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전역이 2개월 남았을때였음</p><p><br></p><p>그날도 어김없이 행정관이랑 작업을 하는데 그날은 함석판이라고 불리는 강철판을 자르는 작업을 해야했음</p><p>행정관이 조심하라고 했지만 이깟 철판 따위가 감히 병장을 상처입히겠냐는 오만한 생각으로 작업을 하고 있었음</p><p><br></p><p>근데 함석판은 평소 보관에 용이하게 둘둘말아서 보관함 </p><p>이걸 강제로 펴서 큰 돌을 이용해 고정해야지 안전하게 작업이 가능했음</p><p><br></p><p>분대장이지만 각종작업을 섭렵한 나는 이깟 함석판쯤이야 하면서</p><p>펴놓은 함석판을 한손으로 잡고 돌을 들어 고정하려고 했음 근데 이때 함석판이 </p><p>강렬한 기세로 튀어올라 내 새끼손가락을 강타함</p><p><br></p><p>처음에는 시발시발 거리면서 손을 봤는데 피가 조금씩 베어져 나오는걸로봐서 큰 상처가 아니겠구나 했음</p><p>근데 존나 무섭게 피가 나오는 자리를 기점으로 새끼손가락 살이 손가락에서 이탈하려는 듯이</p><p>벌어지기 시작하고 미친듯이 피를 뿜어대기 시작함(깎아치듯이 대각선으로 잘림)</p><p>부랴부랴 지압하고 있는데 미친 행정관이 옆에 병사보고 후시딘이랑 반창고 가지고 오라고함 </p><p>손가락살이 잘려서 덜렁거리고 허연뼈가 보이는데 ㅡㅡ</p><p><br></p><p>잘린 살에 후시딘 바르고 반창고 붙이는데도 피는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밴드를 붉게 물들였음 </p><p>행정관은 그걸로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고 생각했는지 별다른 액션이 없었는데 상황은 그렇지가 않앗음</p><p>지나가던 원사한분이 'ㅉㅉ 이상한짓 하지말고 사단 의무대 가라'라고 해줘서 겨우 사단 의무대 갈 수 있었음</p><p><br></p><p>의무대에 환자가 존나 많았지만 긴급수술로 줄을 무시하고 바로 수술하러 갔음</p><p>군의관이 보면서 뼈에 걸려서 손가락 안잘렸다가 다행이라고 얘기해줄때 식겁했음</p><p>마취하고 수술하자고 해서 바로 손가락에 마취를 하고 한 5분정도 대기하고 있었음 </p><p>대기할때 보니까 옆에 조교와 동반한 훈련병 5명이 각잡고 대기의자에 앉아있는게 보였음(진료실+수술실 ㅡㅡ)</p><p><br></p><p>당시 전역 2개월이 남은때라 아픔을 잊고자 그들을 보면서 웃고있는데 군의관이 수술을 시작하자며 옴</p><p>바로 소독하고 봉합을 시작하는데 처음에는 따꼼따꼼하게 느껴지다가 점점 생살을 뚫는 고통이 커지기 시작함</p><p>너무아파서 신음을 내니까 군의관이 나한테 물어봄</p><p><br></p><p>"아파?"</p><p><br></p><p>"좀 아픕니다. 아무래도 마취가 덜 된것 같슴다"</p><p><br></p><p>"음..시간 없으니까 그냥 하자"</p><p><br></p><p>"?????"</p><p><br></p><p>그리고 봉합 다시 시작함 수술 처음에는 자기 뼈보고 살꿰메는거 볼 기회가 언제있냐고 </p><p>쳐다보고 있엇는데(한번도 수술해본적이 없음 포경말고) </p><p>너무아파서 도리질 치다가 훈련병들하고 눈이 마주침 그때가 겨울 막바지라 아직추워서 애들 얼굴이 상기되있엇는데</p><p>눈이 마주친 훈련병들 얼굴은 사색이 되어있었음</p><p><br></p><p>'와 ㅅㅂ 군대에서 수술하면 좆된다는게 이런거였구나' 딱 이런 표정이었음</p><p>군생활이 한창 남은 애들이니까 언제 다쳐서 수술할지 모르니까 더욱 두려워하는 것 같기도했음</p><p>수술끈나고 훈련병들 있는데 지나가면서 "언제쯤 마취 제대로하고 수술해보나" 이렇게 들으란듯이 혼잣말하고 나감 </p><p>아마 훈련소 돌아가서 동기들이랑 그 얘기 존나했을것으로 추정됨 </p><p><br></p><p>아무튼 전설로만 듣던 얘기를 실제로 체험해보는 좋은 기회였음 도합 20바늘 꿰멨었는데</p><p>아직도 남아있는 흉터를 보면 그때를 추억하면서 손가락이어서 다행이었다고 생각함</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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