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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문 : 167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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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humorbest_304278
    작성자 : TheN
    추천 : 35
    조회수 : 3465
    IP : 119.203.***.90
    댓글 : 9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0/10/15 12:20:45
    원글작성시간 : 2010/10/15 04:34:57
    http://todayhumor.com/?humorbest_304278 모바일
    bgm)제 연애 얘기를 들어 주실래요...?(16)
    1부 - http://todayhumor.co.kr/board/search_view.php?table=humorbest&no=300303&page=1&keyfield=subject&keyword=연애&search_table_name=humorb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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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부 - http://todayhumor.co.kr/board/search_view.php?table=humorbest&no=301583&page=1&keyfield=subject&keyword=연애&search_table_name=humorb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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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부 - http://todayhumor.co.kr/board/search_view.php?table=humorbest&no=302257&page=1&keyfield=subject&keyword=연애&search_table_name=humorb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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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5 - http://todayhumor.co.kr/board/search_view.php?table=humorbest&no=303291&page=1&keyfield=subject&keyword=연애&search_table_name=humorbest&
    14부 - http://todayhumor.co.kr/board/search_view.php?table=humorbest&no=303653&page=1&keyfield=subject&keyword=연애&search_table_name=humorbest&
    15부 - http://todayhumor.co.kr/board/search_view.php?table=humorbest&no=303979&page=1&keyfield=subject&keyword=연애&search_table_name=humorbest&

    <object classid='clsid:d27cdb6e-ae6d-11cf-96b8-444553540000' codebase='http://download.macromedia.com/pub/shockwave/cabs/flash/swflash.cab#version=9,0,0,0' id='SticubeWidget' width='100' height='123'><param name='movie' value='http://sticube.clubbox.co.kr/common/swf/Widget.swf?wid=0024D4001022001CC700D50B008110005FB3005FB300792B' /><param name='wmode' value='transparent' /><param name='allowScriptAccess' value='always' /><param name='allowFullScreen' value='true' /><embed src='http://sticube.clubbox.co.kr/common/swf/Widget.swf?wid=0024D4001022001CC700D50B008110005FB3005FB300792B' wmode='transparent' width='100' height='123' allowScriptAccess='always' name='SticubeWidget' id='NFPlayer75444' allowFullScreen='true' type='application/x-shockwave-flash' /></object>
    bgm. Acoustic Cafe-Last Canival
    이번엔 분위기가 너무 들쭉 날쭉이라 아무거나 선곡 했습니다 -_-;

    \\그전 이야기\\
    MT에서 사건이 터지고, 결국 날을 샌 기수.
    \\\\\\\\\\\\\\\

    ------------------------

    바닥을 보니 담배가 가득 쌓여 있더군요.

    "아..."

    쾡한 눈에 햇빛이 들어오네요. 그러면서 안좋았던 지난 밤에 대한 기억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머리가 아픈건 밤을 새서일까요, 아니면 술 때문일까요. 그것도 아니라면 좋지 않았던 기억들 때문일까요.

    이대로 있다간 머리가 터져 버릴 것 같아서 전 자리를 옮겼습니다. 오랫동안 같은 자리에 서 있어서 그런가 다리에서 뚜둑 소리가 나더군요. 밤새 같은 자리에 있었던 까닭 이였습니다.

    멍 하니 해를 쳐다봤습니다. 제 기분은 너무 좋지 않아서 금방이라도 늪 마냥 끝없이 가라 앉을 것 같았는데, 저와는 달리 너무 밝게 타오르더군요. 그 모습이 질려버려서 그런걸까요. 전 크게 기지개를 폈습니다.

    "어으..."

    그러니 한결 낫더군요. 뭐 어차피 터져 버린 일... 제가 혼자 우울해 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 도 없을테고. 그리고 우울한 사람 6명이나 더 있는데, 굳이 하나 더 늘릴 필요 없겠다는 생각에 애써 좋게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발걸음을 옮기니까 한이 마당에서 담배를 피고 있더군요. 한도 밤을 샌 것 같았습니다. 한도 절 발견했는지 쭈뼛 쭈뼛 고개를 숙이며 인사하더군요.

