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정말 별거 없는 소소한 얘기 입니다
할거 많은데 의욕이 없으므로 음슴체
고등학생 때 친구 A와 B가 있음.
A와는 자주 어울리고 같이 덕질도 하며 잘 놀았는데
B는 내가 별로 안좋아해서 이냥저냥 지냈음.
이유는 볼 때마다 누구 욕을 안하는 적이 없고, 앞에서는 웃다가도 뒤돌면
태도를 싹 바꾸는 애라 아 얘 어디가서 분명 내 욕도 하고 다니겠지 싶어서였음.
아니나 다를까 B와 같은 반인 C가 뻑하면 지 무리들이랑 A와 내 뒷담을 깐다고 말해줬음.
내용도 별 시덥잖은 소리길래 그냥 무시했는데 A는 좀 상처받은듯 했음.
그러던 어느 날. 바로 학교 축제 전날이었음.
A와 나는 같은 만화/애니동아리로 동아리에서 하는 카페 준비를 위해 저녁 늦게까지 열심히 노동하고 있었음.
그런데 복도에서 떠드는 소리가 들림.
대부분 집에 가고 몇몇 동아리만 남아있을 때라 조용해서 소리가 다 들림.
근데 내용이 우리 동아리를 씹는 소리였음.
복도 지나가다가 기둥에 우리 동아리가 붙여놓은 홍보 포스터를 보고 까는것 같았음.
오덕년들 졸라 짜증난다느니 뭐 어쩌느니 나는 이러이러해서 얘네가 싫어가 아니라
아 오타쿠 기분나빠ㅋ 였음.
하지만 우리는 그런 잣대에 익숙하므로 샹년들ㅋ 하고 여전히 열심히 노동노동하고 있었는데
이것들이 본격적으로 깜.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 들으라고 하는 소리 같았음.
오덕냄새나서 이런데 가기나 하겠냐느니
저 얼굴로 코스프레라니 역겹다느니 어쩌니 함.
싸구려니 어쩌니 하는데 진짜 들고있던 대형 스템플러 머리통에 찍어버리고 싶었음.
조잘거리던 1학년 후배 애들이 말이 없어지고 도와주러 온 3학년 선배들도 지휘하는 언성이 좀 높아졌음.
나는 도대체 뉘가 이리 예의쌈싸먹고 시비를 터나 싶어서 뒷문을 열고 내다봤음.
B와 B가 속한 동아리(전산부)애들이었음ㅋㅋㅋㅋㅋㅋ
내가 야 하고 부르니까 갑자기 뒤돌아서 내뺌ㅋㅋㅋ
아니 저런 샹년들이하고 쫓아가려다가 동아리끼리 싸우면 둘 다 폐부라 그냥 참음.
근데 생각 할 수록 빡쳤음. 다른 애들은 몰라도 B는 우리랑 얘기 할 때 덕질 얘기도 자주하고
뻑하면 셋쇼마루님! 셋쇼마루사마! 하던 년이 우릴보고 오덕이라고 까다니.
A는 적잖이 충격이었는지 살짝 울음.
그래서 이년을 어떻게 조지지 하다가 다음날이 되었음.
아침 6시에 힘겹게 등교해서 옷 갈아입고 세팅 마무리를 하고 팔려고 만든 쿠키랑 빵 주워 먹다보니
어느새 개장, 우리 학교 축제가 유명한터라 좀 짜증 날 정도로 사람이 많이 몰렸음.
타로랑 페이스페인팅등이 인기가 좋아 장사도 잘 되서 개뿌듯 하고 있었는데
B가 자기 쉬는 타임이라고 지 친구들이랑 옴. ( 난 쉬지도 못하고 일했는데 ㅂㄷㅂㄷ )
벽 근처에 서서 오타쿠 새끼들 존나 많네 하는거 내가 분명히 봄.
근데 얼굴 싹 바꾸고 아무렇지않게 말을 걸고 자기도 페이스페인팅 그려 달라면서 앞에 앉음.
( 근데 인원이 16명이나 있는데 왜 페이스페인팅은 나 하나였지 갑자기 화나네 )
그러고는 판매용 물품 가리키며 나 저거랑 저거 살거야! 라며 해맑게 말함.
난 너한텐 안팔아 '▽' 라고 했음.
B가 왜냐고 묻길래
어제 우리 오덕냄새 난다고 씹은 애가 이건 뭐하러 사?
이거 우리가 만들어서 이것들도 오덕냄새 날 텐데?
아 내꺼는 씹덕냄새 나겠다 ( 일전에 내 뒷담할 때 씹덕년이라 함)
라고 말했음.
애가 당황했는지 내가 언제...하면서 표정이 싹 굳음.
어머 어제 준비하는데 그러고 튀셨잖아요 손님. 하니까
애가 할말이 없는지 주위 눈치만 살핌.
그러면서 우리가 원래 동아리끼리 사이가 좀 안좋지 않느냐 어쩌니 하는데 콧구멍에 붓 꽂아버리고 싶었음.
그러다 지도 짜증났는지 뭐 어쩌라고 하면서 욕함
그래서 어쩌긴 다른 손님 많으니까 빨리 꺼지세요 함.
근데도 안꺼지고 자꾸 꿍얼 대길래 수준 낮은거 인증하지 말고 빨리 니네 부로 꺼지세요 손님 했음.
결국 B는 자리를 떴고 나는 다신 오지마세요~님 차단! 하고 두 손 높이 올려 붕붕 흔들었음. (그리고 이상한 짓 하지 말라고 혼남)
근처에 있던 사람들은 다 들었는지 킥킥댐.
근데 B는 회지랑 열쇠고리가 정말 갖고 싶었는지 나중에 A한테 남은거 있으면 달라고 했다함ㅋㅋㅋㅋ
뻔뻔한 년
그리고 전산부가 준비한 분식카페는 폭망했음.
취사가 안돼니 미리 사와서 퉁퉁 불은 떡볶이에 컵라면은 국물 쏟고 난리도 아닌데다가
손님들이랑 시비까지 붙어서 아침 초반에만 좀 손님 받고 망했다고 합니다.
우리 부는 매출 3위 했지롱!
그리고 매출의 절반을 학교가 삥 뜯어감
끝을 어떻게 내지
뿅!
;
또 소소한 일 하나 있었는데
여고인데다가 코스프레 카페라 그런지 치한이 해마다 몇명씩 꼭 있었어요.
근데 그 해에 옆 남학교에서 온 만화부 애들이 두 명 현행범으로 잡아서 선생님들 한테로 연행 해줌ㅋㅋㅋㅋㅋㅋㅋ
고맙다고 뒤풀이 때 같이 피자 먹었는데 그걸 계기로 커플이!!
되는 일은 없었다고 합니다
아아 해피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