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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차단 상태
    버럭오바마님의
    개인페이지입니다
    가입 : 08-08-21
    방문 : 191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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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원차단해제
    게시물ID : humorbest_290392
    작성자 : 버럭오바마
    추천 : 13
    조회수 : 2357
    IP : 211.52.***.236
    댓글 : 2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0/08/04 18:16:07
    원글작성시간 : 2010/08/03 10:45:33
    http://todayhumor.com/?humorbest_290392 모바일
    [펌][존나김][매우 오래됨][그래도조낸재밌음] 흉가이야기-5
    10. 불타는 세상(2)

    혜경이 사람들을 둘러보며 소리쳤다.

    "이 상태론 아침까지 버티기 어렵겠어요! 주위에 무기가 될 만한 것들을 
    하나씩 집어 들어요. 그리고 놈들이 바닥에서 대가리를 내밀면 가차없이 
    내려치라구요! 다들 알았죠?"

    다부진 그녀의 말에 박호철이 갑자기 딴 사람처럼 키득거리며 중얼거렸
    다.

    "그까짓 무기로 대항하겠다고? 아직도 몰라요? 밖에 있는 저것들은 유령
    이라구요. 구반장님의 노트에 써 있는 것처럼 저것들은 벌써 40년전에 죽
    은 구국결사대와 그들의 들개들이라걸 모르겟어요? 유령과 어떻게 싸웁니
    까? 놈들은 벽 속에서 갑자기 나타나고 벽을 사라지게 만들기도 하는.... 
    우린 결국 모두 죽고 말거예요. 모두 죽을거라구!"

    웃음으로 시작한 그의 말은 울먹임으로 끝을 맺었다. 혜경이 반박했다.

    "박순경, 당연히 살기 위해서 이러는 거야. 저들은 절대 유령이나 귀신 따
    위가 아니야. 자, 다들 창고 주위를 보세요. 놈들이 이 안으로 들어 오려
    고 안달을 하고 있어요. 이유는 모르지만 웬일인지 저들은 이곳만은 다른 
    벽이나 건물을 통과했던 것처럼 그렇게 간단히 통과하질 못하고 있어요. 
    지금 저것들의 모습은 그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단순한 짐승들일 뿐이
    예요. 이제 얼마후면 날이 밝을 겁니다. 그때까지만 버티면 우린 살 수 있
    어요. 정PD님은 계속 노트를 읽고 나머지 움직일 수 있는 사람들은 저를 
    좀 도와 주세요, 앉아서 죽기를 기다릴 순 없잖아요!"

    "벌써 많은 사람들이 죽었어요. 그럴리도 없겠지만 설령 날이 밝아 오늘 
    하루를 무사히 넘겼다고 해요. 내일밤은.... 그리고 그 다음날 밤은.... 또 
    그 다음은.... 평생을 이렇게 살아요?"

    배영환의 외침에 김감독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
    나 구석에 팽개쳐져 있던 낫을 움켜잡곤 박호철을 노려보며 소리쳤다.

    "난 이대로 앉아 당하진 않겠어! 차라리 끝까지 싸우다 죽는게 낫지"

    김감독의 외침에 강은영도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나두 차라리 싸우겠어요. 이대로 앉아서 기다리다간 죽기전에 먼저 미쳐 
    버릴 것만 같애!"

    박호철이 고개를 떨구곤 머리를 무릅 사이에 묻었다. 그의 어깨가 심하게 
    들썩이고 있었다. 혜경이 그의 어깨를 감싸쥐며 토닥거렸다. 해일은 자신
    이 읽던 노트를 박호철에게 넘겨주며 말했다.

    "노트를 읽는 정도는 할 수 있죠?"

    박호철의 파리한 눈빛이 고개를 끄덕였다. 해일은 박호철의 손에 꽉 잡혀 
    있던 그의 권총을 빼내며 다짐하듯 말했다.

    "모두가 살 수 있을 겁니다. 박순경이 계속해서 노트를 읽을 수만 있다
    면......"

    해일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배영환의 손에도 강은영의 손에도 그럴싸한 무
    기가 쥐어져 있었다. 짐승들은 사방에서 흙을 파헤치며 바닥으로 기어들
    어 오려고 발버둥을 치고 있었다. 

    그리고 얼마후면 바닥 이곳 저곳에서 짐승들이 머리를 내밀 것이었다. 배
    영환과 강은영이 함께 벽의 한 면을 맡았고 나머지 해일과 혜경, 김감독
    은 각자 벽의 한 면씩을 맡아서 자리를 잡았다. 

    짐승들이바닥의 흙더미를 후벼 파는 소리가 바로 곁에서 들릴만큼 위험
    은 가까이 다가와 있었고 박호철은 해일 대신 구반장의 노트를 다시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 폐허가 된 마을회관 자리에 기와집이 들어섰다. 마을에 다시 죽음의 그
    림자가 찾아든 것은 그때 부터였다. 집을 지은 사람이 이사 와 하루도 지
    나지 않아 일가족은 참혹한 시체로 발견되었다. 

    저주는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마을 사람들이 한 사람 또는 두사람씩 사
    라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그 사라진 사람들은 어김없이 다음날이나 
    혹은 그 다음날 싸늘한 시체로 발견되었다. 

    시체는 예전 구국결사대가 사람들을 처형했던 바로 그 모습대로였고 시체
    들 중에는 그들이 데리고 다니던 들개의 존재를 짐작케 할 만한 것들도 
    있었다. 

    주민들의 가슴속에는 구국 결사대와 들개들의 망령이 되살아 나기 시작했
    고 놀랍게도 그들은 실제로 주민들의 앞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나는 아
    직도 불과 몇분전의 일처럼 생생히 그날의 기억을 가지고 있다. 

    모든 자연의 법칙과 현실의 상식을 뛰어넘는 믿기 어려운 일이 내가 열다
    섯살이 되던 바로 그날 밤에 주민들의 눈앞에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놈
    들은 13년전 그들이 불길과 함께 사라졌던 그 모습 그대로 유령처럼 우리
    들에게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에겐 현실의 시간이 완전히 멈춰 버린 듯 완벽한 모습으로 주민들을 
    다시 사상범으로 몰아 세우며 마을을 지배하려 했다. 우리는 그들이 어디
    서 어떻게 왔는지 아무도 알지 못했다. 

