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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차단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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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humorbest_304672
    작성자 : TheN
    추천 : 25
    조회수 : 2862
    IP : 119.203.***.90
    댓글 : 3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0/10/17 11:00:53
    원글작성시간 : 2010/10/17 03:53:50
    http://todayhumor.com/?humorbest_304672 모바일
    bgm)제 연애 얘기를 들어 주실래요...?(17)
    1부 - http://todayhumor.co.kr/board/search_view.php?table=humorbest&no=300303&page=1&keyfield=subject&keyword=연애&search_table_name=humorbest&
    2부 - http://todayhumor.co.kr/board/search_view.php?table=humorbest&no=300502&page=1&keyfield=subject&keyword=연애&search_table_name=humorbest&
    3부 - http://todayhumor.co.kr/board/search_view.php?table=humorbest&no=300531&page=1&keyfield=subject&keyword=연애&search_table_name=humorbest&
    4부 - http://todayhumor.co.kr/board/search_view.php?table=humorbest&no=300774&page=1&keyfield=subject&keyword=연애&search_table_name=humorbest&
    5부 - http://todayhumor.co.kr/board/search_view.php?table=humorbest&no=301096&page=1&keyfield=subject&keyword=연애&search_table_name=humorbest&
    6부 - http://todayhumor.co.kr/board/search_view.php?table=humorbest&no=301583&page=1&keyfield=subject&keyword=연애&search_table_name=humorbest&
    7부 - http://todayhumor.co.kr/board/search_view.php?table=humorbest&no=302233&page=1&keyfield=subject&keyword=연애&search_table_name=humorbest&
    8부 - http://todayhumor.co.kr/board/search_view.php?table=humorbest&no=302228&page=1&keyfield=subject&keyword=연애&search_table_name=humorbest&
    9부 - http://todayhumor.co.kr/board/search_view.php?table=humorbest&no=302257&page=1&keyfield=subject&keyword=연애&search_table_name=humorbest&
    10부 - http://todayhumor.co.kr/board/search_view.php?table=humorbest&no=302659&page=1&keyfield=subject&keyword=연애&search_table_name=humorbest&
    11부 - http://todayhumor.co.kr/board/search_view.php?table=humorbest&no=302687&page=1&keyfield=subject&keyword=연애&search_table_name=humorbest&
    12부 - http://todayhumor.co.kr/board/search_view.php?table=humorbest&no=302885&page=1&keyfield=subject&keyword=연애&search_table_name=humorbest&
    13 - http://todayhumor.co.kr/board/search_view.php?table=humorbest&no=303094&page=1&keyfield=subject&keyword=연애&search_table_name=humorbest&
    13.5 - http://todayhumor.co.kr/board/search_view.php?table=humorbest&no=303291&page=1&keyfield=subject&keyword=연애&search_table_name=humorbest&
    14부 - http://todayhumor.co.kr/board/search_view.php?table=humorbest&no=303653&page=1&keyfield=subject&keyword=연애&search_table_name=humorbest&
    15부 - http://todayhumor.co.kr/board/search_view.php?table=humorbest&no=303979&page=1&keyfield=subject&keyword=연애&search_table_name=humorbest&
    16부 - http://todayhumor.co.kr/board/search_view.php?table=humorbest&no=304278&page=1&keyfield=subject&keyword=연애&search_table_name=humorbest&

    BGM - http://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humorbest&no=304590&page=1&keyfield=&keyword=&sb= (오유 Coach님 베스트 게시물 BGM)
    들으면서 작업했습니다.^^ 좋은 소스 굉장히 감사드립니다.

    완결이 가깝습니다. 달립시다!

    -----------------------------------
    지난 이야기. MT에서 돌아와, 피곤한 기수는 방으로 들어가려고 한다. 그러자 따라간다는 지수.
    기수는 거절하려 했지만, 지수의 막무가내식 부탁에 어쩔수 없이 그녀를 들이고.
    같이 저녁까지 먹고, 이젠 술을 사러 나가는데...
    -----------------------------------
    17, 부재 - 그녀와 그의 이야기.

    저와 지수는 밖으로 나가 술을 사러 향했습니다. 주말 밤 치곤 꽤나 조용한 밤거리. 그런 적막한 거리를 걷자니, 어제 있었던 일들이 생각 났습니다.

