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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윽. 빌어먹을 도대체 여긴..."
이드백은 머리가 깨질것 같은 두통을 호소하며 인상을 팍 찌푸렸다.
어제 술을 마신 것 까진 기억이 나는데, 그 이후로는 기억이 나질 않는다.
도대체 여긴 어디인가?
집은 아닌 것 같고, 길거리에 퍼져버린 것인가?
아니, 그건 절대 아니었다.
사방은 검은 색 벽.
아니, 조명이 거의 없기에 어둡게 보일 뿐, 색깔을 추측하기엔 다소 어려웠다.
다만 확실한 건, 달랑 철문하나가 유일한 탈출구로 보이는 사방이 막힌 공간에 갖혀있다는 것이었다.
가운데 책상 위에 매달린 희미한 불빛.
이드백은 그것을 의지하며 주변을 살폈다.
그러자 한쪽 켠에서 쓰러져있는 친구, 니악이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는 재빨리 녀석에게 다가가 몸을 흔들었다.
"니악아 일어나봐!"
"크으윽. 무슨 일이야?"
니악이 역시 숙취인지 모를 두통을 호소하며 눈쌀을 찌푸렸다.
그리고 채 드백이가 말을 하기 전, 이 상황을 알아차렸다.
"도대체 여기가 어디야?"
"나도 잘 모르겠어."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누가 그들을 감금한 것인가.
알 수 없었다.
아니, 감금이라고 확증하기엔 너무 이르지 않는가!
드백이는 철문으로 다가가 문을 열었다.
그러나 역시 불행히도 문은 잠겨있었다.
쾅쾅!
"이봐! 이게 무슨 짓이야! 우릴 내보내줘!"
마치 영화에서만 봐오던, 그런 일이 실제로 그들에게 닥치자 형언할 수 없는 공포와 압박감이 그들을 옥죄여왔다.
그때, 드백이의 말에 대답이라도 하듯 한 기계음의 음성이 방안에 울려퍼졌다.
"안녕하신가, 여러분."
"이 개새끼, 무슨 짓이야!"
드백이는 허공을 향해 소리쳤다.
"그저 간단한 게임이라고 해주지."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니악이 역시 그동안 눌려졌던 공포가 분노가 되어 표출됐다.
"어이, 그렇게 윽박지를 필요는 없잖아. 나는 단지 너희들의 우정을 시험해보고 싶을 뿐이라고."
"우정?"
"그래. 자, 아주 간단히 설명하지. 가운데에 있는 책상이 보이지?"
그들은 시선을 책상으로 옮겼다.
"그 책상 위에 회전식 권총 하나가 보일 거다."
기계음의 말마따나 정말로 권총 한 자루가 놓여져 있었다.
"이걸로 뭘 어쩌라는 거야!"
"러시안 롤렛이라고 혹시 알고 있나?"
러시안 롤렛.
회전식 권총에 단 한발을 집어 넣어, 서로 돌아가며 방아쇠를 당기는 일종의 살인게임이었다.
기계음은 작은 소리로 킥킥거리더니 이내 말을 이었다.
"저 권총엔 단 한 발의 총알이 들어있다. 그것을 서로 돌아가며 쏘는 것이다. 몇 번을 쏘든 상관은 없다. 친구를 구하고 싶다면, 자기의 머리에 6번 모두 쏴버리면 되는 거지. 알겠냐? 단 한 명. 단 한명만 이곳에서 내보내주겠다. 명심해라. 단 한 명이다."
"........"
"........"
드백이와 니악이는 서로를 처다봤다.
그리고 서로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잠시의 정적.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순간, 니악이가 결심한 듯 몸을 움직이려고 할 무렵.
드백이의 입이 열렸다.
"니악아. 너....딸 하나랑 늙으신 어머님이 계시지? 와이프는 도망갔고."
"......."
"하는 일은 다 망해. 그렇다고 기술도 없어. 돈도 없어. 인생의 바닥 중에 바닥이잖아?"
