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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차단 상태
    TheN님의
    개인페이지입니다
    가입 : 10-04-10
    방문 : 1671회
    닉네임변경 이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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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원차단해제
    게시물ID : humorbest_303979
    작성자 : TheN
    추천 : 40
    조회수 : 4482
    IP : 119.203.***.90
    댓글 : 6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0/10/14 00:18:00
    원글작성시간 : 2010/10/13 23:14:18
    http://todayhumor.com/?humorbest_303979 모바일
    bgm)제 연애 얘기를 들어 주실래요...?(15) (욕설주의)
    이번 화는 이야기 진행 상 욕설이 조금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1부 - http://todayhumor.co.kr/board/search_view.php?table=humorbest&no=300303&page=1&keyfield=subject&keyword=연애&search_table_name=humorbest&
    2부 - http://todayhumor.co.kr/board/search_view.php?table=humorbest&no=300502&page=1&keyfield=subject&keyword=연애&search_table_name=humorbest&
    3부 - http://todayhumor.co.kr/board/search_view.php?table=humorbest&no=300531&page=1&keyfield=subject&keyword=연애&search_table_name=humorbest&
    4부 - http://todayhumor.co.kr/board/search_view.php?table=humorbest&no=300774&page=1&keyfield=subject&keyword=연애&search_table_name=humorbest&
    5부 - http://todayhumor.co.kr/board/search_view.php?table=humorbest&no=301096&page=1&keyfield=subject&keyword=연애&search_table_name=humorbest&
    6부 - http://todayhumor.co.kr/board/search_view.php?table=humorbest&no=301583&page=1&keyfield=subject&keyword=연애&search_table_name=humorbest&
    7부 - http://todayhumor.co.kr/board/search_view.php?table=humorbest&no=302233&page=1&keyfield=subject&keyword=연애&search_table_name=humorbest&
    8부 - http://todayhumor.co.kr/board/search_view.php?table=humorbest&no=302228&page=1&keyfield=subject&keyword=연애&search_table_name=humorbest&
    9부 - http://todayhumor.co.kr/board/search_view.php?table=humorbest&no=302257&page=1&keyfield=subject&keyword=연애&search_table_name=humorbest&
    10부 - http://todayhumor.co.kr/board/search_view.php?table=humorbest&no=302659&page=1&keyfield=subject&keyword=연애&search_table_name=humorbest&
    11부 - http://todayhumor.co.kr/board/search_view.php?table=humorbest&no=302687&page=1&keyfield=subject&keyword=연애&search_table_name=humorbest&
    12부 - http://todayhumor.co.kr/board/search_view.php?table=humorbest&no=302885&page=1&keyfield=subject&keyword=연애&search_table_name=humorbest&
    13 - http://todayhumor.co.kr/board/search_view.php?table=humorbest&no=303094&page=1&keyfield=subject&keyword=연애&search_table_name=humorbest&
    13.5 - http://todayhumor.co.kr/board/search_view.php?table=humorbest&no=303291&page=1&keyfield=subject&keyword=연애&search_table_name=humorbest&
    14부 - http://todayhumor.co.kr/board/search_view.php?table=humorbest&no=303653&page=1&keyfield=subject&keyword=연애&search_table_name=humorbest&


    BGM. Bottled Angel - Makoto Yoshimori (Durarara OST 12th track.)
    BGM 로딩이 굉장히 느리내요. 조금 기다렸다 들어주세요.

    --------------------------------------------
    지난 이야기.
    MT에 간 일본 문화 동아리 회원들. 재밌게 놀고, 이제 저녁이 되자 하나 둘씩 술 가에 몰려드는데..

    (전 화가 이상하게 끝나서 덧 붙입니다.)
    한이 안들어온 이유는, 밥을 익히기 위해서였습니다. 코펠에 밥을 할때엔 불 조절이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아무것도 모르고 켜놓기만 했던 전 3층밥을 만들었습니다 -_-; 잘익은, 덜익은, 탄 -_-;;; 으로...

