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때와 다름없는 일상적인 패턴으로 생활했다. 적당히 일하고 제 시간에 퇴근하여 간단한 맥주 한잔을 즐긴뒤 집으로 향한다.
그리고 평소와 마찬가지의 신호등 앞에서서 파란불을 기다린다. 그 순간이었다.
"꺄아악!"
왠 여자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뭐야?"
내 등을 스치고 지나가는 왠 여자. 붉은색 미니스커트의 붉은머리. 그녀는 왠 어린소녀의 머리채를 잡고는 질질 끌다시피 달려가고 있었다.
잡혀진 소녀는 끊임없이 울어제끼며 강제적으로 끌려갔다. 머리채를 잡히고는. 끌린다. 소녀의 발이 질질 끌렸다. 맨발인 소녀의 발은 딱딱한 아스팔트에 직접 마찰하여 피를 내고 있었다.
그에따라 핏길이 열렸다.
따라가야 한다. 두고볼 수 없다. 너무나 끔찍했다.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다. 점점 거리가 멀어져 가고있다.
"젠장!"
난 달렸다. 붉은여자와 그녀의 손에 머리채를 잡힌 소녀를 따라 달렸다. 무서울 정도의 빠르기. 여자는 정말이지 엄청나게 빨랐다.
필사적으로 따라갔지만 도저히 거리를 좁힐 수가 없었다.
"저 여잔대체 뭐야? 빨강마스크인가?"
그렇게 얼만큼 달렸을까. 막다른 골목길. 여자는 갑자기 훽 뒤를 돌아보았다. 그녀의 눈이 날 쏘아보고 있었다.
"뭐야?"
"....그만둬."
"...."
"그 아이 놓아줘."
"어어엉..."
소녀는 흐느꼈다. 반면 여자는 비열하게 보일만치의 미소를 입가에 머금고 있었다. 난 말했다. 헉헉 숨이 턱끝까지 차올랐다.
"왜 그 아이를 그렇게 무지막지하게 끌고 가는거야?"
여자가 답했다. 잠시간의 공적.
"킥킥킥. 얼마전에 이 아이를 만났지. 이 아이의 소원이 뭐라는 줄 알아? 두 다리로 달려보는 거래. 킥킥. 이 아이의 다리는 장식품에 불과한 장애인이거든. 난...소원을 들어준것 뿐이야."
닭살. 온 몸에서 소름이 돋아 올라왔다. 여자는 광기어리게 웃고 있었다. 동그랗게 뜬 눈. 오묘한 미소. 이 미친여자가 지금 뭐라는 거야? 지금 제정신인가.
툭.퍽!윽! 여자의 손에서 소녀의 머리가 놓아졌고 소녀의 얼굴은 땅바닥에 처박혔다.
짝! 갑자기 여자가 소녀를 때리기 시작했다.
"야 이년아! 내가 소원들어줘서 좋았잖아! 어서말해! 좋았잖아!"
"으윽..."
"그만둬!"
난 재빨리 여자를 덮쳤다. 아이의 몰골은 그야말로 말이 아니었다. 난 여자를 밀어버리고는 아이를 부축했다.
"병원에 가자."
"너.."
등뒤의 여자 목소리. 여자는 말을 이었다.
"너....소원이 뭐야?"
"..........."
저 여자가 뭐라는거야?
"그건 왜?"
"내가 소원 들어줄게."
...무서웠다. 침이 목젖을 넘어 꿀꺽 들어갔다. 두려웠다.
"아저씨 도망가요..."
소녀는 그런 와중에 날 걱정하고 있었다. 대답 한 번 잘못하면 큰일난다! 하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마누라! 난 뭐라고 말해야 하지? 아! 그런것이..난 잠시 쓰게 웃은뒤 말했다.
"내 소원은 네 년이 뒤져버리는거다."
"...그렇군."
여자는 갑자기 달려 내 등을 스치고 지나갔다. 미친듯이 달리는 여자. 사지를 격렬하게 뒤흔들며 깔깔거리고 달린다.
뺑!~! 자동차의 크락션 소리. 쾅!
......................
여자는 차에 받혔다. 난 소녀를 등에 업고는 그 자리로 가보았다. 목이 완전 부러져 직각을 이루고 있었다. 어디로 갔는지 팔 한쪽은 사라졌고 온 몸에 유리가 박혀있었다.
여자는 웃고 있었다.
"괜찮아?"
난 등에업힌 소녀에게 말했다. 이러한 끔찍한 장면을 보여주다니. 어른으로서의 불찰이다. 소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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