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1학기에 이어 2학기에도 반장후보에 나온 기호 1번 면봉이에요.

제가 1학기에 학급회비도 좀 삥땅치고, 우리반 비품을 다른반에 헐값에 팔아넘기기도 했지만,
지금 그게 중요한게 아니에요.

지난달에 우리반 친구 천웅이가 계단에서 굴러 다친거 알고 있죠?
그거 알고보니 우리 옆반애들 짓이었어요.
지금 옆반하고 으르렁 거리는 상황인데, 반장이 바뀌면 어수선해져서 더 큰 봉변을 당할지 몰라요.

물론 옆반애들은 아니라고 하지만, 
제가 명명백백한 증거들을 가지고 있어요.

천웅이의 옷에 분필가루가 묻었는데, 옆반에서 사용하는 분필이랑 같은 성분이에요.
그리고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 복도에서 옆반 애들이 놀고 있는걸 본 사람이 있대요.
그리고 이건 확실한 물증인데, 옆반의 1번 학생이 저지른 증거에요.
천암이 옷에 누가 파란색 매직으로 '1번'이라고 낙서를 해놓았어요.
이건 분명히 옆반 1번이 한짓이라고밖에 볼수가 없어요.

그리고 이건 중요한건데,
나는 동네 깡패 형아들하고 친해서 옆반 아이들이 함부로 덤비지 못하게 할 수 있어요.
내가 깡패형아한테 학급회비로 떡볶이 사줬다는건 비밀이에요.

그리고 이번 투표때 부반장은 1학기때 저와 함께 부반장을 했던 세운이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함께 힘을 합쳐 옆반을 무찌를 수 있어요.

세용이가 환경미화에 학급회비를 많이 쓴건 사실이지만,
어짜피 누군가는 쓸 돈이잖아요.
그밖에 저와 친한 친구들도 이번에도 꼭 임원으로 뽑아주세요.

옆반 애들이 호시탐탐 노리는데,
한번만 더 이런일이 생기면 동네 깡패형아 데리고 쳐들어 갈거에요.

안그래도 내일 학교앞 운동장에 깡패형아 데리고와서 뽈차기 할거에요.
옆반 아이들이 무서워 할거에요.

자꾸 옆반아이 짓이 아니고 천웅이 혼자 자빠진거라고 따지는 애들이 있는데,
내친구 선도부한테 일러서 교무실에 불려가게 할거에요.

제 말은 다 사실이에요.
우리집 가훈은 정직이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