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나도 한때는 상큼발랄했던 초딩시절을 지나왔다</div> <div> </div> <div>그 어느때보다 맑고 순수했던 그때에 있었던 충격적인 이야기보따리를 지금 여기서 하나 풀어볼까 한다...</div> <div> </div> <div>때는 2004년 초등학교4학년때의 어느 무더운 초여름날</div> <div> </div> <div>한달에 한번씩 있던 청소당번 정하는날은 아무것도 모르고 날뛰던 초등학생들을</div> <div> </div> <div>긴장상태로 몰아넣기에 충분했다</div> <div> </div> <div>그당시 꿀이라고 불리우던 복도닦기는 말그대로 마대걸래로 왕복 20미터정도거리를 2~3번 슥슥 왔다갔다하면 되는거였고</div> <div> </div> <div>반 아이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던 복도포지션은 늘 마지막에 그 주자를 뽑곤 하였다</div> <div> </div> <div>교실쓸기,교실닦기,계단닦기,계단쓸기...칠판정리..무수히 많은 자리가 나왔지만</div> <div> </div> <div>대다수의 아이들은 더 나은 포지션을 갖기위해 눈치작전을 벌이며 마지막까지 버텼다</div> <div> </div> <div>수많은 자리를 마다한 아이들은 너나 할것없이 왕관을향해 손을 뻗었고</div> <div> </div> <div>가위바위보 승부는 단 2명에게만 미소를 지어 보였을 뿐이었다</div> <div> </div> <div>왕좌 쟁탈전에서 밀려 떨어진 아이들은 나머지 감투라도 움켜쥐려 사투를 벌였고</div> <div> </div> <div>나 또한 감투를 잡기위해 치열한 전쟁에 뛰어들었다</div> <div> </div> <div>그러나...</div> <div> </div> <div>내손에 쥐어진것은 화장실 청소라는 최악의 포지션이었고 나를포함 총합 5명의 아이들은 좌절을 겪어야했다</div> <div> </div> <div>어디선가 모르게 흑흑 거리는 소리가 들려왔고</div> <div> </div> <div>5명의 초등학생들이 흘린 눈물이 딱딱한 플라스틱책상을 어룽어룽 적시었다</div> <div> </div> <div>'왜...왜 화장실청소니!... 왜 기회가있는데도 전부 놓치고 화장실이니!...흑흑'</div> <div> </div> <div>지나간 시간을 돌이킬수 없단걸 깨닫고는 터덜터덜 화장실로 향했고</div> <div> </div> <div>그곳에서 날 기다리고 있었던건 가득한 똥무더기!!!!!!가 아니라?</div> <div> </div> <div>의외로 깨끗한 화장실이었다</div> <div> </div> <div>고무장갑에 물을담아 화장실 바닥에 뿌리고 빗자루로 물을 쓱쓱 하수구로 모아넣으면 끝</div> <div> </div> <div>똥휴지라는 복병이 남아있었으나 한명이 자원해서 처리하기로 나섰다</div> <div> </div> <div>대신 그녀석은 똥휴지를 치우는 작업을 맡는대신에</div> <div> </div> <div>똥휴지가 없는날엔 잔업없이 바로퇴근</div> <div> </div> <div>휴지 다치우면 잔업상관없이 바로퇴근이란 암묵적 룰을 가지고 일했기에</div> <div> </div> <div>서로간의 충돌없이 원만하게 청소를 할수 있었다</div> <div> </div> <div>그러나... 누군가가 그랬던가</div> <div> </div> <div>평화는 전쟁과 전쟁사이의 혼란일 뿐이라고...</div> <div> </div> <div>평화도 잠시 똥휴지를 맡았던 녀석이 아파서 몇달 쉬게되면서</div> <div> </div> <div>자연스레 하루에 한명씩 돌아가면서 똥휴지를 치우게되었다</div> <div> </div> <div>처음에는 다른이의 오욕칠정의 산물을 버린다는것에서 눈가를 훔친날이 적지 않았으나</div> <div> </div> <div>차차 적응이되자 이것이 진짜 꿀중의꿀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곤 아직 깨우치지못한 이들을 타일러서</div> <div> </div> <div>내가 휴지당번이 되기로하였다</div> <div> </div> <div>그러나 그것은 크나큰 실수였다는것을 깨닫는데는 그렇게 오래걸리진 않았다</div> <div> </div> <div>평소처럼 눈누난나 하고 휴지통을 들어올렸는데 뭔가 평소와는 다른 묵직함이 느껴졌다</div> <div> </div> <div>그래 이건 단지 그곳의 중력이 일시적으로 강해졌을뿐이야 라고 자기 암시를하면서 휴지통을보았다</div> <div> </div> <div>오잉? 