    목촌리는 다시 과거로 시간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고 있었다. 더욱 놀라
    운 것은 그들이 바로 코 앞에 버티고 있어도 목촌리 주민외에는 어느 누
    구도 그들의 모습을 보지 못한다는 사실이었다. 

    즉, 어느 누구도 목촌리 주민들을 그들로 부터 보호할 순 없었다. 일부 마
    을을 떠난 주민들도 그들에게서, 그리고 목촌리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아무리 멀리 달아났던 주민이라도 밤이 되면 결국 자신이 헤매고 있는 곳
    은 바로 이곳 목촌리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했다. 목촌리 주민들의 운명은 
    두가지였다. 

    그들에게 끌려가 처형을 당하던지, 미친 정신병자가 되어 자살을 택하던
    지.... 사람들은 그들을 저승사자라고..... -

    박호철이 마지막 문장을 채 마치기도 전에 김감독의 흥분한 목소리가 들
    려왔다.

    "죽어라, 이 더러운 짐승아, 죽어!"

    과연 김감독이 맡은 벽면의 맨 구석쪽에서 들개 한마리가 흙바닥에서 막 
    고개를 치켜들고 몸을 빠져 나오려고 발버둥치고 있었다. 김감독은 손에 
    들고 있던 낫으로 짐승의 머리를 향해 내리치기 시작했다. 

    "감히 어딜 들어와! 네깐 놈들이 감히 어딜 들어와!"

    짐승의 검은 머리는 순식간에 붉은 피로 물들었고 김감독은 있는대로 악
    을 쓰며 낫을 휘둘러 댔다. 짐승의 머리가 힘없이 축 늘어진다는 생각이 
    들 즈음 이번에는 해일의 총구가 불을 뿜었다. 

    해일의 쪽에선 두마리가 동시에 땅속에서 고개를 치켜들었다. 그것들은 
    푸른 빛이 도는 광기어린 눈빛을 번뜩이며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고 있
    었다. 한마리는 거의 땅에서 몸을 빼낼 뻔 했다. 

    그리고 그것은 끔찍한 비극의 시작일 뿐이었다. 벽의 사방에서 짐승들은 
    머리를 치켜들었고 창고안은 비명소리와 총성, 그리고 짐승의 으르렁거림
    등으로 아비규환을 방불케 했다. 

    모두가 정신없이 사면으로 짐승들과 싸우는 사이 박호철의 외마디 비명소
    리가 들려왔고 혜경이 고개를 돌렸을때는 이미 박호철의 몸이 절반쯤 짐
    승에 의해 바닥에 난 구멍으로 끌려 나가고 있었다. 

    "박순경!"

    혜경이 악을 쓰며 쓰러지듯 그의 다리를 붙잡고 몇초간의 실랑이 끝에 다
    시 위로 잡아 올렸을때는 이미 그의 머리의 절반은 짐승의 입속에 있었고 
    그의 머리를 물고 있는 짐승은 혜경의 존재는 아랑곳 없다는 듯 탐욕스럽
    게 자신의 할 일에 충실하고 있었다. 

    혜경이 비명을 지르며 총구의 방아쇠를 당겼고 총성은 한발, 두발.... 총알
    이 떨어져 더이상 총성이 들리지 않는 순간까지 계속해서 그녀는 방아쇠
    를 당겼다. 그녀를 뜯어 말린 것은 해일이었다. 

    그는 박호철의 시체를 보곤 고개를 돌렸고 혜경은 미친 듯 악을 쓰며 울
    부짖었다. 혜경이 해일의 손을 뿌리치며 죽은 짐승의 머리를 권총으로 다
    시 내려치며 악을 썼다.

    "다 죽여 버릴거야, 모두 다!"

    "윤형사! 정신 차려요! 이래선 안되요!"

    "놔! 놓으란 말이야! 저리 비켜!"

    그때 해일의 재빠른 손이 그녀의 따귀를 세차게 후려쳤다. 그녀가 흠칫하
    며 해일을 올려다 보았다. 해일이 그녀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쥐며 간
    절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 말 들어요, 윤형사! 박순경은 이미 죽었어요. 그리고 이 상태라면 잠
    시후 우리 모두 박순경과 마찬가지로 죽고 말거요. 내게 한가지 방법이 
    있어요. 우리 불을 지릅시다. 저기 창고문을 박차고 나가 닥치는대로 불을 
    지릅시다. 짐승들이니 불을 두려워 할거요!"

    해일의 간절한 눈빛이 혜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혜경의 눈빛이 잠시 동요
    한다 싶더니 이내 그녀의 고개가 작게 끄덕여졌다. 그들의 등뒤에서 다시 
    강은영과 배영환의 비명이 들렸다. 

    배영환이 짐승 한마리와 뒤엉켜 뒹굴고 있었다. 강은영이 함께 짐승에게 
    달겨들며 비명처럼 소리쳤다.

    "도와줘요! 어서요! 도와줘요!"

    해일은 지체없이 주머니에서 라이터를 꺼내들었다. 그리곤 바닥에 가득 
    쌓여있는 짚더미를 한웅큼 움켜잡고 불을 붙였다. 

    마른 짚더미는 순식간에 불길을 빨아 들였고 그는 짚더미를 배영환에게 
    달겨든 짐승에게 휘둘렀다. 짐승은 타오르는 불길을 보자 배영환에게서 
    떨어져 구석으로 몰렸다. 

    그리곤 마지막 몸부림이라도 하려는듯 털을 곤두세우고 으르렁거렸다. 짐
    승의 푸른 눈동자에선 붉은 불길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다들..... 짚더미를 벽면을 몰아요. 가운데 공간과 출구쪽만 남겨두고 나머
    지 짚더미는 모두 벽면으로 몰아요!"

    해일의 외침에 김감독과 혜경이 허겁지겁 바닥에 짚들을 긁어서 창고의 
    주변으로 밀쳐냈다. 그러나 배영환은 온 몸이 피범벅이 되어 움직이질 못
    했다. 