    "아.. 네, 안녕하세요."

    일단 저도 어색하게 다가갔습니다.

    "담배 한대만 주실래요? 어제 다 피워 버려서.."
    "아, 예..."

    그러자 한은 주머니를 열어서 담배 곽을 열더군요. 돛대...

    "이런..."
    "아뇨, 그냥 드릴께요."

    한은 돛대를 건내고 불을 붙여 주더군요. 같이 담배를 뻐끔거렸지만, 역시 어색합니다... 그래도 할 말은 해야겠죠.

    "저기... 미안합니다."
    "네?"

    그러자 반문하는 한. 그래서 다시 한번 미안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그제서야 조용히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더군요.

    비록 제가 직접적으로 관련 된 일은 없지만 저도 원인 중 한가지였고, 저 때문에 누군가가 피해를 입거나 기분이 나빴다면, 사과해야 마땅해야 한다고 생각했으니까요.

    "밤 새셨나봐요?"
    "네... 음... 그쪽도?"

    한은 절 뭐라고 불러야 할지 잠깐 망설이다가 말하덕ㄴ요.

    "예. 뭐... 머리가 좀 복잡해서요."

    그 대화를 마지막으로 다시 대화 단절. 결국 그렇게 담배만 태우다가 먼저 들어가겠다고 들어왔습니다.

    방 안에 들어가니 제일 먼저 커피녀가 보이더군요. 그녀는 방 구석에 쪼그려서 자고 있었습니다. 한참을 울다 지쳐서 잠든건지, 눈이 퉁퉁 부어 있더군요. 그리곤 그 위에 외투 하나. 밖에서 한이 가벼운 차림으로 있던데... 아마 한의 옷 인가 봅니다.

    전 씁쓸한 표정으로 커피녀를 훑곤 방 문을 열어 봤습니다. 안에 혜수와 한빛 그리고 지훈이가 자고 있더군요.

    사건의 원흉이 저렇게 디비 자고 있는 모습 보니까 당장 한대 차 버리고 싶은 생각이 꾸역 꾸역 올라오긴 했습니다만... 아직 어리잖습니까. 꾹 참았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이 녀석도 피해자니까요. 게다가 내가 간섭하기도 뭣한 문제고.

    그렇게 문을 닫고 나와서 다른 방 문을 여니까 지수가 자고 있더군요. 이불 쫙 펴고, 이불 잘 덮고 자더군요.

    그 모습 보니까 뭐...

    ...

    난 기껏 밤 샜는데, 이렇게 자는거 보니까 배가 아프기도 하고 -_-; 또 나름 욕구에 충실하구나 라는 생각도 들더군요. 그리고 뭐 여자애고... 지수도 머리가 복잡했겠죠. 사람마다 생각을 정리하는 방법이 다 다르니까요. 뭐라고 할 수 없겠죠. 그 모습 보고 있자니 저도 살짝 졸려오더군요. 밖에 쌀쌀한 공기만 쐬서 그런가... 따뜻한 공기 안으로 들어오니 몸이 무거워 지는.. 그런 거 있잖습니까.

    거기다가...

    킁 킁...

    좋은 냄새도 나고...

    에라... -_-; 뭐 변태도 아니고... 고개를 휘 휘 저은 다음 밖으로 나왔습니다. 그런 다음 남아있던 피곤기를 날리기 위해 찬물로 가볍게 몸단장을 하고, 수건으로 대충 닦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한이 켐프파이어 터에 앉아있더군요.

    저도 가서 한 건너편에 앉았습니다. 부지깽이가 보이길래 그냥 안에있던 돌만 흐적 흐적 거렸습니다. 그러고 있자니 한이 조용히 입을 열더군요.

    "은하 좋아하시죠?'
    "네."

    뭐 어차피 다 눈치 채고 있는거... 돌리고 자시고 없이 그냥 말했습니다.

