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간판 미용 프랜차이즈업체인 준오헤어의 황석기 (57) 대표가 여대 교양 강의에서 여성 비하 등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지적이 제기돼 황 대표와 대학 측이 공식 사과했다. 10일 덕성여대에 따르면 황 대표는 전날 오후 이 대학의 교양 강의인 ‘우머노믹스:여성 기업가 정신과 창업’과 ‘벤처창업 현장 실습’ 두 강좌에 특별 초대강사로 참여, 학생 210명을 상대로 2시간 30분 동안 강연했다. 황 대표는 강연에서 “여자는 리더십과 팔로어십이 없다. 여자들은 회식 자리에서 소주를 먹지 않고 백세주 같은 술을 시키더라. 남자는 아무리 똑똑해도 군대 가서 기합도 받고 밑에서부터 있으면서 팔로어십을 배우는데…”라고 말했다. 그는 “여자들은 사회성도 부족하다”며 “회사에서 여자를 뽑으면 (상사가) 뭐라 하면 울고, 심지어 엄마한테 전화도 오더라”고도 했다. 또 황 대표는 과거 할리우드 영화 ‘300’이 흥행한 이유는 남자 배우들의 식스팩이 300개가 나와서 여성에게 인기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학생들에게 ‘준오헤어’ 이름을 들어봤으면 손을 들어보라고 한 뒤 일부 학생이 손을 들자 “(이름을) 들어만 보고, 비싸서 못 가봤죠?”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그는 강연 말미에 자신이 대학에서 적성에 맞지 않는 화학을 전공해 4년 내내 당구만 쳤지만, 대학 졸업 전에 기업 여러 곳에 합격했다면서 “요새 기업은 유학 간 사람을 안 뽑는다”며 “그런 사람은 돈이 많거나, 서울권 학교를 못 가서 유학갔기 때문인데 아직 공기업은 속고 있어서 유학파를 많이 뽑는다”고도 했다. 황 대표의 이 발언은 강연을 들은 일부 학생들이 내용을 메모해 “여학생에게 강의하러 온 사람이 여성을 비하했다”며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 공개하면서 외부에 알려졌다. 논란이 확산되자 황 대표는 “미흡한 강의로 인해 상처받은 학생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공식 사과했다. 황 대표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사회에 진출한 선배로서 학생들과 지루하지 않으면서 편하게 이야기하고 싶은 마음에 솔직하게 강연하다 보니 일부 발언에서 오해가 빚어진 것 같다”며 “여성을 비하하거나 청년을 폄하하는 생각은 애당초 없었고, 강연 내용도 15~20년 전 대기업에서 겪었던 나의 경험담을 털어놓은 것인데 일부 학생들이 마치 현재 여성을 깎아내리고 있는 것처럼 오해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황 대표는 “그렇다고 해서 본래 의도가 그렇지 않았다는 말로 변명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며 “이번 일은 꿈 많고 패기 넘치는 젊은 학생들에게 상처를 준 것은 저의 불찰이고 모자람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덕성여대 측도 이날 사실 관계를 확인한 뒤, 황 대표 본인과 교수진 명의의 사과문을 홈페이지에 공지했다. 교수들은 이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에게는 이메일을 따로 보내 사과의 뜻을 전했다. 덕성여대 측은 “초청 연사의 강연 내용 중에 수강 학생들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는 언사가 있어 학생들이 상처를 받은 것에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며 “향후 유사한 불미스러운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초청연사 섭외 및 강연 내용에 각별히 주의를 더 기울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