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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humorbest_995969
    작성자 : 단호박찐빵
    추천 : 22
    조회수 : 4343
    IP : 50.67.***.165
    댓글 : 1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4/12/31 17:37:36
    원글작성시간 : 2014/12/31 15:21:16
    http://todayhumor.com/?humorbest_995969 모바일
    [Reddit] 도서관 컴퓨터에서 USB를 주웠는데요... 4편
    실험 9일째
    10/25/2009
    오전 10:30

    오늘 아침 일어나보니 맥스웰이 애스펜과 태비사 사이에서 알몸으로 침대에 누워있었다. 
    일라이자도 그 방에 있었다.
    일라이자는 창가에 있는 소파에서 작은 담요를 덮고 자고 있었지만 말이다.
    피실험자들이 마구 벗어던진 듯한 옷들은 방에 여기저기 흩어져있었다.
    맥스웰이 대체 그동안 어디있었는지가 이 실험에서 가장 중요한 사안으로 떠올랐다.

    어젯밤 말했듯이 이 실험의 방향이 바뀌고 있다.
    지난 4일간 원래의 논지의 맥락에 끼워맞추려고 노력해봤지만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판명났다.
    개떡같은 실험보조의 공헌도 있었고,
    합리적인 이유를 꽤나 벗어난 덕이기도 했고,
    불가피한 변화가 일어나는걸 막고 싶기 때문이기도 했다.

    다만 한가지만은 확실했다.
    두려움과 기억력 감퇴의 연관관계는 
    좀 더 긴급한 상황이 발생하면 빛을 잃는다는 것이다.
    .
    .
    .

    노트: 교수님, 이걸 읽고 계시다면, 제가 전문가다운 자세를 잃었다는걸 아실거에요. 
    분석을 다른 방향으로 돌리기로 한 제 결심이 확고해졌어요.
    피실험자들의 이상행동에 맞춘 방향으로요.
    피실험자들은 정말 반항적이에요. 저한테 숨기는 것도 많고 구린내가 나요. 한마디로, 이 장소와 계속되는 공포심에 적응하고 있죠.
    이 실험의 진전을 가져다준 에드워드한테 고마울 지경이에요.
    제가 이런 약점들을 잊어버려 다행이에요. 다시 평소로 돌아왔어요.
    .
    .
    .

    맥스웰에게 전화로 연락해서, 몇시간 동안 녹화실에서 얘기하기로 했다.
    맥스웰은 내게 집을 왜 떠났는지, 그리고 왜 돌아왔는지에 대해서도 말해주기로 했다.
    다른 피실험자들에게 그가 말한걸 발설하지 않는다는 한가지 조건을 내걸었지만 말이다.

    여태껏 다른 사람들하고 얘기한게 딱히 없다는걸 생각해보면 좀 이상한 요청이라 생각이 들었다.
    이런 추정을 하는건 싫지만
    가렛과 나는 에드워드가 이 일과 관련이 있는건 아닐까 의심이 들었다.
    .
    .
    .

    오전 11:00
    내가 전화를 한 덕에 피실험자들은 모두 일어나 준비를 시작했다.
    애스펜, 태비사, 맥스웰은 같이 샤워하러 들어갔고, 
    일라이자는 또 다시 혼자였다. 일라이자는 다른 욕실에서 준비를 마쳤다. 

    다들 다른 방향으로 흩어졌다.
    맥스웰이 몸을 굽혀 일라이자의 귀에 뭔가를 속삭였다.
    무슨 말을 했는지 일라이자를 불안하게 만든것같았다.

    일라이자와 인터뷰를 곧 해야할 것같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든간에..
    이 사건들의 변화에 관해 일라이자 내부에서 일종의 질투심이나 괴로움이 있다고 믿고있다.
    어쩌면 진실에 좀 더 가까워질 수 있겠지.
    맥스웰 한명에게선 모든 사실을 알아낼 수는 없을 것 같다.
    천천히, 그렇지만 확실하게 비밀을 벗겨낼것이다.
    .
    .
    .