    뭐 어쨋든 중요한 얘기 아니니까 넘어 가죠.
    -----------------------------------------------

    술은 참 매력적인 물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을 쉽게 친해지게 만들고, 누군가에게 호감을 갖게 해주죠. 역시 MT의 제일 중요한 것이 술 아니겠습니까. 저희 역시 밤이 되자 방 안으로 모여들었습니다. 동그랗게 원을 만들고 앉았습니다.

    제가 커피녀 옆에 앉으려고 해서 왠지 커피녀는 양 옆에 한과 절 끼고 앉았고. 그렇게 자리가 되자 2학년, 1학년. 그리고 남, 여를 배치해서 앉았습니다. 결과적으로 제 오른쪽엔 커피녀, 왼쪽엔 지수가 앉게 되더군요.

    "자~ 그럼 시작할까."

    처음엔 가볍게 맥주 몇잔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세 소주가 끼어들고. 정신을 차리니 술 게임을 하고 있더군요. 모두들 재미있게 시작 했습니다.

    평소에 싫어하던 교수 욕이라던가, 학교 주변에 어디가 맛있드라 하는 얘기 등 등. 전 매우 즐거웠습니다. 과 MT와는 다르게, 소수 인원이 가는 MT 였던 만큼 서로에 대해 훨씬 더 자세히 알게 되고 친해 질수 있었으니까요.

    솔직히 여태까지 제 관심은 거의 커피녀에게만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까요. 그렇게 시간이 흘렀습니다. 비어가는 술병이 많아지고, 다들 취기가 올라 기분이 좋았습니다.

    옅어지는 이성, 짧아지는 생각, 비틀어 지는 시야. 그런 것들이 사람의 딱딱한 이성의 벽을 허물고. 쉽게 다른 사람이 자신에게 들어 오는 것을 허락하죠. 그래서 다들 급속도로 친해 질수도 있는거고. 하지만 거기엔 치명적인 부작용 또한 있습니다.

    "근데, 저번에 MT때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아마 평소라면 저런 질문은 하지 않았겠죠. 다들 꺼리는 분위기였고. 물어봐도 대답 해 줄 것 같지 않았으니까. 그냥 뭔가 있었겠구나, 하고 넘어갔겠지만. 전 술이 들어간 상태라 거기까지 채 생각하지도 않은 체 말을 내뱉었습니다.

    "아..."

    시끌시끌하게 달아오른 분위기가 팍 식더군요. 마치 누군가 물이라도 한 바가지 끼얹은 것 같았습니다.

    그제서야 전 제가 실수 한 걸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다른 얘기를 꺼내려고 했죠. 하지만 누군가가 대답 하더군요.

    "그냥 좀 싸웠어요. ㅋㅋ"

    지훈이였습니다. 웃으면서 말하는 얼굴과는 달리, 매우 냉소적이더군요.

    "아... 응. 그냥 좀 싸웠어."

    그리고 빨리 화재를 넘기려는 듯 말하는 커피녀. 그래서 저도 실수했다 생각하고 넘겨 버리려고 했습니다.

    "아~ 그래. 뭐 싸울수도 있지."

    하지만 지훈이는 넘길 생각이 없는지 말을 잇더군요.

    "네. 좀. 아주 조금~ 싸웠죠, 피터지게 치고 박고. ㅋㅋㅋ"

    그 말이 나오자 고개를 숙이는 커피녀. 전 뭔가 잘못되어 가는 걸 느꼈습니다. 한도 그걸 느꼈는지 끼어들어 말하더군요.

    "그만 해라."

    하지만 지훈이는 그만할 생각이 없는지 말을 계속 이었습니다.

    "뭘 그만해요? ㅋㅋ 솔직히 원호형하고 지용이형 싸운거 은하누나 탓이잖아요."

    그 말에 아무런 대답이 없는 커피녀. 그런 그녀의 머리 위로 날카로운 이 다시 한번 비수마냥 날았습니다.

    "그만 하라고 했다."
    "그래, 그만 해라. 즐겁게 MT 와서 뭐하는 거냐."

    그러자 지훈이가 낄낄거리며 웃더군요.

    "솔직히 은하 누나는 한얼이형하고 원호형이 누나 좋아하는거 알고 있었죠? ㅋㅋ 왜 그래요? 자기도 좋아 하는 것 처럼 잘 해주다가 ㅋㅋㅋ 왜 갑자기 빼냐고요."
    "아니 난..."
    "그만 하라고!"

