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지금의 대한민국에서 정치적 진리 한가지를 말하고 시작하겠습니다.
절대로 정치에 우연은 없다는것. 정치에 계산되지 않은 움직임은 없다는것,
때문에 우리는 표면적으로 보이는것만을 쫓다가는 헐떡거리며 공을 쫓는 개밖에는
될 수 없다는것. 그래서 그 속에 감춰진것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는것입니다.
또한 제 말이 무조건 정답이라거나 이게 다 맞다는것은 아니라는점도 미리 밝힙니다.
강용석이 종편중 하나인 JTBC의 썰전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새누리의 NLL 발언에 대한 책임론을
꺼내들었는데요. 과연 이것이 그저 강용석의 변절인 것인지? 아니면 또 다른 물타기의 시작인지?
지금의 반응은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게 옳은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강용석씨는 상당히 눈치가 빠른편입니다. 눈치밥과 줄타기만으로 정치계에서 버티고
성장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죠. 학벌도 좋긴하지만 그렇게 고속성장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단순히 토사구팽의 도구로써가 아닌 스스로가 무언가를 쟁취했기 때문입니다.
쟁취라는 표현이 거슬릴수도 있습니다만, 그에게는 나름의 쟁취였죠. 정치적 아군이 없는
상황에서, 고소남발이나 TV를 통한 이미지 세탁등을 하는것을 보면 확실히 그는 어디에 줄을
서야 하는지 파악하는게 뛰어나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그 와중에도 꼭 자기가 하고싶은
말은 끼워넣는다는거. 절대로 쉽지 않은 일이거든요.
재밌게 이야기를 풀어가며, 의심의 눈초리에 대해 경계를 풀게 만든다음. 결정적인 순간에
자신이 할 말을 끼워넣는것. 이것은 상당한 계산이 필요한일입니다. 과대평가하는거 아니냐?
물론 모든것을 계산하고 행동하겠습니까. 다만 큰 그림을 그려놓고 지가 할말은 꼭 하면서도
나름데로 이미지를 지켜왔다는 것은 높게 평가할 일이라는겁니다. 정치꾼으로써 말이죠.
민주주의는 다수결이 지배합니다. 이미지와 인기도 다수결을 유리하게 이끌어 갈 수 있는
좋은 도구들인것이죠. 그것을 자유자제로 이용해왔다는것. 단순한 우연으로 보긴 힘들죠.
그렇다면 이러한 강용석씨의 발언, 어떻게 해석하고 어떻게 들어야 하는가?
그전에 일단 일베의 반응부터 잠깐 살펴보겠습니다. 단순히 일베가 맨붕중이라고
표현하고 계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렇게 간단한 이야기일까요?
일단 일베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살펴보면, 표면적으로 보이는것은 경멸과 배신감입니다.
그러나 제가 하고싶은말은 이겁니다. 과연 이것이. 그냥 당연한 반응일뿐인것인지?
아니면 이러한 반응에, 흐름의 방향을 잡기위한 누군가 선동이 이어지고 있는것은 아닌지?
단지 음모론만을 이야기하자는게 아닙니다. 보이지 않는 무언가의 음모가 도사리고 있다는
그런이야기가 아닙니다. 다만 생각해봐야할 문제라는거죠.
그렇다면 상황에 대한 가능성을 열거해보겠습니다>
1. 강씨 개인의 판단으로, 이제 줄을 바꿔타야 겠다고 생각했다.
자기가 보기에도 이제 흐름이 새누리에게 유리할것 같지 않으니, 적당한 시기에 끊어주면서
이미지세탁도 하고. 줄타기를 위해 포석을 깔기위한 행동을 했다는 것이죠. 일단 가장 표면적으로
보이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합리적인 선에서 봤을때 결과는 이미 나와있습니다.
새누리의 패배라는것이 아닙니다. 어차피 진창이 될것이라는거죠. 결국 새누리는 어떤식으로던
정신승리를 하려고 들것입니다. 그것이 민주주의에서 표를 잃지 않고 살아남는 방법이거든요.
