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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아내는 어릴적 사고로 양발의 엄지발톱이 없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작게 흔적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자세히 봐야 조금 흔적이 보이는 정도지요.
그래서 아내는 샌들처럼 발가락이 노출되는 신발을 신지 않았습니다.
꾸미는 데에 관심이 없어(안 꾸며도 이쁘니까) 화장도 잘 안하는 사람인데
못생긴 발가락은 남에게 보이기 싫었던 것이죠.
다른 부분을 만질 때는 가만히 있는데, 발을 만지면 기겁하면 싫어했습니다.ㅠㅜ
그래서 결혼하고 몇 년간 아내 몰래 이래저래 방법을 알아봤습니다.
발톱재건술이나 이식술 등이 있는지...
장기이식처럼 발톱을 이식하는 방법은 없다고 하시더라구요.
저는 재발톱을 이식해줄 생각이 없습니다만...ㅠㅠ
보형물을 삽입하는 방법이 있기는 한데 꾸준한 관리, 치료가 필요한 것 같더라구요.
그러다 3년쯤 전...
'내가 당신 발톱 치료해주려고 계속 알아봤는데 이러저러하다네... 이식할 수 있으면 좋은데...'
하니 아내가 웃으면서
'그게 가능하겠어? 이식이 되더라도 누구껄 이식해?'
그러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내 발톱 줄게. 난 발가락도 줄 수 있어.'
하니 아내가 배꼽잡고 웃으면서
'당신 발톱은 너무 크고 두꺼워서 싫어. 지지야 지지..'
하더구만요.ㅋㅋ
한참을 배꼽잡고 웃더니 대뜸 점심은 나가서 먹자. 여름 옷도 사야하니까.라고 하더라구요.
그렇게 아들과 셋이서 근처 ㄴㅋㅇ아울렛에 갔습니다.
근데 그 아울렛 1층에 신발 매장이 있거든요.
아내가 신발 매장을 지나다가 센들 하나를 집어 들더니
'신어봐도 되요?'
하는 겁니다.
순간 눈물이 왈칵!! 아니 이게 뭐라고..ㅋ 눈물이 그렁그렁...
눈물을 삼키고 아내 곁으로 다가가서 샌들을 골라줬습니다.
이것도 신어봐라~ 저것도 신어봐라~하면서
아들에게도 XX아 엄마 샌들 좀 골라봐.하고.ㅋ
신발 매장 지날 때마다 이거 울 아내가 신으면 이쁘겠다...했던 것들 다 신겨보고
샌들만 세 개 샀습니다.ㅎㅎㅎ
계산을 하는데, 아내가 하나는 신고 가겠다며...
'나 샌들 처음 신어봐.'
하면서 환하게 웃는데... 또 저는 그렁그렁...ㅡ,.ㅡ;
저희 할아버지께서도 고문 후유증으로 손발톱이 거의 없으셨기 때문에
아내 발톱이 없는 것에 처음부터 거부감이 없었는데,
아내 입장에서는 그게 컴플렉스였나봅니다만 그것을 극복하는 것 같아서
정말 기뻤습니다.^^
아내가 샌들을 신고 신나게 타박타박 걸어가는 것을 보니...
어찌나 기분이 좋던지...
쇼핑도 하고 점심도 맛난거 사먹고...
오늘은 기분이다!며 저녁에도 맛나거 사먹으러 가자며 또 외식하고...
집에 돌아와서는 아이를 재우고.....................................................
오늘 아침에 아내보다 먼저 일어났다가
아내의 발이 보이길래... 만지작 만지작하고 있었더니...
아내가 하는 말이...
'쌀 3컵, 잡곡 2컵이야.'
라고 하더군요.
이제 발톱은 신경이 안쓰이나 봅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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