    커피녀는 어깨를 오들 오들 떨었습니다.

    "사람 가지고 놀면 재밌어요? ㅋㅋ"

    한쪽 얼굴을 비틀며 비웃는 지훈. 한은 그런 지훈에게 달려들어 멱살을 잡았습니다.

    "씨발! 그만 하라고 새꺄."
    "왜요? 원호형이랑 지용이형 없으니까 이번엔 한형하고 기수형이에요 은하누나? ㅋㅋ"

    퍽 하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지훈의 얼굴이 팩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한대 더 때리려고 하자, 조용히 있던 커피녀가 입을 열었습니다.

    "그만해!! 그만... 그래.. 다 내 잘못이야.. 미안해... 그러니까 그만해..."

    푹 숙인 고개에서 눈물이 쉴새없이 떨어져 내리더군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곤 뒤를 돌아서 뛰어나갔습니다.

    한동안 침묵이 오갔고, 분위기에 살이 베일 것 같은 느낌이 들 때 즈음 한이 말하더군요.

    "...너 많이 취한 것 같다. 나중에 따로 얘기하자."

    그는 그렇게 말하곤 지훈이를 밀어버렸습니다. 그러자 엉덩 방아를 찧으며 쓰러지는 지훈. 한은 그걸로 성이 더 풀렸는지, 지수에게 고개를 돌리고 말했습니다.

    "이게 니가 원하던 거냐 한지수...?"
    "죄송해요..."

    지수는 고개를 돌렸습니다. 그러자 한은 작게 "씨발"이라고 내뱉고는 커피녀가 나간 쪽으로 달려나갔습니다. 한이 달려나가자, 혜수와 한빛이 지훈이에게 다가가 괜찮냐고 묻더군요. 지훈이는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10분 전 까지만 해도 즐겁게 웃고 떠들었던 분위기가 마치 거짓말 이라도 되는 것 처럼, 모두들 침울하게 앉아있었습니다.

    전 매우 혼란스럽더군요. 도대체 왜 마지막 말에 내 이름이 나왔던 걸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제 자신을 최우선으로 챙기는 제가 한심하더군요. 그래서 뭔가 해볼까 했지만, 지훈이 쪽은 혜수와 한빛이 있고. 커피녀 쪽으론 한이 달려나갔습니다... 지수를 쳐다보니...

    울고 있더군요. 아무런 소리 없이, 멍 하니 앉아서 눈물만 흘리며...

    "잠깐... 나가서 얘기좀 할래?"
    "...하아, 네."

    전 지수를 대리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새까만 밤, 저 멀리 가로등 하나만 보이더군요... 전 벽 기둥에 기대며 담배불을 붙였습니다.

    착, 착. 부웅..

    한 모금 깊게 빨고는 내뱉었습니다. 그리곤 지수를 달래주려 했습니다만, 지수가 먼저 입을 열더군요.

    "죄송해요..."

    하... 이 바보같은 녀석은 끝까지 남 생각밖에 안하나 싶더군요. 조금은 화가 나서 말했습니다.

    "뭐가 죄송한데. 네가 뭘 잘못했는데?"
    "....."

    대답 하지 않는 지수. 소리로 보건데 울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아마 준비한 MT가 이렇게 되 버려서 슬픈 거겠죠...

    "... 니 잘못 아니잖아. 울지 마, 넌 최선을 다했어."
    "아니... 그게..."
    "살면서 전부 다 잘 될수는 없잖아."

    전 다시 한번 한모금 빨고 내뱉었습니다. 그리고 지수쪽을 쳐다보자, 지수의 실루엣이 수욱 내려가더군요. 그리곤 바닥에 쪼그려 앉아, 그제서야 소리를 내며 크게 울었습니다. 그러면서도 히끅거리며 계속 죄송하다는 말만 내뱉는 지수.

    참 서럽게 우는구나... 저도 바닥에 그냥 철푸덕 주저앉았습니다. 그리곤 지수의 등을 두드려 줬습니다.