    "후.. 역시 그랬내요. 전 당신이 싫어요."

    아... 닭살 돋았다. -_-; 진짜로 저런 말을 하는 사람이 있구나 싶었습니다. 당연히 저도 한한테 좋은 감정은 없었기에 그냥 그대로 받아 넘겼습니다.

    "예, 나도 너 싫어요."

    기분 나빴으므로, 반말과 존댓말 섞어서 비꼬듯 말했습니다. 좀 너무 심했나... 뭐 같은 사람 좋아하고, 제가 일방적으로 질투하는 입장이긴 하지만. 싫어하는 것 까진 아니였거든요.

    "그래도 할 말은 해야 겠습니다."

    뭐? 순간 움츠러 들었습니다. 키도 크고 체격도 탄탄한 놈이 저렇게 말하니까 순간 움찔 -_-; 이 자식 나 때릴라고?;

    "뭐요."

    그렇다고 기 죽을 순 없었으므로 -_-; 저도 지지 않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한은 의외로 사과를 건내더군요.

    "미안해요.. 제가 MT 오자고 했을때 뜯어 말렸어야 했는데."

    아... 이 녀석 사실 좋은 녀석이구나. 라는 생각이 팍 들었습니다. 저야 워낙 논쟁이나 분쟁이 나는 걸 굉장히 안좋아해서 미리 숙이고 들어가는 편이라 그려러니 합니다만. 보통은 저렇게 사과하기 라는게 쉽진 않잖습니까. 뭐 비록 이쪽에서 먼저 사과하긴 했지만요.

    어쨋든, 기껏 긴장하고 있었는데 김 빠지더군요. 그래서 저도 쿨하게 "괜찮습니다." 하고 말았습니다. 뭐 여기서 "미안하다면 다냐" 할수도 없잖습니까~

    그리고 나서 조용히 사건 정리해 봤습니다. 조금은 웃기더군요.. 그냥 무작정 혼자 반해서 쫓아다는건데, 만난지 한달도 안돼서 대형사고가 터져 버렸으니까요. 아니 무슨 영화도 아니고... 하하.

    그 뒤로 시간이나 떼울 겸 한과 대화를 했습니다. 커피녀에 대한 거라던가, 군대, 담배 얘기. 그것도 아니면 서로에 대한 과나, 그냥 이런 저런 얘기들을 나눴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 말도 놨구요.

    대화를 나눠보니 한이 커피녀를 참 많이 좋아 하는 것 같더군요. 그냥 한번 외모와 만나본 일면에 반해서 마냥 좇는 저랑은 달리 말이죠.

    씁쓸 하더군요. 뭐,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가까운 대에 이렇게 나보다 더 훨씬 좋아해 주는 사람이 있다면, 이쪽이 빠져주는게 멋진거겠죠. (라고 말은 이렇게 합니다만. 뭐 저따구로 멋진 놈이 저렇게 얘기하니 그 당시엔 덤빌 엄두도 안나더군요. 에라, 너 멋진 사랑해라 이 나쁜놈아. 하고 말았던 기억이 납니다. -_-;)

    *

    이후 시간을 죽이다가 감기 걸릴 것 같아서 한이랑 둘이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들어 오니 한빛이랑 혜수가 깨서 돌아다니고 있더군요. 둘이 어색하게 인사 하길래 저희도 가볍게 목례. 한은 들어오자 마자 커피녀 옆에 앉아서 조용히 눈을 감고, 자기가 쓰고 있던 모자로 얼굴을 가리더군요.

    혜수랑 한빛은 욕실로 들어가서 씼는 듯 했고...
    (왜 같이 들어갔지 -_-?; 혹시 내가 무서웠나?; 아니 그러고 보니 왜 여자들은 화장실에 같이 들어가죠?)

    저만 할 게 없어지더군요. 커피녀 옆에 가자니 한이 있고. 또 지훈이 녀석 보자니 왠지 분통 터질 것 같고... 남은 곳은 하나더군요.

