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녀와 다시 연락하게 된지 몇일이 지나고 적어도 우리는 이틀에 한번꼴로 전화하여 서로의 이야기를 하고 들어주었다.</div> <div>마침 그주에는 우리소대가 경계근무소대가 되었고 그날도 경계근무를 나갔다가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근무를 마치고 복귀하고는 </span></div> <div>침대에 누워 온몸으로 세상 만사 귀찮음을 표현하고 있었다.</div> <div><br></div> <div>"아- 행정반에서 전파합니다 막사 내 김ㅇㅇ 상병님. 김ㅇㅇ상병님. 지금 즉시 행정반으로 와주시기 바랍니다."</div> <div><br></div> <div>스피커에서 나를 찾는다는 후임의 목소리가 방송되었다.</div> <div>군생활 경험상 이렇게 지목을하며 찾는 일은 안좋은 일이 더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div> <div>급히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행정반으로 향했다.</div> <div><br></div> <div>"충성! 상병 김ㅇㅇ 행정반에 용무있어 왔습니다."</div> <div><br></div> <div>"오셧습니까 김상뱀"</div> <div><br></div> <div>동기녀석인데 나보다 어려서 가끔 저런장난을 치곤했다.</div> <div>날 보며 헤실헤실 웃는걸 보니 불안감이 더욱 엄습해왔다.</div> <div>혹시나 하는 마음에 행정반으로 둘러보았지만 간부들은 보이지 않았다.</div> <div><br></div> <div>"뭐야 왜 찾았냐? 간부들이 찾는거 아니었어?"</div> <div><br></div> <div>"형 어떤 여자가 전화와서 바꿔달라던데? 받아봐"</div> <div><br></div> <div>그녀에게 온 전화였다. </div> <div>몇일 전 그녀에게 행정반 일반전화번호를 알려주며 혹시라도 무슨일이 생기면 전화 하라며 알려줬었는데,</div> <div>혹시나 무슨일이 생긴걸까 하는 생각이 들어 급히 전화를 받았다.</div> <div><br></div> <div>"여보세요? 누구십니까?"</div> <div><br></div> <div>"어? 진짜로 받았네. 근데 왜이렇게 늦게 받았어."</div> <div><br></div> <div>"아 너였어? 아니 전화온줄 몰랐어. 근데 무슨일있어?"</div> <div><br></div> <div>"무슨 일은.. 그냥 뭐하나 궁금해서 전화했지"</div> <div><br></div> <div>"그랬구나.. 나는 무슨일 있으면 전화하라고 번호알려줬었는데 전화 왔길래 무슨일 있나하고 걱정했는데 다행이다."</div> <div><br></div> <div>"에이 걱정마~! 그리고 진짜 무슨일있으면 전화를 어떻게 하냐 바보야."</div> <div><br></div> <div>"듣고보니 그렇네... 아직 회사야?"</div> <div><br></div> <div>"응 오늘도 야근이라서 이제 저녁먹으러 가야지. 너는 밥먹었어? 군대는 밥도 엄청빨리 먹는다며~?"</div> <div><br></div> <div>"아니 아무리 빨리 먹어도 아직 6시도 안됫는걸.."</div> <div><br></div> <div>"으흫흫 그건 그렇네"</div> <div><br></div> <div>그렇게 전화를 하다보니 예의 그 동기녀석이 옆에서 씨익 웃으며 통화하는 걸 듣고있었다.</div> <div>이따가 저녁먹고 다시 전화하겟노라며 전화를 끊었다.</div> <div>전화를 끊을 때 까지도 옆에서 입가에 웃음을 띄고 통화를 엿듣고있는 동기녀석을 보니</div> <div>인중을 때리고 싶은 마음이 불쑥 솟아 올랐지만 CCTV에 찍혀 영창피아노를 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참았다.</div> <div><br></div> <div>저녁을 먹은 뒤에 우리는 다시 통화를 했고, 점호가 끝나고 소등하기전 짧은 시간에도,</div> <div>야간근무를 다녀온 뒤에도 당직사관의 눈을 피해 몰래 전화를 했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우리는 그렇게 서로에게 버팀목이 되어주는것 같았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녀는 나에게 남은 군생활의 지루함을 설렘이라는 감정으로 이겨낼 수 있게 해주었고,</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나또한 똑같은 일상의 반복에 지친 그녀에게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주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둘은 서로에게 연락할 시간을 기다리며 </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하루를 보냈고,</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연락하는 동안에는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span></div> <div>그렇게 우리는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되어가고있었다.</div> <div>그리고 그 행복속에서 영원할 줄 알았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