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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humorbest_340940
    작성자 : 계피가좋아
    추천 : 27
    조회수 : 4568
    IP : 121.140.***.123
    댓글 : 1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1/03/21 23:59:47
    원글작성시간 : 2011/03/19 23:59:17
    http://todayhumor.com/?humorbest_340940 모바일
    브금주의]Swan Song














    『너의 뒤에 따라다니는 그것. 그림자일까, 너의 생명일까.』









    "도대체 왜 예능 프로그램에 안나가겠다는거야?"

    "난 가수야!!내가 개그맨도 아니고 왜 그런데 나가서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야되는건데?"

    "가수도 상품이야. 가치가 떨어지면 덤핑이라도 해서 팔아야하는거라고!"

    "뭐라구? 그러면 지금 내가 재고품목이나 다름없다는 말이야 지금?"

    "현실을 직시해, 임마! 넌 한물 갔어!"

    "푸하하!!!이 내가?? 내가 한물 갔다고?? 3사 가요 대상과 10대 가수상을 휩쓸었던 이 내가?!!"

    남자는 크게 소리내서 웃으며 사무실을 나가버렸다. 웃음소리는 복도에서 메아리쳤지만,
    누가 들어도 저 사람이 비참해하고있다는 사실을 느낄만큼 그 웃음소리에는 기쁨도, 자신감도 묻어나오지 않았다.

    "...불쌍한놈...이제 그만 환상에서 벗어나라..넌 한물갔어.."

    매니저가 고개를 저으며 조용히 중얼거렸다.



    #



    "1997년도 가요 대상~~~~영예의 대상~~~ 'Again'의 임강혁!!!!!"


    주위에서 쏟아지는 박수세례

    '그럼 그렇지. 난 슈퍼스타라고.'

    당연히 자기가 받아야 할 상이라고 생각하는 강혁이었지만, 겉으로 드러내지않고 가식의 눈물을 흘린다.

    "아..정말 제가 받을 줄은..."

    강혁의 눈물이 트로피에 떨어진다.

    갑자기 트로피가 사라진다. 강혁을 둘러싸고있던 환호소리와 박수소리조차 사라진다.

    '뭐..뭐야?'

    강혁은 자신의 주위를 덮고있는 정적을 향해 한걸음을 내딛는다

    『콰당!』

    강혁이 넘어진다. 주위가 너무 어두웠던 탓이리라.

    "푸하하핫!!!저녀석좀 봐!!!완전웃겨!!!"

    "그러게!!킥킥!!저게 무슨 대상 가수야 !!킥킥!!"

    "와하하하!!"

    "푸히힛!!"

    주위에서 야유와 조소가 쏟아진다. 강혁의 얼굴이 붉어진다. 앞을 바라본다. 그 곳에는 예능프로 사회자로 뜨고있는
    강후동이 자신을 바라보면서 웃고있다.

    주위에서 메아리치던 야유와 조소가 점점 강혁의 귀를 가득 채운다. 그는 귀를 막는다. 그러나 그 소리는
    뇌에서 울려퍼지는 것 처럼 점점 커진다. 그의 눈에서는 눈물이 흐른다.

    분명 아까와는 다른 의미의 눈물이었다.



    "으아아악!!안돼!!!"

    강혁은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침대에는 땀이 흥건히 고여있었다. 등에서는 아직도 남아있는 땀줄기가
    서늘하게 그의 등을 훑고 지나갔다.

    "휴..또 이 꿈인가.."

    강혁은 조용히 일어나서 물을 마신다. 자신이 보다가 잠든 TV에서는 강후동씨가 진행하는 '무박2일'이
    방송 되고 있었다.

    "저딴 돼지새끼하고 내가 왜 어울려서 웃음거리가 되야하냐고.."

    강혁은 열이 올랐는지 컵을 쥐고있던 손에 힘을 꽈악 준다. 컵에 담겨져있던 물들이 파도치기 시작했다.
    그는 이내 그 컵을 싱크대로 던져버렸다.