    그런 생각을 하니 아까 맡았던 몽롱한 향기가 -_-;;; 기억이 나더군요. 음... -_-; 본인이 굉장히 변태 같았지만... 몸은 춥고 잠은 오고... -_-;

    오 갓. 몰라. 내가 제일 중요해!

    라는 심정으로 결국 지수 방에 들어갔습니다. 아직 자더군요. 차마 옆에 누울 용기는 안나고 -_-; 결국 저도 구석에 쪼그려 앉아서 쪽잠을 청했습니다...

    *

    음...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요. 조금 소란 스러운 소리에 깼습니다. 드르륵 하는 소리. 문이 열리는 소리?

    끙 하고 무거운 눈꺼풀을 조금씩 여니 누군가가 움직이는 실루엣이 보이더군요.

    "일어나요. 기수 오빠."

    익숙한 목소리. 지수였습니다. 보니까 앉아서 절 흔들고 있더군요.

    "아.. 어. 그래."

    반사적으로 몸을 일으켰는데, 제 몸에서 이불이 툭 쓰러지더군요. 어? 난 앉아서 잤는데.

    제가 혼란스러운 표정을 짓자 지수가 설명하더군요. 일어나서 보니까 쪽잠 자길래 자기가 옮겨다 놨다고.

    "아 그래...? 고맙다."
    "아뇨, 뭘요. 오빠, 라면 잡수세요."
    "어. 그래. 금방 갈께."

    하고 눈을 부비자 지수가 문 닫고 나가더군요. 그제서야 아무 생각 없이 기지개 켜며 숨을 크게 들이 마쉬었는데... 코 속으로 익숙한 향이...

    킁 -_-;;;;;;;;;;;;;;;;;;;;;;;;;;;;;;;;;;;;;;;;;;;;;;;;;;;;;;;;;;;;;;;;;;;;;;;;;;;;;;;;;;;;;

    하, 한참 혈기 왕성한 나이잖습니까. -_-; 그려러니 해주세요. ㅠㅠ 여러분, 남자는 생물학적으로 이래요. ㅠㅠ 제가 변태가 아니에요. ㅠㅠ

    어쨋든 -_-;;; 여러가지 요인으로 인해 말하지 못할 곳에 피가 몰려서 -_-;; 잠시간 애를 쓰고 앉아 있다가 나갔습니다. 나가니까 지수가 라면을 끓여놓고는 접시에 덜어놓고 있더군요...

    아... 이렇게 하려고 일찍 잔거였나. 역시 기특하내요. 쩝.

    그러고 나가서 앉아 있으니 이어서 한빛이랑 혜수가 지훈이 끌고 나오더군요. 그래서 억지로 착석. 이후 커피녀랑 한도 앉았습니다.

    어떡게 하다보니 저와 지수가 중앙에 껴있고, 좌 우로 지훈, 커피녀 진영(?)이 갈라진 자석 배치. 저만 조용히 젓가락질 하고 있자니, 지훈이가 일어서서 방에 들어가려고 하더군요. 그래서 일부러 소리 나게 젓가락 내려 놓고 말했습니다.

    "앉아."

    사실, 저렇게 준비해 줬는데 그냥 들어가는 꼴 뵈기 싫어서 조금 화 섞어서 말햇습니다. 바로 돌아와서 앉더군요. 그러자 그제서야 커피녀와 한도 라면을 먹기 시작하고, 다 먹는데 지훈이 녀석만 안먹더군요. 먹다가 살짝 얼굴 찌푸리며 말했습니다.

    "먹어."

    그러자 지수가 살짝 당황하며 끼어들더군요.

    "아냐, 지훈아. 속 쓰리면 안먹어도..."
    "안먹냐?"
    "오빠 그러지 마세요;"
    "화내는거 아냐."

    전 지수를 잠깐 진정시키고 입을 열었습니다. 솔직히 라면은 명분이고, 사실 전 저 녀석에게 화를 내고 싶었던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전 속이 졻거든요. 뭐 어쨋든, 말했습니다.