    "괜찮아. 뭐 그런거 가지고 그러냐... 니가 잘못한게 뭐 있어. 죄송할거 없어 인마."
    "아니... 그게 아니라..."

    끅 끅 거리며 말을 이으려 했지만, 제가 말을 잘라 버렸습니다.

    "아니긴 뭐가 아냐. 괜찮아. 괜찮아."

    그러자 다시 한번 미안하다고 말하곤 한참동안 울더군요.....

    *

    녀석은 저번처럼 한참동안 울었습니다. 조금 다른 거라면 이번엔 대놓고 꺽꺽대며 울었다는 것 정도일까요. 시간이 조금 지나자 조용히 지더군요. 그래도 한동안 가만히 있다가 살며시 말을 걸었습니다.

    "이제 좀 괜찮냐?"
    "네..."

    이거 뭐... 평생 여자 우는거 달래본적도 거의 없는데, 벌써 이녀석을 2번째 달랬구나 싶더군요.

    "좀 걷자. 일어날수 있어?"
    "네..."

    제가 일어나자 지수도 일어나더군요. 그런데 한참동안 쪼그려 앉아서 있었던 탓인가 다리가 쥐가 난듯 비틀 거리더군요. 넘어 질 것 같아서 잡았습니다.

    "고마워요."
    "못 걷겠으면 업어줘?"
    "아뇨... 괜찮아요."
    "그래."

    지수는 잠깐 다리를 움직이더니, 이제 괜찮다고 말하더군요.

    "저번에도 그렇고... 죄송합니다."
    "그냥 너만 혼자 있었잖아. 그래서 그런거야. 죄송할것도 없고, 감사할것도 없어."

    다시 한번더 죄송하다고 말하는 지수. 슬슬 짜증나려 하더군요.

    "니가 뭐 나한테 대역죄라도 졌냐? 그런거 아니니까 그만해."
    "네..."
    "아니, 뭐... 그렇다고 화난건 아냐. 기죽지 마."

    너무 세게 말했나. 그러니까 살짝 픽 웃더군요. 울다가 웃으면... 에라. 뭐냐 이게. 관두자.

    "쩝. 재밌었는데, 왜 마지막이 이러냐..."

    이후 한동안 말 없이 걸었습니다... 그러자 문득 지수가 입을 열더군요. 그녀가 한 말은 조금... 제겐 충격적이였습니다.

    *

    마치 꺼내선 안될 이야기라도 꺼내듯, 지수는 조심스레 입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그 입에서 나온 얘기들은, 저한테 있어서 조금은 충격적인 이야기였고요.

    때는 신학기. 그때까지만 해도 동아리의 규모는 그렇게 크지 않았습니다. 있는 멤버는 넷, 지수와 은하, 그리고 한과 원호.

    비록 다른 동아리에 비해 인원도 적었지만 즐겁게 지냈다고 합니다.

    그러다 인원이 많으면 재미있을 거라는 원호의 주장에 따라 원호는 자기 친구 지용을 동아리로 대려왔고요. 그리고 거기서 커피녀를 만난 지용은... 지금 저와 같이 그녀에게 반해버렸다고 합니다...

    충분히 이해 되더군요. 커피녀는 그만큼 예뻤고, 성격도 좋았으니까.. 지용은 그녀를 좇아 동아리에 입부하게 됐지만, 커피녀를 좋아한단 사실은 넷 다 몰랐다고 합니다. 그저 동아리의 분위기가 좋은 줄 알았으니까요.

    그리고 시간이 흘러 본격적으로 신입생들이 들어오고 시작, 원호와 커피녀의 적극 추천으로 동아리 홍보를 해서 지훈과 한빛, 혜수가 들어왔습니다.

    여덟명은 서로에 대한 취미를 나누며 굉장히 빠르게 친해져갔다. 특히 지훈과 지용 원호는 죽이 잘 맞는지 거의 항상 같이 다녔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시간이 지나서 중간 고사가 끝날 무렵, 동아리 MT 제의가 나왔고. 모두들 찬성을 해서 MT를 가게 됐고... 거기서 사건이 터졌다고 합니다.

