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겁나게 잘했는데 우리편이 못해서 졌다." 라는 얘기, 롤판에서 가장 흔한 대사죠?
내가 막 8/0/4 하는데 우리편이 1/10/1 해서 게임을 지면 화가나서 막 아군에게 비난을 퍼붓고 하시죠?
하지만.. 트롤, 고의피딩, AFK 등 플레이 외적인 요소에 의한 패배가 아니라면 패배의 책임(원인)은 전적으로 당신에게 있습니다.
남탓. 운탓 하며 마우스를 잡은 오른손을 키보드로 옮겨오지 마세요.
당신이 스스로의 라인에서 상대를 압도하게 된 것이 순수하게 당신의 실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아마 아닐거에요 당신은 어디까지나 당신보다 못하는 사람과 라인전을 했고 그래서 그 사람을 이긴거에요. 아주 당연하게도요.
우리편이 상대에게 탈탈 털려서 아주 그냥 고의피더 같아 보인다고요?
그들은 어디까지 자신보다 잘하는 사람과 라인전을 했고 그래서 라인전에서 패배한 겁니다. 아주 자연스럽죠.
중요한건 이 서로간의 입장차이 입니다.
당신은 '운좋게' 쉬운 상대를 만나 라인전을 승리하였기 때문에 무럭무럭 자랐습니다.
- 그 바탕에는 '운나쁘게' 어려운 상대를 만나 박살나버린 우리편의 희생이 있다는 겁니다.
상대편에서 또한 누군가가 '운좋게' 쉬운 상대를 만나 라인전에서 승리하고 무럭무럭 자랐습니다.
- 그 바탕에 또한 '운나쁘게' 당신을 만나 박살나 버린 상대편의 라이너의 희생이 있다는 거죠.
그리고 여기서부터는 '운좋은' 당신과 '운좋은' 상대팀의 캐리. 두명이 누가 게임을 승리로 이끄는 지를 겨루는 대결의 장이 된 겁니다.
아래 표와 예문을 한번 보실까요?
| A팀 | B팁 |
| 탑 | 1640 | 1560 | 탑 |
| 정글 | 1620 | 1580 | 정글 |
| 미드 | 1600 | 1600 | 미드 |
| 원딜 | 1580 | 1620 | 원딜 |
| 서폿 | 1560 | 1640 | 서폿 |
* 주의 : 위 수치를 '레이팅'으로 읽지 마시고 그 사람이 가진 '역량'을 표시한 수치라고 가정합니다.
당신은 탑 라이너로 게임을 시작하여, 환상적인 갱호응 등으로 상대 탑 정글을 박살내며 게임을 하드캐리 하려 했습니다.
허나 우리편 바텀이 개박살이 나면서 상대 원딜이 괴물같이 성장해서 당신의 탱템을 무자비하게 뚫어내고 당신에게 패배를 안겨주었네요.
그들 때문에 패배했으니 이제 채팅창에서 아군 바텀을 욕하실건가요? 그러지 마세요. 이 게임은 당신이 '캐리를 못 해서' 진 거에요.
당신이 괴물같이 성장해서 상대 서폿의 방해를 겨드랑이로 제끼고 상대 원딜의 딜을 엉덩이로 받아내며 적들을 파괴했어야 한다는 거죠.
이제 아시겠나요?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말씀 드립니다. 그날 그 게임에서 당신의 이득은 누군가의 고통을 희생으로 이룬 결과입니다.
아군을 욕하지 마세요. 그들에게 감사하고, 게임을 캐리하세요.
작성자(티모) : 아, 그러니까 내 탓 하지 말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