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나도 음슴체로 써보는 날이 오게 될 줄이야. ㅎㅎ
얘기가 길어질 것 같으니 음슴체로 쓰겠음.
그때가 군대 제대하자마자 였음.
복학때까지 시간은 남았고 집에서 놀긴 뭐하고 알바라도 하기로 했음.
한 작은 커피숍에서 일을 하게 됐는데 거기 커피숍 사장님이
후덕하고 인심좋고 인자하며 고상하고 우아한 스타일임.
단, 알바생에게만은 정말 전형적인 사장님이라는 것만 빼면..
어쨌든 원체 낙천적인 성격의 나는 그런 사장님과도 정말 친하게 지냈음.
우리 아버지보다도 나이가 많으셨는데 가게를 거의 내게 맡기다 시피하고
봉사활동도 다니고 국선도도 배우고 수영도 다니면서 노년을 개 유유자적하게 보내고 있었음.
서예에도 조예가 깊어 매일 사무실에서 먹을 갈고 있으며
미술에 미자도 모르는 내가 발가락으로 그린 듯한 한자를 들고 뿌듯해 하기도 하는 귀여운 면도 있었음.
손가락에는 봉숭아 물도 들이고 할아버지이면서도 젊은 마인드를 가지고 있어
포토샵이며 영어며 일본어며 배우는 것도 많고 해외 여행이나 연수도 많이 다님
이 사장님은 고갱님들께 더욱 인자하고 친절했는데
비록 고갱님들께 서비스는 안줬지만 커피만큼은 맛있게 만들어 대접해야 되고
또 좋은 덕담도 많이 해주면서 은근 단골을 많이 확보하고 있었음.
이 사장님의 특징은 정말 아나운서 저리가라 하는 옳은말 바른말, 표준어를 구사했으며
평상시 내가 은어나 비속어 등을 사용할라 치면
"한글의 아름다움을 파괴하지 말라"며 올바른 한국말을 알려주기도 하는
그런 선생님 같은 사장님이셨음.
그러던 어느날 가게에 일본인으로 보이는 여성 관광객이 3명 들어왔음.
나는 일본어를 할 줄 몰랐기에 간단한 영어로 주문을 받으려고 했으나 여의치 않았음.
원래 일본인들은 우리나라 영어발음을 못알아 듣는다는 말이 기억나서 뻘쭘해 하고 있었음.
그때 구세주 사장님이 앙드레 김과 같은 새하얀 셔츠와 바지를 입고 등장.
온화한 미소를 띄며 고갱님들을 향해 말했음.
일본어에 대해 잘 모르는 내가 들어도 유창한 일어 발음이었음.
근데... 그 일본 고갱님이 사장님 말을 듣고 무슨 말인지 못알아 듣는다는 표정을 짓는 거임.
사장님 적잖히 당황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가 다시금 미소를 지으며
일본어로 뭐라뭐라 떠들어댐.
그 일본 고갱님들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사장님을 멀뚱멀뚱 쳐다보고 지들끼리 막 숙덕됨.
사장님....식은땀을 삐질삐질 흘리시면서 내 얼굴을 한 번 바라보심.
그리고 주위를 스윽 둘러보시면서 드디어 입을 뗌.
"어..거..짱꼴란가.........?"
.........................
...................
............
........
...
잠시 정적이 흐름.
나는 막 웃음이 터져나오려는 것을 참고 있었고
사장님은 어찌할바를 모르고 있었음.
그 사람들께 간이 메뉴판을 보여줬더니 그제서야 이것 저것 주문하고 자리에 앉았음.
얼마 전 와이프랑 그 가게 근처에 지날 일이 있어 잘 계시나 들러볼까 헀는데
지금은 가게있던 자리에 금은방이 생겨있었음.
정말 내가 커피에 관심을 갖게 인도해 주신 사장님이 셨는데.
잘 계시고 있는지 모르겠네...ㅋㅋ
혹시 종로 3가에 피디 카페 기억 하시는 분 계실라나? 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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