    평소에 커피녀를 좋아했던 지용은, MT를 기회삼아 커피녀에게 접근했습니다. 그리곤 조금 많이 취한 상태에서 커피녀에게 고백했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커피녀는 거절... 지용은 그 이유를 알수 없었는지 화를 냈다고 합니다. 아마... 그는 커피녀가 자신을 좋아했다고 생각했겠죠.

    "나랑 같이 밥 먹고, 매일 같이 집에 간건 뭔데? 너도 나 좋아하는 거 아니였어?"
    "아니... 그래도..."
    "지금 장난해!?"

    지용이 화를 뿜어내 커피녀가 움츠러들자 원호가 그를 말렸습니다.

    "야.. 그만하자. 보기 안좋잖아."
    "왜? 너도 얘 좋아한다며! 내가 안돼니까 웃기냐!?"

    그리고 터져나온 폭언. 원호의 마음속에 잘 품어놨던 비밀을 지용이 풀어놨습니다.

    "그 얘기가 왜 여기서 나와!"
    "나 안됀게 웃기냐고!"

    하지만 술에 취했기 때문에 막무가내인 지용... 그는 원호를 밀어내고 커피녀에게 다가가려고 했습니다. 결국 원호는 친구의 그런 모습을 참지 못했고... 둘다 흉하게 다칠 정도로 심하게 싸웠습니다.

    그렇게 싸운 덕분에 이후 둘 다 동아리에서 모습을 감췄고, 2학년과 1학년만 남은 형태가 된 거였습니다...

    듣고나니 굉장히... 기분이 묘하더군요. 왠지 지용이라는 사람의 모습과 제가 너무 비슷하게 보였기 때문이였을까요.

    전 잘 숨긴다고 숨겼겠지만, 제가 동아리에서 커피녀를 안다고 했을때 모두들 눈치 챘겠죠... 그리고 MT 얘기가 나오자 다들 쉬쉬 한거였고요...

    "아..."

    전 숨이 턱 막히면서, 자신이 마치 다른 사람 사랑 얘기에 출연하는 3류 조연이 된 것 같은 아주 불쾌한 기분이 절 껴안았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화를 다른 사람에게 푸는 건 나쁜거겠죠... 과거에 일어난 일을 부정 할 수도 없는거고요. 이런 일에 휩쓸린 것도, 무턱대고 커피녀를 쫓은 것도 모두 제가 한 거니까요...

    전 크게 한숨을 내뱉으며 담뱃불을 붙였습니다.

    "그래... 슬펐겠네..."
    ".... 죄송해요"
    "아냐, 괜찮아. 너도 이런 일 생길줄은 몰랐던 거잖아. MT는 어차피 다들 가는거고... 난 너희가 나 챙겨줘서 고마웠었어."

    '그래, 앞에 있는 이 여자애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

    전 그런 생각을 하며 담배를 피며 왔던 길을 돌아왔습니다.

    방에 돌아오자 무슨 폭탄이라도 떨어 진 듯 절망적이더군요. 조용히 둘이 소주를 나누고 있는 혜수와 한빛. 저와 제가 돌아오자 괜찮냐고 묻길래 그냥 괜찮다고 손짓만 했습니다.

    지수를 떼어놓고 다른 방 안에 들어가니 지훈이가 쪼그려 앉아 있더군요. 지훈이는 저를 날카롭게 쏘아 봤습니다.

    "왜요, 제가 은하누나랑 잘 될 기회 망쳐서 꼴보기도 싫어요?"

    새끼... 날카롭긴.

    "그래, 이 씹새꺄."

    전 지훈이에게 다가가서 옆에 앉았습니다.

    "담배 피냐?"

    제가 욕이나 비난을 할 거라고 예상했던 걸까요. 지훈이는 조금 놀란 표정을 짓더군요.

    "아뇨..."
    "그래? 그럼 그냥 물고 라도 있어."

    녀석에겐 담배를 건내기만 하고. 전 담배 불을 붙였습니다. 녀석은 조금 긴장한 표정이더군요.

    "얘기 다 들었다."

    제가 입을 열자 조금은 놀란 표정으로.

    "...네."
    "새끼... 힘들었구나."

    조용히 아무 말 안하는 지훈.