    『쨍그랑!』

    "한물 갔다고? 조까지 말라고 해. 나 임강혁이야, 임강혁!"

    그는 혼자뿐인 방 안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누구에게 들으라고 하는 외침이 아니었다.
    약해지고있는 자신에게 던져주는 자신만의 채찍이었다.




    #




    "휴...어떻게 되었어요? 10년 만에 나온 새 앨범인데..?"

    "...눈이 있으면 니가 한번 봐라."

    강혁은 매니저가 던져준 수첩을 조심스럽게 펴보았다.

    『앨범 판매량 : 2300장
    재고 : 1000000장
    한정 판매 앨범 재고품 : 5000장 』

    "이..이거 잘못된거 아니에요...?"

    "정확한거야. 헌터 집계니까."

    "말..말도 안돼..난..난 대상가수인데..대상 가수의 10년만의 컴백인데..."

    "대상가수!! 대상가수!! 이 미친새끼야! 너 자존심만 먹고 살거야? 시대가 어느땐데 아직도 대상가수야!
    요즘엔 실력이 있어도 얼굴이 잘생겨야 뜨는 법이야!! 시대가 변했다고! 너처럼 실력은 있지만
    얼굴도 안되고, 키도 안되고, 몸매도 안되는 애는 예능가서 입담으로 사람들을 사로잡거나 그것도 안되면
    슬랩스틱이라도 해 보여야 노래 들어줄까 말까라고!!요즘 가수가 가순줄 알아?
    요즘 가수는 비주얼 쇼에 불과해!! 들려주는게 아니라 보여주는거라고 이새끼야!"

    매니저는 씩씩대면서 사무실을 빠져나갔다.

    "말도 안돼...2300장이라니...말도 안돼..."

    강혁은 초점없는 흐린 눈으로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강혁의 앞에선 지난 날 자신이 걸어왔던 영광스러운 로얄로드가 펼쳐졌다.
    그리고 그 뒤에는 꿈에서만 나타나던 강후동씨의 탐욕스러운 웃음이 놓여있었다.

    강혁은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안돼."

    흔들리던 강혁의 눈이 제자리를 찾았다.
    굳게 다문 강혁의 입은 무언가 결심을 한 듯 결의에 가득 차 있었다.




    #




    "뭐..? 스완 송?"

    "그래. 스완 송. 내 마지막 유작을 끝으로 난 가수에서 은퇴하겠어."

    "너..너 스완 송이 무슨 뜻인 줄이나 알아..?"

    "백조의 노래.. 백조가 죽기 전에 딱 한번 부른다는 천상의 노래. 가수에게는 죽기 전 마지막 작품..."

    "은퇴같은 걸로는 시선을 끌 수 없어."

    "모르는 거 아니야. 음악은 보여주는거라고 했지? 그래. 그러면 나도 뭔가 보여주겠어. 내 결의를."

    "미친새끼..어쩌자는 건데..?"

    "난 죽을거야. 앨범 작업이 끝나자마자 자살할거라고."

    "뭐..?"

    "그러면 신문에 대서 특필 되겠지. 97년도 대상가수 임강혁, 슬럼프 끝에 자살.
    그리고 내 마지막 앨범에는 이런 말이 붙을 거야. 최고의 가수 임강혁 Swan Song.
    내가 가수로써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면, 이렇게라도 해서 내 마지막 자존심을 지킬거야."

    "너...너 정말 죽을 셈이야? 미쳤어? 예능 나가면 그만이야! 왜그래 너?!"

    "쇼야...예능이 쇼라면..보여주는 거라면.. 내 죽음도 보여주는 거야..쇼야.."

    매니저는 흠칫 놀랐다. 아무래도 강혁이 생각하고 있는 시나리오를 완벽하게 이해한 듯 보였다.
    잠시 후, 매니저와 강혁은 조용히 웃음지었다.