    과거에 있었던 일들... 그리고 커피녀와 그녀를 좇아온 지용이라는 남자. 그 모습이 마치 저와 비슷하게 그려지더군요. 과연 지용이라는 남자와 제가 다른게 뭘까요.

    누군가가 갔던 길. 그것도 끝이 좋지 않은 길을 그대로 밟았었다는 사실을 느끼니 속이 굉장히 씁쓸하더군요. 그리고 아주 조금이지만, 지용이라는 남자의 마음도 조금은 알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MT때 봤던 한과 커피녀가 같이 있던 모습. 지수와 나와서 걸을때 홀긋 본거지만.. 그녀는 한에게 기대어 울고 있었습니다... 아마 의지했던 거겠죠. 그리고 그 다음에 봤을땐, 한의 어깨에 기대어 자고있던 그녀. 그 모습이 너무나도 편안해 보였습니다. 그리고 한이 커피녀에 대해서 얘기 할때... 참 즐겁게 말하더군요.

    아마 둘 다 서로를 굉장히 좋아 하는 거겠죠. 그리고 그 사이에 제가 들어갈 수 있는 장소 따윈 이제 먼지만큼도 없고요.

    머리가 정리되니 편안하더군요. 어차피.. 저 혼자 좋다고 좇아다닌 거니까요. 좋아했던 여자가, 그녀에게 잘 맞는 남자를 찾았다면. 그걸로 된 거 아닐까요? 난 조금 쓰리고 있다가, 다른 여자를 찾아가면 되지만. 그녀는 아닐수도 있으니까요.

    그렇게 말없이 걷다보니 편의점에 도착했습니다.

    "얼마나 마실거야?"
    "그냥 기분 좋아질 정도로만요."

    그래서 제가 마실 3병을 뽑았습니다. 지수도 저랑 같은 걸로 3병 뽑더군요. 

    "3병? 너 그거 다 마실 수 있어?"
    "잘은 모르겠어요."
    "근데 왜 뽑았어?"
    "오빠 마시는데 혼자 내버려 둘 순 없잖아요."
    "무슨... 돌려놔."

    그래도 돌려 놓진 않더군요. 그래서 그려러니 냅두고 안주를 사러 갔습니다. 사실 맥주야 안주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지만... 여자애한테 술을 그냥 넘기라고 할순 없겠죠.

    "안주 뭐 할래?"
    "과자요."

    꽃게 과자를 집어지는 지수. 그래서 저도 어징어 포 하나 골라서 집으로 돌아 왔습니다. 돌아올땐 그래도 지수가 먼저 말을 걸어서 대화를 하며 걸었습니다. 시간 의외로 금방 가더군요.

    집에 들어와서 둘 다 자리 잡고, 상 폈습니다. 사온 것 만 올려 놓으니 초라하더군요.

    "쩝, 뭐라도 해다주고 싶은데. 아쉽게 재료가 없다."
    "괜찮아요. 술이랑 안주가 중요한가요? 누구랑 먹느냐가 중요하지."
    "그래. 그건 그렇지."

    저렇게 생각해 주니 고맙더군요. 역시 속이 깊은 아이다, 라고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앉아서 맥주병을 따고, 둘이 술을 마시기 시작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여자랑 얼굴 마주보고 술 먹긴 정말 오래간만 이였지만... 그렇게 많이 어색하거나, 긴장되진 않았습니다. 의외로 굉장히 편안했죠.

    "이제 또 월요일이내."
    "그러게요~ 아... 싫다. 오늘 같은 날은 늦잠 푹 자고 싶어요. 내일도 일요일이였으면 좋겠다."
    "쩝..."

    아까운 주말... 안좋은 일만 겪고나니 끔찍한 월요일이내요. 재충전은 하지도 못하고~ 다음 주말까지 굉장히 괴로울 것 같았습니다.

    그 외에도 그냥 이런 저런 얘기를 했습니다. 왠만하면 동아리에 관련된 얘기는 피하며... 근래에 재미있는 것 이라던가. 취미생활, 혹은 컴퓨터 등등...

    그렇게 맥주 2병을 비웠을까요. 지수가 문득 입을 열더군요.

    "기수오빠, 이젠 어떡게 할꺼에요?"
    "뭘."
    "은하 언니요."
    "..."

