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a target="_blank" href="http://web.humoruniv.com/board/humor/list.html?table=fear&st=name&sk=iceflower&searchday=all&pg=2" target="_blank">http://web.humoruniv.com/board/humor/list.html?table=fear&st=name&sk=iceflower&searchday=all&pg=2</a></div> <div> </div> <div>기억하시는 분들 많을 거 같습니다.</div> <div>시리즈물이구요.</div> <div>제법 재밌습니다.</div> <div>슬프게도 글쓰신 분이 휴재를 하신 이후, 웃대에선 더이상 등장하시지는 않아요.(무신 일이신지... ㅠㅠ)</div> <div>그래도 에피별로 나눠져서 읽는데에는 무리 없어요.</div> <div> </div> <div>------------------------------------------------------------------</div> <div>얼마나 잠을 잔걸까. 알 수 없는 아득함에 저절로 눈꺼풀이 들어진다.<br>책을 보다 또 잠이 든 모양이다. 도대체 몇 시까지 읽다 잠이 든 건지.<br>어둠속에서 알람시계를 손으로 더듬는다.<br>야광버튼을 눌러 시간을 확인한다.<br>새벽 두시 반이라.. 축시다.<br><br>눈이 뻑뻑하다.<br>눈알을 이러저리 굴리며 블라인드 틈으로 새어드는 빛을 따라 시선을 쫓는다. <br>침대 머리맡에 만화책들이 뒹굴고 주전부리하던 과자부스러기들과 빈 봉지들이 어지러이 널려있다.<br><br>항상 내일은 청소를 해야지 하고 다짐을 하지만 막상 다음날에는 또다시 내일로 미루고 그러다 보니 <br>내 침실은 쓰레기 처리장을 방불케 한다.<br>우선 잠을 자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대충 과자 부스러기들을 손으로 털어낸다. <br>손이 과자에서 배어나온 기름기 때문에 끈적거린다.<br>끈적거림을 제거하기 위해 세면대까지 간다는 것은 시간낭비다.<br>시트에 손을 비비적 거리며 하얀 침대시트에 얼룩을 또 하나 만든다.<br><br>다시 자야한다. 요사이 돈도 안 되는 일에 치여 밤잠을 설치기 일쑤였다.<br>눈을 감아도 뻑뻑함이 가시질 않는다.<br><br>가슴이 답답하다.<br>갑작스런 흉통에 숨을 깊게 몰아쉰다.<br>등줄기가 서늘하다. 귓전을 맴도는 나지막한 흐느낌 소리.<br>갑자기 밀려드는 한기에 눈을 뜬다.<br>검은 그림자가 나를 향해 다가오다 사라진다.<br>설마.. 아닐거야.<br><br>검은 물체가 보인다.<br>어둠에 익숙해진 나의 동공은 그 물체를 놓치지 않고 응시한다.<br>기다란 손톱으로 바닥을 긁으며 천천히 나에게 다가오는 그것..<br><br>검은 폭포 같은 머리칼사이로 보이는 새빨간 눈동자와 나의 눈동자가 마주친다. <br>밀려오는 한기가 온몸에 소름을 돋게한다.<br>식은땀이 내 머릿속을 흥건히 적신다.<br>그것의 얼굴은 하얗다 못해 푸르게 창백하다.<br><br>피를 머금은 듯 한 눈동자에서는 금방이라도 피눈물이 줄줄 흘러내릴 듯 하다. <br>그 놈이 나를 향해 기분 나쁜 미소를 짓는다.<br>그리곤 상어이빨을 연상케 하는 날카로운 이를 드러내며 내 심장을 쥐어 뜯을 것 처럼 달려든다.<br><br>난 몸을 옆으로 살짝 굴리며 그것을 걷어 찼다.<br>그것은 '캑'하는 짐승의 소리를 내며 침대 밑으로 굴러 떨어졌고 나는 천천히 몸을 일으켜 <br>스탠드 불을 켠 후 그 놈을 향해 소리쳤다.<br><br>"참 가지가지 한다. 나 잘때는 건드리지 말라고 했어. 안했어.<br>또 한 번 장난치면 밧줄에 목매달아 창밖에 걸어 놓는다 했지?<br>마른 오징어 놀이 한 번 더 할까?<br>어.. 아직도 노려본다 이거지. 눈알을 확 뽑아 버려?<br>어쭈. 그 눈초리 재수 없다고 했지. 확~ 눈 안 깔아?"<br><br>기분나쁜 미소가 순식간에 비굴한 미소로 바뀐 그놈의 얼굴.<br>익숙해 질만도 한데 아직도 순간순간 정신을 아득하게 만든다.