    탐욕에 가득찬 매니저의 웃음과는 달리 강혁의 웃음은 무언가 서글퍼보였다.





    #





    정확히 1년 후 9월 28일, 강혁의 앨범은 세상에 첫 선을 보였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1개월 전에 신문에 먼저 첫 선을 보였다.


    『97년도 대상가수 임강혁. 끝없는 슬럼프로 끝내 자살.

    97년도 대상가수이자 한국 가요계에 큰 획을 그은 발라드의 황제 임강혁이
    자신의 마지막 앨범 'Real Swan'을 녹음하고 끝내 자신의 집에서 자살한 것으로 밝혀졌다.
    평소 자신의 과거를 회고하며 슬럼프에 빠졌던 것으로 알려진 임강혁은 결국 자신의 마지막앨범을 끝으로
    영원히 가수의 길을 접을 수 밖에 없게 되었다. 그의 이번 앨범에는.....』



    전국의 매스컴은 '황제의 몰락'이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이 사실을 대서특필하였다.
    97년 가요계 세대들은 모두 자신들이 황제에게 소홀했었던 것을 반성하며 그의 앨범을 구입함으로써
    자기 위안을 얻는 듯 싶었고, 청소년 층에서는 '죽음의 앨범'이라고 불리며 각종 괴담을 양산,
    호기심에 구입하는 학생들이 늘어났다.
    강혁의 후배가수들은 그를 추모하기에 열을 올렸고, 잘나가는 아이돌그룹들은 모두 그에게 헌정하는
    트리뷰트 앨범을 내기에 바빴다.

    그렇게 그는 다시한번 가요계의 정상에 오르게 되었다.





    #





    "강혁아!! 대성공이다!!! 성공이야!!! 9월 28일 앨범 발매 이후, 5주 연속 1위야!!! 아이돌을 꺾었다고!"

    매니저는 강혁을 끌어안고 방방 뛰었다. 지금까지의 적자를 모두 메우고도 남을만한 수익을 얻었다.
    아니, 그가 최고의 전성기를 구도했던 시기의 앨범판매량을 능가하는 수준이었다.

    "다행히 잘 끝난 것 같네요."

    강혁이 무미건조한 말로 매니저의 기분을 잠재웠다. 그의 목소리에는 힘이 없었다.

    "너 왜그래 임마. 니가 그렇게 원했던 가수로서의 최정상에 섰는데."

    "자존심을 버린 정상..그게 다 뭔가요. 이제 질렸어요."

    강혁이 또다시 무미건조한 말을 내뱉었다. 매니저는 움찔했지만 다시 웃음지으며 말했다.

    "그래도 너의 선택으로 넌 가요계의 전설이 된거야!! 이제 성형하고 평범한 사람으로 살아가면 넌 불멸의 전설이 되는거라구!!!"

    강혁이 매니저를 향해 씨익 웃어보였다. 뭔가 힘이 없는 듯한 웃음이었다.
    의문의 눈초리로 자신을 바라보는 매니저를 향해 강혁이 말했다.

    "아직은 아니에요. 아직 하나가 남았어요."

    순간 매니저는 강혁의 눈에서 싸늘함을 느끼고 자신도 모르게 몸서리를 쳤다.




    #




    몇 달 후, 신문에는 이상한 기사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가수 故임강혁, 명동 시내에서 목격. 시민들 경악』

    『가수 故임강혁. 그는 정말 죽었는가』

    『故임강혁. 사망신고 결과 신고 접수한 적 없어..』

    『이 시대 인기영합주의의 산물! 임강혁의 사망조작!』

    『임강혁의 사망조작. 이시대의 어두운 산물』

    『잘못된 노이즈 마케팅. 이대로 괜찮은가』





    #





    "미친 새끼..미친 새끼...또라이 새끼..."

    매니저의 입에서 욕지거리가 튀어나왔다.

