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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중구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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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humorbest_1229824
    작성자 : 이중구
    추천 : 11
    조회수 : 1661
    IP : 118.33.***.200
    댓글 : 6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6/04/01 20:35:13
    원글작성시간 : 2016/04/01 06:47:56
    http://todayhumor.com/?humorbest_1229824 모바일
    [톨비밀레/만우절 이벤트] 4월의 기적
    옵션
    • 창작글




    ※ 대사의 변동, 축약이 있을 수 있습니다. 순서를 따르지 않습니다. 그냥 다 섞어둠. 훈련에 상담 멘트 나오고, 아무튼 그런.







     정신을 차려보니 너는 벨테인 조의 견습 기사, 그리고 나는 너의 조장. 이것 또한 기적이라면 기적이라는 너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진 않았지만 속으론 수긍했다.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기에, 네가 이런 때에 내 앞에 서있다는 그 자체가 기적이기에.




    4월의 기적
    W.969




    “하하, 농담입니다. 그렇게 굳은 표정 하지 마세요.”


     시답잖은 농담 따윈 애초에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네 입이 어떤 모양을 하는지, 네 목소리가 입힌 문장들이 어떤 내용을 담았는지 그런 걸 신경 쓸 정도로 여유가 있지 않았으니까. 조금이라도 더 많은 대화를 나누고 싶어서, 그간 볼 수 있었던 모습과는 다른 지금을 더욱 깊게 새기고 싶어서. 네가 날 필요로 하는 때가 아닌, 지금이라서 들을 수 있는 말을 꺼내는 널 볼 기회가 지금 뿐이라서. 그래서 그 농담에도 웃지 않고 한없이 굳은 표정으로 널 봤을 뿐이다.
     나는 절박하다. 얼마의 시간이 남았을까? 이럴 수 있는 건 단 하루의 극히 일부일 텐데. 당장에라도 소매를 붙잡고 흔들어 자각하게끔 만들까 하는 생각이 치밀어 오른다.
     아니, 아니다. 자각해야 하는 건 네가 아니라 나다. 이게 허망한 꿈이라는 걸 알면서도 내 멋대로 만든 세계가 아닌 곳의 룰에 순응하고, 행복에 겨운 것도 아니라 초조함만 느끼고 있으니까.


    “……하하, 설마 조장님이 이렇게까지. 조장님?”
    “―훈련이나 할까. 네게는 무슨 훈련을 시키면 돼?”


     그래. 조장과 기사 놀이에 충실하자, 내가 아이들에게 했던 것처럼 말이야. 친해져야 한다는 이유로 한심하게 떠들거나 의미 없는 외출을 하고, 고민도 들어줄게. 그거면 된 거야.


    “―평생의 운을 다 써버린 것 같네요.”


     이쪽도 마찬가지야. 입을 비집고 나가려는 말을 간신히 삼켰다. 현실이 아니더라도 본심을 꺼내놓기는 두렵다. 지금의 기적이 오로지 톨비쉬, 너의 운을 소진해서 일어난 거라면 이건 내 꿈이 아니라 너의 꿈일까. 너도 나와 같은 꿈을 꾸고 있을까? 헛소리다. 이상한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져 고개를 저었다. 아냐, 이건 네 운이 아니라 내 절박함으로 이루어진 거겠지.
     불행한 일에 휘말리면, 그땐 저를 부탁드립니다. 곧바로 이어지는 말에 숨을 삼켰다. 대체 꿈속의 넌 왜 내게 이런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던지는 걸까. 만약 그런 일이 생긴다면 굳이 말 하지 않더라도 내 목숨을 다 바쳐서 널 구할 텐데. 쐐기를 박는 네가 오히려 잔인하게까지 느껴져. 내 무의식이 널 이런 식으로 인식하고 있을까. 말과 행동으로 날 피 말려 죽이려는 잔악무도한 인간으로 치부하고 있는 걸까. 나는 다시 고개를 저었다.

     톨비쉬, 나는 슬슬 이 기적이 무섭고 두려워. 마냥 좋기만 하지 않아. 만약에, 정말 만약에 너도 내가 나오는 꿈을 꾸고 있다면 말이야. 거기서의 나는 네게 무슨 말을 하고 있어? 너와 뭘 하고 있어?


    “아니면 외출을 할까.”
    “저야 영광입니다. 함께 무도회장에 가봤으면 합니다만.”


     무도회장, 좋지. 사실 어디건 좋았을 테지. 도서관, 너와 어울리는 공간이라서 좋았을 거다. 책 냄새에 둘러싸여 굳이 대화를 나누지 않아도, 같은 책을 읽지 않아도 같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벅찬 가슴을 달래느라 애먹었겠지. 단순한 산책이어도 좋았을 거다. 그 어디에 가건 가벼운 차림, 아니 사실은 신경 쓴 차림으로 같이 걷는다면 기쁠 거다. 오로지 너와 함께 하는 시간이라면 뭐든 좋아.
     너는 왜 굳이 무도회를 골랐을까. 나는 세계를 구한 영웅이라는 호칭을 떨치고, 너는 비밀스런 기사단의 조장이란 자리를 떨치고 마주할 수 있으니까? 가면무도회가 더 좋을까. 가면에 숨어 너와 나 외에는 모든 걸 잊고 음악에 맞춰 춤을 출 수 있을 거야. 왈츠, 춤이 서툰 내가 발을 밟아도 너는 내색 않고 더욱 열심히 리드하겠지. 내가 발을 더 내딛는다면 넌 발을 더 뒤로 하고, 내가 다른 발을 앞으로 하면 너도 같이 틀려주고. 너는 그럴 것이다. 그걸 알기에 난 네가 내민 손을 선뜻 붙잡을 테지.
     저 멀리서 이 외출은 불가능하다는 말이 들려온다. 꿈에서조차 너와 난 자유롭지 못하다. 






    제목 없음-1.png
    당연히 뻥입니다.




    사실 더 쓰려고 했는데 귀찮고 지금이라도 자야해서 ...
    :p 풀버전은 지인한테나 드릴래요. 그럼 안녕

    이중구의 꼬릿말입니다
    rEJARai.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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