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난 화가 난다. 화가 난 이유는.. 일단 저 짤을 보자. 무슨 북한 보는 줄 알았다. 한쪽에서는 "존중합니다."라더니 다른 쪽에서는 "쪽팔린줄 알아라." 이런다. 화전양면전술의 완벽한 예시이다. 이러면 또 이런 반박이 달리겠지. "오유를 하나의 인격체로 생각하지 마라!", "오유는 다수가 이용하는 곳이다!". 글쎄, 그러면 저런 글이 저 정도의 추천 수를 가지고 베오베에 떡하니 자리잡은 걸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아, 화전양면전술 때문에 화났다는 것은 아니다. 내가 봤을 때 많은 수의 시게인들은 민주주의 세상이 아니라 자기들의 바람만이 이루어지는 세상을 원하는 것 같다. 1. 문재인이 당선되어야 하며, 2. 그래야 적폐를 청산할 수 있고, 3. 그 과정에서 잡음이 발생하면 안 된다. 이게 그들의 바람이다.
나는 중학생 때부터 오유를 했던지라 진보 스탠스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이번에도 문재인 찍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해도 1, 2번부터 마음에 안 든다. 그들에게는 오직 문재인만이 진리요, 선이고, 다른 후보는 불의다. 그들에게 다름은 없다. 옳고그름만이 있을 뿐. 참, 사람이 완벽할 수는 없기에 여성할당제같은 '약간의' 흠이 있더라도 그건 괜찮단다.(왠지 기시감이 드는 것은 기분 탓일거다.) 하지만 다른 후보들은 큰 흠을 지녀서 안 된단다. 그들은 적폐란다. 시게 다른 글에서는, 다른 후보 공약 보고 그 후보가 마음에 들면 찍으라고 하더라. 근데 그렇게 찍는 순간 나는 적폐다. 이거참 딜레마가 아닐 수 없군.
아 뭐, 아무튼 그렇다치자. 하지만 3번은 정말 큰 문제다. 난 여기서 분노했다. 나는 사회 시간에 민주주의 사회는 시끄럽다고 배웠다. 그러나 시게인들 입장에서는 시끄러운 걸 당최 받아들일 수가 없나 보다. 도대체 그들이 원하는 민주주의는 어떤 건지 궁금하다. 왜 하필 지금이냐고? 그래서 적폐세력 찍을거냐고? 당선되고 나서 얘기하자고? 적폐청산보다 밥그릇이 중요하다고 하니 부끄러워 하라고? 꼴랑 공약 하나 때문에 지지를 하지말지 정하는게 이상하다고? 세월호..(하..)? 자기가 듣기 싫은 소리를 하는 게 그렇게 싫나 보다. 그들에게 '상대방을 설득한다.'라는 선택지는 남아있지 않다. 앞서말했듯이, 다름은 없고 오직 옳고그름만이 남았다. 다른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에게 그들이 왜 '틀렸는지' 설명해주는 것이 민주주의가 되어버린 듯 하다. 온갖 수단을 동원하여 제발 '닥치라'고 한다. 직접적으로 닥치라는 말 쓴적 없다고? 그럼 시게에서 군게 비난하는 글이 추천받는 것과 군게 글이 반대 받고 탈락하는 현상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아, "비공감은 말 그대로 공감하지 않는다는 것일 뿐!"이라는 쉴드가 있었지.
아무튼 문재인이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 그것은 나 또힌 바라는 바이다. 하지만 그 결과가 시게들인들이 원하는 '정의로운 결과'에 해당할지는 몰라도, 과연 '공정한 과정'에 부합하는 것일지는 의문이다. 정말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