    강은영과 김감독이 가까스로 그를 실내의 가장자리로 끌고 왔다. 일행은 
    모두 가운데 흙바닥 위에 모여 있었고 주변으로는 짚더미가 쌓여 있었다. 
    그리고 그 짚더미 위로 여기저기 짐승들이 고개를 들이 밀었다. 

    해일은 주위로 쌓여진 짚더미에 불길을 던졌다. 순식간에 불길이 번져 나
    갔다. 놀란 짐승들이 캑캑거리며 그들이 고개를 내밀었던 그 구멍을 통해 
    다시 빠져 나가기 시작했다. 사방에서 뜨거운 열기가 타올랐다. 해일이 소
    리쳤다. 

    "다들 옷을 벗어서 막대에다 말아요. 그리고 거기다 불을 붙여서 이곳을 
    나갑시다. 밖으로 나가서는 닥치는대로 불을 질러요. 아예 이 저주받은 목
    촌리와 저 짐승들과 살인마를 모두 불로 태워 버립시다!"



    10. 불타는 세상(3) 

    해일은 배영환을 들쳐 업고 나머지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의 옷으로 만든 
    ?렀불을 손에 들었다. 제일 먼저 창고문을 박차고 나간 사람은 역시 혜경
    이었다. 

    그녀는 창고 밖에서 기다리다 달겨드는 짐승들에게 ?렀불을 휘둘러 댔다. 
    짐승들과 살인마들이 그녀의 주위를 빙빙 돌고 있었다. 뒤늦게 창고를 뛰
    쳐나온 해일은 그 광경을 보고 마음이 다급했다. 

    하지만 그런 그의 마음과는 달리 그녀에겐 조금도 접근하기 어려웠다. 그
    의 주위에도 그녀 못지 않게 많은 수의 짐승들이 둘러싸고 있었다. 잠시
    후 해일의 주위로 나머지 일행들이 모여 들었다. 

    그들은 모두가 하나의 거대한 불덩어리처럼 빙 둘러 서서 ?렀불을 휘둘렀
    다. 하지만 혜경은 오히려 그들로부터 점점 떨어지고 있었다. 김감독이 소
    리쳤다.

    "닥치는대로 불을 질러! 집이고, 나무고, 들판이고 모두 눈에 보이는대로 
    불을 질르라고, 어서!"

    모두가 김감독의 말대로 불을 지르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악마의 숨결처
    럼 불길이 솟아 올랐다. 짐승들은 조금씩 밀리기 시작했다. 불길이 솟아 
    오르자 주위는 어듬이 걷히고 대낮처럼 환해졌다. 

    불길에 살인자들의 모습이 어렴풋이 드러났다. 그러나 그들 구국 결사대
    들의 모습은 실종 당시와 조금도 변하지 않았을법한 모습이었다. 그들에
    게선 아무런 느낌도 감정도 전해지지 않았다. 

    그들의 얼굴엔 어떠한 표정도 나타나 있지 않았다. 그때 뒷쪽에서 김감독
    의 외침이 들려왔다.

    "정PD! 윤형사, 윤형사가 위험해!"

    그의 목소리에 정신이 번쩍 들어 옆을 돌아보니 불길 속에서 한떼의 짐승
    들과 살인마들이 혜경을 둘러싸고 있었다. 멀리서 보기에도 이미 그녀의 
    모습은 지치고 힘겨워 보였다. 

    그러나 그보다 더욱 절망적인 사실은 그녀는 나머지 일행들과 불길에 의
    해 완전히 고립되었다는 사실이었다. 흩어졌던 짐승들과 살인마들이 약속
    이나 한듯 모두 그곳으로 몰려들고 있었다. 

    해일은 몇번이나 불길속을 뚫어보려 했지만 그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해
    일이 악을 쓰며 소리쳤다.

    "윤형사! 윤혜경... 윤혜경.... 윤혜경!" 

    그러나 그녀의 모습은 서서히 불길과 무리들 사이로 묻혀 가고 있었다. 
    참기 어려운 아픔과 절망이 해일의 가슴을 파고 들었다. 그는 마치 울부
    짓듯 혜경의 이름을 불러댔다. 

    마침내 혜경의 모습은 완전히 그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해일은 넋나간 사
    람처럼 그 자리에 주저 앉았다. 불은 이미 걷잡을 수 없이 사방으로 번지
    고 있었고 짐승들이 미쳐 날뛰는 모습이 아득하게 눈에 들어왔다. 

    불길은 해일의 주위로도 서서히 조여들고 있었다. 남은 일행들도 불길을 
    피해 발버둥을 쳤지만 해일은 그들의 행동이 아무런 결실도 맺지 못할 것
    임을 잘 알고 있었다. 

    목촌리 어디를 가든 뜨거운 불길을 피할 수는 없었다. 완전한 화염에 쌓
    인 목촌리가 자신의 최후를 맞이 하려는듯 마지막 열기를 내뿜고 있었다. 
    칠흙같던 밤하늘도 어느새 거대한 불기둥으로 붉게 물들고 있었고 눈에 
    보이는 세상 모든 것이 불타고 있었다. 

    해일은 그 아름답기조차 한 불의 향연을 바라보며 자신의 운명도 더이상 
    행운이 따르지 않을 것임을 확신했다. 이미 얼굴은 뜨거운 열기로 바싹 
    달아 올라 있었고 불길은 바로 코앞까지 다가와 있었다. 

    그러나 물 먹은 스폰지처럼 한없이 무겁게 가라앉는 육체와는 달리 정신
    은 오히려 그 어느때보다 또렷해지고 있었다. 그의 볼에 눈물이 흘렀다. 
    같이 했던 스텝들의 얼굴이 하나씩 떠올랐다간 사라졌다. 

    불길의 정도로 봐서 김감독과 강은영, 배영환조차 살아남기 어렵다는 것
    을 그는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었다. 그는 김한수가 처음 자신을 편집실
    로 불렀을때의 일을 기억해 냈다. 

    그리고 그의 두려운 눈길도 함께 기억해 냈다. 다음으로 그의 의식에 마
    지막으로 떠오른 얼굴은 바로 윤혜경이었다. 그녀는 지금쯤 어디서 무엇
    을 하고 있을까? 

    그리고 그녀에게 생각이 미치자 밑도 끝도 없는 공허함이 그의 가슴을 서
    늘하게 찾아 들었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혜경은 생각보다 훨씬 많이 해일
    의 가슴에 들어와 있었다. 

