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하게도 위인 이순신에 대한 존경심을 깔고 들어가는 영화입니다.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근데, 그걸 보여주는 방식이 참 맘에 안드네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이순신 외에는 믿을만한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 설정. </span></div> <div><br></div> <div>이순신 말고 다른 조선장군들은 하나같이 왜 이순신이 대단한지 비교하기 위해서 무능하고, 소인배에, 나쁜놈이기까지 합니다. </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뭐 그럴 수 있죠. 상황이 워낙에 절망적이란 걸 보여줘야 하니까요.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렇기 때문에 전투직전 이순신의 연설이 관객을 압도할 수 있기도 하고요. </span></div> <div><br></div> <div>근데, 연설을 듣고 뜨거워 진건 관객뿐인가 봅니다. 실제 전투가 시작되고서도 이순신이 탄 배 1척 말고는 멀찌감치 떨어져서 구경만 합니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저는 솔직히 그게 작전인 줄 알았거든요? 이순신의 나홀로 사투를 지켜보게 해서 전의를 끌어올려서 단번에 적을 제압하려는 그런 작전.</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아닙니다. 그냥 무서워서 안온 것 뿐이었던 거 같애요. 왜 '같애요'라고 말하냐면 전혀 묘사가 안 됐거든요. 그냥 안 보이다가 갑자기 나타납니다. 그리고 이순신이 말하죠. "너를 벌해야 마땅하나..."</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감독은 이순신 외에는 거의 관심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나마 비중있는 아군이라면 활 잘쏘는 장군이랑 진구가 연기한 첩자캐릭터 정도뿐이겠네요. (이름도 기억이 안나지만요, 사실 이순신 외에 이름이 기억나는 캐릭터가 없네요. 류승룡이 연기한 일본장군도 포함해서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이런 모든 설정들이 이순신을 돋보이게 만드는 데에는 성공적으로 기능합니다만, 글쎄요, 존경심을 쥐어짠다고 해야할까요. 너무 대놓고 이순신만 포커싱하니까 되려 거부감이 들 정도입니다. (제가 너무 삐딱한가요..)</span></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최종병기 활]에서 드러난 것처럼 액션영화에서 김한민 감독의 능력은 여전히 발군입니다.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일단 전쟁영화로서의 스토리가 잘 짜여져 있습니다.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절망적인 상황 - 장군의 카리스마와 좋은 전술로 아군의 건투 - 하지만 수적으로 열세 - 아군의 가세로 우세 - 적군의 비장의 무기와 총력전으로 열세 - 자연과 백성들의 도움으로 위기탈출, 승리.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열세와 우세가 엎치락뒤치락 하니 영화 내내 심장이 쫄깃쫄깃하지요</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최종적으로 승리란걸 알아도 그렇습니다)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대규모 해상전투라는 한국영화에 지금껏 없었던 장르를 이렇게 멋지게 영상화한 것도 굉장하다는 느낌이구요.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배우들의 연기가 하나같이 좋다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연기를 못하는 사람이 없어요.</span></div> <div><br></div> <div>그렇기 때문에 [명량]이 이순신이라는 위인을 이용하는 방식이 더 아쉽게 느껴지네요. </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이렇게까지 존경심을 드러내지 않아도 충분히 좋은 영화가 됐을테니까요. </span></div> <div>굳이 말하자면 '쫄아서 이순신 뒤에 숨은 영화'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명량]은 아마도 무난히 성공할테니 점점 나아질 거라 봅니다.</span></div> <div> </div> <div>앞으로 이어질 [한산]과 [노량]에서는 이순신 외에 이름을 기억할 만한 캐릭터가 나와주길 기대하면서,</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8점) 의미있는 아군도 없고, 의미있는 적군도 없다. 오직 이순신 뿐.</span></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