    "너 화난건 알겠다만, 이거 준비한 지수 성의는 받아야 할 거 아냐. 애도 아니고 너 화났다고 우리 전부가 너 챙겨줘야 되냐?"

    지훈이 녀석이 살짝 쳐다보길래 얼굴 더 굳히며 입모양으로 뭐 -_- 라고 하니 잠시 후에 죄송하다며 그제서야 젓가락을 움직이더군요.

    무슨 일이 나던, 밥 상에서 까지 싸우면 안돼니까요. 싸워도 먹고 싸워야지.

    어쨋든 그렇게 무거운 점심 상에서 라면 다 먹고나서 짐 정리 하고 있자니 용훈선배가 오더군요. 이후 나오라고 해서 다 나갔습니다만, 분위기가 너무 좋지 않으니까 용훈 선배 얼굴이 좀 굳더군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지훈이 얼굴이 살짝 부어올라 있었는데. 용훈 선배가 그거 보고 잠깐 지훈이 불러다 얘기를 조금 하더군요.

    하지만 별다른 얘기는 하지 않았고, 다 같이 출발 했습니다. 차 안 분위기는 무슨 초상 난 것 마냥 무겁더군요 -_-; 이후 학교 도착하자 다들 예의상 인사만 하고 전부 각자 갈 길 향하더군요. 지훈이는 용훈 선배랑 같이 사라졌고. 혜수랑 한빛은 집으로. 한은 커피녀랑 같이 사라지더군요.

    뭐... 한이랑 커피녀랑 같이 가는거 보곤, 이제 내가 끼어 들 틈은 손톱만치도 없겠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이제 전 끝이겠죠. 그렇게 생각하니 의외로 속 시원 하더군요. 나 말고 저 여자 옆에 있는 녀석도 나름 멋진 녀석이고...

    라고 말해도 쓰린건 쓰리겠죠. 그래도 애써 좋게 생각하며 다 보내고 집에 가려고 했습니다. 남은건 저랑 지수. 기숙사 까지 대려다 줄까 했습니다만... 저도 굉장히 피곤한 상태고, 괜한 일에 휘말려 들었다는 피해 의식도 조금 있어서 짜즈이 있던 상태였기에. 그냥 인사만 하고 가려고 했습니다.

    "잘가라."
    "네.."

    그러니 무슨 버림받은 강아지 마냥 끝을 내리내요. 사실 조금 짜증났습니다만, 조금만 생각해 보니 지수가 불쌍해 지더군요.

    다 같이 잘 지내자고 MT 갔는데 기껏 이딴 꼴이나 나고. 얼마 남지 않은 부원끼리 불화나서 반쪽이나 나버리고. 많이 괴롭겠죠.

    뭐 그래도 그건 그거. 이건 이거. 난 굉장히 피곤했습니다. 원래 사람이 피곤해 지면 다른 사람보다 자기가 우선시 되는 법이니까요. 뭐, 지수야 내가 좋아하는 여자도 아니였고. 그냥 아는 여자애 일 뿐인데, 굳이 이런 상황에서 까지 대려다 주고 싶진 않았거든요.
    (굉장히 변덕적이죠..? 피곤할때의 심리 회로를 그대로 따라 가 봤습니다만... 적는 저도 -_-; 혼란스러워 지내요)

    그러고 돌아서 가려니까, 지수가 부르더군요.

    "왜?"
    "집가세요?"
    "어."
    "같이가면 안돼요?"

    ... 얘 왜이래 싶었지만. 뭐 같이 간다는데 막을 이유는 없더군요. 여자애 발걸음 맞추는게 20분 되돌아서 오는 것 보단 훨씬 쉬웠으니까요.

    그렇게 걸었습니다. 대화는 전무. 그렇게 자취방 다 왔습니다.

    "야, 다왔다."