<br>저놈이 이 시간에 욕먹을 것을 각오하고 내 방에 들어와 이런 시답잖은 장난을 친다는 것은 <br>손님이 왔기 때문일 것이다.<br><br>가끔 이렇게 영업시간외에 막무가내로 찾아오는 손님이 있긴하다.<br>하긴, 이런 장난이나 해대는 쓸모없는 놈이 무슨수로 막을 수 있겠는가.<br>하지만 내 수면을 방해한 놈에게 다시 한 번 훈계를 할 필요는 있다.<br><br>"내가 영업시간 외에는 손님 받지 말라고 했지? 도대체 네가 할 줄 아는 게 뭐야. <br>장난이나 치라고 내가 널 데리고 있는 줄 알아?<br>정신 없으니까 그 머리 묶던지 어떻게 좀 해봐"<br><br>몸을 묶은 후 창밖에 매달아 놓는 일명 '마른 오징어 놀이'가 무섭긴 무서웠나 보다. <br>금세 시선을 내리깔고는 변명이라도 하려는 듯 입을 뻐끔거리다가 곧 입을 다문다.<br><br>"나 늦게 자서 너무 피곤하거든. 그러니까 손님한테 아침에 오라 해"<br><br>그 놈은 다시금 내 눈치를 보며 조심스럽게 말을 꺼낸다.<br><br>"너 돈 없잖아. 관리비도 밀렸고 핸드폰 요금도 밀렸잖아.<br>그리고 난 머리 묶는거 싫어. 찰랑찰랑하게 풀어 놓는게 좋아"<br><br>젠장. 그놈의 돈이 웬수다.<br>밀린 세금들만 아니라면 이 시간에 온 손님을 쫓아 보내 버릴텐데.<br>난 투덜거리며 반바지와 티셔츠를 입으며 다시 한 번 그 놈이 있는 곳을 노려본다. <br><br>없다. 이럴 땐 동작이 빠르다. 벼락 맞을 놈.<br>긴 머리를 고무줄로 대충 묶고는 안경을 찾는다. 어디에 뒀더라.<br>오늘은 기필코 청소를 하고야 말겠다고 다짐은 하지만 정말 청소를 하게 될지는 미지수다.<br><br>문을 열고 나가자 소파에 스물대여섯쯤 되어 보이는 여자가 앉아있다.<br>흠.. 하얀 얼굴에 긴 생머리. 갈색 눈동자.<br>코가 약간 옆으로 휜 것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특색이 없는 미인형이다.<br><br>내가 관찰하는 것을 느꼈는지 슬그머니 일어나 인사를 꾸벅한다.<br>예의가 바른 여자인것 같다.<br>첫 인상은 이정도면 나쁘지 않다.<br>나는 주눅들어 보이는 그녀 맞은편 소파에 걸터앉아 담배를 문다.<br>재떨이에는 담배꽁초들이 쌓이다 못해 테이블 위를 굴러다니고 있다. <br>라이터는 또 어디에 있는 거야.<br><br>"야! 다중이. 라이터 좀 찾아봐"<br><br>내가 담배를 입에 물었으면 눈치껏 라이터를 찾아봐야 할 것 아닌가.<br>그 놈은 잔뜩 불만 섞인 목소리로 날 노려보며 말한다.<br><br>"나 다중이 아니라니까. 내 이름은.."<br><br>"이 새끼가. 내가 다중이라면 다중인거야. 너 다중인격 맞잖아. 아니야?"<br><br>다중이는 구시렁거리며 라이터를 찾는다.<br><br>"여기 있네. 테이블 밑에"<br><br>"네가 쓸모 있을 때는 물건 찾을 때 뿐이지. <br>청소를 할 줄 아나. 손님 접대를 잘 하길 하나. 쯧쯧"<br><br>다중이 저 놈은 길거리에서 헤매고 다니는 걸 내가 주워 온 놈이다.<br>테이블 밑에 있다는 라이터가 보이기는 하는데 너무 깊속이 들어갔는지 손이 잘 닿질 않는다.<br><br>"저.. 제 얘기 안 들어 주시나요?"<br><br>"잠깐 있어봐. 이놈에 라이터 어디 가서 한 박스 훔쳐 오던지 해야지 원"<br><br>테이블 밑으로 손을 길게 뻗어 라이터를 손에 잡는 순간 그녀의 희미한 다리를 스친다. 얼음장 같다. <br>담배에 불을 붙이며 다시 소파에 앉는다.<br><br>"누구한테 내 얘기를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br>저녁 일곱시 이후로는 상담 안 받는다는 소리 못 들었어?<br>급한 일 아니면 아침 아홉시 이후에 와"<br><br>이렇게 배짱을 부려야 협상이라는 것을 할테고 그래야 수고비를 더 받을 수 있다. 물론 그것도 돈이라는 걸 받을 수 있는 경우의 얘기지만 말이다.<br>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두 손을 꽉 잡고 있다.<br>얼마나 힘 있게 잡았는지 가늘고 긴 하얀 손가락이 더욱 하얗게 질려있다.<br>어지간히 다급한 문제인가 보군.<br><br>"그렇다면 수고비도 상당히 비쌀 수 밖에 없어. <br>왜 택시를 타도 할증 시간이 있잖아. 