    5주 연속 1위 소식을 전해준 그날 이후로, 강혁은 사무실에 나오지 않았다.
    매니저는 이제 자신만의 전원생활을 즐기는 것이라고 생각했기에 별다른 간섭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런 짓거리를 하고 다녔다니..
    매니저는 책상을 주먹으로 내리쳤다.

    "다 된밥에 재를 뿌려도 유분수지..미친 새끼...."

    매니저는 자신의 앞에다가 마이크를 들이밀고있는 기자들을 째려보았다.

    "그래, 이 새끼야..나도 모르겠다 이제."

    매니저는 작게 중얼거린 뒤에 기자들을 향해 외쳤다.

    "..죄송합니다..제가 아무리 말려보았지만..이미 인기의 노예가 되어버린 그에게는 답이 없었습니다.."

    기자들의 스포트라이트가 번쩍이기 시작했다.





    #





    "여기가 임강혁씨의 집인데요!! 과연 임강혁씨는 여기에 머물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곳에 잠적해있는
    상황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섹션TV연예통신의 리포터 '붐붐붐라이킷라이킷'이 핏대를 세워가며 카메라를 향해 외쳤다.
    그의 뒤로는 수많은 인파와 타 방송사의 리포터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초췌한 얼굴의 매니저가 서 있었다.

    "강혁아..다 끝났어..어서 문 열어.."

    아무 대답이 없다.
    사람들이 조용해진다.
    산만하기로 소문난 '붐붐붐라이킷라이킷'도 조용히 사태를 지켜보고 있다.

    "강혁아, 어서 문..."

    『철컥』

    매니저가 문고리를 돌리자, 문이 힘없이 돌아갔다.
    이내 매니저의 뒤에서 스포트라이트가 번쩍였고, 붐붐붐라이킷라이킷의 호들갑소리가 메아리쳤다.


    매니저와 기자, 그리고 수많은 팬들은 강혁의 집을 들여다보기위해 목을 길게 빼고 앞다투어 달려나갔다.

    가장 먼저 거실로 들어온 매니저는 한장의 편지를 발견하고 멍하니 서있다.
    그의 뒤에서는 스포트라이트가 더욱 강렬하게 터지고 있다.
    수많은 인파들의 입에서는 탄식소리, 비명소리, 웃음소리가 메아리친다.
    '붐붐붐라이킷라이킷'은 굳은 채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다.

    매니저는 조용히 한장의 편지를 읽기 시작했다.




    #


    Swan Song Of The Real Swan



    매니저 형. 죄송해요. 차마 형에게는 제가 정말 자살할 거라고는 말할 수 없었어요.
    그저 '쇼'라고만 말할 수 밖에 없었죠. 어쩌면 저의 자살은 형에게만 '쇼'였던 거일 수도 있겠네요..
    전 제 가수의 자존심을 지키고 싶었어요.

    인기? 명예?

    그런 건 아무 상관 없어요. 하다못해 조그마한 클럽에서 노래를 불러야한다고해도 상관없었어요.

    난 내가 노래를 부르는 게 좋았고, 사람들이 그런 내 모습을 보고 함께 기뻐해준다는 사실이 좋아서..
    그래서 가수를 했던거거든요..

    그런데 지금의 사람들은 제 노래를 듣고도 기뻐할 줄 몰라요. 아니, 제 얼굴을, 제 키를, 제 몸매를 보고
    불쾌해하죠.

    "왜 저런 늙다리가 나와서 노래 부르는거야?"

    "소녀시대 나오라고 해!"

    "카라 짱 ! 카라 짱 !"

    "우~~~우~~~"

    슬펐어요. 인기가 없어서? 사람들이 나를 원하지 않아서? 아니요.

    사람들이 저를 보고 더이상 기쁨을 느끼지 않아서...


    처음에는..제가 꾸준히 노래를 부르면..다시 그들이 제 노래에서 기쁨과 희망을 얻어주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건 헛된 기대라는 걸 깨닫게 되었죠. 그들이 원하는건 더이상 '저의 노래'가 아니었어요.
    정상에서 나락으로 떨어지는 인간의 모습, 파괴되어지는 기득권층의 붕괴, 임강혁이라는 인간의 몰락...
    그들은 나에게서 카타르시스를 얻고 싶어했습니다. 제 노래가 아닌 저의 타락에서 말이죠..