    너 이제 가. 라는 심정을 담아서 말했습니다만, 지수는 네. 하고 말더군요. 뭐하는거야 하는 심정으로 조용히 보고 있으니 그제서야 다시 입을 여는 지수.

    "오늘 혼자 있기 싫어요..."

    ...-_- 뭐 어쩌라고? 나 들어가서 잘꺼야 -_- 근데 와서 뭐하게 -_-?

    굉장히 피곤하고, 힘든 상태였기에 짜증이 먼저 났습니다.

    "나 잘껀데?"
    "조용히 있을께요."
    "난 지금 너한테 가라고 얘기한거야. 인마."

    제가 그렇게 말하자 지수가 고개를 푹 숙이더군요.

    "우울해 질 것 같아서요."

    그리곤 힘 다 빠졌다는 표정을 짓곤 땅바닥을 쳐다보는 지수.

    아... 너 이새끼 그건 반칙인데 -_-... 막을수가 없잖아. 씨밤.

    결국 어쩔수 없이 녀석을 대리고 집 안으로 대려왔습니다. 평소에 그렇게 지저분 하진 않은 성격이라 별 문젠 없었지만... 그래도 역시 자취방에 '처음으로' 여자가 왔는데, 겉치레로라도 여기 저기 쓸었습니다. 그리고 널부러져 있던 책, 가방 들을 정리.

    "깨끗하내요."
    "고맙다."

    뭐, 어차피 지수를 여자라곤 생각 안했었으므로. 전 아무런 생각 않고 바로 이불 펴고 몸을 던졌습니다. 무슨 물 먹은 솜마냥 몸이 축 늘어지더군요. 아아... 제가 이불과 한몸이 되어 가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딱 기분 좋게 잠 들 무렵.

    "진짜 잘 꺼에요?"

    .... -_- 어. 잘꺼야. 잘꺼라고. 깨우지마. 제발 건들지 마. 오고 싶대서 오게 해줬잖아. 난 잔다고 말 햇거든? 그러니까 제발 좀 냅둬 -_-

    를 합축해서.

    "어."
    "치."

    ...뭐 어쩌라고 -_-?;

    "저 그러면 컴퓨터나, 책 같은거 봐도 되요?"
    "그러던가. 그럼 나 잔다. 냉장고에 물 있고. 간식은 비스켓 하나 있으니까 먹으려면 먹어. 그리고 나갈땐..."

    '아... 스페어 키 위치도 알려줘야 하나?'

    살짝 고민 됐습니다. 사실 이 동아리에 들어온 이유가 커피녀 때문이였는데, 이젠 있을 이유가 없어진 거나 다름 없으니까요. 그렇게 생각이 들긴 했지만, 그냥 귀찮아서 스페어 키 위치까지 알려 줬습니다.

    "신발장 위에 봉투 있거든? 거기 안에 키 있어. 잠구고 나서 내 방 번호 우편함에다 넣어놔."
    "네."
    "또 궁금한거 있냐?"
    "없어요."
    "그래, 잔다. 깨우지 마. 해드셋은 저기 있으니까 소리 나는거 할꺼면 꽂고 해."

    그렇게 까지만 말을 하고, 마지막으로 유지하던 이성을 뚝. 그대로 수마에 떨어졌습니다. D를 들어가자 마자 있는 야X 폴더와 (....) 해드셋의 구입 용도(....)는 까맣게 잊은 채 말이죠. 아. 그리고 책장엔 무려 에로잡지도 끼어 있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망한거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 이거야 지수 가고나서 안 거긴 합니다마는.. ㅋㅋ 어쨋든, 이건 들어가면 안돼죠...! 이건!! (BGM 톤으로)

    그렇게 전 잠에 들었습니다. 너무 피곤했던 탓에 한번도 깨지 않고 푹 잤습니다.

    *

    일어나니 조금 방이 어둑어둑 하더군요. 창문으로 노을이 새어 들어 오는게... 아마 저녁때 쯤인가 봅니다.

    "끙..."

    하고 일어나니, 맛있는 냄새가 나더군요.

