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style="text-align: left"><img style="border-bottom: medium none; border-left: medium none; border-top: medium none; border-right: medium none" alt="136896804272_20130519.jp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306/kFkNxU5ir2Ro3QSPPW1mHBSmKga.jpg" width="512" height="377" /></div> <div> </div> <div><font size="5" face="돋움"><strong><font color="#4f81bd"><font color="#0070c0">김종구 칼럼</font> </font>“고인 변명할 기회도 없이 모욕과 수모”<br />숨은 잔인함 드러낸 박 대통령…우리 사회 ‘두 동강’</strong></font></div><font size="3"> <div>출처 - <a target="_blank" href="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593347.html" target="_blank">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593347.html</a></div> <div><br /><font face="돋움">그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두 번 죽였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그를 죽음으로 내몬 지 정확히 4년 뒤, 이번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나섰다. 무덤에 고이 잠든 고인을 끄집어내 침 뱉고 모욕하고 매질하는 광경이 연일 이어진다. 고인은 변명할 기회마저 없이 고스란히 이 수모를 당하고 있다. 말하기 싫지만 ‘부관참시’라는 섬뜩한 말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font></div> <div><br /><font face="돋움">박 대통령은 이미 예상하고 있었을 것이다.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의 밀봉된 뚜껑을 여는 순간 어떤 아수라장이 펼쳐질 것인지. 예상은 한 치도 어긋나지 않았다. 달 대신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만 쳐다보며 국민을 기만하는 새누리당, 거두절미 말꼬리를 잡아 사실관계에 회칠을 하는 극우언론의 솜씨는 참으로 현란하다. 먼 산을 바라보며 짐짓 딴청을 부리던 박 대통령도 “엔엘엘(NLL)은 피와 죽음으로 지킨 곳”이라는 추임새를 넣었다. 이것이 그의 진면목이었던가. 우아한 자태 뒤에 숨은 잔인함, 단아한 얼굴 뒤에 깃든 저열함, 고상한 말씨 속에 담긴 교활함에 전율을 금할 수 없다.</font></div> <div><br /><font face="돋움"><strong>박 대통령의 ‘신뢰 프로세스’는 이로써 마침표를 찍었다.</strong> <strong><font color="#ff0000">단순히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만을 뜻하는 게 아니다. 우리 내부의 신뢰의 벽도 동시에 무너졌다.</font></strong> <strong>박 대통령은 가장 민감한 화약고에 불을 댕김으로써 우리 사회를 정확히 두 동강 냈다. <font color="#ff0000">국민통합이니 포용이니 하는 거추장스러운 가면도 벗었다.</font></strong></font></div> <div><font face="돋움"></font> </div></font> <div><font size="3" face="돋움">신뢰 방정식이라는 것이 있다. 신뢰(Trust)는 전문성과 정직함에서 오는 믿음(Credibility), 약속과 이행의 반복에서 오는 예측가능성(Reliability), 그리고 감정적인 믿음인 친밀감(Intimacy)을 합한 값을 자기중심성(self-interest)으로 나눈 수치라는 이야기다. T=(C+R+I)/S가 바로 신뢰 방정식이다.(데이비드 마이스터 <신뢰의 기술>)</font></div><font size="3"> <div><br /><font face="돋움">이 신뢰 방정식에서 가장 주목할 대목은 자기중심성이 신뢰를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변수라는 점이다. 그런데 박 대통령의 자기중심적 사고는 누구도 못 말리는 수준이다. <strong>그한테 따라다니는 ‘신뢰와 원칙의 정치인’이라는 찬사도 따지고 보면 <font color="#ff0000">자기 고집의 되풀이에서 오는 말과 행동의 일치, 일관성을 미화하는 말일 뿐</font>이다.</strong> 그 실상은 이번에 더욱 확연해졌다.</font></div> <div><br /><font face="돋움">박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참여정부가 나라를 지키는 데 유능했다면 남북정상회담 발언록을 공개해서 확인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백보를 양보해 당시는 대선 국면에서 정치공세를 취할 수도 있었다고 치자. 하지만 대통령이 된 지금은 달라져야 옳다. 국가 최고지도자로서 정해진 절차를 밟아 그 기록을 읽는 것까지 뭐라 할 수는 없다는 게 개인적 견해다. 다만 그것은 전임자의 대북 전략과 고민을 반추하고 자신의 정책 수립에 참고하기 위한 목적이어야 한다. 그런데 박 대통령은 그 잘난 일관성을 따르느라 그랬는지 정상회담 대화록 공개라는 세계 외교 역사상 듣지도 보지도 못한 선택을 했다. 그리고 전임자를 두 번 죽이는 것으로 기록을 넘겨받은 보답을 했다.</font></div> <div><br /><font face="돋움"><strong>미국이나 중국과의 정상회담이었다고 해도 대화록을 공개했을 것인가. <font color="#ff0000">어림도 없을 것</font>이다. </strong>기본적으로 북한을 얕잡아 보는 심리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북한도 그것을 모를 리 없다. 다시 신뢰 방정식으로 돌아가 보자. 우리 정부가 보인 예측불가능성은 ‘럭비공’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북한이 오히려 절을 해야 할 정도다. 상대방에 대한 어떤 친밀감의 표시도 무조건 친북으로 몰아붙이는 태도까지 더하면 박 대통령의 신뢰 지수는 이미 정해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무슨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타령인가.</font></div> <div><font face="돋움"></font> </div></font> <div><font size="3" face="돋움"><strong>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 문제를 두고 청와대 안에서 ‘노’의 발언이 나온 흔적을 찾을 수 없는 것도 이 정부의 신뢰 수준을 보여준다. <font color="#ff0000">설사 대통령과 국정원이 공개를 주장했다고 해도 다른 파트에서는 우려와 만류의 시늉이라도 했어야 옳다.</font> </strong>하기야 군사대결의 꽉 막힌 사고로 평생을 살아온 장성 출신 외교안보 책임자들, 대통령의 인기와 정국 주도권 확보에만 온통 신경을 쓰는 홍보·정무 참모들한테 무슨 제대로 된 참모판단과 직언을 기대하겠는가. 무신불립(無信不立)이라 했다. 불신의 폭탄을 안고 달려가는 이 정권의 앞날이 참으로 걱정스럽다.</font></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