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요즘 연게 소개팅글이 많이 올라오길래 생각나서 써보는 어린시절의 ㅄ짓 이야기 입니다.</div> <div>다 써보니 재미가 없어서 그나마 읽기라도 쉬우라고 어투를 바꾸어 보았습니다.</div> <div>같다 붙일 이유는 얼마전에 물건들을 잔득산다고 통장잔고가 없으므로 음슴체.</div> <div><br></div> <div>2009년, 대학교 2학년때의 일이었음 </div> <div>얼마 전에 있었던 실연의 아픔으로 </div> <div>'(술을 마시며) 이젠 정말 공부뿐이야.'</div> <div>'(한번도 안해봤지만) 내 인생의 연애 따위는 더이상 없다.'</div> <div>를 입에 달고 사는 나날이었음</div> <div>그때의 위로자(?) 및 술친구가 '그애' 였음</div> <div>어떻게 실연당했는지를 잘알고 있던 그애였기에 가장 잘 위로해주던 이도 그애였음</div> <div><br></div> <div>맨날 밥도 둘이서만 같이 먹고, 영화도 보러 다니고, 부산 촌놈이 처음으로 에버랜드랑 롯데월드 라는 놀이공원에 놀러도 다녔음.</div> <div>수업 시간표도 막 같이 맞추면서 생활의 거의 대부분을 그애와 보냈음.</div> <div>그렇게 위로를 빙자한 일상을 함께 보내던 어느날 문득 </div> <div>그애가 평소에 생각하던 이상형의 조건에 완벽하게 부합한단 것을 깨달음.</div> <div><br></div> <div>그 조건이란게</div> <div>1. 종교가 같다.</div> <div>2. 예쁘다.</div> <div>3. 착하다.</div> <div>4. 키는 나보다 작아야한다.</div> <div>5. 전공이야기를 서로 이해해줄수 있어야한다.</div> <div><br></div> <div>인데 이 조건이 나는 그렇게 생각안했는데 주변친구들에게 들어보니 생각보다 까다로운거였음.</div> <div><br></div> <div>아무튼 한번도 그애를 그렇게 생각해본적 없었기 때문에 한번도 제 이상형에 대입조차 안해봤던 거임.</div> <div>그런데 그렇게 한번 인식한 뒤로 부터는 왠지 그애를 생각만 해도 가슴쪽이 간질간질거리고,</div> <div>그애를 학교에서 다시 만날 시간들이 막 기다려지고 그랬음.</div> <div><br></div> <div>근데 사실 대놓고 좋아한다고 말하기도 쉽지가 않았음.</div> <div>실연 당한게 몇달 되지도 않던 놈이 대뜸 </div> <div>'이제 난 너가 좋아.' 라고 한다면 누가 믿겠음?</div> <div>가벼운 마음으로 좋아한다고 말하는 놈이 되고 싶지도 않았고,</div> <div>그애에게도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음.</div> <div>나도 내가 단순히 외롭기 때문에 좋아한다고 착각하는것은 아닐지,</div> <div>이상형에 맞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조건을 보고 좋아하는것은 아닐지,</div> <div>라는 생각이 들어 마음을 잡기가 어려웠음.</div> <div>주변 사람들이 '맨날 붙어 다니는데 너희 사귀는거 아니냐?'</div> <div>할때 괜히 '저는 얘 좋아하는데 얘는 아닌가봐요.' 너스레를 떠는게 할수 있었던 호감 표시의 한계였음.</div> <div><br></div> <div>그러던중 어느날 아마 중간고사 기간이었을 때 였을거임.</div> <div>같이 도서관에서 공부하는데 그애가 </div> <div>다음주에는 소개팅을 가서 같이 공부 못하겠다고 하는거임.</div> <div>아니 니가 소개팅을 가서 잘되면, 남자친구가 생기는 건데 그럼난??</div> <div>하지만 이렇게 얘기할순 없으니</div> <div>'그냥 소개팅 안가면 안되?' 라고 물어봤음</div> <div>근데 '왜 내가 소개팅 가면 안되는데?' 라고 대답이 돌아올때 할말이 없는거임.</div> <div><br></div> <div>그렇게 그애는 소개팅을 나가게 되고, 혼자 기숙사에서 하루종잉 끙끙대고 있었음.</div> <div>근데 밤 10시인가가 됬는데 애한테 아무 연락이 없는거임.</div> <div>참을수 없어서 먼저 연락을 했음.</div> <div><br></div> <div>'너 지금 어디임? 뭐해?' </div> <div>그러자 <span style="font-size:9pt;">'아직 소개팅 중이고 2차로 술집와서 한잔하고 있어.'라는 대답이 돌아왔음.</span></div> <div><br></div> <div>진짜 미치고 팔짝 뛰겠는데 할수 있는 일이 없어서 답답한마음에 대뜸 전화를 걸고</div> <div><br></div> <div>'지금이 몇신데 남자랑 둘이서 술을 마시냐? 너는 진짜 조심성이 없다.'</div> <div><br></div> <div> 라며 되려 화를 내버렸음</div> <div><br></div> <div>그리고 '왜 이렇게 화를 내?' </div> <div>라고 묻는 그애의 물음에 할말이 없었음.</div> <div><br></div> <div>평소에 되게 말이 많은 편이라 둘이서 얘기할때도 </div> <div><span style="font-size:9pt;">대화 지분의 70프로 이상은 내가 갖고 있는데 마땅한 변명이 생각나지 않는거임. </span></div> <div><br></div> <div>한 10초 고민하다가 나온 대답은 병신 같게도</div> <div> </div> <div>'시험기간인데 공부를 해야지 무슨 소개팅이야? 생각이 없냐?'였음.</div> <div><br></div> <div>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기껏 생각했다는 변명이 시험공부였음. </div> <div>애는 당연히 되게 황당해 하고 </div> <div>'그건 내가 알아서 할게.' 하고 끊음.</div> <div>내가 전화한거 때문에 소개팅 분위기 망쳐져서 11시인가에 애는 집에 귀가함.</div> <div>(근데 사실 11시까지 소개팅 한거면 되게 오래 잘 논거 아닌가 싶기도 함.)</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결국 그렇게 그애는 작년 12월부터 나랑 같이 살게됬음.</span></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