    "응...?"

    눈을 떠서 보니까, 조금 어두운 시야 사이로 뭔가 보글 보글 끓고 있더군요. 냄비였습니다.

    "헐?"

    혹시 내가 자기 전에 냄비 올려뒀나? 라는 생각이 화들짝 일어나서 당장 끄려 가려니, 지수가 놀란듯 말하더군요.

    "깻어요?"
    "어? 너 아직까지 있었어?"
    "네."

    아... 놀래라...

    "어휴.."

    전 안도의 한숨을 내쉬곤 머리를 벅 벅 긁었습니다.

    "너 뭐해?"
    "찌개 끓여요."

    쳐다보니 보글보글 끓고있는 찌개.

    "왜?"
    "밥 드리려고요."

    그러니까 왜 니가 내 밥을 챙겨주는데 -_-... 저야 굉장히 고맙운 상황이긴 합니다만, 제가 지수한테 밥을 얻어 먹을 만큼 친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제가 얘한테 엄청 고마운 일을 해준 것도 아니기에 이해 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해의 부재는 당연히 날카로움으로 표현됐고요.

    "후... 뭐, 어쨋든. 무슨 찌개야? 냄새 좋내."
    "김치 찌개요. 제일 잘하거든요."

    그래도 자신 잇는지 미소 짓더군요.

    '그래, 냄새는 좋내. 김치... 김치...?'

    그러고 보니 냉장고 안에 소중히 챙겨놓은, 어머니 표 보물 김치가 생각났습니다. 굉장히 아껴 먹던 건데... -_-; 전 조금 화가 났지만, 얘가 그걸 알고 그런 건 아니겠죠. 꾹 참아 눌렀습니다. ㅠㅠ... 이래서 집에 잘 모르는 사라 두고 물건 만지라고 하는게 아닌데.. 흑흑... 다 제 불찰이죠.

    "하아... 너 밥은 먹었냐?"
    "아뇨."
    "그래, 그럼 같이 먹자."
    "네, 조금 있으면 완성 되니까요."

    신나하는 지수. 전 그런 지수를 보며 머리를 벅 벅 긁었습니다.

    '안그래도 방금 MT에서 여자한테 제대로 차인 기분이라 싱숭생숭한데... 넌 왜 이렇게 나한테 잘해주냐... 에휴...'

    그렇게 머리를 긁으니 지수가 조심스레 묻더군요.

    "저... 무례한 짓을 한건가요?"
    "아냐. 그런건 아닌데... 음... 내가 그냥 적응이 잘 안돼서 그래. 넌 잘못 없어."

    그러자 지수의 표정이 살짝 풀리며 웃더군요. 그러자 미소와 함께 향긋한 향이 느껴졌습니다. 오늘 아침에도.. 그리고 아까 잘때에도 맡은 은은한 향기. 좋더군요...

    순간 얼굴이 붉어 질 뻔 해서 퍼뜩 정신을 차렸습니다. 이런... 여자의 미소는 위험하군요. -_-;

    어쨋든, 찌개가 될 동안 할게 없어서 지수랑 같이 유머사이트 (.......................)를 보며 한동안 낄낄거렸습니다.

    "ㅋㅋㅋ 저게 뭐에요 ㅋㅋㅋ"
    "ㅋㅋㅋㅋㅋ 아 진짜 바보내 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 다이아랑 옥수수를 바꾸재 ㅋㅋㅋ"
    "Be 폭력 ㅋㅋㅋㅋ"

    등등의 대화를 나누며 웃었습니다. 확실히 아침에 우울했는데도, 이렇게 웃으니까 힘이 조금 나더군요.^^ 그러다 보니 찌개도 다 익었고. 제가 준비하려 가려고 하니까 지수가 먼저 나서서 자기가 한다내요. 가서 냄비 장갑 끼고 상에다가 잘 차려다가 내오는 모습이 예쁘더군요...

