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90년대 초반에 태어난 여자입니다.
이건 제가 중학교 때 있었던 충격적인 기억인데요..
10년쯤 된 일이라 중학교 때 일은 웬만한건 다 까먹었는데,
이 기억은 워낙에 컬쳐쇼크였어서 아직도 종종 떠오르네요.
저는 남녀공학 중학교를 다녔고 매번 남자와 짝꿍을 했었어요.
(근데 매 반마다 남자애들이 4-5명씩 많아서 남자끼리 짝꿍했던 애들도 있던 건 함정ㅋㅋ)
그러던 어느날, 그렇게 맨날 남자랑만 짝꿍하다가 저랑 짝꿍을 하게 된 남자애가 있었어요.
그애가 반에서 알아주는 꼴통(...)이었는데
저랑 짝하고 나서부터는 자극 받았는지 공부 좀 해보겠다고 열심히 했었어요.
그때 저는 반에서 항상 탑 3 안에 들던 학생이었어서(그때가 좋았지... 흑흑흑흑...)
저한테 이것저것 물어보기도 하면서 꽤나 친해졌습니다.
그렇게 점점 친해지던 중에
그 아이의 필통에 신기한 악세서리(?)가 있는 걸 발견하고는
이게 뭐냐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처음인 숨기면서 당황하더니
"아, 넌 공부 잘 하니까 보여줘도 괜찮겠다."
하면서 보여주는데
보니까 금색 실로 수를 놓은 부적...이더라구요.
저 : "이게 뭔데 내가 공부 잘하는 거랑 무슨 상관이야?"
걔 : "이거 공부 잘하게 하는 부적이래. 그래서 공부 못하는 애들한테 보여주면 기운을 뺏긴대나...
울 할머니가 이런 거 잘 아시거든. 하나 지어오셔서 나한테 주셨어."
저 : "우와.. 이런 것도 있구나..;(과연 효과가 있을까;;;)"
걔 : "응ㅋㅋ 우리 할머니 사주나 미신 같은 거 완전 믿으셔. 그거 때문에, 나 원래 누나가 있었는데 뱃속에서 낙태 당했대."
저 : "뭐...!?"
걔 : "가끔 누나가 있었으면 어땠을까 궁금해. 형들이랑은 완전 다르겠지?"
저 : "헐...."
그 뒤로 이어진 이야기를 요약하자면
무당이
그애 어머니 사주에 딸 하나 아들 셋이 있는데
첫애가 딸이면 딸의 기운이 뒤에 아들 셋을 막아서
아들을 못 낳는다고 했답니다;;
그 얘기들은 그애 할머니가 집안 대 끊을 일 있냐면서
뱃속의 여아를 낙태...시켰다고 했어요.
그런데 정말 신기하고 이상하게도,
첫딸을 낙태하고 두번째부터 낳은 아이들은
전부 아들들이었다는거;;;
결국 내리 아들 셋을 낳았대요.
그 이야기를 듣는데 충격적이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심경이 복잡했습니다.
속으로 그애의 누나를 위해 애도했었네요.
그런 미신들은 제발 없어졌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