    난 결심했습니다.

    그래, 그들이 원하는 것을 주자.
    난 사람들에 의해 사랑받아서 여기까지 온 사람이니까 마지막은 사람들을 위해 나를 불사르자..

    그들이 생각했던, 그리고 보고싶어했던 제가 타락하는 모습은
    예능에서 망가지고, 무시당하고, 과거의 영광을 그리워하는 늙다리의 모습이었겠죠.

    그런 모습을 보면서

    "저새끼도 한물 갔구만 쯧쯔"

    "뭐야 저 아저씨..무서워..소녀시대 오라고해.."

    "저거봐 인기는 다 부질 없다니까.."

    라고 중얼거리며 희열을 느끼겠죠. 나를 짓밟고 욕하고 조롱하면서...

    아니요. 난 이런 미적지근한 카타르시스를 그들에게 제공하고싶지 않았습니다.
    뇌에 벼락이라도 내리꽂는 듯한, 귀에서 천둥소리가 울려퍼지는 듯한 충격적인 카타르시스를 주고 싶었어요.

    그래요.
    난 이왕 타락할거 완전하게 타락하자고 결심했습니다.
    예능에서 깔짝되는 '가수 임강혁의 몰락'이 아닌
    삶의 한 구석에서 증발되어버린 '인간 임강혁의 몰락'을 말이죠..


    형에게는 정말 죄송해요..
    아마 이 일로 형도 더이상 이 곳에서 머물지는 못하겠죠..
    정말 죄송해요...




    난 이번 일을 통해 다시한번 인기를 얻게 되겠죠..

    하지만

    그림자를 잃게 될 것 같아요..



    2009년 9월 16일

    한 때 사람들의 가슴 속에 남았었고
    한 때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졌으며
    한 때 사람들의 입 속에서 짓이겨졌고
    이제 사람들의 뇌리에 각인되어질

    97년도 대상가수 임강혁.




    #




    편지를 다 읽자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한순간 조용해졌다. 비명소리와 혀차는 소리, 우는 소리조차 사라졌다.

    수많은 인파 중에 한 사람이 갑자기 중얼거렸다.


    "9월 16일에 죽은 거라면...그 이후에 우리가 목격한 임강혁은 누구야...?"


    조용한 고요 속에서...

    썩어가던 임강혁의 몸 만이 가느다란 끈에 의자하여 좌우로 흔들리며 자신만의 리듬을 만들고 있었다.



    #




    강혁의 자살소식이 밝혀진 후 부터 정확히 3달간 대한민국은 '임강혁 괴담'으로 떠들썩했다.
    모든 매스컴은 임강혁의 일생을 다큐멘터리로 방영해주었고,
    이곳 저곳에서 추모열기가 뜨거웠다.
    TV에서는 임강혁의 사례를 들면서 현재 가요계의 동향에 대해 비판하기에 바빴고
    인기 영합주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거세졌다.
    임강혁의 모든 앨범은 암거래 될만큼 인기가 폭발했고 모든 세대에서 '임강혁 괴담'이 화두로 떠올랐다.






    정확히 3달 이었다.

    3달 이후, 대한민국에서 '임강혁'이라는 이름은 다시금 사람들의 뇌리속에서 잊혀지기 시작했다.

    앞으로 몇년이 지나면

    '임강혁'은 그저 '인기가 없어서 자살한 가수'라고 기억될 것이다.









    사람들의 뇌리 속에 각인될거라던 임강혁의 예상은 틀리고 말았다.





    그의 죽음은 겨우 3달간의 가십거리에 불과했다.

    인간의 죽음은 3달간의 가십거리에 불과했다.





























    출처


    웃대 - hero창정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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