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수사팀 “집단 사표” 반발 끝에 공소장 변경 승인 받아

ㆍ“국정원 트위터 글 121만건 위법”… 계정 2600여개 이용

국가정보원 정치·선거개입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정회 수원지검 형사1부장)이 121만여건의 정치·대선개입 트위터 글을 국정원 직원들이 유포한 혐의를 수사하는 과정에 법무부·검찰 지휘부의 압력과 수사 방해가 있었다는 정황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검찰 수뇌부가 수사팀의 공소장 변경 신청은 물론, 범죄 혐의가 있는 국정원 직원들의 소환조사도 지연시켰다는 것이다.

21일 검찰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수사팀은 지난 15일 국정원의 트위터 정치·대선개입 혐의에 대해 추가 공소장 변경을 신청하겠다고 상부에 보고했다. 법무부와 서울중앙지검 지휘부는 수사 보완을 요구하며 승인을 미뤘다는 것이다. 결국 수사팀이 법원과 협의한 공소장 변경 신청 시한인 지난 20일 수사팀 검사들이 “공소장 변경 신청을 허락하지 않으면 집단사표를 쓰겠다”고 밝히자 승인이 떨어졌다. 수사팀은 지난달 18일 1차 공소장 변경 신청 이후 관련 국정원 직원들을 체포해서 조사하려 했으나 검찰 지휘부가 국정원과의 관계를 고려해야 한다며 만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은 남재준 국정원장이 지난 4일 “직원들을 검찰에 자진출두시키겠다”고 국회에서 밝힌 이후에야 관련자들을 조사할 수 있었다. 이에 검찰 지휘부는 “수사와 공소유지를 둘러싼 방법론상의 이견은 있었지만 수사를 방해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국정원 직원 수십명이 총 2600여개의 트위터 계정을 이용, 2011년 1월부터 지난해 대선 직전까지 트위터에 정치·선거 관련 글 121만228건을 ‘봇(bot)’과 ‘트윗덱(tweetdeck)’ 프로그램 등을 이용해 유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런 혐의를 담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에 대한 공소장 변경 신청서를 지난 20일 법원에 제출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선거 전술에 따라 기획된 2만6000장의 ‘사이버 삐라’를 수백~수천장씩 복사해 총 121만장을 국민의 정치적 여론 형성 장인 트위터 공간에 살포한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국정원 직원들이 ‘다음’ 등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올린 정치·선거개입 글 189건도 추가로 찾아냈다. 검찰은 “121만228건 모두 위법하다”고 결론지었다.

검찰은 또 국정원이 30여개 인터넷 언론사에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특정 기사나 사설을 써달라고 청탁한 뒤, 해당 언론사가 이를 써 올리면 트위터를 통해 퍼나른 사실을 확인했다. 국정원은 이를 위해 해당 언론사 대표 등에게 명절 때마다 선물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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