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결혼해서 미국에서 살고있는 아줌마입니다. <br>그냥 갑자기 생각나서 에피소드 몇개 끄적여보겠음. <br><br>1. 연애할적 하루는 하얀색 바탕에 남색 스트라이프가 대충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나갔음.<br>그걸 본 내 남편은 나에게 넌 꼭 아기 백호 같다며 나에게 타이거팬츠라고 불렀음. <br>결혼후 남편이 어느날 갑자기 나에게 'tiger'가 한국말로 뭐냐고 물어봄. <br>호랑이라는 단어를 알려주는데 생각보다 호-랑 이렇게 이어지는 발음이 힘들었나봄. <br>호-왕-히! <br>오-호-후-롸-앙-이!! <br>훠-롸-앙-이! <br>오-황-히! 등등 몇번의 시행착오 끝에 호뢍이! 라고 발음을 마침내 하게 된 남편. <br>무지 뿌듯해하며 혼자 몇번이고 호뢍이 라고 나지막히 중얼거림. <br>하루는 옷을 갈아입는 나에게 'pants'가 한국말로 뭐냐고 물어봄. <br>나는 기꺼이 바지 라고 알려주었음. <br>그러자 갑자기 손가락질을 하며 소리를 침. "호뢍이 바취!!!!!" <br>나는 호피무늬 잠옷바지를 입고있었음. <br><br><br>2. 어느날 운전중에 'monkey'는 한국말로 뭐냐고 물어봄. <br>원숭이 라는 단어를 알려준후 나는 순간 불안감에 휩싸임. <br>그 불안함도 잠시 남편이 또 소리침. "원슝히 바취!!!!!"<br><br><br><br>3. 남편과 나는 평소에 서로를 'babe' 라고 부름. 베-입-- <br>물론 남편은 나에게 아기호랑이(tiget cub)와 타이거팬츠외에도 큐티파이 (cutie pie) 또는 허니라고 부르기도 함. <br>그러던 어느날 한국말로는 허니같은 애칭이 뭐가 있냐고 물어보길래 '자기' 라는 단어를 알려줌. <br>남편은 그후로 나에게 '촤기' 또는 '좌키' 라고 부름. 물론 뜬금포로 갑자기 촤귀!!' 라고 외치기도 함. <br><br><br><br>4. 나는 친정엄마와 매우 친함. <br>일주일에 적어도 두번 이상은 장시간 통화를 하는데 결혼초 어느날 전화가 울려서 받으려고 하는데<br>남편이 옆에서 '여포세효' 라고 선수를 침. <br>친정엄마가 잘못 거신줄 알고 죄송합니다 하고 끊으심. <br>내가 다시 전화를 했는데 옆에서 또 남편이 '엄마!!!' 라고 소리침. <br>친정엄마 정적............<br>내가 남편한테 장난치지 말라고 하니까 공손하게 '어뭐니 하이~' 라고 하고 거실로 사라지심. <br>요즘 사위가 한국말 열심히 배운다며 친정엄마가 뿌듯해하셨지만 <br>나는 정작 그 단어들을 가르친적이 없었음. 소오름. <br><br><br><br>5. 남편은 술을 마시면 평소처럼 징그럽게 굼. <br>하루는 외식을 하고와서 옷을 갈아입으려고 하는데 남편이 빨리 옷을 벗으라고 재촉을 함.<br>나는 왜이러냐며 저리 썩 비키라고 하니까 남편이 궁금해서 그러는데 'take it off' 는 한국말로 뭐냐고 물음.<br>벗어? 라고 하니까 남편이 소리침. <br>"바취붜써!!!!!"<br>그날밤 나는 기어코 레깅스를 입고 잤음. <br><br><br><br>6. 호피무늬 잠옷을 입고 열심히 양치를 하고 있는데 남편이 "촤기 훠뢍이 바취 버쒀!!!" 라고 소리치며 <br>갑자기 내 바지를 뒤에서 확 내리고 도망치심.... <br>바지와함께 실종된 내심장. <br>가끔 샤워하는도중 머리를 감고 있으면 남편이 샤워커튼뒤에서 눈만 ㅇ_ㅇ 요렇게 내놓고 '자키!!' 하고 부름. <br>진짜 심장이 멎을듯하게 놀람. 한번 정말 주먹으로 칠뻔했음. 변태스러움보다 놀래키는게 더 싫음. <br>물론 기분좋으면 오! 훤숭히 바취!!! 라고 소리치기도함. <br><br><br><br>7. 어느 더운 날이었음. 장보러 가려고 씻고 준비하고 있는데 남편이 나 어때? 하며 나타났음. <br>노오란색 은은한 무늬 하와이안 셔츠, 베이지색 정장반바지, 갈색 정장 벨트, 연갈색 정장양말을 있는힘껏 무릎까지 끌어당겨 신은 남편은 <br>거기에 버켄스탁 갈색 샌달을 신고 있었음. <br>아 물론 셔츠는 반바지속에 집어넣었음. <br>내가 정색 질색 팔색을 하며 그게 뭐야!!!! 라고 하자 입을 쭉 내밀고 한숨을 푹 쉬더니 사라짐. <br>다시 나타난 남편은 신발을 갈색 정장 구두로 갈아신고 나타났음. <br>그게 뭐냐고!!! 신발이 문제가 아니잖아!!! 라고 했더니 "왜 어때서? 난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라며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고함<br>당신 전체가 문제야!!! 라고 하며 옷을 싹갈아입으라고 시킴. <br>장보러 가는 내내 나한테 이런 더운날 자신의 멋진 코디를 뽐내지 못하게 한것에 대한 불만을 계속 토로함. <br><br>생각해보니 결혼초에도 남색 하와이안 셔츠에 똑같은 코디를 해서 버켄스탁 샌달 신고 출근한적이 있긴함.<br>결혼초라 예쁘게 출근하는데 반바지에 정장양말은 좀 아니지 않냐며 달랬더니.. <br>양말을 돌돌말아 내림. <br>그래서 양말 다시 올려신고 회사가라고 보냈음. 물론 부끄러움은 내몫이었음. <br><br><b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