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프란시스 베이컨의 우상론의 4가지 우상 중, '극장의 우상'이란 것이 있다. 이는 권위나 전통을 지닌 대상의 주장이나 학설을 무비판적으로 </div> <div><br></div> <div>받아들이게 되는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인식의 오류를 설명한다.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과 경험에 따라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권위에 굴복하여 그것에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기대고 의지하곤 한다. 이는 마치 극장의 무대 위 배우같이 주인공의 대사를 흉내내는 것에 불과한 것과 같다.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유명한 교수의 이론을 별다른 검증없이 맹신하는 것이 이에 해당한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아이유의 노래 <Zeze>의 논란이 커질 무렵, 동녘 출판사는 자사의 페이스북에 '아이유님 제제는 그런 아이가 아닙니다'로 시작하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아이유의 제제에 대한 해석이 잘못됐다는 글을 올려 아이유의 대한 비난에 기름을 부었다.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이후 논란이 커지자 이에 대한 사과문을 올리면서 해석의 다양성을 존중하지 못한 점을 사과했다.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처음 동녘 출판사의 페이스북에 글이 올라왔을 때, 사람들은 동녘 출판사의 의견과 주장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했다.</div> <div><br></div> <div>동녘 출판사의 역사가 오래되었고, 양질의 도서들을 출판해왔다는 이유만으로 말이다.</div> <div><br></div> <div>동녘 출판사가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를 출판하기 위해 원작자를 설득하는 등 공을 많이 들였다는 얘기가 SNS상에 퍼지면서 </div> <div><br></div> <div>사람들은 더욱 동녘 출판사에 동조하고 아이유에게 너나 할거 없이 날선 비판을 퍼부었다. </div> <div><br></div> <div><br></div> <div>하지만 원작자도 아니고 원작의 출판사도 아닌, 원작을 수입하고 번역한 출판사에서 </div> <div><br></div> <div>작품에 대한 감상의 기준선을 정해주는 것이 과연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바람직한 일이라고 볼 수 있을까? </span></div> <div><br></div> <div>문학이란, 작가의 손을 떠난 순간 하나의 독립적인 텍스트로 존재한다. 각자의 독자들은 </div> <div><br></div> <div>이에 대해 독자적인 감상과 해석을 하게 되며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원작자도 이에 개입할 수 없다. </span></div> <div><br></div> <div>상처받은 존재는 완전히 선한가? </div> <div><br></div> <div>출판사가 직접 나서 '제제는 그런 아이가 아닙니다'라며 각기 다를 수 있는 독자의 판단을 판단하고 옳고 그름을 규정했다. </div> <div><br></div> <div><br></div> <div>그러나 사람들은 권위있는 출판사의 주장에 기댄 채 자신의 감상(혹은 출판사의 감상)과 동일하지 않다는 이유로 작품을 대상으로 한 </div> <div><br></div> <div>노래에 비난을 퍼붓고, 그 노래를 만든 아티스트를 도덕적으로 규탄하며 매장시키려고 한다. </div> <div><br></div> <div>이러한 극장의 우상이 더욱 와닿았던 것은 동녘 출판사를 비판하는 댓글에 달린 대댓글을 보면서였다. </div> <div><br></div> <div>그들의 대상도 없고 의미도 모호한 사과문을 비판하는 댓글에는 곧잘 '동녘이 어떤 출판사인줄 아느냐', '동녘이 어떤 책들을 출판해왔는데'</div> <div><br></div> <div>등의 대댓글이 달렸다. 주장 혹은 의견에 대한 근거있는 반박이 아닌, 출판사의 권위만을 앞세워 사람들의 입을 막는다.</div> <div><br></div> <div>이런 모습에서 철학 지식도 얕은 내가 곧바로 '극장의 우상'을 떠올린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은 일일 것이다. </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br><div><span style="font-family:'Malgun Gothic';font-size:medium;line-height:normal;"><br></span></div> <div><span style="font-family:'Malgun Gothic';font-size:medium;line-height:normal;"><br></span></div> <div><span style="font-family:'Malgun Gothic';font-size:medium;line-height:normal;"><br></span></div> <div><span style="font-family:'Malgun Gothic';font-size:medium;line-height:normal;"><br></span></div> <div> <div><br></div> <div> <p style="font-family:'Malgun Gothic';font-size:medium;line-height:normal;margin-left:0px;"><br></p></div></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