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몸캐 없는 아군의 조합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div> <div>5번 타워 한편 구석에서 발견된 작은 샬럿 위에</div> <div>정의로운 로라스가 떨어질 때,</div> <div>대체로 아군의 무개념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div> <div>그래서, 헤비 레인은 처량히 내리고 아군은 전멸하여</div> <div>거의 1분 25초나 리스폰을 기다리게 될 때</div> <div> <br />아무도 지키지 않는 진영.</div> <div>그래서, 양쪽 수호타워는 부서지고</div> <div>어느 다급히 올라가는 채팅창 위에</div> <div>“아놔 공방 호구 새3끼들”이라는</div> <div>거의 판독하기 어려운 문구를 볼 때</div> <div><br />무수한 세월이 흐른 후에</div> <div>문득 탈퇴한 클원의 우편이 발견될 때</div> <div>그곳에 씌었으되</div> <div>“사랑하는 클원아, 너의 소행이</div> <div>내게 얼마나 많은 불면의 밤을 가져오게 했는지...“</div> <div> </div> <div>대체 나의 소행이란 무엇이었던가?</div> <div>적혈무쌍참 직후의 최심장,</div> <div>유성낙하 이후의 싸이클론,</div> <div>혹은 생존용 용성락이었을까.</div> <div>이제는 벌써 그 많은 죄상을 기억 속에 찾을 수가 없다.</div> <div>그러나, 클원은 그 때문에 애를 태웠던 것이다.</div> <div> </div> <div>린의 장벽에 갇혀 초조하게 멈춰있는 아군의 모습 또한 우리를 슬프게 한다.</div> <div>목책 가를 아군은 언제 보아도 왔다 갔다 한다.</div> <div>그리고 그 위에 펼쳐지는 비밀의 화원, </div> <div>무섭게 뒤덮이는 초열지옥, </div> <div>시바의 배트 스웜, </div> <div>트릭시의 미친 듯한 순환</div> <div>이것이 우리를 말할 수 없이 슬프게 한다.</div> <div><br />닥테하는 타라, 내구도 0인 아이템.</div> <div>미쉘을 만났을 때, 그러나 나약한 옛 시절의 미쉘이 귀환했을 때.</div> <div>그것도 이제는 그가 RA레어로 풀업을 하고,</div> <div>혹은 맥시머를 빤 풀도핑 더스트 토네이도를 쓰고서</div> <div>우리가 휴톤 도일없는 5근캐 조합이라는 이유에서</div> <div>우리가 필사적으로 치려고 하나, 그러나 이미 기술을 쓰기 전에 무력하게 쓰러져 내릴 때.</div> <div><br />루이스와 토마스 앞에 죽어가는 도일의 눈초리, <br />부당거래의 소리.</div> <div>이 소리는 항상 나에게 히카에게 맞서야 하는 원캐를 생각하게 한다.</div> <div><br />골목에서 들려오는 고요한 구두소리.</div> <div>그것은 센트리 없는 안개 속을 거니는 시바의 소리처럼 들리고...</div> <div>엘리의 쾌활한 별똥별 소리가 귀를 간질이는데...</div> <div>그러나, 당신은 벌써 근 1분이나 리스폰을 기다려야 할 때.</div> <div><br />버그에 걸린 레베카의 카운터 또한 우리를 슬프게 한다.</div> <div>그것은 아이작의 스윙이 닿을 즈음,</div> <div>허무한 정지화면만이 남아있다.</div> <div>난간에서 은은하게 웃고 있던 트리비아의 박쥐폭풍을 볼 때.</div> <div><br />힘겨운 트루퍼 싸움에서 패배했을 때.</div> <div>오싸의 트롤 공략을 읽을 때.</div> <div>마를렌이 풀콤보로 블링크 빠진 클레어를 희롱할 때,</div> <div>반딧불 교향곡 속을 지나갈 때.</div> <div>거기서 문득 '여기 열 다섯의 어린 나이로 세상을 떠난 소녀 미쉘이 누워있음' </div> <div>이라 쓴 리스폰 창을 읽을 때.</div> <div>아, 그 소녀는 내 파티원 중 한 사람...</div> <div>날이면 날마다 언제나 보이는 카인 셀렉과</div> <div>그 아래에 깔리는 센트리를 볼 때.