    그건 해일 본인조차 전혀 의식하지 못한 감정이었다. 그러나 그는 그녀와 
    눈빛이 마주칠때면 예외없이 두근거리던 자신의 뜨거운 심장을 기억하고 
    있었다. 

    좀 더 좋은 시간에 그녀를 만났다면 그들의 만남은 상당히 다른 형태를 
    띌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젠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 역시 얼마후
    면 그녀를 다시 만날 수 있을테니까. 

    이제 불길은 견디기 어려울 정도의 열기로 다가서 있었다. 해일은 반듯하
    게 그 자리에 누웠다. 유난히 별이 많은 밤이었다. 자신의 몸이 불탄다는 
    예감을 느끼며 막 눈을 감을 때였다. 

    그것은 '쩍!'하고 천지가 둘로 갈라지는 듯한 소리였다. 온세상을 뒤흔들
    고도 남음이 있을 그 엄청난 소리에 해일은 번쩍하고 눈을 떴다. 거센 기
    운이 어딘가로 불길을 빨아 들이고 있었다. 

    힘을 받은 불길은 더욱 맹렬한 속도로 모든 것을 태우기 시작했다. 빨려 
    들어가는 것은 불길만이 아니었다. 불길을 피하며 날뛰던 짐승과 살인마
    들에게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그들의 몸은 기이하게 뒤틀리고 길게 늘어져 불길과 함께 어느 한 방향을 
    향해 빨려들기 시작한 것이다. 그것은 마치 진공 청소기 속으로 빨려드는 
    것 같은 기이한 풍경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천지가 뒤바뀌는 것 같은 엄청난 굉음에 해일은 자신의 귀를 틀어막으며 
    그 자리에 뒹굴렀다. 굉음만으로도 온 머리가 터져 버릴 것만 같았다. 엄
    청난 압력이 자신의 내부에서 분출되고 있었다. 

    그리고 압력은 어느 한 방향으로 불균형하게 솟구쳐 오르더니 마침내 그
    의 온몸을 뒤틀어 놓고 있었다. 

    참을 수 없는 고통. 잠시후 그는 자신의 세포 하나 하나가 짐승들의 그것
    처럼 느슨하게 늘어지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세포들 각자는 
    어딘가로 끌려가려는 강한 힘을 받기 시작했으며 그의 의식조차도 조그만 
    파편으로 조각 나 한 방향으로 빠르게 끌려 가기 시작했다. 

    빠르게 돌아가는 영화의 필림처럼 의식의 파편들이 그의 의식을 빠져 나
    가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완전히 분해되고 있다고 생각했다. 마침내 그 
    엄청난 기운과 기세에 온몸이 부서져 흩어진다는 생각을 하며 그는 서서
    히 의식을 잃어가고 있었다.


    11. 산 자와 죽은 자(1) 

    갑자기 M 정신요양원 내 비밀 연구소에 전력이 불규칙하게 깜박거리기 
    시작했다. 연구소내에 설치한 계기들은 저마다 통제력을 잃고 제멋대로 
    움직이고 있었다. 

    오직 목촌리에 설치해둔 컴퓨터 자료를 전송하는 계기만이 바쁘게 돌아가
    고 있었다. 손남의 박사가 불안한듯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갑자기 이게 무슨 일일까요? 이곳은 비상 전력 시스템까지 갖추어진 곳
    인데....."

    역시 불안한 표정으로 주위를 두리번 거리다 계기로부터 전송되어 온 자
    료를 받아든 우일만 박사의 손 끝이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손박사가 조
    심스럽게 물었다.

    "왜 그러시죠, 박사님?"

    고개를 든 우일만 박사의 눈자위가 심하게 떨리고 있었고 그의 양볼은 흥
    분을 감추지 못하겠다는 듯 붉게 물들어 있었다.

    "엄....청.....난 에너지야, 정말 놀라워!"

    한참만에 우박사가 신음처럼 내뱉은 말이었다. 그의 흥분된 목소리가 다
    시 이어졌다.

    "지금 내 손에 들린게 뭔지 아시오? 이건 목촌리에 설치해둔 컴퓨터가 전
    송해온 자료인데 이 자료에 의하면 방금 목촌리에서 수치로 표현하기도 
    어려울 만큼의 엄청난 에너지가 발생했소. 그리고 그 에너지의 양은 현대 
    과학으로 한 순간에 발생시킬 수 있는 가장 큰 에너지보다 수 만배에 또
    한 그만큼의 제곱을 한 정도보다 더 큰 양에 해당하는 것이오"

    이번엔 손남의 박사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저.... 저는 도무지 우박사님이 말한 그 숫자가 의미하는 에너지가 어떤 
    에너지인지 상상조차 할 수 없습니다. 대체 얼마나 큰 에너지이길래?"

    "작은 우주 하나를 새로 창조해 낼 만한 크기의 에너지라고 하면 이해가 
    가시겠소? 방금전 목촌리에선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커다란 웜홀(벌레구
    멍)이 생겨 차원간의 이동같은 커다란 이변이 생겨난 것 같습니다. 연구
    소내에 계기들이 통제력을 잃은 것도 바로 그 때문입니다"

    모니터를 지켜보던 장수사관이 더듬거리며 소리쳤다.

    "바... 박사님 여기....."

    장수사관의 말에 우박사와 손박사는 서둘러 모니터로 돌아왔다. 모니터 
    는 여전히 불과 몇 시간전 세사람이 갇혀 있던 텅빈 병실을 보여주고 있
    었고 그 병실안에서 눈에 보일듯 말듯한 공기의 커다란 파동 같은 것이 
    육안으로도 식별할만큼 크게 진동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파장의 진동이 잦아 들면서 사라졌던 세사람의 형체가 흐릿하
    게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었다. 시간이 흐르며 그들의 형체
    는 더욱 분명해 지고 뚜렷해 졌다. 

    그리고 얼마후 그들은 완전한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은 말할 것도 없이 
    김감독과 배영환, 강은영이었다. 그들은 그렇게 누운채로 꼼작도 하지 않
    고 있었다.