"......"
"그런데 나는 잘나가는 주식투자자고, 돈도 많고. 가족은 없지만 전 세계에 내노라하는 예쁜 년들과 섹스도 해봤고, 이곳저곳 놀라가고 즐기고. 인생의 상류 중 상류잖아, 나는."
그 순간 니악이의 표정이 굳어졌다. 잠깐의 분노가 엿보였으나, 그도 잠시 이미 채념한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내가 죽는 게.....나을 것 같다."
"어이. 사람말 끝까지 들어. 죽는 건 나다."
".......!"
"난 이미 즐길대로 즐긴 놈이야. 솔직히 지금 죽어도 그리 여한은 없다. 남보다 몇 십배, 아니 몇 백배는 실컷 인생을 즐겼으니까. 죽는 건 나다. 넌 말야, 살아서 니 토끼같은 딸내미하고 어머님 모시고 열심히 살아. 알았냐?"
씨익.
미소를 지은 드백.
그 역시 몸을 일으켜 책상 쪽으로 움직였다. 그리고 니악이의 어깨를 톡톡치며 환한 미소를 다시 지어주었다.
니악이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감동.
이것이 진정한 우정이라 할 수 있었다.
니악이는 애써 터져나오려는 울음을 삼킨 채 커보이기만 하는 드백이의 등을 바라봤다.
철컥.
권총을 장전한 이드백.
그는 그것을 자신의 머리에 겨냥한 채 크게 소리질렀다.
"이게 네가 원하는 거냐? 앙? 단 한 명만 살아나갈 수 있다고? 좋아. 그럼 그렇게 해주지. 그러나! 약속은 꼭 지켜라. 알았냐? 여기서 산 사람은 반드시 내보내줘. 알았냐!!!"
그의 말에, 기계음이 응답했다.
"물론이지. 반드시 내보내주겠다."
이드백.
눈을 한번 감고, 심호흡을 했다.
그리고.....
씨익-
그는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머리에 겨냥한 총구를 니악이에게로 옮겼다.
"어이 친구. 미안하이. 난 아직도 다 못 즐겼거든."
".......!"
이드백.
잔인하고 정말 치졸스런 놈이었다.
니악이가 자신이 죽겠다고 하였지만, 그를 믿지 못해 친히 연기까지 하며 자신이 직접 친구를 죽이려고 한 악마같은 새끼.
그리고 그 연기는 아쉽게도.....성공했다.
찰칵.
빈 탄창.
찰칵.
빈 탄창.
찰칵.
빈탄창
찰칵.
빈탄창.
찰칵.
빈탄창.
이제 마지막....여기에 분명 총알이 들어있다.
이드백. 녀석은 니악이를 보며 잔혹한 미소를 지었다.
"잘가. 친구."
찰칵.
"......?"
그러나 예상외로 마지막 역시 빈 탄창이었다.
이드백, 그는 회전식 탄창을 열어 확인했다.
없다.
총알이 없다.
처음부터 모두 빈 탄창이었다.
그리고 그 순간 철문이 열렸다.
그곳엔 온갖 무기가 장식되어 있는 공간이었다.
그때, 기계음이 말을 하기 시작했다.
"크큭, 애초에 그 총은 6번 모두 발포하면 철문이 열리게 설계되어 있었다. 너희들은 이제 밖으로 나와서 무기가 정열된 복도를 따라 이곳을 탈출하면 된다. 너희들의 우정이 끈끈하다면 저 무기를 쓸 이유따위는 없겠지. 그러나 아니라면.....사용해도 좋다. 이상이다."
.........
순간적으로 파고드는 싸늘한 기운.
그것은 니악이의 눈에서 느껴졌다.
'빌어먹을.'
저 철문.......
니악이에게 절대적으로 가깝다.
그리고....
다다다닷!
니악이가 전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출처
웃대 - 리드백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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