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br></div> <div><br></div> <div>개강하고 어느정도 시간이 흘렀고 우리는 어느덧 사귄지 100일을 바라보고 있었다.</div> <div>100일이 되기 며칠전부터 나는 그녀에게 기억에남는 하루를 만들어주리라 다짐했다.</div> <div><br></div> <div>사실 그전부터 그녀에게 우리 100일에는 뭐할까 라며 자주 묻곤했었다.</div> <div>그럴 때마다 그녀는 100일이 뭐 별거냐며 전에도 말하지만 우리가 만나는게 특별한날인거지 100일 200일이 중요한게 아니라며 손사레를 쳤다.</div> <div><br></div> <div>그래서 나는 혼자100일을 계획하기로 했다.</div> <div>선물은 일전의 사건도 있고 해서 하지않기로 했다. 대신 정성이 가득담긴 연애기록을 쓰기로 했다.</div> <div>내용은 그녀와 만나면서 하루하루를 일기처럼 기록했던 것들을 기반으로 했다.</div> <div><br></div> <div>-1-</div> <div>오늘 드디어 그녀에게 사귀자고 했다.</div> <div>그녀도 나를 좋아한다고 했다.</div> <div>그녀와 헤어진지 얼마 안됬지만 벌써 보고싶다.</div> <div><br></div> <div>-8-</div> <div>그녀와 처음으로 손을 잡았다.</div> <div>그녀는 까르보나라 파스타를 싫어한다고 했다.</div> <div><br></div> <div>-57-</div> <div>오늘은 그녀와 처음으로 다투었다.</div> <div>그녀에게 더 잘해줘야겠다.</div> <div><br></div> <div>-74-</div> <div>요즘은 개강하고 나도 바쁘고 그녀도 바빠서 잘 만나지 못한다.</div> <div>얼른 주말이 되서 그녀를 보고싶다.</div> <div><br></div> <div>내용은 대충 이런식이었다.</div> <div>이것들을 작은 카드에 적어서 준비했다.</div> <div>또 그녀와 찍었던 사진들을 인화해 준비했다.</div> <div><br></div> <div>모텔에서 이벤트를 하기엔 그녀가 나에게 실망할까봐</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학교근처에서 자취하던 친구의방을 빌리기로 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친구는 마침 주말이라 본가로 내려간다며 좋은시간을 보내라는 말과함께 듀X스는 책장 두번째 서랍에 있으니 참고하라는 말을 덧붙였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렇게 100일은 하루하루 다가왔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띠리리링</div> <div><br></div> <div>"여보세요?"</div> <div><br></div> <div>"어디쯤이야?"</div> <div><br></div> <div>"응 지금 집에서 나왔어."</div> <div><br></div> <div>"그래? 그러면 내가 데리러갈게."</div> <div><br></div> <div>"아냐 어차피 다시 그쪽으로 가야되잖아. 늦지나 마셔."</div> <div><br></div> <div>"알겠습니다! 우리애기 천천히와용."</div> <div><br></div> <div>"애기라니~아무튼 기다리고있어용"</div> <div><br></div> <div>잠시후 그녀가 도착했고 우리는 친구의 자취방으로 향했다.</div> <div>물론 이벤트가 있다는 건 그녀에게는 비밀이었다.</div> <div><br></div> <div>"어디로 가는거야?"</div> <div><br></div> <div>"가보면 알아요."</div> <div><br></div> <div>"갑자기 왜 존댓말이야 뭐 잘못했어? 너 잘못할때마다 그러더라?"</div> <div><br></div> <div>"에이 무슨 잘못을 해~ 거의 다왔어."</div> <div><br></div> <div>그렇게 조금 더 걸어서 친구의 자취방 문앞에 도착했다.</div> <div>그녀는 여기가 어디냐는 표정을 지었고, 너 혹시 100일기념으로 나를 팔아넘기려는 수작이냐고 말했다.</div> <div><br></div> <div>"팔긴 뭘 팔아. 너 사가는 사람도 없을껄?"</div> <div><br></div> <div>말을 마치자마자 그녀의 손이 움직였고, 나는 움찔했으나 다행히 때리지는 않았다.</div> <div><br></div> <div>"장난이구 잠깐 눈 감아봐. 뜨라고 할때까지 뜨면 안돼."</div> <div><br></div> <div>"유치하게 눈가리게 시키는거야?"</div> <div><br></div> <div>그렇게 말하면서도 기대하는 표정이었다.</div> <div>문을 열고 그녀의 손을 잡아 안쪽으로 안내했다.</div> <div><br></div> <div>"자 이제 눈떠도 돼."</div> <div><br></div> <div>그녀는 눈을 떳고 내가 전날 8시간동안 준비해 놓은 결과물을 보고는 놀란표정을 지었고, 이내 그녀의 눈가에는 이슬이 맺혔다.</div> <div>그녀는 놓여있는 카드들을 하나하나 읽는동안 종종 눈물을 닦았다.</div> <div>한참동안 그녀는 말없이 카드들을 읽었고, 나는 그런 그녀를 말없이 바라보았다.</div> <div><br></div> <div>그렇게 한참이 지나서야 그녀는 나를 보았다.</div> <div><br></div> <div>"고마워..."</div> <div><br></div> <div>"뭐가?"</div> <div><br></div> <div>"이렇게까지 해줄줄은 몰랐어."</div> <div><br></div> <div>그녀는 내게 달려와 품에 안겼고, 나는 그녀를 안아주었다.</div> <div>그렇게 말없이 그녀를 안아주는데 문득 우리의 첫째 날이 떠올랐다.</div> <div><br></div> <div>"우리 처음 사귀기로 한날 기억나? 그때도 이렇게 니가 울먹이면서 내품에 안겼다."</div> <div><br></div> <div>"기억나.."</div> <div><br></div> <div>우리는 서로를 바라보았고, 눈물에 번지고 지워진 화장이었음에도 그녀의 얼굴은 충분히 아름다웠다.</div> <div>우리는 무언가에 홀린 듯이 서로를 바라보다 그대로 입을 맞추었다. </div> <div><br></div> <div>그렇게 우리는 또 하나의 추억을 쌓았다.</div> <div><br></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