    11. 산 자와 죽은 자(최종회) 
    얼마의 시간이 흘렀는지 짐작할 수 없었지만 해일은 볼을 타고 전해지는 
    차가운 아스팔트 바닥의 냉기를 느낄 수 있었다. 세포 하나까지도 제 것
    이 아닌 양 그 본래의 응집력을 잃고 저마다 늘어져 있었으며 의식은 깜
    빡이는 백열등처럼 흐릿하기만 했다. 

    이곳이 어딘지는 짐작조차 할 수 없었고 다만 아주 오래전의 일처럼 기억
    의 조각들이 의식속을 찾아 들었다간 다시 사라지곤 하였다. 눈을 떠 보
    려고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다시 또 얼마간의 시간이 흘렀고 그동안 해일은 많은 꿈을 꾸었다. 그리
    고 그 꿈속에는 어김없이 악몽같은 목촌리의 밤들이 등장하곤 했다. 그는 
    이미 자신이 죽었다고 생각했다. 

    몸을 움직여 보려고 조금씩 꿈틀거려 보았다. 뼈마디 하나까지도 삐거덕
    거리는 뻐근한 느낌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어느 순간 강렬한 빛이 한줄기 
    그의 의식속을 찾아 들었다. 

    그는 힘겹게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 올렸다. 그러나 그는 이내 다시 눈을 
    감고 말았다. 빛이 너무나 강렬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가까스로 바닥을 짚
    으며 몸을 일으키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그는 균형 감각을 상실한 사람처럼 다시 힘없이 옆으로 쓰러졌다. 
    둔탁한 통증이 머리에 전해졌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그 강렬한 통증
    이 그의 의식을 빠르게 회복하도록 재촉하고 있엇다. 

    그리고 한없이 늘어져 있던 그의 세포 조각들도 순간적인 응집력을 발휘
    하여 그에게 힘을 북돋아 주었다. 그는 간신히 몸을 일으켜 앉은 다음 천
    천히 눈을 떴다. 빛은 머리 한참 높은 곳에 난 창틈으로 비추어 들고 있
    었다. 그는 자신의 주위를 둘러 보았다. 

    낯선 장소. 그는 처음 자신이 있는 곳을 전혀 짐작하지 못했다. 그러나 조
    금씩 시간이 흐르고 기억이 되살아 나면서 자신이있는 이곳은 바로 어젯
    밤 짐승들에게 쫓겨 달아났던 나이트 클럽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클럽 안은 텅비어 있었고 을씨년스럽게 아무렇게나 바닥을 나뒹구는 술병 
    몇개가 눈에 들어올 뿐이었다. 그는 새삼 자신의 온 몸을 어루만졌다. 자
    신이 살아있다는 사실이 도대체 믿겨지지가 않았다. 

    그가 막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할때 그의 뒤쪽으로 물컹한 감촉의 물체가 
    손에 잡혔다. 화들짝 놀라 돌아보았을때 거기에는 뜻밖에도 박호철의 시
    체가 누워 있었다. 

    사람이 숨을 쉬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차이가 이렇게 크다는 것을 그
    는 새삼 실감하고 있었다. 무표정하게 죽은 박호철을 쳐다보던 그의 눈동
    자가 빠르고 생기있게 좌우를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그의 입에서 마른 
    음성이 튀어 나왔다.

    "혜경..... 윤혜경, 윤형사!"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혜경의 이름을 부르며 부지런히 클럽 구석 구석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그의 마른 음성은 공허한 반향을 불러 일으키며 클럽 
    안을 한바퀴 돌아 다시 그의 귀로 돌아왔다. 

    그리곤 다시 무거운 침묵이 이어졌다. 그리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았지만 
    해일은 클럽안 어디에도 혜경의 모습은 보이질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
    다. 가슴 한가운데 뻥하고 구멍이 뚫리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그는 심한 현기증에 중심을 잃고 비틀거렸다. 갑자기 감당하기 어
    려운 피로가 그의 온몸을 엄습해 왔다. 바깥에서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
    리가 꿈결처럼 들려왔다. 

    잠시후 그는 먼 의식 너머에서 들려오는 그 소음들을 들으며 서서히 정신
    을 잃어갔다.

    * * *

    해일이 눈을 떴을때 가장 먼저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희미한 어둠이었
    다. 처음엔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전혀 짐작조차 하지 못했다. 

    "이제 정신이 들어요?"

    그는 목소리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낯익은 얼굴 하나가 그를 내려다 보
    고 있었다. 그는 김감독이었다.

    "어떻게?"

    해일은 몸을 일으키려다 소스라치게 비명을 지르며 다시 자리에 누웠다. 
    온몸의 뼈마디 하나까지 전부 비명을 지르는 것 같은 아픔이 한순간 살아
    났다 다시 사라졌다.

    "아직 움직이지 말아요. 우선은 안정을 하는게 제일입니다"

    "이게..... 어떻게 된 거죠? 여긴 어딥니까?"

    "걱정말아요. 다 끝났어요. 여긴 병원입니다"

    "병원?"

    그는 새삼 주변을 돌아보았다. 그의 머리 맡에는 누가 갖다 두었는지 꼿
    다발이 여러개 놓여 있었고 그의 옆 침대에 김감독이 걸터 앉아 있었다. 
    김감독의 팔에선 투명한 관이 빠져 나와 있었는데 해일은 그것이 링겔이
    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었다. 

    병실은 밝기가 낮은 조그만 등 하나로 밝혀져 있었고 기분 나쁠만큼 아늑
    한 고요가 실내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의사가 눈을 뜰때 빛이 너무 밝으면 눈을 상할 수도 있다고 이렇게 어둡
    게 해 놓았소. 덕분에 나는 심심해서 죽는줄 알았지. 책도 한 권 제대로 
    못 읽고 말이야. 정PD는 사흘만에 깨어난 거요"

    "사흘만에 깨어났다구요?"

    "그래요. 다른 사람들은 모두 깨어났는데 정PD만 이제 깨어난거요"

    "다른 사람들.... 누구죠? 누가 살았죠?"

    "강은영, 배영환..... 그리고 나하고 당신......"

    "그게 전분가요? 윤형사는..... 윤혜경 형사는 어떻게 되었죠?"

