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제가 사용하는 체리 적축 컴팩트 모델입니다.
순정 무보강판의 부드러운 맛이 있는 제품이죠.
여기서 '적축', '무보강판' 이런 용어들 때문에 헷갈리실 수 있고
어느 제조사가 유명한지 궁금할 수 있어서 저도 생초보지만 나름 정리해봅니다.
우선 기계식 키보드는 클릭, 넌클릭, 리니어 방식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클릭 -> 청축 :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기계식 키보드. 찰칵찰칵 소리가 일품이지만 제일 시끄럽습니다.
넌클릭 -> 갈축 : 청축보다 소리는 줄이고 키감은 비슷. 어디서나 무난하다는 느낌입니다.
리니어 -> 흑축, 적축 : 청축, 갈축과 달리 걸리는 느낌 없이 키보드를 살짝만 눌러도 인식되는 종류입니다. 덕분에 소리가 가장 작게 나서 일명 '구름타법'이 가능한 종류죠.
단, 흑축은 키보드 압력이 강해서 구름타법을 익히지 못하고 멤브레인 키보드 치듯이 끝까지 누르면 금방 피로해질 수 있습니다. 대신 키보드를 누를 때 쫀득쫀득한 느낌을 즐길 수 있구요.
반면 적축은 모든 기계식 중에서 가장 압력이 약해서 가볍게 칠 수 있지만 가장 심심한 방식이기도 합니다. 대신 오래 쓰다보면 미묘한 키압이 느껴지는 키보드라 저는 개인적으로 오래 쓸 수록 정감 가는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보강판, 무보강판?
보강판은 말 그대로 키보드 사이에 어떤 판이 들어가있는 것으로 안정감 있는 키보드감을 주지만 신나게 오래 치다보면 손가락이 금방 피로해질 수 있습니다. 치다보면 뭔가에 걸린다는 느낌이 좀 있죠. 제가 알기로 대부분의 기계식은 보강판을 사용하는 걸로 압니다.
반면 무보강판은 그 판이 없어서 안정감은 좀 낮을 수 있지만 더 편안한 느낌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체리 제품이 무보강판입니다.
텐키리스(세이버)?
일반적인 멤브레인 키보드라면 오른쪽에 숫자키들이 달려있죠? 그 부분을 텐키라고 하는데 걔내들이 없어서 전체 키보드의
너비를 줄일 것을 텐키리스라고 합니다.
요게 레오폴드의 700R이란 제품군인데 요 사진 한 방이면 뭔소린지 이해하실거라 믿습니다.
불편할 거라 생각할 수 있는데 게임이나 업무로 텐키 자주 쓰는 사람 아니면 사실 텐키 쓰시는 분 별로 없을 겁니다.
키보드가 작아지니 더 컴팩트한 맛이 있고(근데 기계식은 좀 무겁습니다.) 거기에 키보드와 마우스간의 간격이 줄어든다는 이점도 있죠.
개인적으로 별 이유가 없다면 텐키리스를 추천합니다. 나중에 필요하다보면 텐키를 따로 구매할 수 있구요.
유명한 제조사는?
축, 보강판 만큼 중요한 게 어느 회사에서 만들었나겠죠. 어차피 현재 나오는 대부분의 기계식 키보드는 체리에서 만든 스위치 가지고 만드는 거지만 그 외에 전체 하우징이나 키캡 등등 미묘한 차이가 나게 됩니다. 민감하지 않으면 잘 모를지도 모르겠군요.
유명한 제조사와 제품군을 쭉 나열해보겠습니다.
필코 마제스터치 시리즈 : 기성품 기계식에서는 거의 가장 비싼 편입니다. 일반적으로 기성품에서 가장 좋은 평가를 받기도 합니다.
가격은 환율에 따라 달라지지만 대충 17만원대입니다.
레오폴드 : 국내 회사입니다. 재작년 말이었나 작년초에 출시된 700R 시리즈라는 제품군을 가지고 있습니다. 12만원대의 가격이고
역시 기성품중에서 훌륭한 제품으로 평가됩니다. 다만 독자적인 스페이스 바를 채용해서 기계식의 최대 장점인 키캡 교환에 좀 애로사항이
있습니다.
mStone : 역시 국내 회사입니다. 레오폴드와 경쟁 관계로 알고 있고 작년초에 출시된 Groove 제품군을 가지고 있습니다.
11만원대로 레오폴드보다 저렴합니다. 키보드 하우징이 레오폴드의 700R시리즈보다 좀 싸보인다고 생각하는데, 그래도 훌륭한 제품입니다.
체리 : 독일 회사입니다. 대부분의 기계식 키보드에 들어가는 스위치를 생산하는 회사입니다. 그 체리사에서 만들었다는 이유로 순정 체리 키보드도 좋은 평가를 받습니다. 저도 가장 좋아하는 제품이구요. 가격대는 13~15만원 정도입니다.
그 외에 Ducky, NOPPOO, Poker, KBT, 제닉스가 있습니다.
기계식이 "나름" 수요가 많아져서 그런지 기가바이트, 스카이디지털, 쿨러마스터 같은 다른 곳에 많이 보던 회사들도 만들더군요.
그래도 제 생각에는 위에 명시한 네 회사들이 가장 무난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주절 주절 말했는데 사실 가장 중요한 건 직접 매장 가서 쳐봐야 한다는 겁니다. 백날 커뮤니티 들어가서
글 읽어보고 직접 치는 동영상 보고 해봤자 별 소용 없습니다. 직접 쳐보기 전에는 알 수 없는 노릇이거든요.
저만해도 타건매장 들러서 3~4시간은 쳐봤고 그렇게 구입하고도
레오폴드 700R, mStone Groove을 거쳐서 지금의 체리 적축 컴팩트에 정착한겁니다.
참고로 타건은 용산에 레오폴드 매장, mStone 매장 가보면 많은 제품군을 쳐볼 수 있습니다.
그 매장들에서 체리나 필코 같은 것들도 유통해서 팔거든요.
아무튼 비싼 물건인 만큼 꼭 직접 매장 방문 하셔서 이것저것 눌러보고
오래치면 힘들지 않을지 귀를 들이대고 거슬리는 소리가 나지는 않는지 잘 점검하시기 바랍니다.
더 많은 정보나 구매 후 본격적인 키덕의 세계로 가고 싶다면...
www.kbdmania.net/xe 을 한 번 방문해보시기 바랍니다.
제가 많은 정보를 얻은 곳이죠. 사실 이 글도 그 때 익혔던 지식 대충 정리한 것에 불과하구요.
저느 이 사이트 기준에서는 초보 중의 생초보입니다.
본격적인 기계식 키보드의 세계는
스위치 스프링 압 조절, 키캡 세팅, 커스텀 키보드 제작 쯤은 해줘야 열리는 거니까요. (근데 돈이 많이 들어요...)
기성품은 그냥 기성품일 뿐입니다. 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