</div> <div><br />첫 공식전에서의 팀원들의 욕설.</div> <div>속속히 올라가는 ♡♡♡♡ 사랑의 고백소리</div> <div>게임이 끝나고, 사랑의 귓속말이 날아오며,</div> <div>한 판만 이기고 자야지 했는데 어느새 시간이 새벽 3시가 될 때...</div> <div>그 때 당신은 계정을 지울까 진지하게 고민할 것이다.</div> <div><br />날아가는 한 마리의 빅터,</div> <div>도일이 왔다간 후의 텅 빈 진영.</div> <div>옛날에 출몰한 트루퍼 구역을 다시 찾았을 때</div> <div>그 곳에는 이미 남은 트루퍼는 없고</div> <div>일찍이 애용하던 철거반라인에는 흉한 시체만이 남았는데다</div> <div>옆 뒤쪽에서는 제레온와 브루스가 내다보고 </div> <div>든든히 지켜주던 윌라드는 먼저 따이고 말았다.</div> <div>이 모든 것은 우리의 마음을 슬프게 한다.</div> <div> </div> <div>그러나,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이 어찌 이뿐이랴?</div> <div>몰려오는 10분대 공성 지원 부대</div> <div>가난한 레베카의 눈물,</div> <div>무개념 아군,</div> <div>노셔츠 극공 까미유과 힐킷 없는 웨슬리.</div> <div>둔하게 들려오는 “적이 트루퍼를 쓰러뜨렸습니다.”</div> <div>비행 직후의 저격</div> <div>빗나가버린 둔갑 폭연</div> <div>골목에 흩어진 지뢰와 센트리,</div> <div>리스폰된 자동차에 끼인 클레어의 좁은 어깨,</div> <div>막타로 빼앗긴 트루퍼,</div> <div>세 번째 캔슬된 결슬영동,</div> <div>크리스탈 허리케인 위의 떨어지는 방울 가두기</div> <div>얼어버린 심판의 빛</div> <div>골목에서 자네트의 얇은 칼이 허공을 베고 있는 것을 보게 될 때, </div> <div>안개 속에서의 일렉버스터 소리,</div> <div>좌우통로 안의 유성낙하</div> <div>지친 수호의 등에 꽂히는 풀도핑 초스트레이트</div> <div>리스폰 중인 ‘도일, 샬럿, 타라, 루시, 하랑’</div> <div>서릿발 안에 보이는 아군의 창백한 얼굴,</div> <div>홀로 남은 HQ위로 떨어지는 유성낙하.</div> <div>이 모든 것이 또한 우리의 마음을 슬프게 한다.</div> <div> </div> <div>=========================</div> <div>그냥 심심해서 패러디 해봤어요...</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원본)</div> <div> </div> <div>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   --- 안톤 슈낙</div> <div><br />울음 우는 아이들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br />정원 한 쪽 구석에서 발견된 작은 새의 시체 위에 초추의 양광이 떨어질 때...<br />대체로 가을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br />그래서, 가을날 비는 처량하게 내리고,<br />그리운 이의 인적은 끊어져 거의 일 주일이나 혼자 있게 될 때.<br />아무도 살지 않는 옛 궁성, 그래서, 벽은 헐어서 흙이 떨어지고...<br />어느 문설주의 삭은 나무 위에 거의 판독하기 어려운 문자를 볼 때.</div> <div>몇 해고 몇 해고 지난 후, 문득 돌아가신 아버지의 편지가 발견될 때.<br />그곳에 씌었으되,<br />'내 사랑하는 아들아, 너의 그런 행동이 내게 얼마나 많은 불면의 밤을 가져오게 했는지...'<br />대체 내 그러한 행동 이란 무엇이었던가?<br />어떤 거짓말? 아니면 또 다른 내 어리석은 처신?<br />이제는 벌써 그 많은 잘못들을 기억 속에서 찾을 수가 없다.<br />그러나, 아버지는 그 때문에 애를 태우신 것이다.</div> <div>  동물원에 잡힌 범의 불안, 초조가 또한 우리를 슬프게 한다.<br />철책가를 그는 언제 보아도 왔다갔다 한다.