    김감독은 창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창문에 촘촘하게 브라인드가 쳐져 
    있었다. 그 사이로 가늘에 빛이 새어 들어오는 것으로 봐서 밤은 아닌 모
    양이었다.

    "묘한 일이오. 다른 사람들은 모두 시체라도 발견되었는데 윤형사는 완전
    히 사라져 버렸소. 어디에서도 그녀의 흔적을 찾을 수가 없었다는구만!"

    김감독은 허리를 굽혀 양말을 뒤집더니 그곳에서 담배 한개피를 끄집어 
    냈다. 그리곤 입에 물고 역시 양말 속에 숨겨둔 성냥으로 불을 붙인 다음 
    길게 한모금 토해 내며 말했다.

    "산다는게 참 묘한거요. 불과 몇 일전만 해도 등뒤에다 늘상 죽음을 엎고 
    다녔는데 막상 살고보니 의사들이 건강에 해롭다고 이 조그만 담배 한개
    피도 제대로 못 피우게 하는게 아니겠소? 모르긴 몰라도 산다는 것과 죽
    는다는건 그런 차이인 것 같소. 윤형사.... 좋은 아가씨 였는데 참 안되었
    소. 그저 어딘가에 잘 살고 있겠지 하고 생각하는 수 밖에....."

    넋두리 같은 김감독의 말을 귓전으로들으며 해일은 그녀와의 처음 만남
    을 떠올렸다. 아니 엄격하게 말하면 처음 만남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녀의 얼굴을 처음으로 제대로 보고 짜릿한 감정을 느꼈던 바로 
    그 순간 말이다. 목촌리를 빠져 나가며 렌턴 불빛속에 드러났던 청순하고 
    아름답던 그녀의 얼굴. 

    * * *

    희생자들의 합동 장례식이 열린 것은 그로부터 일주일이 지난 후였다. 이
    정란을 비롯하여 오세창, 이정우, 박희철, 박호철등이 그 장례식의 주인공
    이 되었다. 

    각각의 희생자들의 유족들 속에 배영환과 강은영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배영환은 아직 상처가 회복되지 않아 휄체어 신세를 지고 있었지만 의사
    의 만류를 뿌리치고 장례식에 참가한 것이었다. 

    해일은 행렬에서 다소 떨어진 언덕배기에서 혼자 장례식을 지켜보고 있었
    다. 다른 나머지 사람들은 생존으로 또는 죽음으로 그 악몽의 시간들을 
    끝을 맺었지만 해일은 그들처럼 분명하고 간결하게 그 일을 잊어버리거나 
    없었던 일처럼 기억속에 묻을 수가 없었다. 

    뭔가 아직은 해결이 되어야 할 것만 같은, 아직도 끝나지 않고 계속되고 
    있는 아쉬운 여운이 그의 마음을 잡고 놓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그러
    한 그의 착찹한 마음의 한가운데는 윤혜경이 자리잡고 있었다. 

    윤혜경은 끝내 발견되지 않았다. 일단 그녀의 행방은 실종으로 처리 되었
    고 다시 얼마의 시간이 지나면 사망으로 그 꼬리표를 다시 바꿀 것이었
    다. 그러나 해일은 그녀의 사망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분명 어딘가에 그녀가 살고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확신이 내내 그의 가슴
    속을 떠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확신이 그의 공허한 마음까지 
    채워줄 순 없는 일이었다. 

    삼일도 채 되지 않는 그녀와의 짧은 만남이 그에게 이토록 긴 마음의 그
    림자를 드리우리라고는 해일로서도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그는 금
    방이라도 혜경이 그녀 특유의 넉넉함과 씩씩한 미소를 머금고 불쑥 이곳
    에 나타날 것만 같아 장례식이 끝난 이후에도 쉽게 자리를 뜨질 못했다. 

    예기치 않게 찾아온 사랑은 미처 사랑임을 느끼기도 전에 또한 예기치 않
    게 떠나버린 것이다. 그는 마음의 준비조차 하지 못했는데. 이젠 완연한 
    겨울임을 실감케 하는 매서운 바람이 한웅큼의 낙엽을 실은 채 그의 곁을 
    스쳐갔다. 

    해일은 추위로 얼어붙은 육체보다 더 서늘한 가슴을 싸안고 내키지 않는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 * *

    "왜 여태 결혼하지 않으셨어요?"

    여자가 자못 흥미로운 표정으로 그렇게 물어왔다.

    "글세요, 뭐..... 직업적인 이유도 있겠고, 또..... "

    해일은 말을 맺지 못하고 말끝을 흐렸다. 문득 오랜 기억속에서 혜경의 
    모습이 떠올랐던 것이다. 

    "혹시 과거에 사랑했던 사람 생각하시는거 아니예요?"

    "왜 그런 생각을......"

    "그냥 직감이죠, 뭐.... 여자들만의..... PD라는 직업..... 참 재밌는 일일 것 
    같아요. 그쪽 사람들 결혼해도 일에 매달려 얼굴 보기도힘들다던데...."

    "분야에 따라서는 재밌는 직업이 될 수도 있겠지만 제 분야는 별로 그렇
    진 않은 것 같습니다. 특별히 유명한 스타들과 자주 만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화려한 조명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저 무한한 인내심과 근성
    이 있으면...."

    그녀는 시쿤둥한 해일의 말에 다소 기운이 빠지는지 몸을 의자 뒤쪽으로 
    기울이며 시선을 주변으로 돌렸다. 그리고 그녀의 얼굴에는 따분하다는 
    표정이 노골적으로 드러났다. 

    그녀는 분명 PD라는 직업에 대한 막연한 흥미만을 가지고 이 자리에 나
    온게 틀림 없었다. 오늘 그녀와의 자리를 주선한 것은 조연출 하준민이었
    다. 그는 무슨 일이 있어도 저녁때까진 시간을 같이 보내도록 노력해 봐
    고 신신당부를 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해일은 여자와 마주 앉은지 30분도 채 지나지 않아 그와
    의 약속을 지킬 수 없음을 깨달았다. 해일이 자리에서 먼저 일어서며 말
    했다.

    "그만 나갈까요?"

    여자가 의아한 표정으로 해일을 올려다 보았다. 이어서 그녀의 얼굴엔 약
    간의 불쾌감이 잠깐 스쳐 지나갔다. 커피숍을 나섰을땐 하늘에서 눈이 내
    리고 있었다. 해일의 기억으로 올해의 첫 눈이었다. 