    오후 1:30
    - 제가 이걸 말하는건 당신이 절 믿지 않을거란걸 알기 때문이에요.

    맥스웰이 말했다. 태도가 매우 달라졌다.
    18살의 불확실함이나 성관계를 갈망하는건 흔적도 보이지 않는다. 
    (물론 성관계 욕구야 채웠겠지만, 정말로 그 행위보다 맥스웰의 변화가 먼저 일어난 일이다.)
    그의 얼굴에선 생기가 가셨다. 눈빛도 힘이 없고 무거웠다.

    - 여기 누군가 있어요. 정원에요.

    맥스웰이 우리 표정을 못본다는게 정말 다행이다. 난 웃음을 참지 못했으니까.

    - 길고 검은 머리고.. 안경을 썼어요. 초록색 코듀로이 바지를 입고 박스 티를 입고다녀요. 거의 매일요.

    맥스웰은 에드워드를 묘사했지만 한가지가 걸렸다. '매일?'
    난 뒷뜰에서 그를 얼마나 자주 봤는지, 혹 그와 어떤 교류가 있었는지를 물었다.

    - 여기 온지 3일째 쯤, 저한테 우물을 보여준 사람이에요. 아침 일찍요.
    그땐 아무도 방을 같이 안쓰고 있어서 방에 혼자 있었는데 창문으로 들어왔어요. 
    제 꿈에 대해 안다고 해서 존나 놀랐죠. 정확히 알고 있었거든요.

    믿을 수가 없었다.
    내가 아픈동안 에드워드가 지멋대로 행동했다는건 알고 있었지만
    3일째부터 그랬다니?
    이러면 얘기가 달라진다. 굉장히 거슬린다.

    어느정도 이미 조사는 끝냈지만 말이다.
    어떤 일이든간에 이미 처리된 일이다.

    나: 어떤 우물을 보여줬죠?
    카메라에는 우물이 보이지 않아요. 3일째 오후에 다른 피실험자들과 같이 갔던 곳이 거긴가요?

    맥스웰: 아뇨. 그 사람이 다른 사람들을 데리고 오라고 했던 곳이에요.
    거기 갔더니 로즈우드 저택의 역사에 대해 말해주더라구요.
    그냥 살인사건이 아니라 다른 얘기가 더 있다고 했어요.
    근처에 있는 마이크 하나를 덮는걸보니 마이크 설치된 것도 확실히 알고 있는거 같았어요.
    그 사람이 여기 있다는걸 당신에게 알리고 싶어하는 것 같지 않았어요.

    우린 조용히 앉아있었다.
    내가 알아야할 게 더 있다. 동영상 인터뷰만으로는 알 수 없는 뭔가가 훨씬 더 있다.
    이제 직접 대면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이제야 왜 나한테 오라고 했었는지 알거같다.
    난 죄책감을 느꼈다.
    피실험자들은 무서웠을텐데.
    물론 그게 목적이긴 했지만 이렇게는 아니었다.
    측정된 만큼이었어야하는데 이건 그냥 혼란스러운 공포심일뿐이다.

    나: 그동안 어디있었던거에요?

    맥스웰: 안경쓴 남자가 자기 친구를 데려왔어요. 왠지 모르겠지만 그냥 그 사람을 따라 숲에서 나갔었죠.
    패트리샤, 미안하지만 다른건 말해줄수없어요.

    나: 왜죠?

    맥스웰: 전 당신을 신뢰할 수가 없어요. 당신은 어디에 있죠? 당신은 누구에요..?

    나: 알았어요. 어쩔수없죠. 곧 당신들을 만나러 갈게요.

    가렛이 걱정거리를 늘어놓는걸 들을 필요가 없다. 나도 이미 생각하고 있으니까.
    하지만 우리가 가는 방향이 이렇게 된 이상,
    끝날때까지는 이 실험을 따라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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