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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기 지나가는 하늘에는
여름이 가득 차있읍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여름 속의 모기들을 다 헤일듯합니다.
성적표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F를
이제 다 못헤는 것은
재수강의 시간이 오는 까닭이오,
2학기 교양이 남은 까닭이오,
아직 군대갈 시간이 남은 까닭입니다.
F 하나에 게임과
F 하나에 술과
F 하나에 노래방과
F 하나에 늦잠과
F 하나에 결석과
F 하나에 교수님,교수님,
교수님, 나는 F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봅니다. 고딩 때 게임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군인이 된 친구들의 이름과, 먼 나라로 유학간 친구 이름과, 디아블로, LOL, 워크, 스타, 서든, 블앤소 이런 게임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과탑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A학점이 아슬이 멀듯이,
그리고 당신은 멀리 학도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F학점이 나린 성적표에
내 이름자를 써보고,
수정액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따는 밤을 새워 우는 저는
부끄러운 학점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성적에도 봄이 오면
술잔 가득 투명 액체가 가득차듯이
내 이름자 묻힌 입대영장에도
자랑처럼 A가 무성할게외다.
<술헤는 밤>
여름날 문득 눈떠보니 성적표가 왔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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