    커피숍에 있는 그 짧은 시간에 벌써 수복하게 쌓인걸 보면 상당히 많은 
    눈이 올 것 같았다. 해일은 묵묵히 걷다가 버스 정류장에서 걸음을 멈추
    고 그녀를 돌아 보았다. 그녀의 기분은 그리 유쾌해 보이지 않았다.

    "집에 어떻게 가십니까?"

    "차 가지고 왔어요. 그리고 다른 약속 있어서 어딜 좀 가야 해요"

    "그러시군요. 그럼, 여기서 그만 헤어 져야 겠군요"

    "그래요, 오늘 즐거웠어요"

    그녀는 싸늘한 표정으로 고개만 까딱하곤 날쌔게 뒤돌아서서 오던 길을 
    빠른 걸음으로 되돌아 가기 시작했다. 뒷모습을 보며 해일은 오늘 그녀를 
    만난 일에 대해 씁쓸한 후회를 하고 있었다. 

    그는 몸을 돌려 그녀와 반대방향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이제 그의 나이
    도 마흔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많은 상처와 아픔을 남겨준 목촌리의 기
    억도 벌써 10년이라는 세월속에 조금씩 묻혀지고 있었다. 

    지난 10년간 그는 사람에게 망각이라는 결함이 때론 훌륭한 위안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 해일은 늘 감사하고 있었다. 김감독은 그때 이후 방송일을 
    그만 두고 작은 음식점의 주인이 되었다. 

    언젠가 한번 가게에 들렸을때 카메라 대신 앞치마를 두른 김감독의 모습
    이 생각보다 훨씬 잘 어울린다는 생각에 혼자 웃음을 머금었던 기억을 그
    는 아직 가지고 있었다. 그때 그는 이렇게 너스레를 떨었다.

    "이봐 정PD, 난 처음부터 아주 음식점 주인을 할 껄 그랬어. 손님들이 내 
    얼굴만 보면 구수한 국밥이 떠오른다지 뭐야.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마누
    라하고 애들이 여간 좋아하는게 아냐. 그 전에는 내가 1년 365일 어디 집
    에 붙어 있을 시간이 있었나? 그야말로 장똘백이처럼 밖으로만 싸돌아 다
    녔지. 이젠 가족들한테 좀 잘 해야겠어"

    강은영과 배영환은 10년전 그 일이 있은 바로 이듬해에 행복한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식에는 해일도 누구보다 반가운 마음으로 참석했었다. 결혼후
    에도 두사람은 여전히 티격태격 싸우면서 각자의 일들을 하다가 아이가 
    생기는 바람에 강은영은 일을 그만두고 가정주부로 집에 들어 앉았다는 
    얘기를 오래전에 들었다. 

    최근에 아이가 내년이면 초등학교에 입학한다며 들떠서 전화하던 배영환
    의 목소리가 지금도 귀에 선했다. 결국 그때나 지금이나 아무런 변화도 
    가지지 못한 사람은 해일 자신뿐이었다. 

    최근에 오늘처럼 몇 번 선을 보긴 했지만 자리에 나갈때마다 선뜻 내키지 
    않는 어떤 미련을 그는 쉽게 떨쳐 버릴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미련의 뒤편에는 여전히 혜경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행방에 대한 의문은 집요하리만치 해일의 삶을 쫓아 다녔
    다. 해일의 생각과는 달리 어쩌면 그녀는 이미 어딘가에서 나름대로의 새 
    삶을 살고 있을지도 몰랐다. 

    단지 그녀가 어떤 이유로 굳이 자신에게 연락을 하지 않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어쩌면 그녀는 자신에 대한 해일의 감정같은 것은 꿈에도 상상
    하지 못하고 있을지도 모르니까. 

    해일이 그렇게 과거의 기억속을 더듬으며 눈길을 걷고 있을때 누군가 그
    의 어깨에 강하게 부딪히는 사람이 있었다. 갑작스런 충격에 해일은 휘청
    하며 그 자리에 넘어질 뻔 했다. 그가 가까스로 균형을 잡으며 앞을 보았
    을때 그의 앞에는 한 여자가 쓰러져 있었다. 

    그녀가 자신과 방금 부딪힌 여자임을 해일은 금새 알 수 있었다. 그녀는 
    얼굴을 찡그리며 자신의 주위에 흩어진 선물 꾸러미를 주섬주섬 주워담고 
    있었다. 

    눈위에 흩어진 그녀의 짐을 하나 줏어서 건네며 그녀의 얼굴을 바라본 해
    일의 눈길이 순간 빛났다. 짐을 줏어 챙기다 말고 자신을 뚫어지게 바라
    보는 해일의 눈길을 대하고 여자는 의아하게 물었다.

    "왜..... 그러시죠?"

    "저기..... 혹시..... 윤.....혜......경?"

    "네?"

    "윤혜경씨 아닌가요? 저 기억하지 못 하겠어요? 정해일입니다. 정PD! 옛
    날에 다큐맨터리 찍으러 갔다가....."

    "사람을 잘못 보신 것 같은데요? 죄송하지만 전 윤혜경이란 사람 몰라요"

    여자는 전혀 낯선 표정으로 짐을 챙겨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기 잠깐만요, 예전에 목촌리..... 정말 기억하지 못 하시겠어요?"

    "목... 촌....리요? 거기가 어디죠?"

    "아.... 제.... 제가 사람을 잘못 봤나 보군요"

    "괜찮아요. 세상에 비슷한 사람은 워낙 많으니까요. 그럼....."

    그녀는 가볍게 인사하곤 몸을돌려 자신의 갈 길을 걸어갔다. 해일은 그
    녀가 완전히 시야에서 사라질때까지 꼼짝도 하지 않은채 그 자리에서 그
    녀의 뒷모습을 쫓았다. 

    그녀는 저만치 앞 서 가다가 한번 뒤를 돌아보았다. 여전히 자신을 바라
    보는 해일을 발견하고 그녀는 얼은 고개를 돌리고 다시 앞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녀는 단순히 닮았다는 표현으론 너무나 부족할만큼 그녀와 
    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10년의 세월동안 기억속에서 희미해져 가던 혜경의 모습을 그녀를 대하는 
    순간 분명하게 기억해 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잠시후 해일은 자신의 상
    상이 얼마나 엉뚱하고 멍청한 상상을 하고 있는 것인가를 깨달아야 했다. 

