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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humorbest_244056
    작성자 : J.Dilla
    추천 : 67
    조회수 : 5222
    IP : 59.6.***.182
    댓글 : 15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9/08/27 14:06:24
    원글작성시간 : 2009/08/27 13:31:35
    http://todayhumor.com/?humorbest_244056 모바일
    (펌)엄마가 돌아가셨다.
    나는 아빠가 없다. 중2때 아빠가 가출을 한 후 연락이 끊겼다.
    5년 동안 엄마랑 단둘이서 같이 살았다.
    엄마는 미친듯이 일만하셨다.
    내가 태어난 순간부터 죽기 전날까지 일만 하셨다.
    나 하나 먹여 살리려고
    무능력한 아빠를 잘 못 만났기 때문에 평생 일만 해야하는 운명이셨다.

    엄마는 내가 대학생이 된 후 우울증이 심해지셨다.
    대학생 정도면 혼자서 살아갈 능력이 되고, 자신이 모아둔 돈도 어느정도 있으니 삶의 목표를 다 이루었다고 하셨다.
    엄마는 나에게 4천만원을 남겨주셨다.
    적은돈이다. 엄청 적은 돈 이다. 이것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엄마는 노래방일을 하시며 이런 엄청난 돈을 저축하고 계셨다....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나는 친척이 없다. 있는 것이라고는 4명이 식구인 이모네 가족 뿐이다.

    엄마가 돌아가시기 몇시간 전인 아침, 엄마는 나에게 운동간다며 말했다.
    그 때 나는 잠결이라 기억이 대충 나지만
    엄마는 나에게 "잘거니?"라고 말했고 나는 신경질 적으로 "응"이라 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엄마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던것 같다.
    그 후 엄마는 "운동갔다 올게"라는 말을 하였고, 나는 역시 짜증을 내며 "빨리가 "라고 말했다.

    내가 엄마를 죽였다.
    방학이라 집에 온 후 엄마의 우울증을 알고있었지만 나같은 불효자 병신새끼는 장난으로만 생각했다.
    아니, 평소 강철이라 생각했던 엄마가 질질짜는 모습을 상상하기 싫어서 억지로 모른척 했던 것 같다.

    한번은 이모네집을 놀러간 적이 있었는데, 이모가 탕수육을 시켜놨다며 불러서 갔었다.
    그때 배불리 먹고 나 혼자 집에 간다고 하였는데 엄마는 나중에 같이 가자며 2시간 후에 같이 집으로 향했다.
    그 때 엄마는 아들 하나인 나와 오순도순 말하면서 걷고싶으셨나 보다.
    엄마는 "나는 아들이랑 손잡으면서 걷고 싶은데" 하면서 내 손을 잡으셨고, 나는 짜증내면서 덥다며 그 손을 뿌리쳤다.
    그 손을 잡아드릴걸... 엄마가 얼마나 용기내서 하신 말씀일까.

    나같은 불효자는 이 세상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엄마에게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못 해봤다.
    경찰서에서 엄마에 대해 진술할때, 엄마가 좋아하시는 것, 엄마의 성격, 엄마의 평소 가시는 곳 등을 질문받았는데 나는 대답할 수 없었다.
    몰랐기 때문이다. 엄마에 대해 전혀 몰랐다.
    엄마는 고등학교때 부터 나의 담임선생님 이름,전화번호 등등을 다 알고 계셨지만 나는 엄마의 하나도 몰랐다.
    엄마 방청소도 한번도 해 본적이 없다.


    내일 엄마의 시신이 화장터에서 태워진다
    우리집은 갖은 것 하나 없으므로 장례도 겨우 겨우 이모네 가족의 도움으로 치를 것이다.
    장례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200만원이 넘는 돈이었다. 이모부께 감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야속하기만 하다. 이모부는 전혀 슬프지 않았나 눈물 한방울 조차 흘리지 않으셨다.

    나는 이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당장 지금 다니고 있는 아르바이트를 그만둬야 하나... 시급 5천원짜리라며 엄마에게 말했더니 당신이 더 좋아하시던데... 
    개강하기에는 아직 한 달이 넘는 시간이 남았다.
    빨리 학교로 돌아가 친구들과 어울리고 싶다. 여기에는 내 친구가 없는 것 같다. 

    나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과연 이모네 가족이 나를 식구로 맞이하여 줄까?
    정말 나 혼자 남았다. 난 이제 고아다. 당장 인터넷 비, 전기세, 수도세, 핸드폰요금등 엄마가 관리하시던 자잘한 요금들이 떠오른다.

    엄마는 자살하셨다.
    바닷가에서 뛰어내리셨는데, 오른쪽 다리는 없어지고 등은 꺽이고, 엉덩이는 심한 멍자국과 상처들이 가득했다.
    그리고 바닷물에 익사하셨다고 했다.
    엄마는 얼마나 아프셨을까. 

    오늘 사망신고서를 작성했다. 장례에 필요한 서류, 경찰에 넘겨줘야할 서류등을 뽑으니 10만원이 넘었다.
    아빠가 나와 함께 살지는 않지만 이혼한 상태도 아니라서, 기초생활수급자도 아니다. 
    나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엄마가 돌아가시면 나도 죽을거라고 말해왔었는데
    막상 돌아가시니 나는 자살할 용기가 나지 않는다. 나는 엄마랑 내 아내랑 내아들이랑 오붓하게 저녁이나 먹으면서 하루일과를 수다떠는것이 내 인생의 최대 목표이자 희망이었는데 엄마는 유서에 아무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작성하셨다.
    나는 엄마의 희망이 아니었다 보다.
    내가 있는데 엄마는 자살하셨다.
    자살이다
    타살도, 병에의한 죽음도 아닌 자살이다

    내일 시신을 태우기전 엄마의 차가워진 손을 만져 볼 것이다.
    오늘 영안실에 들어가기 전, 부탁을 해서 엄마의 얼굴을 본적이있는데, 그 토록 편안한 모습을 본적이 없었다.
    그러고 보니 나는 엄마의 자는 모습도 본적이 없다.
    입좀 다물고 자지 엄마.. 입도 벌리고 참 맛나게도 잔다  엄마
    엄마 사랑해요
    엄마 미안해요
    엄마 죄송해요
    나 혼자 어떻게 살라고 먼저 가셨어요 나 이제 어떤 희망으로 살아가야 하나

    이럴때도 컴퓨터를 하고있는 내가 병신같지만, 누구든 이 사실을 알아주지 않으면 나는 외로워 미쳐버릴 것 같다.
    엄마가 돌아가셨는데도 사람들은 뭐가 좋은지 웃기만 한다.
    오늘 아침에는 날씨가 너무 맑아서 짜증났었는데 지금은 비가 많이 온다
    엄마의 죽음을 하늘도 슬퍼하시나 보다.
    종교를 하나 믿어볼 걸 하는 후회도 생긴다. 그랬다면 엄마는 지금 하나님 곁으로 가셨다고 생각하면 조금이라도 편하지 않을까 싶기때문이다

    누구에게든 하소연 하고싶다. 누구에게든 내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세상에서 제일 불효자가 여기있다고.
    나좀 때려달라고. 엄마가 차려준 밥이 먹고싶다. 엄마가 한번더 내게 밥먹으라는 소리좀 하셨으면 좋겠다.
    내가 엄마를 죽였다.
    엄마는 나때문에 죽었다.
    J.Dilla의 꼬릿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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