    무슨 의도인가 싶어 눈만 살짝 올려 쳐다보니 표정이 몽롱하내요. 

    이 녀석, 역시 먹을수 있다고 고집 부린 거였구만...

    뭐 어쨋든. 조금 이라도 취해서 물어 본 거니, 단지 궁금했을 뿐. 다른 의도는 없겠죠. 그래서 저도 솔직하게 대답했습니다.

    "이제 끝이지 뭐."
    "왜요... 좋아 한다면서요?"
    "나보다 걔를 더 좋아하는 사람을 찾았거든."
    "그래서요...?"
    "그럼 놔 줘야지."
    "네..."

    그러자 살며시 미소짓는 지수. 뭐랄까... 기쁜 듯 하면서도, 슬퍼 보이는... 미묘한 표정이였습니다.

    "그건 왜?"
    "그냥요... 궁금해서."
    "개뿔난 남의 연애산데 퍽이나."

    킥킥 웃는 지수. 그렇게 말하다가, 중요한 말인듯. 입을 다시 열더군요.

    "은하 언니가 왜 그랬나 알려 드릴까요..."
    "뭘?"
    "지용 오빠요..."
    "..."

    상당히 홀깃하더군요. 하지만 왠지 듣지 말아야 할 것 같은 냄새가 풍기기도 했습니다. 과연 내가 이걸 들어도 될까. 하지만 그 고민은 오래 가지 않았습니다. 어차피 이제 거의 포기한 상태고... 굳이 나쁜거 들어봐야 누설할 생각도 없었으니까요. 전 아무말 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습니다. 그러자 지수가 말해 주더군요.


    *


    "있죠... 은하 언니 참 예쁘잖아요..."

    로 시작하는 슬픈 이야기.

    김은하, 그녀는 예뻤습니다. 딱히 다른 무슨 말이 필요할까요. 보고 있는 사람을 미소짓게 하는 예쁜 얼굴과, 누구에게든 따뜻하게 먼저 다가가는 성격. 말 그대로 미인 이였습니다.

    그녀의 어렸을 적은 남들과 다를바 없었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인기가 좋았다는 것 정도. 그녀의 주변엔 언제나 구애를 청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녀가 자기 곁에 있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 했으니까요.

    그건 고등학교 때에도 마찮가지였습니다. 넘치는 러브레터, 기습 고백. 그녀는 많은 고백들이 굉장히 난처했지만, 슬기롭게 그들 중 누군가를 고르거나 하진 않았었습니다. 그를 제외한 다른 이들이 슬퍼 하는 걸 원치 않았으니까요. 하지만... 그 규칙은 그녀가 고등학교 2학년 초에 깨져버렸습니다.

    한 이라는 외자이름을 가진 미남. 그가 조심스레 그녀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 놨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 부터 지켜봤다고...

    그녀는 처음엔 그를 거부했지만, 계속 되는 구애에 결국 둘은 사귀가 됐습니다. 선남선녀였죠. 모두 예쁘고, 멋진 둘이 행복할꺼라고 생각했지만. 그 둘은, 행복하지 못했습니다.

    그녀가 한을 받아들인 순간, 그녀에게 연정을 품던 남자들은 모두 그녀에게 자신을 택하지 않은 조용한 분노를 표했고, 평소에 한을 품었던 여자아이 들은 그녀를 따돌렸습니다.

    처음엔 친했던 친구가 그녀에게 멀어지는 걸 로 시작했습니다. 그 이후엔 아무도 그녀의 말을 받아주지 않았고... 그 이후엔 그녀의 책이나, 신발, 체육복, 교복 등이 없어지기 까지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런 그녀를 도와주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한이 도와주려고 했지만, 고등학생 남자 아이 혼자서 할 수 있는건 그렇게 많지 않았죠...

    그녀는 따돌림 속에서 크게 움츠러 들었습니다. 그녀는 뭐가 잘못된 건지도 몰랐고. 그녀가 왜 이런 일을 당해야 하는 지도 몰랐습니다. 그렇게 혼자 아파하다 알아낸 것은... 그녀가 한을 만나서 이렇게 됐다는 것. 정도 밖에...

    그래서 그녀는 한에게 얘기를 했습니다. 순수하고, 여린 마음에. 그녀가 한과 헤어지고 나면. 모두가 다시 잘 해줄거라고 생각했죠. 한은 싫다고 거부했지만, 그녀의 간곡한 부탁에 어쩔수 없었습니다. 둘은 결국 그렇게 헤어졌죠.

