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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이니아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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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gomin_278871
    작성자 : 레이니아
    추천 : 1
    조회수 : 362
    IP : 180.71.***.33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2/02/05 21:58:33
    http://todayhumor.com/?gomin_278871 모바일
    심란한 밤입니다.
    그냥 푸념입니다.

    이야기가 길어질거 같네요.

    저는 어머니가 안계십니다. 제가 고 1 겨울 방학때 심장마비로 돌아가셨습니다.

    한달전 건강검진이 전부 정상이던 사람이 그렇게 갈줄 몰랐던 우리집은

    거의 미쳐돌아갔습니다. 어머니의 존재가 너무 컸으니까요.

    당장 내일을 어떻게 살아야할지를 몰랐을정도로 좌절도했고 방황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고모님께서 우리집으로 들어와 주셔서 함께 살아주시면서 저를 돌봐주시고

    아버지를 도와드리면서 겨우 집안이 어느정도 진정되기 시작했습니다.

    그게 벌써 5년 전입니다.

    그 과정에서 저는 많이도 헤매고 공부를 소홀히 하고 건강을 소홀히하고

    여러모로 속을 썩이다 고3때 겨우 정신을 차리고 그나마 지금은 정상적인 대학생활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간의 아버지의 고생은 말로 다 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두분의 금슬은 잉꼬부부는 아니지만 서로가 서로를 믿고 간직하는 사이였고

    평생 살면서 두분이서 싸우시는 모습을 본적이 없는건 제 인생의 최고의 자랑거리였습니다.

    그랬던만큼 매주 주말 납골당을 들리실정도였습니다.

    아버지의 연세는 올해 54이십니다.

    앞으로 최소 30년을 더 사셔야 하실 분입니다.

    그 긴 세월 어머니의 흔적만 붙잡고 홀로 사시는 것이 너무 잔인하다는것.

    내가 독립해 나가면 고모와 남매 둘이서 여생을 보내는것도 말이 안된다는것.

    결국 언젠가는 아버지께서도 재혼을 하셔야 할것이라는것.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정신을 차린 1년 후부터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중얼거리며

    다짐하고 각오하고 있었던 일이었습니다.

    언젠가는 그렇게 될거라구요.

    오늘 아버지께서 마음에 두신 여성분이 계시다 하여 점심 식사를 같이 하였습니다.

    어머니의 묘터를 완전히 정비하기 전에는 재혼하실 생각이 없으시지만

    그래도 좋은 사람이니 한번 만나보자는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알고 있었습니다. 언젠가는 이런날이 오게 될 것이라는걸.

    30년 어쩌면 40년을 홀로 사는것은 너무 잔인하다.

    좋은 인연이 있으면 군소리 없이 받아들이자.

    4년간 끊임없이 스스로를 설득하고 다짐하고 머리로는 이해를 하고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야기를 듣고나서. 그분을 만나고나서.

    가슴속에 돌덩어리가 올라왔습니다.

    가슴이 답답해서 터져버릴거 같습니다.

    머리로는 알고 있습니다. 이게 잘못된 일이 아니고 언젠가는 있어야 하는 일이라는것.

    당장 내일이라도 재혼을 하시는 것도 아니라는것.

    한데 그 이야기를 듣는순간

    아, 정말 내 어머니는 돌아가셨구나. 라는 생각이 다시 들어 가슴을 후벼파이는 기분이었습니다.

    많은 이야기를 나눠보지는 못했지만 나쁜 사람은 아니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아버지가 나쁜 사람이 아니라고 판단하셨으면 저는 그걸 믿으니까요.

    솔직한 심정으로는 정말 외치고싶었습니다.

    결혼하시고 약 30년간 정말 아무것도 없던 아버지와 단칸방에서 시작하여 집안을 일구고

    친가 외가 대소사는 자기일처럼 챙기며 잠까지 줄여가며 나를 키우시고

    친가 제사 외가 생일 망년회 누가 아프면 제일 먼저 달려가 간병을 하시고

    겨우겨우 사업도 번창하고 집안의 가세가 펴기시작한때에 어머니는 돌아가셨다고.

    고생만 30년간 죽도록 하신 어머니는 도대체 어떻게 보상받고 왜 그걸 저 여자가 누려야하냐고.

    하지만 전 아버지도 사랑합니다.

    어머니를 사랑하는만큼 아버지도 사랑합니다.

    아버지께서 좋은 사람이라고 하십니다. 그저 웃으면서 이야기하는 와중에도 정말 미쳐버릴것만 같았습니다.

    그렇게 집에 돌아와 방에서 한참을 울었습니다.


    머리속에 떠오르는데로 글을 써갈겼더니 글을 맺을방법을 모르겠습니다.

    혹시 이 쓸데없는 글을 읽으신분이 계시다면 감사합니다.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12/02/05 22:18:31  175.121.***.137  A.Stukov
    푸르딩딩:추천수 3이상 댓글은 배경색이 바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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