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를 제대한 복학생이었다. <div>여자사람 동기들은 취업을 하고,</div> <div>남자사람 동기들은 병특이나 군 복무로 학교에서는 외로운 복학생이었다.</div> <div>그날도 평소랑 다름 없이 강의가 다 끝나고 집으로 가고 있었다.</div> <div>바퀴가 작은 미니벨로라 불리는 자전거를 타고 쫄래쫄래.</div> <div>노란색 승합차 한 내가 나를 추월해갔다.</div> <div>창문이 열려있었고,</div> <div>조그마한 머리를 내민 초딩의 얼굴이 보였다.</div> <div>녀석들, 귀엽네. 나도 저럴 때가 있었지...하는 순간 초딩의 입에선 욕이 튀어나왔다.</div> <div>- 야이 ㅁㄴ;ㅏㅓ러 병머ㅏㅗㄴㅇ리ㅓㅗ</div> <div><br></div> <div>순간 이건 뭐지? 라는 생각이 1.5초 정도 들었고,</div> <div>정신을 차리니 창 밖으로 내민 머리는 나를 처다보며 웃고 있었다.</div> <div>그리고 승합차는 엔진의 힘을 빌어 내게서 멀어져갔다.</div> <div><br></div> <div>아... 짱나네. 저 초딩이...</div> <div>하지만 내 다리로 엔진을 따라갈 수 없으니 포기하고 집으로 가는데 기적같은 일이 벌어졌다.</div> <div>승합차가 신호에 걸려 멈춰있었다.</div> <div><br></div> <div>똑똑똑</div> <div>창문을 두드렸다.</div> <div>난 감정을 자제하고 착한척 말을 했다.</div> <div>상대는 초딩이고, 나는 대딩이니까.</div> <div>- 열어.</div> <div>- 네....</div> <div>- 아까 뭐라그랬니?</div> <div>- 아뇨 그게...</div> <div>- 아뇨라고 하진 않았잖아?</div> <div>- 그게... 죄송해요</div> <div>- 뭐가?</div> <div>- 제가....</div> <div><br></div> <div>하는 순간 신호가 바뀌고 차가 출발했다.</div> <div>순간 초딩의 얼굴을 다시 환하게 바뀌며 욕지거리를 시작했다</div> <div>- 따라와봐 병X아 ㅋㅋㅋㅋ</div> <div><br></div> <div>...순간 진심 빡쳤다.</div> <div>내 두 다리로 승합차의 엔진을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완전히 잊고 차를 따라갔다.</div> <div>큰 길에서 좁은 길로 들어간 승합차는 때마침 바뀐 신호에 걸려 서 있었고 나는 다시 한 번 초딩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div> <div><br></div> <div>쾅쾅쾅!!!</div> <div>- 내려 이새끼야!!!!</div> <div>- 내리라고!!!!</div> <div>- 어따 대고 욕지거리야!!!</div> <div>- 이게 진짜 혼날라고!!!</div> <div><br></div> <div>운전 하던 아저씨는 내가 소리지르는걸 다 들으면서도 못 들은 척 하고 있었다.</div> <div>신호가 바뀌었음에도 출발하지 않고 기다려줬다.</div> <div>(한적한 길이라 그 승합차 말고는 차가 없었다)</div> <div><br></div> <div>초딩은 울먹거리는 얼굴로 내 눈을 피하고 있었다.</div> <div>- 야, 초딩</div> <div>- 흑, 네</div> <div>- 한 번만 더 이따위 장난하다 걸리면 가만 안 둔다</div> <div>- 네</div> <div>- 엄마 얼굴 다시 못 볼줄 알아-_-+</div> <div>- 네</div> <div><br></div> <div>그제서야 기사님은 무슨 일이냐고 나한테 물었고</div> <div>이 초딩이 얌전히 길가던 나에게 욕을 해서 쫒아왔다고 했다.</div> <div>기사님은 거봐, 내가 하지 말랬지라며 나에게 사과를 했고,</div> <div>승합차는 갈 길을 마저 갔다.</div> <div><br></div> <div>이제와서 생각해보니 그 기사님은 일부러 내게 잡혀준게 아닌가 싶다.</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