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그전까지는 </div> <div>국가공권력은 국민을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것이 의무인 줄 알고</div> <div>그 의무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줄 알았었다</div> <div>아무리 폭력 시위가 난무해도 그 현장에 어린 아이들이 있으면</div> <div>어린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div> <div>강경진압을 포기하고 묵묵히 맞아주는 </div> <div>그런 공권력을 상상했었다</div> <div> </div> <div>시위에 어린 아이들을 대동하고 나오는건 </div> <div>부모자격이 없다며 비아냥 거리는 사람들을 한심하게 바라봤었다</div> <div>근데 지금은 너희들이 옳다 아니 옳았다 라고 말하고 싶다</div> <div> </div> <div>시위에 집회에 아이들을 데리고 나오는 행동은 위험하다</div> <div>라고 말하는 그 목소리에는 더 이상 국가는 국민의 안전을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는 자기고백이겠지</div> <div>그걸 스스로 보수라 칭하는 사람들이 말하는것이 아이러니일뿐이다 </div> <div> </div>
김수영 - 어느날 고궁을 나오면서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
저 왕궁 대신에 왕궁의 음탕 대신에
50원짜리 갈비가 기름덩어리만 나왔다고 분개하고
옹졸하게 분개하고 설렁탕집 돼지같은 주인년한테 욕을 하고
옹졸하게 욕을 하고
한번 정정당당하게
붙잡혀간 소설가를 위해서
언론의 자유를 요구하고 월남 파병에 반대하는
자유를 이행하지 못하고
30원을 받으러 세번씩 네번씩
찾아오는 야경꾼들만 증오하고 있는가.
 
옹졸한 나의 전통은 유구하고 이제 내앞에 정서(情緖)로
가로놓여 있다.
이를테면 이런 일이 있었다.
부산에 포로수용소의 제 14 야전 병원에 있을 때
정보원이 너어스들과 스폰지를 만들고 거즈를
개키고 있는 나를 보고 포로경찰이 되지 않는다고
남자가 뭐 이런 일을 하고 있느냐고 놀린 일이 있었다
너어스들 옆에서
 
지금도 내가 반항하고 있는 것은 이 스폰지 만들기와
거즈 접고 있는 일과 조금도 다름없다
개의 울음소리를 듣고 그 비명을 지고
머리도 피도 안 마른 애놈의 투정에 진다
떨어지는 은행나무잎도 내가 밟고 가는 가시밭
아무래도 나는 비켜 서 있다 절정(絶頂) 위에는 서 있지
않고 암만해도 조금쯤 옆으로 비켜 서 있다
그리고 조금쯤 옆에 서 있는 것이 조금씩
비겁한 것이라고 알고 있다.
 
그러니까 이렇게 옹졸하게 반항한다
이발쟁이에게
땅주인에게는 못하고 이발쟁이에게
구청직원에게는 못하고 동회직원에게도 못하고
야경꾼에게 20원 때문에 10원 때문에 1원 때문에
우습지 않으냐 1원 때문에
 
모래야 나는 얼마큼 적으냐
바람아 먼지야 풀아 나는 얼마큼 적으냐
정말 얼마큼 적으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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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14/05/01 12:14:03 221.149.***.172 독백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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