버팀목이 되어
    나의 창과 방패, 그리고 버팀목과 함께 끝까지 걸어가리라.
    그리고 그 길의 끝에서
    환하게 웃게 되리라.
    마지막에 웃는 사람이 되리라.

    필명 Avalanche, 소설쓰고 있슴다.
    관심있으신 분은 보러 오세요.
    보기만 해주셔도 감사합니당.
    '잿빛길을걷다'
    http://novel.bookpal.co.kr/view?bid=4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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