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문득 제가 군대에 있을 때 생각이 나서 몇자 적어봅니다.
그때가 한 상병 쯤이었나요??
105mm 포병으로 근무 중이었는데 사단에서 지침이 내려왔습니다.
"포상에 있는 탄약고는 전부 철문과 시건장치를 달아야 한다"
예전에는 그냥 가림막 정도로 포상 탄약고를 막아뒀었는데
앞으로는 철망으로 시건장치 해두고 키를 행정반에서 관리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선임 후임들과 거의 새벽 2~3시까지 용접을 해가면서 이틀 만에 6개 포상 탄약고 철문을 완성했습니다.
가희 놀라운 결과였죠.
그렇게 성과를 내고 2박 3일 포대장 표창을 받았는데 휴가 복귀 하고 나서 바로 눈이 이상하더라구요.
아다리 난것도 아니고 (용접 마친지 꽤 됐으니..) 뭔가 눈을 자꾸 찌르는 듯한..
대대 의무대에 갔더니 의학 용어로 뭐라뭐라 시부리면서 수통을 가라고 하더군요.
두돈반을 타고 수통까지 달리고 달려서 검사를 받았는데 안검내반이라고 좀 더 지켜봐야 겠지만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하더라구요.
일단 당장 입실부터 하라고....
그 당시에 저는 안검내반이 뭔지도 몰랐고 뭔가 큰 병이지는 않을까 싶어서 불안에 떨었습니다.
의가사 제대만큼은 죽어도 하기 싫었거든요.
입실한지 둘째날 됐을 때 친구들이랑 부모님도 면회오고 저는 별일 아닐꺼라고 했습니다.
투약할 때에도 저는 무슨 소화제 같은거나 좀 주고 그냥 저냥 3일을 수통에서 자고 먹고 자고 먹고 했습니다.
셋째날 외래 진료를 받기 위해 의무관을 찾았는데 그 사람 말이 쌍꺼풀 수술을 해야 한다고 내일 오후 2시에 수술이라고 하더라구요.
왠 뜬금없는 쌍꺼풀 수술.????
저는 쌍꺼풀 수술을 왜 받아야 하냐. 라고 물었더니
안검내반이라서 받아야 한다고 말해줬습니다.
안검내반이 뭐냐. 물었더니 속눈썹이 눈을 찌른다는 겁니다.
저는 지금은 눈이 별로 아프지도 않고 약간 따끔거릴 뿐이라고
이제껏 이랬던 적도 없었고 이틀 동안 밤 늦게 용접해서 이상이 생긴게 아닌가 진찰만 받아보고 싶었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그 의무관 하는 말
"난 너가 수술을 한다고 해서 입실을 시켰다. 이제와서 수술을 안한다고 하니까 너가 나쁜 마음을 먹고 이자리에 앉아 있는게 아닌가 싶네"
이 ㅈㄹ을 떠는게 아니겠습니까?
대대 의무대에서부터 수통에서까지 진찰이라는거 제대로 받은 것도 그날이 처음이었고 수통입실 첫날에만 시력검사랑 안압검사만 꼴랑 하고 입실하라고 했는데..뭔 개소린지..
저는 쌍수 하기 싫으니까 그냥 부대 돌려보내 달라고 헀습니다.
그럤더니 우리 대대에 수술스케줄이랑 뭐 퇴원날짜를 미리 통보해서 그날 가야 한다고 하는겁니다.
아니면 제 발로 부대 찾아 돌아가랍니다.
저는 제 발로 나가겠다고 말헀고 베드로 돌아왔습니다.
제 옆 베드에 있던 아저씨는 코곯이가 심해서 입실했다는데...코가 완전 피노키오가 되어서 있었고
그 앞에 있는 아저씨는 자꾸 눈이 침침하고 졸리다고 하니까 쌍수를 해버렸다고 합니다.
사람 둘을 아주 병신을 만들어 놨더군요.
저도 저렇게 될 수도 있었겠구나 하니까 덜컥 겁이 났습니다.
저는 다음날 제발로 걸어나와서 버스타고 지하철타고 집에 잠깐 들러서 라면 끓여먹고
야동한편 때린 다음에 부대로 복귀헀습니다.
진짜 국군수도통합병원이라는 곳...
과연 군인을 위한 전문 병원인지...레지던트 임상 실험소? 양성소? 인지
전쟁나면 병사들 치료나 하겠습니까?
포탄 맞고 피흘리는 애들 쌍수시키고 앉아있을 놈들 같네요.
한 7~8년 전 기억이지만 그때 기억을 잊을 수 없어서 다시 이렇게 올립니다.
세줄요약
군바리때 눈이 아파서 수통갔더니
쌍수하란다
개객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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