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두 명이요"</div>시끌시끌한 테이블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친구와 자리를 잡았다. <div>전여자친구와 왔을 때, 함께여서 였는지 아니면 정말 맛있는 곳인지 가물가물했지만 이따끔 생각나는 맛의 만두집이었다.</div> <div>"샤오롱바오하고 이거하고, 맥주 두 잔이요"</div> <div>주문도 똑같이 한 것 같다.</div> <div>친구는 이런 만두가 처음이라며 마냥 신기해하기만 하는 것 같다.</div> <div>시시콜콜한, 세상 사는 이야기를 나누며 맥주 한 잔을 기울일 때 였다.</div> <div>"두 명이요"</div> <div>익숙한 목소리였다. 귀를 의심했지만 벌써 심장은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차마 그쪽을 돌아볼 엄두도 나지않았다.</div> <div><br></div> <div>공교롭게도 목소리의 주인공은 내 맞은편 테이블에 앉았다.</div> <div>주문을 마친 그녀는 이내 나와 눈이 마주쳤다.</div> <div>만감이 교차했다.</div> <div>모른척 할까? 아무렇지 않게 인사할까? 손을 흔들까? 목례를 할까? 눈인사를 할까?</div> <div>짧은 시간, 오만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지만 나는 그저 그녀를 바라만 볼 뿐이었다.</div> <div>눈을 떼기도 시선을 돌리지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채 나는 그녀를 응시했다.</div> <div>그녀의 시선이, 그녀의 눈이 떨리는게 느껴졌다.</div> <div>그녀도 나와 같은가? 그녀도 나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div> <div>다만 그녀와 나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채 서로 바라만 볼 뿐이었다.</div> <div><br></div> <div>"주문하신 -, 나왔습니다"</div> <div>어색한 상황에서 도망갈 기회가 생겼다.</div> <div>나는 종업원에게 감사하다고 말한 후 만두로 시선을 고정시켰다.</div> <div>'내가 나빠. 미안해.'</div> <div>그녀가 나에게 마지막으로 내뱉은 말을 곱씹으며 나는 때때로 그녀의 눈치를 보았다.</div> <div>그녀도 나와 마찬가지로 어색한 눈치로 나를 훔쳐보았다.</div> <div>아-. 너도 나랑 똑같구나. 아직 내가 너를 흔드는구나.</div> <div><br></div> <div>어색한 식사를 마칠때까지 그녀와 나의 눈치 싸움은 계속 되었다.</div> <div>접시에 만두가 하나씩 사라질 때 마다 고민이 늘었다.</div> <div>나갈 때 인사를 해야할까? 인사를 하면 어떻게 해야하지? 반갑게 웃을까? 무뚝뚝하게 말할까? 손인사라도 할까?</div> <div>수 많은 고민을 뒤로하고, 나는 그저 도망치듯 식당을 빠져나왔다.</div> <div><br></div> <div>웃으며 인사 한 마디 건네지 못한 나를 자책하며. fin</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