<br />그의 빛나는 눈, 그의 무서운 분노, 그의 괴로운 울부짖음,<br />그의 앞발의 한없는 절망, 그의 미친듯한 순환...<br />이것이 우리를 말할 수 없이 슬프게 한다.</div> <div>  휠 데를린의 싯귀. 아이헨도르프의 가곡. 옛 친구를 만날 때.<br />학창 시절 친구의 집을 찾아 방문하였을 때.<br />그러나...<br />그가 이제는 우러러 볼만한,<br />한 사람의 고관대작, 혹은 돈이 많은 공장주로서의 지위를 가져...<br />우리가 몽롱하고 우울한 언어를 조종하는 한 시인 밖에 못 되었다는 이유로,<br />우리에게 손을 주기는 하나, 달갑지 않은 태도로 우리를 대한다고 벌써 느껴질 때.</div> <div>  포수의 총부리 앞에 죽어가는 사슴의 눈망울.<br />재스민의 향기...<br />항상 이것들은 나에게 창 앞에 늙은 나무 한 그루가 있는 내 고향을 생각하게 한다.</div> <div>  공원에서 들려오는 고요한 음악.<br />그것은 꿈같이 아름다운 여름 밤에<br />모래 자갈을 고요히 밟고 지나가는 사람의 발자국 소리처럼 들리고...<br />노래의 한 소절 같은 쾌활한 웃음소리가 귀를 간질이는데...<br />그러나, 당신은 벌써 근 열흘이나 침울한 병실에 누워 있는 몸이 되었을 때.</div> <div>  달아나는 기차가 또한 우리를 슬프게 한다.<br />그것은 황혼의 밤이 되려 할 즈음,<br />불을 밝힌 창들이 유령의 무리같이 시끄럽게 지나간다.<br />창가 에서 은은히 웃고 있는 어떤 여성의 아리따운 얼굴을 볼 때.</div> <div>  현란하고도 번화한 가면 무도회에서 돌아왔을 때.<br />대의원 아무게 씨의 강연집을 읽을 때.<br />부드러운 아침 공기가 가늘고 소리없는 비를 희롱할 때.<br />공동 묘지를 지나갈 때.<br />거기서 문득 '여기 열 다섯의 어린 나이로 세상을 떠난<br />소녀 클라라는 누워 있음' 이라 쓴 묘비를 읽을 때...<br />아, 그 소녀는 어렸을 적 단짝 동무 중의 한 사람...<br />날이면 날마다 언제나 번잡한 도시의 집과<br />그 집에 있는 나무 밑동만 보고 사는 시꺼먼 냇물을 볼 때.</div> <div>  첫 길인 어느 촌여관에서의 외로운 하룻밤.<br />시냇물의 졸졸거리는 소리.<br />곁방 문이 열리고, 속삭이는 목소리가 들리며,<br />낡아 빠진 헌 시계가 새벽 한 시를 둔탁하게 칠 때...<br />그 때 당신은 난데없는 애수를 느낄 것이다.<br />날아가는 한 마리의 철새.<br />추수 후의 텅 빈 밭과 밭들.<br />어릴 때 살았던 적이 있는 조그만 지방에, 긴 세월이 지난 후에 다시 들렀을 때.<br />이제는 아무도 당신을 알지 못하고...<br />그 때 놀던 자리에는 붉고 거만한 건물들이 늘어서 있으며,<br />당신이 살던 집에는 알 수 없는 사람들의 얼굴이 보이는데...<br />황제처럼 멋지던 아카시아 나무와 우거진 풀은 베어졌는지 찾을 수가 없다.</div> <div>  이 모든 것은 우리의 마음을 슬프게 한다.<br />그러나,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이 어찌 이뿐이랴?<br />오뉴월의 장의행렬. 가난한 노파의 눈물. 거만한 인간.<br />보라색, 검정색, 회색 같은 빛깔들. 둔한 종 소리. 바이올린 G현의 소리.<br />추수 후, 가을 밭에 보이는 연기. 산길에 흩어진 비둘기의 깃털.<br />자동차에 앉은 출세한 부녀자의 좁은 어깨.<br />떠돌아다니는 가극단의 여배우들. 벌써 줄에서 세 번째 떨어진 광대.<br />지붕 위에 떨어지는 빗소리. 휴가의 마지막 날.<br />사무실에서 처녀의 가는 손가락이, 때 묻은 서류 속에서 움직이고 있는 것을 보게 될 때.<br />보름밤에 개 짖는 소리. 크누트 함순의 이삼절. 어린아이의 배고픈 모양.<br />철창 안에 보이는 죄수의 창백한 얼굴. 무성한 나무 위에 떨어지는 흰 눈송이...<br />- 이 모든 것이 또한 우리의 마음을 슬프게 한다. </div> <div> </div> <div><br />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