    "그래도 새꺄, 사나이가 그렇게 취했다고 막 깽판쳐도 되겠냐."
    "죄송합니다.."
    "뭐가 나한테 죄송해. 사과는 나 말고 다른 사람한테 해야지."

    전 녀석의 등을 몇번 토닥였습니다.

    "많이 친했나 보내. 뭐... 확실히 친한 사람이랑 생이별 하면 기분 좆같지. 이해한다."

    한숨을 내뱉는 지훈. 술이 깨고 나니 자기가 뭔 짓을 했는지 깨닿고, 조금은 우울해져 있었겠죠.

    "난 네녀석이 그렇게 큰 잘못 했다고 생각 안해 임마. 까짓거... 남자새끼가 살면서 몇번 큰 사고도 치고 그러는 거지. 뭐. 앞으로 잘하면 되. 알겠냐?"
    "네... 감사합니다 형..."
    "솔직히 너도 뭐 잘못했는진 알지?"
    "네..."
    "그럼 다음에 제대로 기회 잡고 진심으로 사과해. 그럼 되는거야."

    그들이 받아 줄지 안받아 줄지가 가장 중요했지만, 아무 것도 안하고 도망치는 것 보단 훨신 나을테니까요.

    지훈이는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더군요.

    "그래 새꺄. 남자답내. 화 내고, 씨발 나 잘났다 이 개새끼들아. 하는 거 보다. 이렇게 잘못한거 인정하는게 더 남자다운거."

    전 그렇게 말하곤 녀석을 좀 더 토닥여 줬습니다. 그래도 지가 잘못 한걸 아니까 대견스럽더군요. 전 한동안 있어주다가 일어섰습니다. 나가기 전에 지훈이가 부르더군요.

    "형..."
    "왜 새꺄."
    "감사합니다."
    "좆까새꺄."

    뭐, 마지막 욕은 내심 진심이였습니다. 마음 같았으면 한대 쥐어 박고 싶죠. 덕분에 제가 좋아하는 여자랑 잘 될 기회 날아간 건 맞으니까요. 전 그렇게 말하곤 방에서 나왔습니다. 혜수와 한빛이 담배를 꼬나물고 있는 절 쳐다보더군요.

    "음... 적어도 너희들이 생각하는건 안했어."

    그렇게 말하고 밖으로 나가려니 둘이 방으로 들어가 보려고 하더군요. 그래서 혼자 내버려 두는게 좋겠다고 말하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담배가 더 끌렸더군요.

    밖에 나가서 담배를 붙이니 달이 참 밝더군요. 참... 기분은 나쁜데 닭은 밝게 빛나니 배아프내.

    그렇게 담배를 빨면서 아까 지수와 있던 장소로 갔습니다. 기분이 울적해서 저도 혼자 있고 싶었거든요. 그곳에 가서 있으려니... 지수가 있더군요.

    "아...."
    "어?"

    쩝... 이거 혼자 있기도 어렵구만. 여기 말곤 있을 곳도 없는데. 저 앞 마당에는 커피녀랑 한이 쪼그려 앉아있고. 더 멀리 나가자니 무섭고..;

    "에휴. 미안하다, 방해했내."

    그렇게 말하고 돌아서려니 지수가 입을 열더군요.

    "아니에요... 같이 있어요."
    "아니. 내가 혼자 있고 싶어."
    "그냥... 오늘은 같이 있어주면 안돼요?"

    싫어 라고 말하고 되돌아 서려고 했습니다만.. 목소리가 슬프더군요. 에라이 젠장... 전 지수 옆으로 갔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말 없이 단지 서있기만 할 뿐 딱히 대화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다리가 아파서 바닥에 앉았고. 어느세 보니 지수가 벽에 기대서 자고 있더군요... 그래서 깨지 안게 잘 안아다가 방 안에 눕혔습니다. 혹 감기 걸릴까 이불 덮어 주는 것도 잊지 않고요.

    저도 잘까 했지만... 영 잠도 안오고, 머릿속에 복잡하더군요. 그래서 밖에 나가서 멍 하니 밤하늘 보며 담배를 태웠습니다. 다 태울때 쯤 되니 해가 뜨더군요...

    "아... 새거 사온건데..."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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