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공게에 오면서도 눈팅만 하고 댓글만 종종 달았었지 이렇게 제 이야기로 글을 올릴줄은 몰랐습니다.</div> <div>귀신 이야기나 재미있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얼마전 베스트에간 장난이란 글을 보고 공포의 기억이 되살아나 많이 망설이다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div> <div>정확한 년수는 잘 기억이 안나지만 굉장히 오래된 이야기 입니다.</div> <div>그때가 아마도 크리스마스를 얼마 앞둔 연말연시 였던것 같은데요.</div> <div>당시 제가 살던 곳은 서울 근교의 한 도시였고 친구가 이태원 뒤쪽 동네에서 다른 한 친구와 둘이서 살고 있었죠.</div> <div>그래서 평소에도 자주 가서 지내던 곳이었습니다.</div> <div>그곳은 지금도 별로 달라진게 없더군요.</div> <div>그날은 제 볼일이 좀 늦게 끝나는 바람에 집에 가기에는 너무 늦어 당시에 있었던 좌석버스의 막차도 끊어진 시간이라 친구 집에서 하루 신세를 </div> <div>지기 위해 친구의 집으로 갔습니다.</div> <div>미리 전화를 해두기는 했지만 그때의 시간이 아마도 새벽 두시가 조금 지난 시간이었고 2층에 살고있던 친구는 잠이 들었는지 아무리 불러도 일어나질 </div> <div>않는 것이었습니다.하필이면 그날은 또 한 친구만 집에 있었죠.</div> <div>새벽시간이기도 해서 크게 부를수도 없고 전화로 깨울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는데 당시에는 핸드폰이 없었을때라 어쩔수없이 공중전화를 이용해야 </div> <div>했고 그곳은 주택가여서 전화를 하려면 긴 골목길을 다시 나가 도로변에 있는 공중전화를 이용하는 수 밖에 없었습니다.</div> <div>미리 전화도 해두었었고 평소에도 그런일이 가끔 있었기에 별문제가 없을 거라 생각했습니다.</div> <div>귀찮기도 하고 골목이 좁고 꽤 나가야 하기 때문에 웬만하면 나가기가 싫어서 할 수 있는한 깨워 보려고 했지만 그날따라 잠이 깊이 든건지</div> <div>그런일을 당할려고 그랬는지 일어나질 않는겁니다. </div> <div>더이상은 근처 집들에게 피해가 될 수도 있을것 같아 할 수 없이 전화를 해야겠다 생각하고 골목길을 나갔습니다.</div> <div>공중전화를 찾다보니 아이러니 하게도 파출소 바로 앞에 있더라구요.</div> <div>어쨌거나 전화를 해서 친구를 깨웠고 되려 제쪽에서 짜증(?)을 내며 지금부터 갈테니 문을 열어 놓으라고 해놓고는 다시 친구의 집으로 향했습니다.</div> <div>그런데 그때 이미 그 전화를 할때부터 전 아마 그 누군가에게 노려졌던것 같습니다.</div> <div>골목길을 들어서고 얼마 되지 않아 뒷쪽이 쒜한게 자꾸 신경이 쓰이는 겁니다.</div> <div>돌아보니 한남자가 뒤에 오는데 느낌이 굉장히 이상하고 안좋았어요.</div> <div>그땐 제가 어리기도 했고 별로 겁도 없는 편이었는데도 무지 무섭더라구요.</div> <div>그래서 사람의 예감은 무시할 수 없다고 하나 봅니다.</div> <div>그 와중에도 그냥 방향이 같은 사람일수도 있는데 보이는데서 뛰어가면 기분 나빠할 수도 있겠지?라는 쓸데없는 배려심에 그냥 아무렇지 않은듯 </div> <div>걷다가 그 사람의 시야에서 벗어나는 골목길을 돌아서는 순간부터 뛰기 시작했습니다.그랬더니....</div> <div>제가 뛰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그 남자도 같이 뛰기 시작하더니 금방 절 따라잡더라구요.키가 컸거든요.</div> <div>어디 문이라도 열린 집이 있기를 간절하게 바랬지만 그 시간에 문이 열린 집이 있을리가 없었겠죠?