    아... 이건 위험한데... -_-;

    애써 정신 붙들어 매고 있으니 상을 차려서 가져오는 지수. 마주 앉아서 식사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따지자면... 근호와 기수형만 쓰던 식기였는데. 니가 여자 처음으로 그 식기를 쓰는구나. ㅠㅠ... 사실 난 저 식기가 평생 여자의 손길을 타지 못하는 줄 알았어. ㅠㅠ 흑흑.

    "아. 김치찌개 맛있다."

    한입 떠먹어 보니 맛있더군요. 확실히.. 소중한 김치 썼는데 맛 없으면 화납니다. 그리고 잘 보니 참치도 떠있내요.

    "어? 참치도 넣었어?"
    "네."
    "참치가 어디서 나서?"
    "그냥 하나 사왔어요."
    "이야... 그런 사치품을! -_-; 고맙다 지수야."

    그래서 맛있게 냠 냠. 간만에 속 든든하게 먹었습니다. 분명 백반을 먹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사람 손길 탄 음식 보다는 못하거든요. 솔직히 갑자기 막 들어와서 저녁까지 해 버린건 싫었지만... 굉장히 맛있게 먹었습니다. 저렇게 맜있는 걸 먹어버리니, 앞에 있었던 서운함이 싹 다 날아가 버리더군요. 아마 제가 단순해서 그런가 봅니다.

    "아~ 맛있다. ㅋㅋ"

    결국 밥통에 있는 밥도 다 비우고. 끓인 찌개도 전부 뚝딱. 배 든든하게 먹고 제가 베시시 웃자 지수도 웃더군요.

    "그렇게 웃으니까 바보 같아요 ㅋㅋ~"
    "뭐!? 아냐, 사람은 배부르면 원래 이렇게 웃는거야! ㅋㅋ"
    "우리 아빤 안그런데 ㅋㅋㅋ"
    "원래 남자는 아빠가 되면 달라져! ㅋㅋㅋ"

    라는 등등의 바보 같은 농담도 하고, 이래 저래 있다보니 시간이 훌쩍 가서 해가 지더군요.

    "야, 근데 너 슬슬 가봐야 하는 거 아냐?"
    "아직은 괜찮아요."

    혹시 걱정되서 말했습니다만, 고개를 살짝 젓는 지수. 아마 좋은 향 때문이였을까요, 아니면 정말 배가 불러서 생각이 둔해진 걸까요. 그것도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걸까요? 이쯤 되니 지수가 같이 있는 것도 나쁘진 않더군요.

    "뭐, 그럼."
    "아... 오빠, 술 마실래요?"

    그러다 갑자기 술을 권하는 지수.

    "술은 왜?"
    "그냥... 좀 우울해 질 것 같아서요."
    "...에라, 그러던가."
    "고마워요."

    결국 이렇게 되서, 술 까지 마시게 됐습니다. -_-;

    혼자 다녀 오려니 같이 간다고 해서, 결국 둘이 나란히 나와서 방 문을 잠그고 슈퍼로 향했습니다..

    ------------------------------

    [email protected]

    BGM 감사합니다.^^ 잘 들을께요. ㅎㅎ... 정말 감사합니다. 안그래도 가요는 잘 검색하지 않는 편이라 못 들었는데. 굉장히 좋은 노래들만 보내 주신것 같아요! 이번에 들으면서 작업 했습니다.^^ 역시 밝은 분위기의 곡을 들으면 밝은 분위기의 노래가 나오내요!

    아... 그리고 팬아트 그려주실 분은 역시 없는건가요. 하하. 뭐 그럼 어쩔수 없는거죠~

    어쨋든 MT편은 이제 거의 끝나갑니다.

    그리고 이제 각각 인물들의 얽힌 관계와, 그에 대한 인물들의 생각에 대해서 나오겠죠? ^^

    그리고 이야기가 거의 끝을 향해 달려가내요. 저도 꽤나 뿌듯 하답니다.

    완결이 나면, 조금 쉬었다가 모아서 수정을 해서 다시 올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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