휴지통이 꽉 안차있네?</div> <div> </div> <div>그럼 이 무게는 뭐지? 하고 휴지통 바닥을 보는순간</div> <div> </div> <div>으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div> <div> </div> <div>괴성을 지르면서 휴지통을 다시 내려놓았다</div> <div> </div> <div>누군가가 휴지통에 똥을 쌌다</div> <div> </div> <div>그것도 푸짐한 설사를...</div> <div> </div> <div>군데군데 보이는 콩나물은 가녀린 초딩의마음에 큰 상처를 냈고</div> <div> </div> <div>난 아직도 콩나물만보면 그때생각이나 구역질이 난다...</div> <div> </div> <div>아 잠시 이야기가 딴데로 샜구만...</div> <div> </div> <div>어쨌든 소리를 지르자 아이들이 달려왔다</div> <div> </div> <div>하지만 그 처참한 광경을보곤 선뜻 아무도 손을 내밀지 않았고</div> <div> </div> <div>난 혼자서 그 엄청난걸 감당할 궁리만을 하고있었다</div> <div> </div> <div>그 외로운 시간과 공간의방에서 혼자 고민하다 이건 내 수준에서 끝낼문제가 아니란걸 깨닫고</div> <div> </div> <div>마침 교실에 계시던 담임선생님에게 가서 도움을 요청하였다</div> <div> </div> <div>선생님 화장실에 악마가 잠들어 있어요!</div> <div> </div> <div>나의 손에 이끌린 선생님께서도 그 처참한 광경을 보시곤 말을 잇지 못하셨다</div> <div> </div> <div>부들부들 떨리는 손을 주채못하시던 선생님은 내 어깨에 손을 얹으시곤</div> <div> </div> <div>너만 믿는다 이 한마디 남겨놓으시곤 교실로 다시 가셨다...</div> <div> </div> <div>아... 선생님 아무리 가녀린 여자 선생님이라도 그렇지 어찌 그런일을 초등학생에게 맡긴다는 말이오...</div> <div> </div> <div>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div> <div> </div> <div>그냥 변기에 휴지통을 거꾸로 쳐박고는 한참있다가 와서 물을내리고</div> <div> </div> <div>휴지통은 그대로 버렸다</div> <div> </div> <div>나중에 선생님께 말씀드리니 선생님도 이해해 주셨다...</div> <div> </div> <div>그리고 시간은 흐르고흘러 여름방학이 지나고 선선한 가을바람이 불어오던 어느날</div> <div> </div> <div>가을 운동회를 앞두고 모두들 들뜬상황에서 이번엔 누군가가 소변기에 큰일을 보았다</div> <div> </div> <div>하지만 난 전혀 동요하지않았다</div> <div> </div> <div>한번의 쓴맛을 보고는 난 중간급 감투라도 먼저 거머쥐는게 좋다는걸 깨달았고</div> <div> </div> <div>교실쓸기라는 힘들지만 뿌듯한 직책을 거머쥐었다</div> <div> </div> <div>화장실청소로 꿀빨던애들 얼굴은 그야말로 흙빛이 되었고</div> <div> </div> <div>울면서 하교를했다는 얘기를 다음날 풍문으로 들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왁자지껄 시끌시끌한 교실 어느 시원한 가을날 창문으로 시원한바람이 불어왔고</div> <div> </div> <div>바람에 실려온 빠알간 낙엽 한장이 내 책의 한 페이지를 장식해 주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나름 웃기면서도 문학적으로 써볼려고 노력했는데 결국엔 둘다 잡지 못한거같아요</div> <div> </div> <div>두마리 토끼잡으려다 두마리 다 놓친다는데 이뜻이었나봅니다</div> <div> </div> <div>음...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