</div> <div>갑자기 장갑을 낀 커다란 손이 제 입을 턱 막는데 공포도 공포지만 뛰다가 입이 막히니 숨이 차서 죽는줄 알았습니다.</div> <div>입을 가린채로 절 한쪽으로 끌고 가는데 이제부터 뭘 어떻게 해야할지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고 머리속이 하얗게 되더군요.</div> <div>입이 막혀 말은 할 수 없고 주머니에서 잡히는 아무거나 들고 양손을 다 번쩍 들었습니다.그냥 다 가져가라구요.</div> <div>그때 청소하시는 분이 리어카를 끌고 내려오는 소리가 들리는 겁니다.너무 반가웠지만... </div> <div>순간 연인처럼 보이기 위해 한 팔로 코트 안쪽으로 허리를 감싸 안는데 칼끝이 제 허리쪽을 향하고 있어서 그 감촉이 느껴지는 겁니다.</div> <div>소리를 지를 수도, 아무것도 할 수도 없었습니다.그저 보고만 있을뿐...</div> <div>다시 한적한 곳으로 절 데려가서는 주머니까지 다 뒤지고 가방속까지 전부 탈탈 털렸죠.</div> <div>살짝 얼굴을 봤다가 주먹으로 엄청 두드려 맞았습니다.ㅠㅠ</div> <div>야구모자를 눌러쓰고 마스크도 쓰고 점퍼를 얼굴까지 올려 입고 거의 완벽하게 얼굴을 가려서 어떻게 생겼는지 잘 보이지도 않았는데 말이죠.</div> <div>지금도 그 얼굴은 모르겠습니다.</div> <div>아직 어린 20대 전일까? 싶은 나이로 보였다는 느낌과 키가 크다는 것 외에는...</div> <div>연말연시라 놀기위해 돈이 필요했나? 그래서 이런 강도짓을 하나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초범 같지는 않았어요</div> <div>다른 사람과 맞닥 뜨렸을때도 당황하지 않고 제 허리춤을 감싸듯 안고 칼을 들이댄것도 그렇고 제 가방을 다 뒤진후 수첩을 가져가더라구요.</div> <div>신고하면 가만두지 않겠다면서요.</div> <div>당시엔 핸드폰이 없을 때라 전화번호를 다 수첩에 적어 놓고는 했거든요. </div> <div>얼굴은 절대 보지 못하게 한거라든가... 얼굴 봤다가 뒤지게 맞았다니까요. 몇번이나...</div> <div>나중에 복부쪽을 주먹으로 몆번이나 맞아서 제대로 숨도 쉴 수 없어 허리를 숙이고 있을때 잽싸게 사라졌더라구요.</div> <div>그 다음날부터 드러누워서 며칠 고생했습니다.얼굴도 멍투성에 온몸이 다 아파서...</div> <div>한동안은 밤에 나가질 못했습니다.</div> <div>지금 생각해보면 그래도 정말 다행이었지 않았나 싶기도 해요.</div> <div>제 생각일 뿐이지만 그래도 당시엔 지금같진 않았거든요.</div> <div>그런 상황에서도 무섭기는 했지만 아~나는 이제 죽었구나 이런 생각은 들지 않았어요.</div> <div>요즘같은 세상이었다면 과연 제가 그 상황에서 칼든 사람을 만나 그 정도로 끝날 수 있었을까? 싶기도 해요.</div> <div>밤길에 한적한 골목길에서 사람을 만나면 솔직히 귀신보다 무섭습니다.</div> <div>지금은 옛날일로 이렇게 얘기할 수 있게 되었지만 당시엔 말도 꺼내기 싫었습니다.</div> <div>혹시 장난으로라도 한적한 길에서 여자분들에게 그런 장난을 하시는 분들이 없길 바라는 마음에도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div> <div>하는 쪽에서는 재밌을지 몰라도 당하는 쪽에서는 심장이 오그라 붙습니다.</div> <div>옛날 골목길들은 어떤 분들에게는 추억의 골목길이기도 할텐데 저에게는 전혀 그런 기억이 없네요.</div> <div>재미도 없고 두서도 없는 긴 글이었지만 읽어 주신 분들 감사하구요.</div> <div>꿈같은 얘기겠지만 여자분들이나 아이들 노약자분들 같은 약자들이 밤길에도 도둑이나 강도 걱정없이 안심하고 편하게 살아갈 수 있는 좋은세상이 </div> <div>되었으면 좋겠네요.</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