    하지만, 그녀가 한과 헤어진 이후에도 따돌림은 계속 되었습니다. 아니, 갈수록 더욱 심해졌다고 해야 옳겠죠. 그녀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 즈음엔 이미 은은한 따돌림 따위가 아닌, 피부가 시큼거릴 정도로 적대감이 물씬 풍겨 나왔으니까요.

    그 시기와 질투, 적대감 속에서 그녀는 혼자 병들어 갔습니다. 위축되고, 마음을 닫았습니다... 

    결국 그 결과는... 사람에게 미움을 사는 것을 병적으로 싫어하는 병으로 나타났습니다. 

    사람이 살면서, 누군가에게 한번도 미움을 받지 않는 거란 불가능과 같은걸 알면서도. 그녀는 누군가에게 미움을 받거나, 시기, 질투를 사는 걸 병적으로 두려워 하게 됐습니다.

    그녀는 그런 병을 안고 대학에 진학했습니다. 그리고 수없이 많은 새로운 인연들과 접했습니다. 모두 다 그녀를 모르는 사람들. 그들은 그녀의 예쁜 얼굴, 그리고 착한 마음을 보고 모두 잘 해줬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 속에 있던 병은, 그 친절을 두려워했죠. 결국 그녀는 아무와도 친해지지 못한 채 홀로 조용히 1학기만 마치고 휴학을 했습니다. 지수도 들은 말로는 어디서 요양을 했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나서 복학을 했습니다. 다시 한번 용기를 내서 잘 해보자고 마음을 가졌고 말입니다. 그렇게 힘내서 2학기를 마치고 2학년에 올라가서... 다시 한을 만났습니다. 과대표가 제발 와달라고 조르는 바람에 억지로 나간 미팅자리... 그 곳에서 한을 다시 만난 그녀는 놀랐습니다.

    한이 그녀가 간 대학을 따라 들어온 사실을 몰랐었으니까요. 이 사실은 나중에 한에게 들었다고 했습니다. 어쨋든...
     
    그녀는 시간이 지나, 복학한 한을 보곤 놀랐습니다. 그리곤 그동안 일어났던 일들을 얘기했죠. 한은 씁쓸해 하더군요. 한은 그녀를 계속 좋아하고 있었거든요... 하지만 그 마음을 표현하지 않았습니다. 아니 못했습니다. 그녀의 얘기를 들어보고 난 결과... 아직까지도 커피녀는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하고 두려워 했으니까요.
     
    결국 한은 그녀와 다시 가까워 진 것 만으로 만족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연인 사이 대신... 그녀가 힘들때 의지되고, 가끔은 조언도 해줄 수 있는 위치에서 힘 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 과의 관계에 위축된 그녀를 위해 제안한 것이... 동아리 활동.

    과보다 사람도 적고. 취미 생활처럼 할 수 있으니 괜찮을 거라고 생각한 까닭이였습니다. 그리고... 만약 잘못된다면, 전부 그만두고 나와버리면 된다는 생각도 함께.

    그녀는 조금 두려워 했지만. 한의 계속된 권유에 결국 둘은 같이 동아리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3학년 1명과, 2학년 1명만 있던 아주 작은 동아리. 적은 사람, 작은 규모 였기 때문이였을까요. 그녀는 쉽게 그곳에 적응해갔고. 사람들의 호감 속에서 그녀는 다시 웃음을 되찾았습니다. 그 모습을 본 한 역시 기뻣고요.

    그렇게 시간이 지나서 1학년 아이들도 들어왔고, 모두 재미있는 시간들을 보냈습니다. 그러던 도중, 용훈 선배가 지용 선배를 대려왔고... 그때부터 일이 틀어지기 시작했겠죠. 비록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하긴 했지만, 아직까진 조심스러운 그녀. 한은 지용이 큰 사건을 낼까봐 두려웠습니다. 하지만 한 동안 커다란 사건은 나지 않았습니다. 지용은 그녀에게 잘해줄 줬고, 그녀 역시 그런 그가 고마운지 그에게 잘 해 줬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MT 당일... 결국 일이 터졌습니다. 지용은 마음 속에 품어뒀던 연정을 고백했죠. 분명 기쁜 일인데... 커피녀의 머릿 속엔 그 기쁨 보다 두려움이 먼저 떠올랐습니다. 과거에 대한 상처, 끔찍한 악몽들. 그래서 커피녀는 지용을 거절했습니다.