근데 거기에 엄청난 힘을 쏟아부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모든것이 새누리에 불리합니다.
새누리는 다양한 계산을 하고 나왔는데, 자신들의 욕망에 눈이 멀어 미처 계산하지 못한것들이
너무나도 많았다는거죠. 맨날 이기는거 같으니까 방심했고 생각해도 됩니다. 그러니까 강씨는
그런 판도를 읽고, 미리 다리한쪽을 걸쳐놓은것이 아닌가.. 하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2. 포기발언이 없다는것에 포커스를 맞춘 강씨의 발언, 추후 물타기를 위한 포석.
어떻게 보면 그저 음모론적인 이야기가 될 것같은데요. 강용석씨의 이미지는 의외로 좋은편이고,
게다가 유명도가 높기때문에 발언 강도에 따라 순식간에 이목을 집중시키는 것이 가능합니다.
또 다른 보수의 대집결을 위한 마스코트의 희생적 정치쑈일 가능성입니다.
강씨가 NLL에 대해 말한것을 살펴보면 사실 명백한 근거를 통한 논증이라기 보다는 있는 사실을
그대로 전달한 느낌입니다. 근데 여기에 빈틈이 있습니다. 발언자체에 대한 명료한 분석보다는,
말 그대로 포기라는 말을 하질 않았다. 그러니까 포기가 아닌거다.. 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말은 트집을 잡기에 좋은 헛점들이 많이 있죠. 예를들면, 이것을 이렇게 풀어봤고 그간 북한의
행적을 봤을때 이것을 NLL 포기라고 보는것은 무리가 있다.. 라는 설명을 통한 논증을 한것이 아니라.
그냥 포기라고 한적이 없다는데 초점을 맞췄죠. 내용을 봐도 사실 포기하겠다는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제가 말하는건 말의 진위를 말하는게 아니라 논증없는 주장을 자칭보수집단이 주요 시청자인
방송에서 명백한 증거나, 명료한 논증없이. 그저 포기라는 말이 없다는데 초점을 맞춘것입니다.
이것은 뒤집을 여지를 놔뒀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강씨는 '다시생각해보니 내가 실수한것같다.',
'따져보니 포기가 맞는거 같다.' 하는식으로 나중에 말을 뒤집기도 편리하게 판을 짜놨구요.
게다가 자극적 이목집중을 위해 사퇴하기로 했으면 사퇴를 하라는 말까지 했습니다.
이것은 단지 몰아세우기 위한 발언일까? NLL 이야기만으로는 이슈가 되지 않을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있는 계산하에서 이뤄진 발언일 것입니다.
3. 그렇다면 물타기는 어떻게 진행하려는 것일까?
물론 2번이 선결된 상황에서 진행될 것이죠. 물타기는 간단합니다. 변씨나 기타 듣보잡들을
총동원하여, 강용석실망이다(감정적코드)라는 반응으로 시야를 흐리면서. 사실은 이러이러
하기때문에 노무현은 NLL을 포기한게 맞다(선동코드)를 끼워넣는거죠. 사건에 대해 의문을
가지게 만들었다가 그것을 뒤집어 엎는 카드. 이런 반전카드가 기억에 남는법이거든요.
이런식으로 대단위 물타기가 가능해집니다. 그리고 언론을 총동원해서 보도하는거죠.
나중에 강씨가 반성하고 발언 철회라도 한다면 그 효과는 더 거대해질 것입니다.
왜냐면 보수가 총집결해서 빨갱이의 수작질을 막아냈고, 강용석을 정신차리게 만든
승리의 징표가 될 가능성이 높거든요. 거기서 콘크리트가 카타르시스를 느껴버리면,
사실 그때는 진실이 무엇인지는 정말로 중요하지 않게 되어버리는거죠.
물론 이렇게 될 것이라고 무조건 못박는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저 드러난것만 보기에는 너무 추잡스러운 분들이기에,
어느정도는 고려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일단 글은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다시한번 말하자면 정치에는 우연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것. 이유를 파악하지
않는다면 앉아서 당하고 있을 수 밖에 없다는것. 명심하고 경계해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