내 얘기 이해했지?"<br><br>고개를 힘 없이 끄덕이는 모습이 어째 불안하다.<br><br>"설마 너 돈 없어? 돈이 될만한 보석이나 반지, 목걸이 같은 거라도 환영이야"<br><br>다시금 힘 없이 고개를 흔드는 그녀를 보고 있자니 안쓰러운 생각보다는 돈도 없이 나의 단잠을 <br>깨운 죄를 물어 목을 비틀어 버리고 싶은 마음 뿐이다.<br><br>"그럼 대신 지불해 줄 부모님이나 형제는?"<br><br>고개를 든 그녀는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고 있다.<br><br>"전 고아에요. 형제도 없고요"<br><br>이런.. 안 돼.<br>그런 불상한 눈으로 날 바라봐도 안 돼.<br>안 돼는 건 안 돼는 거야.<br><br>'고민상담소'간판을 내건지 어언 여섯 달.<br>그동안 일거리는 많았지만 돈이 안됐다.<br>돈 안되는 일은 절대 안하겠다고 다짐했지만 사람일 이라는 게 어디 다 내 뜻대로 되던가.<br><br>돈은 확실히 챙겨주겠다던 의뢰가 의뢰인의 실수로 십 원 한 장 받지 못했던 일이 허다했고 <br>돈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열심히 일을 했건만 꼭 막판에서야 헛수고 했다는 감이 오니 <br>그것 또한 문제다.<br><br>25평 오피스텔. 이곳이 나의 사무실이자 안식처다.<br>내가 가진 전 재산을 탈탈 털어서 약간의 융자를 끼고 구입했다.<br>약간 낡기는 했지만 가격도 싸게 나왔고 서울에서 이런 노른자를 구하기는 쉽지 않다. <br>나름 조망도 괜찮고 방도 두개다.<br>하나는 침실로 쓰고 하나는 거실과 터서 제법 사무실 분위기가 난다.<br>아.. 얘기가 다른 곳으로 새는 군.<br><br>"미안. 우리 고민 상담소 철칙. 돈 나올 곳이 없으면 상담은 시작도 하지 않는다. <br>시간도 오래 걸리고 개고생해가며 사건을 풀어야 하는 일도 절대 안 된다. 오케이?"<br><br>그녀는 다시금 절박한 눈으로 나에게 애원하며 말한다.<br><br>"제발 부탁드려요. 아마도 제 애인이라면 돈을 내 줄지도 몰라요.<br>그사람 부자고, 절 사랑해요"<br><br>"아마? 안 돼. 그렇게 불확실한 거래는 안 해"<br><br>"확실해요. 돈을 줄게 확실해요"<br><br>그러면 그렇지. 흥정은 이렇게 하는거다.<br><br>"그래? 좋아. 맘에 드는 대답이군. 지금 새벽이니까 할증요금 확실히 챙겨 받을 거야. <br>오케이? 잠깐 기다려봐. 상담을 기록해야하니까 노트북을 켜는 게 좋겠네"<br><br>그제야 그녀도 진정된 듯 보인다. 사실 거창하게 노트북을 켤 필요도 없다.<br>이건 그냥 쇼맨십이라 해야 하나.<br>내가 노트북을 부팅하는 사이 할 일 없는 다중이가 계속 그녀 앞을 어슬렁거린다.<br><br>"다중아. 눈깔에 자꾸 뻘건 칠하고 손님들 겁주면 어떻게 한다고 했지?"<br><br>"알았어. 얌전히 구석에서 듣고만 있을게. 쳐다보지도 않고 고개도 숙이고 있을게"<br><br>다중이가 구석으로 간다.<br><br>"쟤는 신경 안 써도 돼. 장난이 심해서 그렇지 착한 애니까.<br>자 이제 얘기를 들어볼까? 말해봐. 문제가 뭔지"<br><br>갑자기 잔뜩 긴장했던 어깨에 힘이 빠지는 듯 고개를 떨어뜨린다.<br>이런 부류의 손님들은 정작 이야기를 꺼내기까지는 많은 눈물과 시간이 걸린다. <br>난 그녀의 얘기가 시작되길 기다리면서 소파에 몸을 깊숙이 파묻으며 담배연기를 연실 뿜어댄다.<br>드디어 그녀가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연다.<br><br>"전 살해 당했어요" <br><br><br>[몇년전에 daum 카페서 연재중이었던 뼈다귀 글에 살을 붙여 모 사이트에 연재했던 글이에요.<br>일본에서 만화책으로 출간하자는 제의를 받아 저작권 등록후 연재를 중단했었죠.<br>번역작업 끝나고 어느정도 진도가 나가던중.. 어찌저찌해서 엎어졌어요.. ㅎㅎ<br>다시 글도 쓰고 싶어졌고.. 완결도 내보고 싶고..<br>웃대에서 눈팅만 하다가 처음 글 올려봐요.. <br>많이 부족하겠지만 잘 부탁드려요.. 꾸벅~ ]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