    그러자 지용은 자신을 좋아하는 듯 한 커피녀가 자신을 거절하자, 술김에 분노를 뿜어냈고... 결국 그걸 말리기 시작한 용훈과 둘은 격한 주먹다짐을 하게 되고... 둘 다 동아리에 소홀해져 나가게 되 버리죠...

    결국 열리던 커피녀의 문은 다시 한번 무겁게 가라앉았고... 한은 그 모습을 슬퍼했다고 합니다.


    *

    지수는 거기까지 말하곤 슬픈 표정으로 상에 엎드리더군요. 전 그 이야기를 끊지 않고. 이어나가며 생각했습니다...

    *

    그리고 쓸쓸해진 동아리만 남긴채 1학기만 끝... 여름방학이 지나고, 2학기 중간고사... 그때 제가 커피녀를 만났겠죠. 우연한 만남속에 호감이 싹트고. 전 그녀에게 반해버렸죠.

    그렇게 어떡게 하다보니 연락처도 얻고. 서로 밥도 먹고, 데이트도 했습니다. 전 그녀가 제게 호감이 있다고 생각했지만. 아마 그건 그녀의 성격이였겠죠. 그 누구에게도 잘해주고, 모든 사람을 소중히 대해주는 착한 성격...

    그러다가 갑자기 연락이 끊긴건... 아마 한의 영향이 아닐까 싶습니다.

    분명 그녀는 모두에게 잘 해준다고 해 준 거겠지만. 분명 그녀의 그런 태도가 착한 마음씨에서 나왔다곤 하지만, 분명 다른 사람들의 오해를 낳으니까요. 그녀는 한에게 최근 만난 저에 대한 얘기를 하고. 한은 그 얘기를 듣고. '그러지 않는게 좋겠다.' 라고 했겠죠...

    결국 그래서 그녀는 제게 거리를 뒀고... 전 그런 그녀를 다시 찾으려 수소문 합니다. 그래서 찾은 곳이 일본 문화 동아리. 전 그 곳에서 그녀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곳에 적응하려 했지만... 그건 아마 지용이 밟았던 것과 똑같은 절차 일 뿐이겠죠. 그리고... 똑같이 MT를 가고... 그곳에서 지훈과 한이 다툽니다.

    완전히 똑같은 건 아니지만... 지훈과 한이 다퉜다는 사실은 같으니까요. 그리고 그 사실은 다시 한번 커피녀의 마음을 후벼 팠겠죠. 

    '내가 결국 또...' 
                          
    라며 슬퍼하는 커피녀와. 그런 커피녀를 더이상 내버려 두지 않겠다고 다짐하곤 그런 그녀를 감싸 안기로 다짐한 한...

    그리고 이런 결과만 남긴 MT가 끝나고... 난 지금 집에서 지수 녀석과 우울한 마음을 가지고 술을 마시고 있지.

    *

    "후~"

    혼자서 생각을 정리하니 30분 정도가 흘렀내요. 그리고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술을 아껴 마셔, 반병쯤 남았을때. 지수가 일어나더군요. 잠시 졸은 걸까요.

    "아..."
    "일어났어?"
    "네..."
    "술 무지 약하내?"

    그녀가 산 3병은 아직 1병 남아있었습니다.

    "아뇨. 그냥 피곤해서... 그냥 좀 졸았나봐요."
    "그래. 얘기 잘 들었다. 그냥 혼자 가지고 있을께."
    "네... 너무 은하 언니를 미워하지 말아주세요. 한 오빠도요."

    하... 저렇게 얘기를 들으니 다시 한번 자기가 주인공이 아닌, 조연이라는 걸 느꼈습니다. 그녀의 사랑 이야기에, 내게 주어진 배역은 '방아쇠' 였구나... 하고요.

    뭐 씁쓸하긴 했지만, 이것도 나름 경험이라는 거겠죠. 남은 씁쓸함은 조금 남은 맥주와 함께 모두 뱃속으로 털어 넣었습니다. 까짓거 뭐... 알아서 잘 꾸무적 하다보면 추억으로 소화되서 나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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