    해일이 기억하는 혜경의 모습은 분명 10년전의 그녀의 모습이었고 방금 
    그가 대한 바로 그 여자 또한 10년전 혜경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
    었던 것이다. 아무래도 그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혹시 그녀에게만..... 시간이 흐르지 않고 정지해 있었다면 몰라도. 해일은 
    씁쓸한 웃음을 머금고 자신의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그 사이에도 어지
    러운 눈발은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그의 머리와 어깨위로 내려 앉았다. 

    해일이 자신의 아파트 입구에서 택시를 내린 것은 자정이 조금 넘은 시간
    이었다. 저녁내내 그는 혼자서 술잔을 기울였다. 오늘은 바로 10년전 자신
    들이 처음 목촌리를 찾은 날이었다. 

    그 날은 끊임없이 비가 내렸는데 오늘은 이른 첫눈이 쉼없이 내리고 있었
    다. 그는 얼큰한 취기에 몸을 기댄채 비틀거리며 눈길을 걷고 있었다. 그
    는 아직도 가끔씩 악몽을 꾸곤 한다. 그리고 그 악몽속에선 예외없이 혜
    경을 만나곤 했다. 

    하지만 꿈에서 깨어나면 그녀의 얼굴은 조금도 기억할 수가 없었다. 그러
    던 그녀의 얼굴을 오늘 낮에 우연히 어떤 여자로 인해 기억해 낸 것이다. 
    그는 술을 마시지 않을 수 없었다. 

    취하지 않고선 차갑게 비어있는 그의 공간으로 들어갈 수 없었던 것이다. 
    그는 몇 번이나 눈길위에 쓰러지며 겨우 중심을 잡을 수 있었다. 그때 뒤
    쪽에서 날카로운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어찌나 무서운 비명이던지 그는 
    한순간에 술이 확 깨는 기분이었다. 

    그는 본능적으로 몸을 뒤로 돌렸다. 막 가로등 아래로 거의 정신을 잃을
    듯한 사내 하나가 나타났다. 그리고 뜻밖에도 그의 팔에서 진홍색 핏물이 
    떨어지고 있었다. 

    사내는 살려달라는 비명을 지르며 허겁지겁 해일을 향해 달려왔다. 사내
    의 팔에서 흘러내린 핏물이 하얀 눈길위에 수를 놓듯 떨어져 내렸다. 사
    내가 해일에게 거의 쓰러져 안기듯 무너져 왔다. 해일은 사내를 부축하려
    다 

    중심을 잃고 사내와 함께 그 자리에 쓰러졌다. 역시 술을 너무 많이 먹은 
    탓이었다. 

    "제발, 선생님 살려 주세요, 제발!"

    고개를 든 사내의 얼굴은 참혹하게 일그러져 있었고 말로 표현하기 어려
    운 극도의 공포심이 사내의 모든 육체와 의식을 지배하고 있었다. 해일은 
    순간적으로 사내의 공포가 웬지 낯설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다음에 사내의 입에서 튀어나온 말들이 그의 온 몸을 얼어 붙게 
    만들었다. 사내는 거의 미친 사람처럼 자신의 말들을 쏟아 부었다.

    "짐승들.... 짐승들이 나를 물어 뜯으려고 해요. 저기..... 푸른 안개가 보이
    죠? 당신도 보이죠? 안개가 나타나면 놈들이 나타난 증거예요. 저 소리..... 
    제발 살려 주세요"

    순간 해일은 자신의 온 세포가 경악하며 소스라치게 일어서는 소리를 들
    었다. 해일은 사내가 보고 있는 쪽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거기에는 아무것
    도 보이지 않았다. 그가 말하는 푸른안개 같은 것도 없었다.

    그건 사내에게만 존재하는 것이었다. 사내가 엉금엉금 기듯이 달아나다 
    비명을 지르며 다시 그 자리에 쓰러졌다. 사내는 공허한 밤하늘에 시선을 
    주며 발작적으로 외쳤다.

    "저.... 저리가! 저리가!....... 뭐, 뭐라구? 해..... 일?"

    넋을 잃고 사내를 바라보던 해일의 의식속으로 자신의 두마디 이름이 비
    수처럼 파고 들었다. 사내가 두려운 눈으로 해일을 돌아보았다.

    "다.... 당신 이름이 정해일이란 사람이요? 어서.... 어서 대답해요"

    해일은 어떤 예감에 몸을 떨며 중얼거렸다.

    "그래요. 내가..... 정해일이요"

    사내가 다시 밤하늘을 바라보곤 다시 고개를 돌려 말했다. 마치 그는 보
    이지 않는 누군가와 얘기를 나누는 것 같앗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공포
    에 젖어 있었다.

    "여기.... 여기..... 윤혜경이란 사람이..... 다.... 당신에게 자신이 바로 곁에 

    있단 말을 전하랍니다"

    사내는 말을 마치자 마자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그리곤 재빠르게 
    허공에다 말했다.

    "그... 그럼 정말 날 살려주는 거죠? 저 짐승들로부터 날 보호해주는거죠? 
    아.... 알았어요, 알았어! 으악!"

    사내는 비명을 지르며 허겁지겁 어둠속으로 사라져갔다. 해일은 감전된듯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섰다. 그리곤 사내가 바라보던 곳을 향해 섰다.

    "혜경? 윤혜경, 당신이오?"

    그러나 어둠만이 그를 응시할뿐 아무런 대답도 들려오지 않았다. 이번엔 
    해일이 더욱 큰소리로 외쳤다.

    "당신이오? 지금 날 보고 있는 것이 당신이냐구!"

    그의 입에서 파란 입김이 어둠속에 퍼져나갔다. 해일은 한동안 말없이 그
    자리에서 움직이질 않았다. 이윽고 그는 하얀 눈위에 무릅을 꿇으며 작은 
    소리로 흐느끼기 시작했다. 그의 어깨위로 눈발이 조금씩 쌓이기 시작했
    다.

    -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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