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월말에 예방접종 차 소아과를 갔는데 100일 조금 지난 딸아이가 심장에서 잡음이 들린다고
대학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아보라는 권유를 받고 다음날 바로 A 대학병원에 가서 검사..
검사결과 심실중격결손(심장판막이 완전히 발달하지 못해 구멍이 남는 선천적 심장기형) 으로
아이 심장크기에 비해 구멍이 커서 수술이 불가피하며, 현재 심부전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나서 기다리는데 30분 지나서 체온한번 재고, 또 30분 지나서 링겔 꼽아주고
의사는 보이지도 않고.. 뭔가 일처리가 느릿느릿 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러다 또 한시간쯤 지나서 그제서야 담당의 라는 젊은 여자의사가 들어왔는데
"일주일 정도 약물치료를 하면서 정밀검사 날짜를 기다리죠."
"정밀검사를 해봐야 하지만, 경우에 따라 저희 병원에서 수술이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라는 말을 하더군요
해서 "아까 검사할 때는 가능한 빨리 치료하고 수술하는 게 좋다고 들었는데.. 검사까지 일주일이나 걸리나요?"
"게다가 일주일 동안 기다려서 검사하고 나서도 여기선 수술이 안 될 수도 있다는 건가요?" 물어봤더니
뭐 누구누구 의사가 진료를 봐야하는데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횡설수설 하기 시작하더군요
그래서 "죄송하지만 저희는 다른 병원 알아볼게요." 라고 했더니 얼굴표정 싹 바뀌면서 "그러시면 안돼요."
하는겁니다. 아니 내가 다른병원 간다는데 안되는 건 또 뭔지..
뭐 병원을 찾았으면 병원의 허락 없이 치료를 중단해서는 안된다? 그런 소리를 하면서 못간다는 겁니다.
성질 팍 부리면서 "내가 진료 안 받겠다는데 뭣들 하시는겁니까? 아 꺼지라고요 그냥." 하고서야 애 데리고 나올 수 있었습니다.
(이 말 하기까지.. 한 15분 가량을 거기서 못간다 안된다 실랑이 하면서 심하게 빡쳤습니다.)
후에 듣자하니 같이 갔던 저희 부모님이 남아서 뭐 병원에서 치료를 받지 않고 그냥 나가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에
대한 책임은 본인이 지겠다는 각서? 를 쓰시고서야 나올 수 있었다고 하네요.
그러고 나서 훨씬 큰 규모의 B 대학병원 (여기는 심장질환병원이 따로 있더군요) 으로 갔는데.. 신세경이더군요
도착해서 심실중격결손이 1cm다 라고 얘기하자 마자 바로 검사실 서너군데 돌고는 주치의 상담하더니
바로 입원해서 심부전 약물치료 시작하고, 증상 완화되는 대로 즉시 수술하자고 하더군요.
그렇게 이틀정도 약물치료 하고 수술까지 잘 마쳤습니다.
저는 그때 A병원 뛰쳐나와서 B병원으로 간 게.. 정말 잘한 일이라고 생각되네요.
A병원에 그대로 있었으면 일주일 기다려서 정밀검사 하고 또 그제가서 수술 못한다 해서
다시 다른병원 찾아가서 검사하고 어쩌고 했으면 아이 상태가 얼마나 안 좋아졌을 지 상상하기도 싫고요.
지금도 A병원 이름만 들으면 치가 떨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